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안녕하세요, 열일곱 유치원입니다! 10
(부제: 특별편 인듯 특별편 아닌 특별편 같은 10편)
오늘도 바람 잘 날 없는 열일곱 유치원.
선생님이고 아이들이고 할 것 없이 잘 어울려 놀면서 1일 n사고가 터지는 재미있는 곳이지.
오늘 하루도 어떨지 기대되는데, 한 번 시작해볼까?
#1. 선생님과 원생이 바뀐다면?
김칠봉 종합보조 선생님
최승철 백호반 원생
윤정한 사슴반 원생
홍지수 토끼반 원생
문준휘 종합보조 및 연극담당 선생님
권순영 토끼반 보조선생님
이지훈 사슴반 보조선생님
전원우 종합보조 선생님
이석민 백호반 보조선생님
김민규 백호반 담임선생님
서명호 사슴반 원생
부승관 사슴반 담임선생님
최한솔 종합보조 및 영어담당 선생님
이찬 토끼반 담임선생님
*
"칠봉쌤, 지금 토끼반에서 울음소리 나는데..?"
"아, 네! 제가 갈게요!"
토끼반에 누군가 울고 있다는 원우쌤의 말에 너는 토끼반으로 얼른 뛰어갔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울고 있는 아이는 커녕,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지.
너는 그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갔어.
"지수야, 뚝- 울지 말자. 괜찮아, 괜찮아-"
뒷모습의 주인공은 토끼반 보조선생님인 순영쌤이었어.
울고 있던 지수를 품에 안아 진정시키고 계셨고, 지수는 차츰 우는 걸 멈췄어.
네가 온 줄도 모르고 지수를 달래던 순영쌤이 울음이 그친 지수를 옆에 앉혀놓고 일어나다가
"아 깜짝ㅇ... 언제 오셨어요?"
너를 보고 깜짝 놀라는 순영쌤이었어.
너는 '좀 전에요..'하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너에게 '아- 네..'하고 꾸벅 인사를 하더니 구석에 있는 장난감들을 정리하러 가셨어.
순영쌤은 아이들하고 있을 때는 그렇게 잘 웃고, 장난도 잘 치고 그러는데
유난히 너랑 단 둘이서 있으면 어색해지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그래.
보육일지를 확인하고 토끼반 담임선생님인 찬쌤에게 가기 위해 토끼반 밖으로 나오자
명호가 귀를 막은 채로 밖으로 나와 있었어.
너는 명호에게 다가가서 '명호, 왜 나와있어?' 하고 눈높이를 맞추고 물어보자
"뿌쌔미, 너무 시끄러워여..."
라고 말 한 후 자신의 후드를 뒤집어쓰며 너를 쳐다보았어.
너는 명호 뒤에 있는 사슴반 문으로 고개를 돌렸고 유리 창 너머로 승관쌤의 현란한 춤사위가 보였지.
너는 눈이 동그랗게 커져 몇 초 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승관쌤을 말리는 지훈쌤이 안 보이길래
너라도 말려야겠다 싶어 안으로 들어갔어.
"승관쌤!!"
"발은 요렇게- 어? 칠봉쌤이 웬일이에요?"
곧 잘 따라하는 아이들도 있는가 하면 명호처럼 귀를 막고 등을 돌려 앉은 친구도 있었어.
저 쪽에는 축 늘어져 선생님이 무얼하든 귀차니즘으로 받아치는 정한이도 있었지.
너는 '지금 뭐 하시는 거에요!!'하고 팔을 두어 번 치니까
'아! 나중에 사회생활 하면서 예쁨 받으라고 미리 알려주는 건데.. 아! 잘못했어요!'
라고 말 하면서 너를 피해다니는 승관쌤이었어.
승관쌤의 말에 실컷 웃다가 벌써 그런 걸 알려주면 어떡하냐고 핀잔을 두고 사슴반 밖으로 나가려는데
반 안으로 사슴반 보조선생님인 지훈쌤이 들어오셨어.
지훈쌤은 양 손 가득 색종이와 풀이 든 상자를 들고 계셨고 테이블에 내려놓으신 후 너에게
"어, 칠봉쌤이네.
보육일지 보러 왔어요-?"
하고 다정한 어투로 너에게 물었어.
너는 '조금 이따가 오려구ㅇ.. 아니, 지훈쌤, 저기 승관쌤 좀 보래요~'하고 고자질을 한 후 너는 밖으로 나왔어.
네가 나가자마자 사슴반 안에서는 '끄아아!!'하는 승관쌤의 곡소리와
'애들한테 그런 걸 왜 가르치냐!!'하는 지훈쌤의 고함소리가 들려왔지.
애처로운 승관쌤을 뒤로하고 원장실로 들어갔어.
네가 애타게 찾던 찬쌤 그리고 한솔쌤과 준휘쌤이 있었고 네가 자리에 앉자마자
'제가 좀 늦었나요?'하며 민규쌤이 안으로 들어오셨어.
왜 모여있는가 했더니 이번 달 연극수업 때문에 모여있구나- 생각을 한 너는
네 업무도 얼른 처리해야겠다 싶어 찬쌤을 불러 잠시만 밖으로 나와달라고 했어.
준휘쌤의 설명을 열심히 듣던 찬쌤이 '네!'하고 의자를 조심히 뒤로 밀고 밖으로 나왔지.
찬쌤이 네 손에 있던 일지를 보면서 물음표가 달린 얼굴로 너를 쳐다봤어.
네가 보육일지를 보여주며 '이렇게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라는 식의 말이 오가고
유치원에 온 지 1년도 채 안된 찬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잘 듣다가 너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했어.
"그럼 사진은 꼭 정해진 크기에 맞춰야 하나요..?"
"저, 칠봉선생님.. 애들이 낮잠시간에 잠은 잘 자는데 나중에 잘 안 일어나면 어떻게 깨워야 할까요.."
"정말 죄송한데.. 유아 인성 생활 수첩은 1년에 한 번 바뀌는 건가요..?"
유치원 선생님이 된 지 얼마 안 된 찬쌤이었기에 너는 일일이 하나씩 대답을 다 해주었고
대답할 때 마다 앞치마 주머니에 있던 조그만 노트를 꺼내 열심히 받아적기 시작했어.
너는 '나도 처음엔 다 어려웠어요.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또 물어봐요! 죄송해 하지말고-'하고 말했고
너에게 고맙다며 비타500을 하나 건네는 찬쌤이었어.
비타500을 손에 쥐고 원장실로 다시 들어가자 연극수업 회의가 한참이었어.
남자선생님이 가득한 원장실 안에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가득했지.
네가 안으로 들어오자 준휘쌤이 너에게
"아, 칠봉선생님. 우리 이번에는 '친구들도 참여하는 연극' 할 겁니다!!"
하고 말하며 혹시 연기를 잘 하는 친구가 있으면 생각날 때 추천해달라고 하셨어.
너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친구들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고민을 했어.
왠지 왕자역할은 정한이가, 왕비 역할은 승철이가, 사냥꾼 역할은 지수가 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남는 의자가 없어 뒤에 선 채로 쌤들의 말을 듣고 있던 중에
뒤를 돌아 너를 쳐다보던 한솔쌤이 살짝 일어나 의자 뒤로 나오시더니
"칠봉선생님, 여기 앉아요."
하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 했어.
너는 손사래까지 치면서 괜찮다고 말 했지만 한솔쌤이 네 손목을 잡아 의자에 앉혔어.
너는 뒤로 고개를 돌려 꾸벅 인사를 하며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니
의자 등받이를 잡고 '유.어.웰.컴'하며 한국말처럼 말 하는 한솔쌤이었어.
생각보다 짧은 시간 내에 회의가 끝나고 한 사람씩 원장실 밖으로 나갔어.
너는 다음으로 들어갈 반이 백호반이라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등 뒤에 있던 리본 끈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 들어 뒤를 쳐다보자 승철이가 있었어.
끈을 풀고 반 안으로 도망가버리는 승철이를 뒤따라서 들어가려 하니 누군가 풀린 끈을 뒤로 당겼어.
"내가 리본 잘 묶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우리 승철이가-"
백호반 담임선생님인 민규쌤이 원장실에서 나오다가 승철이가 장난친 걸 본 모양인지
얼른 네 뒤로 와서 리본을 묶어주셨어.
너는 뭔가 어디서 많이 본 장면같았지만 무시하고 뒤를 돌아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고
민규쌤은 살짝 웃으며 백호반 문을 열어주시며 먼저 들어가라는 말을 하셨어.
자유시간이었는지 아이들이 장난감을 꺼내와 친구들과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 보였어.
장난감 블럭이 남자아이들에게 최고 인기가 많았는지 다툴 것 같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보조선생님인 석민쌤이 중간에 나타나 중재해주는 모습이 가끔 보였어.
아직 시간이 다 되지 않았는지 민규쌤은 책상 앞에 앉아 수합한 가정통신문을 꺼내서 통계를 하고 있었고
석민쌤은 여전히 아이들이랑 함께 잘 놀고 있었어.
여자애들이 너를 데리고 가 소꿉놀이에서 엄마역할을 맡아달라 말 했고 너는 흔쾌히 수락을 했지.
장난감 도마를 꺼내서 당근을 썰어 후라이팬에 볶는 시늉을 하고 있을 때 쯤.
네가 있는 쪽으로 길쭉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길래 누군가- 하는 마음에 고개를 들자
석민쌤이 뒷머리를 긁으며 너의 앞에 앉았어.
너는 '어쩐일로-?'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네 옆에 있던 영희가
아빠역할을 할 사람을 데리고 왔다며 너에게 웃어보였어.
졸지에 (가상)부부가 된 석민쌤과 네가 아이들을 놀아주기 위해 혼신의 연기를 다 할 때 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밥을 달라 칭얼거리고, 너는 색이 알록달록한 접시에 모형으로 된 음식을 주면서
'얘들아, 밥 먹자~'했고 애들은 하나둘 모여 '냠냠-'하는 소리를 냈어.
음식을 진짜로 한 것도 아닌데 괜히 기분이 좋아져 웃고 있던 차에,
"여보야- 이거 너무 맛있다~"
라고 말하며 부끄러워하는 석민쌤의 얼굴이 보였어.
너도 모르게 들고 있던 포크를 바닥에 떨궜고 석민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엄마 음식이 최고다, 그렇지?' 하며 아이들에게 물어보기까지 했어.
괜히 볼이 발그레해진 너는 접시로 부채질까지 했지.
*
유치원의 하루가 다 가고 마지막 남은 정한이와 함께 사슴반에 있었어.
오늘 당번은 승관쌤과, 너 그리고 원우쌤이었지.
아까 지훈쌤한테 호되게 당했는지 네가 사슴반에 들어가자마자 무서운 눈으로 너를 쳐다보는 승관쌤이었어.
너는 '에이- 미안해요~'하고 능청스럽게 넘기며 정한이 앞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사슴반 문을 열고 들어와 원우쌤이 너의 옆에 쪼그려 앉으며 정한이 어머님이 오셨다는 말을 했어.
세 선생님이 정한이를 배웅해주고 나서 승관쌤은 다시 사슴반으로 들어가 뒷정리를 하러 갔고
너와 원우쌤은 원장실 안으로 들어왔어.
너와 원우쌤은 둘다 유치원을 종합적으로 보조하는 선생님이다 보니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해서 그런지
다른 선생님들 보다 조금 더 말도 잘 통하고 맞는 부분이 많았어. (물론 개그는..)
원장실 프린터기에 있던 종이를 꺼내와 살펴보던 중에
다음 주에 있을 '열일곱 유치원 교사 MT' 시간표를 훑어보다가
레크레이션이 있는 것을 보고 '이거 누가 진행해요?' 하자 자기도 잘 모르겠다며 종이를 90도 돌려 같이 봤어.
'분명히 레크레이션 때 누가 진행을 하든 짝지어서 뭐 하라고 할텐데..'하고 말하자
원우쌤이 갑자기 널 쳐다보면서
"무슨 걱정이야. 당연히 나랑 하면 되지.
우린 맨날 같이 있어야 되잖아."
하며 당연하다는 듯 말 하고 씩 웃어보였어.
너는 원우쌤의 말에 살짝 당황해서 눈을 못 마주치다가 '하하하-' 하며 너털웃음으로 답했어.
승관쌤이 원장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칠봉쌤은 뭐가 그리 신났어요!'하며 심술을 부리다가 배고프니 뭐 먹으러 가자고 말했어.
너와 원우쌤은 서로 쳐다보다가 승관쌤을 보고 그러자고 대답했지.
*****
-Epilogue-
"순영이 형, 칠봉쌤한테 보육일지 검사 맡으셨어요?
연극회의 때매 못 받을 것 같아서 아까 제가 형한테 부탁했던 건데."
찬쌤의 말에 '아, 맞다!'하며 지금 받으러 가겠다고 말 하고 토끼반 안으로 들어가자
지수가 바닥에 앉아 엉엉 울고 있었어.
놀란 순영쌤은 얼른 다가가 지수를 끌어안고 상황부터 물었어.
"왜 울어, 지수야- 응?"
"수녕쌔미가 다...흐....람지쌤 조아해요..?"
"어, 어? 누가 그랬어..?
방금 승철이 형아가 토끼반으로 들어와서 자신에게 와서 말 해줬다며
순영쌤에게 다람쥐 선생님인 김칠봉, 너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는 지수의 말에
볼이 빨개진 채로 지수에게 아니라고 대충 둘러대는 순영쌤이었어.
지수가 조금 진정이 되어 갈 때쯤.
네가 토끼반으로 들어왔고 순영쌤이 너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구석으로 가서 장난감을 치우는 척 했지.
그리고 네가 보육일지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자-
"하... 심장 떨려 죽을 뻔 했네.."
그리고 너에게 검사를 맡은 찬쌤은..
"아 참.. 순영이 형...."
의문의 1패.....
*
아낌져가 아! 낌! 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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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험이 끝나고 일주일 넘겨 온 아낌져입니다.
항상 매번 미안해요ㅠㅠㅠㅠㅠ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 덕에
시험은 완!전! 잘 봤습니다. 사랑해요 독자분들...♥
특별편은 어떠셨나요?
나름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쓰니 너무 많은 게 들어간 건 아닌가 싶고..
잘 읽으셨다면 다행이에요.
근데 여러분 저 슬럼프 왔나봐요..
소★재★고★갈
치명적이다..워후...
보고싶은 에피소드 있으시면 꼭 댓글 달아주세요!
저 댓글 하나하나 다 읽는 거 잘 아시죠! 헤헤.
가끔 유치원이 잘 안 써질 때면 단편으로도 찾아뵐테니
잊혀질만- 하면 오는 아낌져는 이만 자러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