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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열]녀석, 이 성열

 by.도토리

 

 

 

 

**

 

 

 

셔츠 목 부근이 축축하게 젖어 들어갔다. 내 등에 업힌 녀석의 눈물일 것이다. 어디선가 술을 잔뜩 마시고 나를 부른 녀석은 대뜸 내 등에 업혀왔다. 나는 녀석에게 왜 술을 마셨냐고 묻지 않았다.




“이 성열”




내 부름에 녀석은 대답 하지 않았다. 여름이라 그런지 밤이었지만 더웠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땀이 났다. 녀석이 행여나 덥지 않을까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저 앞에 집이 보였다. 나는 발걸음을 좀 더 재촉했다. 힘겹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녀석의 신발을 벗기고 거실바닥에 조심스레 눕혔다. 녀석은 계속 울고 있었다. 선풍기를 틀어 녀석 쪽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선풍기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녀석의 까만 머리칼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속 내 몸을 휘감는 열기에 샤워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명수야…”




녀석이 나를 불렀다. 말없이 녀석을 돌아봤다. 녀석은 눈물에 잔뜩 젖은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녀석이 몸을 일으켰다. 내 쪽으로 다가온 녀석은 갑자기 나를 껴안았다. 나는 멍하게 서 있다가 피식, 웃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뛰어대는 가슴에 나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내 왼쪽 볼에 녀석의 귀가 닿았다. 아스팔트에서 훅훅 끼치던 열기보다 더 더운 열기가 내 몸을 감쌌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주륵, 흘렀다. 녀석이 더울까 싶어 녀석을 떼어냈다. 그러나 떼어내기 무섭게 다시 나를 껴안았다.




“명수야…사랑해…”




녀석의 말에 아찔함을 느꼈다. 무너지듯 주저앉는 녀석을 붙잡았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녀석의 눈동자를 쳐다봤다. 녀석은 땀이 축축하게 베인 손으로 내 양 볼을 붙잡았다. 방 안에는 녀석과 내 숨소리, 그리고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만 났다. 녀석이 눈을 천천히 감았다. 그와 동시에 녀석이 천천히 다가왔다. 녀석의 입술이 살포시 내 입술에 닿았다. 나는 파르르 떨리는 녀석의 속눈썹을 쳐다보다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조심스럽게 녀석에게 파고들었다. 샤르륵 열리는 녀석의 입술도, 말캉하게 부딪쳐오는 녀석의 혀도, 모두 다 황홀했다. 나는 녀석에게서 금방 떨어졌다.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 녀석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내가…술에 취해서 꿈을 꾸나 봐…”



“…”



“근데…너무 좋다…”




녀석은 그 말을 마치고 쓰러지듯 잠에 빠졌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한 줄기 더 흘렀다. 정말로 샤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선풍기를 녀석 쪽으로 돌렸다. 정말로 샤워를 해야겠다.






-





녀석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평소에 술을 마시고 들어왔을 때처럼 일어나서는 씩, 웃어보였다. 미안했다는 한 마디를 남겨놓고 녀석은 화장실로 쏙 들어갔다. 나도 평소처럼 녀석에게 먹일 해장국을 끓이러 부엌으로 향했다. 가스불을 켜놓고 있으니 더운 열기가 끼쳐와 땀이 날 것 같았다. 녀석은 어느새 화장실에서 나와 밥상을 펴놓고 앉아있었다.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해장국이 다 되갈 때쯤 녀석이 입을 열었다.




“나 아버지랑 화해했어.”



“…”



“다시 집에 들어 갈 거야.”




어제와 다른 의미로 눈앞이 아찔해졌다. 국그릇에 해장국을 퍼서 녀석 앞에 내려놨다. 다 큰 남자 둘이서 쓰기에는 좁은 이 집이 넓어질 것이다. 거실과 부엌, 화장실이 다인 이 집은 좁았다. 거실에 이불을 깔아놓고 여름에는 선풍기 바름을 더 쐬기 위해 붙어 자고, 겨울에는 추워서 붙어 잤던 1년이 더 이상 내 곁에 머물 수 없다니. 그 1년에 너무 익숙해져서 녀석이 가고 나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어느새 국에 밥을 말아먹는 녀석을 보다가 아직 개지 못한 이불 위로 누웠다.




“언제 들어가는데”



“…짧으면 1주일, 길면 2주 후에”




아무리 길어도 녀석은 2주 후면 없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녀석을 제가 가는 게 그렇게 좋냐며 내게 타박을 줬다. 개수대에 그릇을 집어넣은 녀석이 내 옆에 누웠다. 녀석이 옆에 누우니 더운 열기가 훅 끼쳤다. 머리 위로 팔을 뻗어 선풍기 버튼을 눌렀다. 금세 시원한 바람이 내 몸 위로 쏟아졌다. 녀석이 옆에서 꼼지락거리더니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내 왼팔에 딱 붙은 녀석은 들어난 내 어깨에 제 볼을 가져다 댔다. 다시는 민소매를 안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팔을 쭉 뻗어 내 오른쪽 어깨를 붙잡았다. 오른쪽 어깨를 꾹 누른 녀석이 내 배 위로 올라탔다. 녀석은 제법 무게가 나갔다. 내려오라는 듯으로 녀석의 배를 쿡 찌르니 녀석이 인상을 쓰더니 내 볼을 쿡 찔렀다.




“무거워, 내려와”



“…명수야”



“왜”



“…사랑해, 사랑…해…”




녀석은 그 말을 마치고 내 배 위에서 내려왔다. 녀석은 그대로 집에서 나가버렸다.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이불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녀석이 사줬던 파란 체크무늬 반팔 남방을 대충 입고 집에서 나왔다. 잠궈지지 않은 단추 덕에 바람이 불자 남방이 펄럭거렸다.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이 오늘따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




녀석은 10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 집에 나타났다. 술에 취한 녀석은 또 울고 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온 녀석은 내가 펴 놓은 이불 위에 누웠다. 녀석은 어린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나는 녀석을 앉혔다. 녀석을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녀석은 내 옷자락을 꽉 잡았다. 녀석이 눈을 꼭 감고 입술을 부딪쳐왔다. 꼬물꼬물 내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는 녀석의 혀가 귀여웠다. 내 목 뒤로 팔을 두른 녀석이 좀 더 입술을 꾹 눌러왔다. 말캉하게 부딪치는 녀석의 혀에 눈을 살며시 떴다. 꼭 감긴 녀석의 눈을 쳐다보다가 파르르 떨리는 녀석의 속눈썹에 손을 들어 녀석의 속눈썹을 건드려 봤다.




“명수야…너는 나 사랑해?”



“…응”



“다행이다…”



녀석이 나를 꼭 껴안았다. 녀석의 귓가에 조용히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던 녀석이 미소를 지었다. 녀석의 셔츠가 땀에 젖어있었다. 내 등줄기를 타고 땀이 주륵, 흘렀다. 선풍기를 틀고 녀석 쪽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어제처럼 머리카락이 살랑거렸다. 녀석이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살랑거리던 녀석의 머리카락이 가라앉았다. 매일 쓰다듬어보고 싶었던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생각 외로 녀석의 머리카락은 부드러웠다.




“성열아”




녀석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내 입술로 녀석의 입술을 꾹 눌렀다. 내일이면 녀석을 또 기억을 하지 못 할 테지.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던 녀석이 눈을 감았다. 이불 위에 벌러덩 누운 녀석 위로 선풍기 바람이 쏟아졌다. 나는 멍하게 녀석을 쳐다봤다. 마치 녀석처럼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조심스럽게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녀석은 느리게 눈을 떴다. 녀석이 나에게 손을 뻗었다. 녀석의 손을 잡았다. 조금 미지근한 녀석의 손인지 아니면 내 손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에서 땀이 축축하게 베어 나왔다. 내 손을 잡아당긴 녀석 때문에 녀석 위로 엎어졌다. 내 등 위로 선풍기 바람이 쏟아졌다. 녀석이 숨을 쉴 때마다 녀석의 배가 올라왔다 내려갔다 를 반복했다.




“아버지가… 내일 당장 짐 싸서 들어오래…”




나는 녀석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녀석을 꼭 끌어안았다. 내일이면 사라질 녀석은 내 품에서 꼼지락대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매 초마다 움직이는 시계 바늘을 쳐다보다가 문득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녀석을 데리고 도망을 가볼까 하다가 피식,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잠이든 녀석의 머리칼을 잔뜩 헤집어 놨다. 무어라 웅얼거리는 녀석을 보다가 녀석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붉다고 생각했던 녀석의 입술은 그다지 붉지 않았다.





-





어제 아침처럼 녀석은 일어나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버리고, 나는 녀석에게 먹일 해장국을 하러 부엌으로 향했다. 정말 어제인 것 마냥 녀석은 밥상을 펼치고 앉아있었다. 해장국에 밥을 말아 먹는 녀석을 보다가 문득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명수야, 지금 무슨 생각해…?”




멍하게 밥을 먹던 녀석이 물었다. 나는 녀석에게 웃어줬다.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녀석은 밥을 마저 먹고는 어제처럼 개수대에 그릇을 집어넣었다. 이불이 아닌 거실 바닥에 눕지 않고 앉은 내 앞에 녀석이 따라 앉았다. 녀석의 눈동자 안에 내 모습이 보였다. 순간 녀석에 내 품에 안겨왔다.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녀석은 내 등 뒤로 두른 팔에 힘을 꼭 주었다. 왼쪽 어깨가 축축하게 젖어 들어갔다. 발을 뻗어 선풍기 버튼을 누른 뒤 선풍기 방향을 조정했다. 훅 끼쳐오던 열기가 가셨다.




“아버지가 오늘 짐 싸서”



“알아, 너 어제 술 마시고 와서 말 했어”



“…”



“…사랑해”




나를 올려다보는 녀석의 귓가에 어제처럼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금세 녀석의 눈동자가 채 마르지 못하고 다시 눈물로 젖어 들어갔다. 아이처럼 울어버리는 녀석의 모습에 등을 토닥여 주었다. 붉어진 녀석의 눈가에 입술을 꾹 눌렀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일은 이미 와버렸지만, 아니 어쩌면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좋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녀석이 일어났다. 가방을 꺼낸 녀석은 가방을 빤히 쳐다보다가 가방을 열었다.




“가지 마”



“…어?”



“가지 마, 여기서 나랑 같이 살아”




녀석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 입술을 꼭 깨문 녀석이 고개를 돌렸다. 멍해졌다. 왠지 모르게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보내면 안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데. 4평 남짓한 이 공간이 오늘따라 넓어보였다. 가방을 꼭 쥐고 있던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섬주섬 가방 안으로 옷이며 제 물건들을 담아 넣는 녀석을 보다가 가방을 빼앗았다. 붉어진 녀석의 눈시울에 움찔했지만 가방을 반대쪽 방구석으로 던졌다. 멍하게 나를 쳐다보는 녀석은 꼭 끌어안았다.




“가지 마…”



“…명수야”



“가지 말라고… 가지 마…”




눈가가 뜨거워졌다. 녀석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뜨거운 눈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화끈거리는 눈가를 거칠게 쓸어내렸다. 그제야 나는 내가 운다는 걸 깨달았다. 녀석이 내 품에서 벗어났다. 내가 가방을 던진 곳으로 녀석이 가버렸다. 가방을 주워드는 녀석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조금 더 있다 가도 되잖아…”



“그게… 아버지가…”




녀석이 가방을 고쳐 잡았다. 나는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길게 숨을 내쉰 뒤 그냥 누워버렸다.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녀석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평소처럼 오지 마, 하고 말했지만 평소와 다르게 으르렁거리듯 목소리가 달라졌다. 녀석이 움찔하더니 다시 내 쪽으로 다가왔다. 가방을 내 옆에 내려놓은 녀석이 나를 똑바로 앉혔다. 마주보고 앉은 녀석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내 품에 쏙 안겼다. 나는 녀석을 세게 끌어안았다. 놓지 않겠다는 듯이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다시 올게…”



“…”



“꼭 다시 올게…”




녀석이 내 품에서 쏙 빠져나갔다. 가방 끈을 꼭 쥐고 녀석은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집에서 나가버렸다.




-




내 손을 빤히 쳐다보다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나, 둘, 손가락을 접었다. 손가락 네 개가 접혔다. 조금 벌려진 입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4일, 입새로 말이 흘러나왔다. 폰을 꺼내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째 전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녀석이 전화를 받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저번과 똑같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말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전화도 없이 불쑥 나타날까 집 청소를 매번하고 평소처럼 일어나서 씻기도 하고 해봤지만 4일 동안 한 번도 녀석을 본 적이 없었다. 버석하게 말라 껍질이 일어난 입술을 혀를 내어 슥 핥았다. 까슬한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충 옷을 입고 집 밖으로 나왔다.




“이 성열…”




집밖에 나온 게 화근이었다. 어색하게 웃는 녀석을 보았다. 옆에 붙은 여자를 향해 웃는 녀석에게 다가갔다. 말없이 녀석의 옆에서 여자를 때어놓고 녀석을 끌고 왔다. 말없이 고분고분하게 따라오는 녀석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쥐었다. 딱히 갈 곳이 없어서 집으로 와버렸다. 집 안으로 녀석을 데리고 들어와 그냥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내 옆에 조심스럽게 앉은 녀석은 선풍기를 틀어 내 쪽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화 안 내냐고 조심스레 물어오는 녀석을 꼭 끌어안았다. 내 품에서 꼼지락거리는 녀석의 이마에 아프지 않을 정도로 딱밤을 먹였다. 녀석이 자세를 고쳐 앉더니 내게 기대 왔다.




“명수야, 나 잠 와…”




녀석이 나를 쳐다보며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그러다가 녀석이 눈을 슥 감아버렸다. 이불을 펴고 녀석을 이불 위에 눕혔다. 선풍기 방향을 조정 해 놓고 녀석을 빤히 쳐다보는데 녀석이 내 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제 뜻대로 내가 옆에 눕지 않자 녀석이 인상을 쓰더니 제 옆자리를 손으로 탁탁 쳤다. 녀석 옆에 턱 눕자 녀석이 헤실헤실 웃었다.




“우리 아버지는… 항상 마음대로 셔…”




녀석이 웅얼거리듯 말을 했다. 눈을 감고 있는 녀석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느리게 눈을 뜨는 녀석을 쳐다보다가 다시 입술을 꾹 눌렀다. 녀석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멍하게 녀석을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녀석을 끌어안았다. 화났냐고 물어오는 녀석의 목소리가 상당히 떨렸다. 고개를 저으려다 아니라고 대답을 했다. 정말 화 안 났냐고 물어오는 녀석에게 안 났다고 대답을 하고 계속 녀석을 토닥였다.




“왜 이렇게 자주 울어”



“…”



“울지 마, 뚝”



“…뚝”




녀석이 꼭 아기 같아 웃음이 났다.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자 녀석의 귀가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내 품에서 쏙 빠져나간 녀석이 갈 거라며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신발을 신는 녀석을 꼭 끌어안았다. 아기, 하고 중얼거리자 녀석이 나를 툭 때렸다.




“갈 거야?”



“…갈 거야”



“가지 마”




녀석이 신을 신발 앞을 살짝 밟고 녀석을 쏙 들어 올리자 신발이 쏙 빠졌다. 남은 신발도 벗기고 녀석을 데리고 다시 들어왔다.




“명수야”



“어?”



“일주일만 기다려, 나 다시 짐 싸서 올게”




녀석의 말에 멍하게 녀석을 쳐다보는데 녀석이 쪼르르 현관으로 달려가더니 신발을 신고 나가버렸다. 아무거나 신고 집밖으로 나오자 녀석이 뛰어가는 게 보였다. 갑자기 멈춰선 녀석이 내 쪽을 돌아보더니 손을 동그랗게 모아 입가에 가져갔다. 뭐하려는 건가 싶어 녀석을 쳐다보는데 녀석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명수야, 사랑해!!”



“…기다리지, 뭐”




피식 피식, 웃음이 났다. 기다린 자에게 복이 있다는데 기다려야지.




Fin.

 

 

 

**

 

 

....정말 진지하게 썼는데, 음.. 마음에 안들어서 갈아엎기를 수차례...하....정말 진지하게 쓴 픽인데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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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끄어어어엉엉엉ㅇ...........성여라..........♥
12년 전
도토리
으허허...감사합니다 ㅠㅠ
12년 전
독자2
아잌.... 수열....ㅠㅠㅠㅠㅠㅠ 담편도 있나용?..?아닌가..ㅋㅋ
12년 전
도토리
담편...은 없어영... 아마두요.. 꽤나 진지하게 적었는데 마음에 안들어거 갈아엎기를 반복했더니....허허헣ㅎㅎ..... 번외 제작 할까 말까 고민중이예요 ㅎㅅㅎ, 사실 지금 다른 거 적고 있는 게 있어서 그런지 번외 생각도 잘 안나구요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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