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나도 몰랐던 사촌 오빠가 있었다. 06 (부제: 혼란)
엑소의 새 앨범에 실릴 노래를 들어 보았다.
역시, 너무 좋아...
아직 앨범은 발매되기 전이었는데, 내게 먼저 들려주었다.
다른 팬들은 모를 때 나 혼자 안다는 이 기분 좋은 느낌.
"와, 진짜 좋은데요?"
"다행이다. 잘 될까?"
"당연하죠. 누구 노랜데! 아, 아니, 아니 그냥. 좋다고요."
아, 젠장.
티 안 내려고 했는데.
"늦었어, 늦었어. 네 그 엄청난 팬심 다 들켰다고."
"아, 하하..."
"변백현이랑은 사이 어때? 저 자식이 화내서 서먹해지고 그런 건 아니지?"
"네, 아무렇지도 않은데. 저 원래 뒤끝 같은 거 없고 해서. 오빠도 그냥 잘 대해 주고요."
"그럴 것 같긴 했어."
"온 김에 밥 먹고 갈래?"
"아, 네. 태형이도 부를까요? 굶었을 것 같아서요."
"그래."
겨울이라서 그런지 벌써 캄캄해진 저녁 시간.
어느새 나는 엑소 멤버들과 꽤 친해졌다.
... 이 녀석 만큼은 아니지만.
"우와, 밥 주시게요? 저 배고파 죽는 줄 알았는데."
"알겠어, 알겠어. 빨리 줄게."
으이구, 저 촐랑이.
"우와, 카레네?"
"맛있겠다."
역시, 경수 오빠 요리 솜씨는 알아줘야 된다니까.
맛있다.
"아, 매워."
"매워? 우리가 매운 걸 좋아해서. 매운 거 잘 못 먹어?"
"아, 네. 좀..."
콜록콜록.
기어이 사레가 들렸다.
매운 걸 원체 잘 못 먹어서 애들도 나랑 만나면 매운 거 먹으러 안 가는데.
"마셔."
백현 오빠나 종대 오빠겠지, 생각했는데.
"아, 감사합니다."
어? 박찬열?
"아, 뭐야. 내가 가져다주려고 했는데."
"변백현 늦었네. 박찬열한테 뺏기다니."
뭐야, 심장이 왜 이렇게 뛰지.
뭐야... 왜?
물 가져다 준 박찬열 때문에?
아니면, 백현 오빠?
밥을 먹은 후에 안무영상도 봤다.
어쩐지, 한 사람만 눈에 들어오는 건 착각이겠지.
"어때?"
"아, 멋있죠! 당연히."
"오, 이제 안 숨기네?"
"다 아신다면서요."
"아, 맞아. 누가 제일 좋아? 우리들 중에. 그 왜, 최애 그런 거."
"아, 저... 저는. 백현 오빠요."
"헐. 왜?"
"그냥. 잘생겼고, 노래도 잘 하고. 목소리도 좋고. 그냥 좋아요."
"에에-, 하지만 안 돼. 너넨 사촌이잖아? 가족이라고. 그럼, 그럼."
"아니, 그런 거 아닌데."
"아, 몰고 가지 마."
아까 그 느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요상한 감정.
에라, 모르겠다.
"아, 맞다. 너네 친구 없어?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
"네?"
"얘기 한 번도 못 들어 본 것 같아서. 궁금해."
"아, 있죠. ㅋㅋㅋ 없을리가요."
"한 번 데리고 와. 소개시켜 줘."
"예? 그래도 돼요?"
"그럼. 우리 귀염둥이들 친군데."
귀, 귀염둥이라니. (설렘)
"내일 시간 되나. 내일 데려 와."
"오, 좋죠."
-
"야, 오세훈. 이따 우리랑 어디 좀 가자."
"어? 어디."
"아, 있어. 잔 말 말고 와라, 응?"
"아, 어딘데."
"좋은 데. 뭐, 싫으면 말던가."
"아, 누가 안 간대? 가, 가!"
그럴 줄 알았지.
"이따 끝나고 우리 반으로 와."
"아, 왜 내가 가. 네가 와."
"이따 보자-."
-
"여기야? 누구 집인데."
철컥.
"오빠, 친구 데려 왔어요."
"안녕하세요. 오세훈이라고 합니..."
구십 도로 인사하고는 고개를 들다가 말문이 막혔나 보다.
"저, 저 티비에서 봤는데."
"위아원! 안녕하세요, 엑소입니다."
"헐, 대박..."
"아, 뭐예요. 저희한텐 이런 거 안 해 주고."
"뭘 바래. 너넨 그냥 변백현 동생일 뿐."
"예, 예."
"변백현이면, 그... 그 엑소 백현? 얘네가 동생? 진짜요?!"
"응."
"야, 왜 말 안했어!"
"당연히 말 못 하지."
"아, 그런가."
쯧, 바보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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