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에서 인연으로
정국 ver.
w. 이럴슈가
1. 아저씨, 반했어요
"여주& 여주 방탄 주간아 나온거에서 전정국 개쩜 진짜 대박. 아 그리ㄱ..."
"아!!!!!!!!! 쫌!! 말하지마! 스포하지마!! 나 집가서 볼꺼야. 내가 직접 볼꺼야."
"에휴.. 이여주 아직도 안봤냐? 그거 나온지가 언젠데"
"아 쫌!!! 박지민 쫌 닥쳐봐 나도 저번주에 나온거 알거든!!!!"
nbsp; 이런 미친 이여주. 다른애들 다 본, 심지어 남자애들까지도 다 본 주간아이돌 방탄조끼편을 나 이여주는 아직 못봤다. 이번 편 완전 대박이라하던데.. 스포하려던 애들의 입을 힘들게 막고는 나는 학교를 나섰다. 이어폰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들려준 우리 정국이의 커버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 역시..우리 정국이. 정국이는 못하는게 없어요, 못하는게 없어. 그렇게 정국이를 찬양하면서 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한 순간 갑자기 정국의 목소리 위로 빵하는 클락션 소리와 바닥을 긁는 브레이크 소리가 겹쳐들렸다.
".....?"
헐. 너무 깜짝놀라 감고있던 눈을 서서히 떠보니 바로 옆에 자동차 한대가 서있었다. 거리를 보니, 저 차 운전자분이 브레이크를 1초라도 늦게 밟았다면 주간아 방탄조끼편도 못보고 저 세상 갈 뻔했다. 갑자기 운전자분께 가서 빌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어서 차를 향해 갈려는데 먼저 창문이 스르륵 내려가더니 남자분이 고개를 빼꼼 내미셨다. 근데....
너무 잘생겼잖아!
"학생,횡단보도 건널때는 옆 쫌 보고 건너지. 사고 날 뻔 했잖아"
"....."
"..학생?"
"아...네! 앞으론 조심하겠습니다."
"그래. 가라."
그 분께서 나를 부르시는 지도 모르고 정국이를 닮은 것 같은 그 분의 얼굴을 계속 빤히 쳐다보았다. 그 분께서, 아니 계속 그 분 그 분 거리니까 쫌 이상하네. 아저씨. 그래 아저씨라고 하자. 아저씨께서도 쫌 민망하셨는지 헛기침을 하시고는 가라는 말을 끝으로 신호를 받고 쌩 가버리셨다. 아니지, 저 아저씨를 놓치면 안돼! 얼른 가서 아저씨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그 차를 뒤쫓아갔다. 아저씨께서 백미러로 내가 달려오는 것을 보셨는지 차를 길 가에 세우셨다.
"헉...헉..저기...아저...씨..."
"왜. 뭐."
"...헉..저기.."
"왜.말을 해, 말을."
"아저씨...전화번호 좀 주세요..."
아저씨? 전화번호? 아저씨의 엘프같으신 그 눈동자가 갑자기 두배로 커지면서 나에게 되물으셨다. 네. 아저씨 전화번호요. 아저씨는 턱으로 조수석 문을 가르키면서 타서 얘기 하자고 말씀하셨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문으로 쪼르르 달려가 아저씨 옆 좌석에 털석 앉았다.
"학생. 전화번호는 왜 필요한데."
"아 그게요, 제가 이 일 때문에 제가 횡단보도를 잘 못건널 것 같아서 그래요."
"그게 나랑 뭔상관인데."
"아저씨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그러죠! 생각해보세요. 교통사고가 일어 날 뻔한 그런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구요.
그러면 당연히 피해자인 제가 아저씨한테 전화번호를 물어봐야하는거 아니에요?"
"그런 억지스러운 얘기는 하지말고. 그냥 너 나랑 연락하고 싶어서 그러는거잖아."
너 나한테 반한거 아니야? 이 아저씨 뭐지.. 어떻게 그렇게 잘알지.. 나는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힘차게 흔들며 에이!무슨 소리에요! 저 이래봐도 팔팔한 고등학생이거든요! 아저씨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다.
"그거랑 나한테 반하는거랑 뭔상관인데"
"저도 고등학생이라구요. 뭐 아저씨한테 반할 리는 없다는 말이죠"
나는 아주 당당하고 떳떳한 말투로 아저씨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저씨는 계속 나를 쳐다보더니 픽 조소를 흘리셨다. 아저씨, 지금 나 비웃으시는거죠? 맞죠? 뭐.마음대로 생각해라. 이 아저씨 뭐야... 비웃는거 마저도 너무 멋있잖아! 그렇게 아저씨를 감탄하고 있는데, 아저씨와 나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당황해서 나는 고개를 아래로 숙였고, 순간 심장이 콩콩콩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아저씨의 목소리가 내 심장을 통해 들렸다.
"줘봐. 핸드폰"
"....."
"자. 되도록이면 하지마라.전화든 문자든"
"카톡은요?"
"그거나 그거나. 그냥 하지마"
"...힝"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고개를 들어올렸고, 눈 앞에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아저씨가 보였다. 네? 달라고, 핸드폰. 순간 내민 아저씨의 어여쁜 손바닥 위에 내 손을 겹쳐 올릴뻔 했다. 정신을 차리고 나는 아저씨에게 내 핸드폰을 꺼내서 드렸다. 지금 내 핸드폰에 아저씨의 전화번호가 저장되고 있다니. 원래 핸드폰 쥐고있는 모습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저씨가 핸드폰을 쥐고 자판을 치고 있으니 그냥 화보가 다름없었다. 전화번호를 다 저장하셨는지 나에게 핸드폰을 다시 쥐어주셨고, 전화든 문자든 연락하지말라는 당부도 잊지않으셨다. 카톡은요? 그거나 그거나. 그냥 하지마. 아니, 이 아저씨 너무 단호한거 아니야? 조금 심술이 나서 입을 삐죽삐죽 거리고 있자, 늦었다며 빨리 가라는 아저씨다.
"아저씨! 톡할께요!!"
"하지마라"
"조심히 들어가세요!! 빠빠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못봤던 주간아 방탄조끼편을 보고 정국이 커버곡을 한 10번정도 듣고나서 아저씨에게 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쯤 톡하면 톡 보겠지? 아저씨랑 톡할 생각울 하니 벌써부터 심장이 도키도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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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아저씨 이름도 전정국이었어? 무슨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지? 분명히 아저씨는 연락하면 안받아줄거라고 했는데 말과는 다르게 내가 톡을 보내자 칼답을 하지 않나, 아저씨는 동물원에서 일하시지 싶다. 나를 조련하니까..☆ 오늘 있었던 일은 까먹으면 미친년이라고 결론 내리고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일기장을 꺼내 펼쳤다.
2015년 12월 18일
날씨: 맑음 기분: 째짐
오늘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옆을 안보고 건너서 옆에서 오는 차에 치여 죽을뻔했다. 근데 그 차 운전자 아저씨가 우리 방탄조끼 정국이랑 똑같이 생겼다. 이름도 전정국이랜다. 아저씨는 단호박 완전 꾸역꾸역 먹은거 같이 개단호박인데 그런것도 좋다. 그냥 다 좋다. 내일 또 톡할건데 내일은 몇살인지 물어봐야겠다.
아저씨, 반했어요 하하하ㅏ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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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저씨라서 그런거에요
나는 우리 학교 모든 학생들의 모범이 되고 불량한 학생들은 잡아서 징계를 내리는 선도이다.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내가 아저씨한테 하는 행동들로 봐서눈 전혀 선도같이 안 느껴졌겠지만 나는 선도이다. 선도는 학교에 일찍가서 미리 교문앞에서 서있어야한다. 오늘 선도 당번인 나는 바르고 성실한 이 나라의 고2이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모든 준비를 다 끝마치고 학교를 갈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이 시간대에 집에서 나오면 엘리베이터가 내 층에 바로 서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19층에 섰다가 내 층으로 내려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딱 열리고, 내 눈 앞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왠지모르게 익숙한 사람이 서있었다. 아저씨? 에이, 너무 일찍일어나서 헛것이 다 보이는가 보다라고 생각하는데,
"탈거면 타고, 말거면 말고"
응? 아저씨 목소린데? 와..이제는 환청도 들리는가보네. 정신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탔는데도 옆에 보이는 아저씨의 모습에 나는 뭔가 이상하단걸 느꼈다. 나는 뭔 베짱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저씨를 향해 천천히 손을 뻗어 볼을 조물조물거리면서 만졌다.
"우와.. 진짠가보네.. ?"
"....."
아저씨는 뭐가 진짜라는 거지라는 눈길로 나를 내려다보았고, 그런 눈길에도 불구하고 아저씨 볼을 계속 조물조물거렸다. 이 아저씨는 어떻게 여자보다 피부가 좋냐..괜히 질투나게.
"..학생"
"...."
"야, 손좀 떼지?"
"아.. 죄송합니다. 근데, 전정국 아저씨 맞아요?"
"맞으면 어떡할건데"
제꺼할껀데요? 아저씨는 한숨만 내쉬고는 아무런 반응도 없으셨다.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가 너무 어색해서 좀 풀어보려고 그랬던거였는데 실패한거 같다. 아, 근데 아저씨 회사가시나? 가시는 길이면 나 좀 데려다주시지. 약간의, 아주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아저씨께 데려다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았다.
"아저씨.."
"왜"
"저 학교 좀 데려다주..ㅅ.."
"안돼"
아저씨...한번만요..제발. 안돼. 아 이 아저씨 단호하네. 그 이후로 내가 2번정도 더 여쭤봤는데 다 안된다고 하셨다. 나는 포기하고 아저씨께 꾸벅 인사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그렇게 땅만보고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데 옆에서 클락션 소리가 빵 하고 들리더니 그대로 섰다. 나는 깜짝놀라 고개를 돌려 봤는데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타라고 옆좌석을 턱으로 가리켰다. 내가 안 반할수가 없네, 진짜.
"아저씨!! 감사합니다ㅎㅎ"
"이번 한번만이야."
"넵!"
어젯밤에도 분명 아저씨 차에 탔는데 그때랑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그때는 나지않던 아저씨 냄새와 비누냄새가 오묘하게 섞인 향이 오늘은 났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운전에 열중하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보였다. 어쩜 저렇게 잘생겼을까. 넋놓고 계속 바라보니, 그런 내 시선을 아저씨도 느꼈는지 헛기침을 했다.
"학교 어디라고?"
"아 저 동동고등학교요!"
"나도 거기 나왔는데"
"헐 어쩜 그런 우연이!!!"
아저씨, 우린 진짜 인연인가봐요. 이상한 소리하지말고. 아저씨랑 뭐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뭐 사실은 나만 주구장창 얘기하고 아저씨는 그냥 듣기만 했지만, 벌써 학교에 도착했다. 아! 나 진짜 놀라운거 알아냈는데, 아저씨는 27살이고 지금 패션 쪽 회사에 취직해서 다니고 계시다고 했다. 뭔가 이런거까지 아니까 아저씨와 나 사이의 우주가 사라진둣한 느낌? (미안해요)
"아저씨, 일 열심히 잘하세요!!"
"가라"
"네에~~"
아저씬 가라라는 말을 끝으로 아무런 미련없이 쌩하고 가버리셨다. 뭔가 좀 그렇긴 했는데 아저씨는 원래 단호한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선도활동을 하고, 내 친구 승완이랑 박지민한테 가서 어제 아저씨를 만나게 된 일, 아저씨 이름이 전정국인거, 아저씨랑 톡한거, 아저씨를 아침에 만나서 아저씨가 학교까지 데려다주신거 까지 다 말했다.
"야 그 아저씨랑 운명이네. 왠열 이여주-"
"맞지맞지?? 나 왠지 그 아저씨랑 잘될거 같지 않냐?"
"지랄하네, 그 아저씨란 사람은 니를 여자로 저어언혀 안보는거 같은데?
톡한거 보니까 개단답이구만"
"톡이라도 한게 어디야.. 아저씨는 나 안좋아해도, 내가 아저씨 좋아하니까 괜찮아ㅎㅎ"
이여주 진짜 그 아저씨한테 빠져도 단단히 빠졌네,, 어떡해.. 나 진짜 아저씨한테 완전 많이 빠진거 같다. 수업시간에도 집중 1도 못하고, 수업 끝나고 공책보니까 전정국으로 도배되어있었다. 오늘 5교시 생물 시간에 진짜 창피한 일이 있었는데..하... 박지민 말로는 생물 쌤인 민윤기 쌤이 나를 계속 불렀다고 한다. 근데 내가 계속 멍때리고 대답을 안 하자, 쌤이 친히 내 자리까지 오셔서 나를 가만히 내려보셨는데 내가 그 시선을 느꼈는지 선생님을 올려다 봤다고한다. 그리고.. 선생님을 향해
'어! 아저씨가 학교엔 웬일이세요? 나 보러 오셨어요?'
내가 미쳤지, 나는 솔직히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앞으로 민윤기 쌤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그 쌤 내가 되게 좋아하던 쌤이었는데. 망했다. 그래도 5분만 더있으면 집가니까 집가자마자 아저씨한테 톡해야겠다.
"여주여주, 같이가자아"
"야 이여주 지금 멘탈 별로임. 나랑 가"
"여주랑 가고싶었는데.. 그러지 뭐. 여주 빠이~"
"승완이 잘가ㅎㅎ 찜니도"
승완이랑 박지민이랑 둘이 먼저가고 나는 아저씨 생각만 계속하면서 집으로 걸어왔다.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아저씨의 뒷모습이 보였다. 어쩜 얼굴도 잘생기고 뒷모습도 잘생겼을까. 진짜 달려가서 그대로 백허그 할뻔했다. 정신을 차리고는 아저씨 한번 놀려볼까라는 생각에 조용히 아저씨 뒤에 서서
"웍!!!!!"
"엄마!!!!!!!!!!"
진짜 아저씨 반응에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아저씨, 왤케 귀여워요 진짜. 잡아가고 싶게. 아저씨는 엄마를 찾던 자신이 쪽팔리고,창피했었는지 얼굴이 빨개져서 손부채질만 계속 하고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서도 계속 웃고있었는데, 아저씨 손에 들려있던 초코우유 하나가 보였다.
"아저씨 초코우유 좋아하나봐요? 나도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건 아니고"
"근데 왜 샀는데요??"
"아니 그냥. 뭐. 딱히 내가 먹고싶어서 산건 아닌데. 너 먹고싶으면 먹던가"
헐, 잘먹을께요! 아저씨가 나한테 초코우유를 주다니. 이거는 진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일이다. 아저씨한테서 초코우유를 받자마자 바로 뜯어서 마시고 있는데, 아저씨가 계속 나를 내려다보시길래 나는 마시는 것을 멈추고 아저씨를 올려다봤다. 그래도 계속 날 쳐다보고있길래 무슨 할 말 있냐고 여쭤봤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아저씨는,
"야. 너는 어떻게 어제 처음 본 사람 볼을 만지작거리냐?"
"ㅋㅋㅋㅋㅋㅋ그게 궁금하셨셔요?"
"이것봐, 지금도. 어떻게 그렇게 편하게 대해? 내가 어떤사람인줄알고."
"아저씨는 잘생겼잖아요. 잘생기면 다 착한사람이에요."
"야 그러면 잘생긴사람 보면 다 나한테 하는것처럼 하겠네?"
"헐. 설마 질투?"
"묻는말에나 대답해."
"음.. 아저씨니까 그런거에요. 아저씨니까"
어, 다왔다. 저 가요- 나는 아저씨가 저런걸 물어볼 줄 몰랐다. 그냥 맛있냐? 이런거 물어볼 줄 알았는데 순간 당황해서 일부러 장난처럼 말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진지한 아저씨 표정을 보고 장난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진심을 말했다. 그게 내 진심이었다. 아저씨니까, 아저씨라서 그랬던거였다고.
3. 스치면 인연이라는데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나의 고백(?) 이후로 아저씨와 나의 사이는 가까워졌다. 아침에 일부로 일찍일어나서 아저씨와 함께 학교를 가고, 자기전에는 항상 아저씨와 톡을 했다. 뭐, 여전히 아저씨는 단답이지만. 그래도 전 보다는 톡이 좀 길어져서 좋았다. 아! 그때 언제지 민윤기 쌤한테 아저씨라고 한 날, 승완이랑 박짐니가 나 버리고 둘이 집에 같이 갔었는데 그때 박찌미니가 승완이한테 고백을 했단다. 그래서 둘이 사귄다는... 쨌든 지금 나는 아저씨랑 같이있다. 왜 같이 있냐고? 오늘은 12월 31일이니까!
사실은 내가 12월 30일에, 그러니까 어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아저씨가 보이길래 나는 아저씨옆에 조용히 서서,
'아저씨 안녕하세요ㅎㅎ'
'그래, 안녕'
'아저씨, 있잖아요..ㅎㅎㅎ'
'왜, 뭐 할 얘기 있냐?'
'음... 내일 아저씨 뭐하세요? 할 거 없으시면 나랑 놀아요!'
'아저씨 내일 회사 가는데-'
'엥?? 내일은 2015년의 마지막 날인데, 회사를 왜 가요!!'
'그러면... 오후에 놀자. 아저씨가 내일 회사 끝나면 전화할게.'
뭐 이렇게 해서 올해의 마지막을 아저씨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그래, 함께 보내는것 까진 좋은데 아저씨랑 뭘 해야될지를 모르겠어서 지금 아저씨와 거리에 우두커니 마주보고 서있는 중이다. 누가보면 이별통보한 연인같아 보이겠다.
"아저씨 영화볼래요?"
"아니"
"그러면 밥먹으러 가요"
"나 아까 먹었어."
"공원에서 좀 걸을래요?"
"아니"
"아 그러면 어디가자는거에요!!!"
음... 우리 집 갈래? 우리 집 가자. 그 말을 듣자마자 순간 당황한 나머지 동공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아저씨는 안 부끄럽나? 아저씨는 계속 내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너 지금 이상한 생각하지? 에이! 아니에요- 아니, 솔직히 진짜 당신이라도 어떤 남자가 자기한테 우리집 가자했을때 이상한 생각했을텐데, 괜히 나만 이상한 사람되었다. 억울해.
아 근데 왜 이렇게 추워- 아저씨는 춥다고 하시곤, 은근슬쩍 내 손을 잡아왔다. 나는 또 당황해서 손을 빼려는데, 손을 빼려는 나보다 더 세게 잡아오는 아저씨가 더 빨랐다. 아저씨는 나를 내려다 보면서
"춥잖아. 손이라도 잡으면 좀 덜추울거 같아서"
"..아..네.."
그렇게 나와 아저씨는 어색하게 손만 잡고, 정말 아무 말도 없이 아저씨 집에 왔다. 근데 아저씨 집 진짜 깨끗하네. 혼자사는 20대 후반 남자의 집 치고는 정말 깨끗했다.
아저씨 방에 들어가니 한 쪽 벽면에는 패션쇼 사진들이 붙여져 있었고, 또 다른 쪽에는 작곡장비 같아 보이는 것들이 나열되어있었다. 내가 아저씨 집을 돌아보는 동안, 아저씨는 주방에 가서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계셨다. 집을 다 구경하고, 식탁 의자에 앉아 아저씨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있었는데, 아저씨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씩 웃으시고는 다시 요리에 집중하셨다. 하..내 심장..
"아저씨, 우리 이러니까 꼭 결호..ㄴ.."
"닥쳐라"
"넵"
앞으로 나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0분이 지났을까, 음식이 다 완성되셨는지 음식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오셨다.
"와... 아저씨는 대체 못하는게 뭐에요?"
"ㅋㅋㅋ 맛있게 먹어라"
"네!"
와- 진짜 맛있어요, 짱짱! 아저씨는 내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고, 체하겠다며 물도 떠다 주셨다. 이러니까 진짜 부부 같은데? 나만 먹기에는 좀 민망해서 아저씨는 왜 안 드시냐고 물었더니 아까 회사에서 뭐 먹고왔다고 안먹어도 된다고 하셨다. 밥을 먹는데, 머릿속으로 지난 얼마안되는 시간동안 아저씨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지나갔다.
"아저씨 진짜 신기하지않아요?"
"뭐가"
"그 날 사고 날 뻔 한날 아저씨 처음 보고, 얼마 안됬는데 이렇게 친해졌잖아요."
"정말 그러네. 나는 처음에 너 봤을때 남자 엄청 밝히는 앤줄 알았어.
근데 지금 이렇게 보니까.."
"이렇게 보니까 뭐요?"
"아..아니다. 밥이나 먹어"
"에이..김 새네... 아! 아저씨 있잖아요.. 스치면 인연이래요"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오는데? 우리 방탄조끼 노래중에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라는 가사가 있다. 그 가사가 마치 나와 아저씨 같아서 말을 꺼냈더니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저씨이다.
"스치기만 해도 인연이라는데.. 아저씨랑 나는 얼마나 큰 인연인가 해서요.."
벌써 12시가 다 되어가는지 티비에서는 사람들 모두 목소리 모아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있었다.
3,2,1 해피 뉴이어. 제야의 종소리가 온 세상에 울리고 아저씨와 나는 서로 마주보면서 새해인사를 했다. 한 해의 마지막, 또 한 해의 시작을 스며들어 연인이 될 지도 모르는 아주 큰 인연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가?
아저씨와 나의 마음속에는 어쩌면 둘 다 모르고있었던 꽃이 피어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4. 정국이의 속마음
며칠 전, 어떤 이상한 여고생이 꼬였다. 자신이 피해자라서 내 전화번호를 알아야 한다나 뭐라나. 나는 한번 져준다 치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고, 알려준 그날 밤 부터 매일매일 톡이 왔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그 날 이후로 나도 모르게 내 눈동자는 그 앨 향하고 있었다.
그 애를 알게된지 이틀 째 되는 날이었을까, 어제 처음 본 사람한테 너무 들러붙는다는 느낌이 들어 그 애 한테 한번 물어봤다. 다른 잘생긴 남자한테도 이런식으로 행동하냐고. 그러나 그 애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가 예상한 대답과는 달랐다.
'아저씨라서 그런거에요. 아저씨니까.'
그리고 바로 뒤에 그 애에게서 온 톡을 보고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한 곳이 계속 간질간질 거렸다. 에이 설마 내가 여고생을. 무려 9살 차이 나는 여고생을.
'급하게 나간다고 인사못했어요ㅜㅜ 아저씨 안녕히주무세요! 굿밤♥'
안녕하세요~ 이방애입니다
친구한테 초대번호받아서 오늘!!가입했는 따끈따끈한 신입이에여 하하핳
모르는게 많아요...많이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그 뭐냐 이 글은 제가 제 블로그에서 완결냈는 작품이에요!! 오해 없으시길 바라겟습돠허허
암호닉 신청은 이 화에 신청해주시면 제가 그 다음화에 적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당
구독료는 좀 저렴하게(?) 설정햇으니 부담없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빠른 시일내에 2편 들고올게요!! 빠이~
(아 이럴슈가가 제 유튜브 채널이름이라서 쓸려고했는데
이미 다른 분께서 사용중이시더라구요..그래서 블로그닉네임으로 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