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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김종대(CHEN)] 이웃집 게이 01 | 인스티즈









이웃집 게이 

부제 :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





호모나 게이 뭐람? 의 상황을 목격했던 나는 일주일 동안 밖에 나가지 않았다. 금방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한때는 추억, 현재는 짜증 나는 기억들은 꽤 질겨서 떨어지지 않는 신발 바닥 껌딱지와 비슷했다. 아니, 껌딱지한테 미안하다. 그딴 새끼랑 비교해서. 그동안의 나는 어쩔 수 없는 나의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빼면 헤어지고 일주일간은 울고, 멍때리다가 먹고, 자고. 다시 울고의 삶을 반복하며 나를 내버려뒀다. 사람은 헤어지면 행동패턴이 평소와 반대가 된다더니 평소에 몸을 챙기려고 영양제가 필수던 내가 몸이 잔뜩 망가졌다. 그 결과 얻은 건 구남친에 대한 마음 정리와 약간의 두통과 눈의 뻑뻑함 그리고 조금의 살…. 이랄까. 사실 조금은 아니고 구남친이랑 헤어지기 전에 샀던 바지가 맞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알람까지 맞춰두고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났다.



어차피 평소엔 츄리닝 차림으로 돌아다니니 후드집업 하나 걸치고 나간 새벽의 공기는 약간 숨이 막혔다. 연한 회색 띠를 잔뜩 두른 아파트는 안개가 자욱했다. 복도에 기대 밑을 내려다보니 꼭두새벽부터 출근하는 몇몇 사람들 빼고는 한적했다. 저번에 처리 못 했던 어깨까지 오는 커다란 곰 인형을 버리기엔 최상의 조건이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 현관 한쪽에 내버려둔 곰 인형을 어제처럼 아기 업듯이 등에 들쳐메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우리 집은 9층. 엘리베이터가 멈춘 곳은 1층. 어쩐지 1층에서 꽤 오래 있는 것 같아 운동할 겸 계단으로 내려갈까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등에 업은 애물단지 같은 곰 인형이 생각이나 얌전히 기다렸다. 9층을 계단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보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게 더 효율적이라서. 이놈의 엘리베이터는 언제 오나, 1층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 하며 온갖 상상을 하던 와중에 등 뒤에서 철컥, 문소리가 들렸다.

설마 옆집 남자겠어?

설마.

어쩐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지만 아닐 거라 생각했다. 이웃이 옆집 남자만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도 아니고 무엇보다 온몸의 직감이 옆집 남자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도 설마, 설마 했는데 역시나.





" 어? 안녕하세요? 어디 가시나 봐요? "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










" 우, 운동하러 가요. "

" 그래요? 저도 운동하러 갈 건데. "





옆집 남자는 아직 일어나서 붕붕 떠 가라앉지 않은 머리를 모자로 꾹 눌러쓴 듯했다. 뻗은 머리카락이 모자 바깥으로 조금 튀어나와 있었다. 반갑다는 목소리로 건네는 인사에 나는 내가 들고 있는 곰 인형이 창피해서 콱 접싯물에 코 박고 죽고 싶었다. 아, 창피해. 일정한 속도로 엘리베이터가 9층에 가까워질수록 옆집 남자는 내 옆에 섰다.



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먼저 타라는 식으로 한발 뒤로 빼는 행동을 취하길래 고개 한번 끄덕이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평소 그리 좁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엘리베이터는 부피가 큰 곰 인형과 함께해서인지 아니면 어색한 분위기의 탓인지 조금 갑갑했다. 머쓱한 기분에 괜히 고개를 숙이고 발치만 바라보는데 옆집 남자가 말을 걸었다.





" 저번, 저번 일 있잖아요. 저 정말 그런 취향 아니에요. "

" 괜찮아요. 죄도 아니고, 저 그런 거에 편견 없어요. "

" 아뇨, 저 여자 좋아해요. 남자 말고. "



어색하게 웃으며 건네는 말에 내 눈이 번쩍 뜨였다. 헐, 설마 그쪽 아닌 사람을 오해한 거야 나? 완전 호모수니라고 광고하고 다닌듯한 기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민망함이 잔뜩 몰려왔다. 창피함에 붉어진 얼굴에 한 손으로는 곰 인형을 바닥에 내려놓고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부채질하며 옆집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내 반응이 재밌는지 원래 올라갔던 입꼬리를 더욱 당겨 웃고 있었다. 으아, 쪽팔려.



" 저, 지, 진짜 죄송해요. 오해해서……."

" 괜찮아요. 충분히 오해할만한 상황이었잖아요. 나밖에 없다더니, 나 없으면 안 된다느니. "

" 그, 그렇긴 하죠……? "



살금살금 눈치 보며 다시 물으니 내가 웃긴지 손으로 입을 가리고 푸흡 웃는다. 와중에 게이가 아니라니까 사르륵 곱게 접히는 눈매의 눈웃음이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홀리듯 빤히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웃으며 날 쳐다보길래, 나도 모르게 놀라서 움찔거렸다가 얽혔던 시선을 급히 내리깔았다.



" 그런데, 아직 여자 친구가 없네요. "

" 아, 네에……."





아싸, 솔로구나. 근데 나한테 굳이 여자 친구가 없다고 하는 이유가 뭐지? 누가 봐도 이별하고 사귈 때 받았던 곰돌이 처분하러 가요 표시를 내는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거기에 대고 '저는 일주일 전쯤에 헤어졌어요 하하.'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괜히 서먹하고 이상한 기운이 옆집 남자와 나, 우리 둘의 사이에 감돌았다. 힐끗 보았던 옆집 남자는 모자를 잠깐 벗고 머리칼을 매만지고 있었다. 또 눈이 마주칠까 봐 냉큼 정면을 보고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는데 9층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1층으로 내려가는 게 왜 이리 오래 걸리는지 전광판이 나타내는 숫자는 겨우 3였다. 하필이면 금방 갔다 온다고 핸드폰마저 집에 두고 가서 더더욱 할 일이 없어진 나는 고개를 숙여 신고 나온 운동화의 신발코를 봤다가 층수가 적힌 전광판을 봤다가 한 번도 유심히 본적 없던 벽면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구경했다. 나와 옆집 남자 둘 다 아무 말 없이 1층으로 도착했다. 곧 1층에 도착할 것 같아서 내려두었던 큰 곰 인형을 아기 업듯이 등에 업으려 하는데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얘가 자기 버리지 말아 달라고 시위하는 건가 하는 마음에 힘껏 들어 업었지만 금방 스르륵 놓치고 말았다. 때아닌 인형과의 사투에 끙끙거리고 있자니 옆집 남자가 내 곰 인형을 가져가 둘러업었다.


" 쓰레기장까지 같이 가줄게요. "


" 안 그러셔도 되는데……. "


" 운동한다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




정말 안 그러셔도 되는데……. 미안해서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엘리베이터는 벌써 1층에 도착해 문이 열렸다. 내가 어찌할 새도 없이 옆집 남자는 내 곰 인형을 들춰 메고 앞장을 서서 걷다가 뒤돌아 말했다.




" 아, 쓰레기장이 어디였죠? "


 " 저기, 저쪽으로 가면 돼요. 저 따라오세요. 정말 고마워요. "


" 괜찮아요. "




남자는 웃으며 먼저 앞장서서 길 안내를 하는 나를 따라왔다. 저번의 일은 오해고 사실은 게이가 아니라니까 구남친을 제외하고 내가 항상 외쳐대던 이상형과 맞아 떨어지는 옆집 남자가 호감으로 다가왔다. 이웃 간의 호의일 수도 있는 일이지만 괜히 오해하고 싶어졌다. 나 참,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는지 순간적으로 내가 답 없는 사람으로 느껴 져버려서 금세 괜한 생각들을 접었다. 쓰레기장이랑 우리 동은 그리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했다. 옆집 남자는 내 곰 인형을 쓰레기통 옆에 기대듯 세워놓았다. 입고 온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체크카드 한 장이 잡혔다. 어제 배달 음식 시켜먹고 넣어두었던 것 같았다. 마침 소각장에서 큰길로 쭉 나가면 편의점이 하나 있으니 여기까지 곰 인형을 가져와 준 옆집 남자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 저기, 보답을 하고 싶은데. "


" 보답이요? "


" 네. "


" 괜찮아요. 어차피 운동하려고 나온 건데요 뭘. 그전에. 우리 옆집 사는 사이인데 이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




옆집 남자의 말에 우리가 아직 제대로 된 통성명을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아, 맞다. 하는 박 터지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더불어 통성명도 안 했는데 이웃이라는 이유로 곰 인형 버리는 일에 도움을 준 옆집 남자가 더욱 고마워졌다.




" 제 이름은 김여주예요. 김여주. "


" 저는 김종대요. 나이는 몇 살이에요? "


" 스물셋이요."


" 저는 스물일곱인데. 내가 오빠 맞지? "






순간 심쿵. 누군가가 내 심장을 주먹으로 쿵, 때린 것 같았다. 아마도 내 앞의 종대 오빠? 오빠 맞냐고 물어오는 말투가 퍽 다정해서 나도 모르게 세차게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종대 오빠는 그게 웃긴지 웃으면서 내게 악수를 청했다.










" 옆집 사이인데 제대로 인사를 못 했네. 만나서 반가워. 옆집에 이사 온 종대 오빠야. "














♥암호닉♥

[다정] , [레몬녹차] , [맴매때찌] , [라일락] , [큥이] , [까만도비]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ㅠㅅㅠ♡









 -----------------------------------------------------

뭔가 끝맺음이 상당히 애매하고도 어색하네요.... 

오늘 여주와 종대 사이의 오늘 떡밥을 하나 던졌습니다! 뭘까요?

노래의 선곡 이유는 별거 없어요...그냥 요즘 자주 듣는 노래고 신나는 노래라서 호호!

그리고 암호닉도 신청해주시고 신알신도 신청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8ㅅ8 

곰손인 주제에 연재 분량 없이 던진 글이였는데 너무 황공해요... 중간에 악몽과 환영도 겪어서 생각보다 더 늦어졌지만.

앞으로 자주 오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쓰고 맞춤법들을 고치는 형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타지적은 틈틈히 받으니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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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큥이에요! 종대오빠.. 종대오빠라니 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3
까만도비입니다!! 오빠...ㅎ 종대오빠...ㅎ
8년 전
독자4
어떤 떡밥이죠 나만 모르나요ㅋㅋㅋㅋㅋ
8년 전
비회원39.94
종대오빠 ㅠㅠㅠㅠㅠㅠㅠ오빠 ㅠㅠㅠ종대오빠 ㅠㅠㅠㅠ감사합니다ㅜㅠㅠ자까님 ㅠㅠㅠ사랑해요
암호닉 [돼지저금통]으로 신청해도될까요???

8년 전
독자5
저 [빛나는 밤]으로 암호닉신청해도될까요? 진짜 재밌어요 마지막에 뭔가 현실에 있을법한 설렘이 있어서 더 좋았어요...ㅎㅎㅎㅎ다음편도 기다릴게요!!
8년 전
독자6
종대오빠...잘생겼어여....다음화부터 바로 사귑시다
8년 전
독자7
암호닉 [오월]로 신청합니다ㅜㅜㅜㅜㅜ금이 너무 좋아요 뭐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8년 전
비회원166.206
흐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브금 핵 젛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만약 된다면.. [0112]로 신청 할께여ㅠㅠㅜㅜ♥
8년 전
비회원3.105
와 진짜 ㅠㅠ
글도 달달하고 브금도 달달하고ㅠㅠㅠ
[윤슬]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8년 전
독자8
오빠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근데 벌써 아닌 갈로 밝혀지다닠ㅋㅋㅋㅋㅋㅋ빠른 전개 좋습니다
7년 전
독자9
[둉대됸대]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원래 빙의글 안 읽는데 종대가 있어서 봤더니
글도 깔끔하게쓰시고 너뮤 재밌어요ㅜㅜㅜㅜ
빨리 사겼으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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