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 w.펠덴
* serendipity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
*
#1 첫만남은 버라이어티했다.
"여주야! 이리와봐!"
"응? 뭔데?"
고양이..?
검은 털에 노오란 눈이 매력적인 고양이가 광합성이라도 하는 냥 드러누워있다.
"길고양이야?"
"그런 것 같아. 목줄도 없고 계속 이 주변에서 살았나봐."
그저 대학생에 부모님 용돈과 알바로 살아가는 내가 고양이를 감당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그럼 내가 이 고양이 키울까?"
"돈은 어떻게 하게?"
"알바를 늘리든 엄마한테 아부떨어야지~"
고양이 겨드랑이 사이에 내 손을 넣어 번쩍 들어올리니, 아주 꿀잠을 자고있던 고양이는 상황파악을 못한 채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이제 누나랑 살자~?"
강의가 모두 끝나고, 집을 가는 도중에 문득 길고양이가 질병에 많이 노출되있다는 기사가 뇌리를 스쳐서 곧바로 발을 돌려 동물병원으로 갔다.
"어서오세요."
미친, 순간 내 눈이 멀어버릴 뻔 했다.
"고양이 때문에 오신거에요?"
"네.."
"처음 뵙는데 여기 종이에 아기 이름이랑 나이 써주세요."
이름? 고양이 이름? 그러고보니 이름조차 지어주지않았다.
어쩌지. 갑자기 세일러문이 생각이 났다. 세일? 아니야 마트세일같잖아. 세니? 그래.
이렇게 단 3초만에 고양이이 이름이 결정났다.
옆에서 날 보는 세니의 표정이 보이는것 같지만 어쩔수없다.
"세니에요! 나이는 길고양이라서.."
"길고양이 키우시는거에요? 요즘은 이런 착한 분 드문데."
"하하, 네.. 학교에 떠돌아다녀서요.."
동물병원 선생님은 이름이 도경수라 하셨다. 무슨 일이 있다면 바로 연락하라는 개인 연락처가 담긴 명함도 받아들곤 아무 이상없는 세니와 함께 우리의 보금자리로 향했다.
*
"세니야~"
화장을 모두 지우고나와 방문을 벌컥 여니,
"..주인..?"
무슨 벌거벗은 남자 하나가. 남자? 벌거벗은?????????????????
"악!!!!!!!!!!!!아악!!!!!!!!!!!!!!!!!!도둑!!!!!!!!!!!!!!!!!!!!변태!!!!!!!!!!!!!!!!!!!!"
벌거벗은 남자는 어느새 내 앞에 와서 내 입을 막고있다.
"읍!!!!!!으!!!!!!"
"나야 주인 세니!"
이젠 정신병까지 있나보다.
"진짜야 진짜! 기다려봐!"
남자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야옹'
남자가 있던 자리엔 우리 세니가 존재 할 뿐이였다.
"무슨.. 이게 망상도 아니고..헛것을 봤네..헛것을.."
세니야 자자, 세니를 안고 침대에 올려놓고 불을 끄고 돌아서 침대에 누우면.
"주인, 이제 날 받아들인거야?"
내 침대. 그것도 싱글침대인 이곳에 세니는 없고 남자가 내 품에 안겨있을 뿐이였다.
"아악!!!!!!!!!!!!!!!!!!!!!!!!!!!!!!!"
"주인! 날 봐! 나 세니잖아!"
또 다시 우리 세니의 모습으로 변한 남자는 세니가 되어 말을 거는 듯이 울었다.
'야옹!냐!!!!!!!냥!!!!!!!!!!!!!'
"그래..너가 세니라고..?"
지금 이 상태는 체념이다. 빅마마의 체념이 브금으로 깔릴것만같다.
"그래 ! 이제야 믿네!"
다시 남자로 변한.. 벌거벗은 남자..
"악!!!!!!!"
"또 왜!"
"가려요!!!가려!!!!!!!!!!!!!!"
한쪽 손으로 눈을 가리고 한쪽 손으론 아무거나 잡히는 내 추리닝바지를 넘겨줬다.
"입어요. 빨리!"
그래, 아주 버라이어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