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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현성] 추운 날

W. 라별











그 날은, 굉장히 추운 날이었다.





“지금까지 솔로 가수로서 성공적으로 독립한 가수 남우현 씨였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다음에 또 불러주세요!”

“네, 우현 씨를 보내드리면서 저희도 오늘 그만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DJ 분의 라디오 마무리 멘트가 끝나고 음악이 나가자마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DJ 분, 감독님들, 작가님들 한 분 한 분에게 인사를 드렸다. 나보다 데뷔를 늦게 한 후배 DJ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니 오히려 죄송하다는 듯 더 허리를 굽혀 내게 인사를 했다. 예전 같았으면, 데뷔 10년 차가 다 되어가는 나는 그냥 손만 내밀어도 됐겠지만. 이래서 사람 일은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하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내가 복도로 나오기 전까지 내 뒤에서 매니저 형은 인사를 계속 하고 있었다. 그만하라고 굽혀진 허리를 툭툭- 쳤는데도, 형은 아직도 부족하다며 끝까지 수고하셨다는 인사말 한 마디라도 더 하려 애썼다. 

 방송국을 나오면서 뭘 그렇게까지 굽히냐고 묻자, 매니저 형은 나를 무척이나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너는, 인피니트 때 그 입지가 있어서 그나마 이렇게 일이라도 들어오는거야, 임마. 기어이 내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은 형을 원망스러운 듯 바라보자, 형이 춥다며 얼른 차 가지고 오겠다고 말하고는 주차장 저 너머로 사라졌다. 하긴, 그 때 내가 인기가 좀 많긴 했지.






-







 처음부터 솔로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남성 듀오 ‘인피니트’라는 그룹으로 데뷔 했었다. 하지만 다른 멤버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팀은 해체되었고, 나는 소속사에 남아 솔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인피니트 전성기 시절의 인기는, 그 그룹에 몸 담그고 있던 나도 감히 ‘대단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출시되는 앨범마다 장르가 바뀌었고, 사람들은 우리의 음악적 다양성에 열광했다. 음원을 내는 족족 모든 음원사이트와 음악방송에서 1등을 차지했고, 비록 팀의 멤버는 2명 밖에 없었지만 엄청난 규모의 팬덤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데뷔한 지 5년 만에 해체되었다. 이유는, 동성 연애설. 나와 인피니트의 다른 멤버가 실제로 연애를 하고 있고, 팬픽을 통해 팬들의 상상 속에서나 생길 법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포털사이트를 도배했다. 우리의 인기만큼이나, 그 기사의 내용도, 그리고 그 내용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솔직히 말하면, 그 기사에 있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 나는 그 다른 멤버를 실제로 사랑했고, 그리고 우리는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 기사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둘이 너무도 달랐다. 그 기사를 보고 오히려 이 참에 연애를 인정하자고 말했던 나를 경악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던 그 눈빛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만약 이걸 사실로 인정하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가졌던 인기만큼이나, 아니,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손가락질을 받게 될 거라고. 우리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족쇄를 차게 되고, 결국에는 노래도 하지 못하게 될 거라고. 울면서 나에게 그 말을 하는 형의 모습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철이 없었던 것 같기는 하다. 그걸 인정할 생각을 다 하고.


 그 기사가 올라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멤버는 소속사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자신은 이제 노래를 부를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팀이 해체되면 조만간 논란도 잠잠해질 것이고, 나의 활동에는 아무 영향이 없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며. 내가 직접 찾아가 소리도 질러보고, 애원도 해 봤지만 뜻을 돌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인피니트는 해체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도 끝이 났다.





“우현아, 집 다 왔다. 오늘 수고했어.”

“네, 형. 조심히 들어가요.”

“보니까 내일은 특별한 스케줄 없더라. 일어나면 밥 먹고 연습실 가서 몸이나 풀고 있어. 이제 곧 있으면 새로운 앨범 녹음해야 되니까 목 관리 잘하고, 밖에 혼자 돌아다니지 말고, 너 혼자 술 마시다가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그리고…”

“네, 네. 알았어요. 나 데뷔한 지 10년 다 되어가요, 형. 얼른 들어가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집 쪽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엄청나게 큰 아파트에서 살았었다. 하지만 혼자 지내게 되다보니 그렇게까지 넓은 집도 필요하지 않았고,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회사 근처에 새로 지은 깨끗한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겼다. 

 골목길 한복판에서 걱정 한 가득 잔소리를 퍼부어대는 매니저 형을 간신히 돌려보냈다. 그 일 이후로 다른 멤버는 활동을 그만뒀지만, 연예계에 남은 나는 소속사의 엄청난 감시를 받아야 했다. 일이 잠잠해 질 때까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다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을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의 모든 것들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인피니트의 해체로 연애설은 잠잠해진 지 오래고, 얼마 전 발매된 첫 솔로 앨범도 대박을 쳤다. 인피니트를 좋아해주던 거의 대부분의 팬들이 솔로 가수 남우현을 지지해주고 있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 남우현은 솔로 가수였던 듯이 모든 것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딱, 하나 빼 놓고. 

바로,

다른 멤버를, 성규 형을 향한 내 사랑이다.






-







“수고하세요. 아, 매니저 형한테는 비밀인 거 아시죠?”




알바생은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 거렸다. 그런 그녀에게 나도 넉살 좋게 웃어보이고는, 술과 안주로 꽉 채워진 봉지를 들고 편의점에서 나왔다.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몇 달 전에 매니저 형이 밤에 알바하는 편의점 여자 알바생에게 혹시 가수 남우현이 여기서 술 사 간 적 있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어차피 나에게 물어보면 안 마셨다고 발뺌을 할 것이 뻔하니. 당연히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알바생은 그랬던 적이 있다고 대답했고, 그 다음 날 형은 연습실에서 로우킥으로 나를 맞이했다. 그 이후로, 이렇게 몰래 일탈을 하게 되면 꼭 알바생에게 신신당부를 하게 되었다. 나도 사람인데. 가끔 술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고. 어디 술집 가서 마시는 것도 아니고, 혼자 집에서 마시겠다는데. 




밤공기가 많이 차다. 오늘따라 유난히 몸도, 마음도 싸늘하기만 하다. 몸을 조금이라도 데우기 위해서 봉지에 들어있는 소주 하나를 까서 그대로 들이켰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올라오는 취기에 절로 웃음이 났다. 예전에 이렇게 술을 잔뜩 사 가지고 숙소에 들어가면 성규 형이 잔소리를 참 많이 했었다. 술을 그리 즐겨 하지는 않지만, 한 번 마시면 소주 몇 병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나를 성규 형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는 옆에서 잔소리 해 줄 사람도, 내 옆에 있어 줄 사람도 없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적응이 안되는 건 여전하다.




“아- 보고 싶다.”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하늘을 보며 나도 모르게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내 한숨을 한 번 쉬고는, 뽀드득거리는 바닥을 밟으며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왠 남자 한 명이 오피스텔 건물 앞에서 내가 걸어오는 골목 쪽을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 밤 중에 누구지? 나는 손에 들려있던 소주를 봉지 안에 넣고는 남자가 있는 쪽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 사람과 가까워져서는, 내 발걸음이 이내 멈춰버렸다.


심장은 이미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아…”




하루에도 몇 백 번 씩 생각나는 얼굴.




“…”




하루에도 몇 백 번 씩 듣고 싶던, 나를 부르는 목소리.




"우…현아?"




그리고, 

그렇게도 불러보고 싶던, 그 이름.







“성규 형…”




그 사람이 내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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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헝 방금 댓달아줘서 보러왔댜ㅠㅠㅠㅠ헝헝 넘나재밌는것ㅜㅜㅜㅜㅜㅠㅠ드디어 둘이 만나써ㅠㅠㅠㅠㅠ잘읽고가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라별
꺄 고마워요...!! 감격의 첫 댓글ㅜㅜㅜ 다음편 있으니까 또 보러와요=_=
8년 전
독자2
넹넹 당연하져!!ㅋㅋㅋㅋ 꼭보러올게여ㅜㅜㅜㅜ
8년 전
독자3
다음 편이 시급합니다... 다음 편...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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