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바이스 (Edelwe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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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비가 오는 바람에 우중충 한 날만 지속되다가
오늘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였다. 오랜만에 창문도 열고, 창가에 놓인 꽃에도 물을 주었다.
물을 주는데 이제 슬슬 꽃이 필려는 듯, 보라색 몽오리가 나오려는게 보였다.
꼭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처럼,
며칠 동안 내린 비 덕에 밖에 내 놓은 꼭들이 조금 생기가 있어보이는게 보였다.
꽃들을 정리도 할겸 1층으로 내려갔는데, 아직 열지도 않은 가게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남자가 보였다.
그것도 엄청 낯익은 모습..
호석씨네,
저번에 번호를 알려준 뒤에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를 찾아왔다.
비오는 날에는 가게를 잘 열지 않아서 며칠 동안 못봤는데 오늘을 어떻게 열줄 알고 온거지?
앞에서 기다리는 게 걸려서 방금 나온 토스트를 입에 문 채로 문을 열려고 다가갔다.
그런 내 모습을 본건지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는 호석씨였다.
“ 원래 늦게 열어요? ”
" 늦잠 잤어요 "
문을 열어주자 너무 예쁜 미소와 함께 자연스럽게 우리 가게로 들어왔다.
늦잠 잤다는 내 말에 ' 그렇구나 ' 라는 말과 함께 가게를 둘러보는 호석씨를 눈으로 좇았다.
항상 꽃을 둘러보다가 맘에 드는 꽃이 있으면 포장해갔으니까,
오늘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에 호석씨가 걸어 다니는 곳을 눈으로 쫓아다녔다.
그러다가 맘에 드는 꽃이 있는 건지 흰색 은방울꽃 앞에서 서서 꽃을 보는데,
“ 이름이 뭐예요? ”
“ 은방울 꽃이요 ”
꽃의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내 대답에 살짝 웃으면서 날 쳐다보는 호석씨였다.
내가 잘 못 말했나? 혹시나 해서 다시 꽃을 바라봤는데,
은방울꽃이 맞았다.
근데 왜 그러지?
“ 아니 그쪽 이름이요 ”
“ 네? .. 아 ”
“ 나는 알려줬는데. 난 모르더라고요. ”
" 죄송해요 정하이라고 해요 "
생각해보니 문자로 호석씨의 이름은 받고 나는 말하지 않았구나,
그러고 보니, 지금 이 상황하고 비슷한 일이 있던 게 생각이 났다.
너도 나에게 이름을 그렇게 물어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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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축제로 우리 과가 꽃을 전시를 했을 때 넌 손님으로 왔었을 때,
“ 이거 이름이 뭐예요? ”
“ 아이리스라는 꽃이에요 ”
“ 이거는요? ”
“ 프리지아요.. ”
“그럼 이건? ”
“ 수선화요... ”
“ 그럼 그쪽은요?? ”
“ 어떤 거요? ”
“ 꽃 말고 그쪽은 이름이 뭐냐고요 "
“ ..네? 아 정하이라고 하는데요 ”
,
,
,
그때 화분 앞에 이름이 있었는데도 자꾸 물어 와서 점점 짜증이 났었는데,
마지막 질문에 엄청 당황했던 게 기억이 났다.
그게 우리 처음 대화이고 처음 만남이지?
“ 커피 드시겠어요? 저 먹으려는데 ”
“ 네 ”
커피를 우려내는 동안에 호석씨에게 앉아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나는
은방울꽃을 화분에 담아서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 이거 꽃말이 뭐예요? ”
“ 순애, 사랑의 꽃이라기도 하고 기쁜 소식 또는 순결, 다시 찾은 행복이라고도 해요 ”
“ 오- 근데 하이씨는 어떤 꽃 좋아하세요? ”
커피가 거의 다 우려 나와서.. 커피를 따르려고 싱크대 쪽으로 가다가,
호석씨의 말에 순간 멈췄었다.
내가 좋아하는 꽃이라..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야 받어 "
“ 에델바이스요. ”
“ 그거 그냥 흰색 꽃 맞죠?? 별로 안 이쁘던데 왜 좋아요? ”
커피를 담은 머그컵 두 개를 갖고 책상으로 가져가서 하나는 호석 씨 앞에 하나는 내 앞에 놓았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설탕을 가져다 놓았다.
“ 에델바이스는 스위스 꽃이에요. 추운 겨울에도 자라나는 꽃이거든요.
고난과 역경에도 하얀 빛을 낸다고 하는데 그게 마음에 들어서요. ”
“ 그렇게 들으니까 진짜 예쁜 꽃이네요 ”
내가 준 커피가 좀 썼는지 한입을 먹더니 앞에 놓인 설탕을 조금 타는 모습이 보였다.
혹시 물을 조금 넣었나 싶어 먹었는데 난 딱 괜찮았다.
“ 꽃말은요? ”
“ 소중한 추억 또는 귀한 사랑이라고 해요 ”
그러고 보니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준 꽃의 의미를, 그리고 그 꽃의 이름을.
그래도 잘 자라고 있겠지??
보고 싶다 에델바이스 보고 싶네. 민윤기.
- 민윤기 시점-
자고 있는데 울리는 전화에 잠이 깼다. 시간을 보니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하, 진짜 많이도 잤네..
전화가 많이 와 있는 게 보였다.
분명히 녹음 문제로 독촉 전화를 한 거겠지.
다행히도 곡은 다 완성해서 문자로 다 만들었다고 보낸다고 하고 일어나자마자
노트북으로 곡을 바로 보냈다.
대낮에 일어나서 밥도 먹기 그렇고 걍 토스트나 먹어야지 하는 마음에 부엌에 갔는데
언제 다 먹은 건지 빵이 하나도 없었다.
" ...... "
밥 늦게까지 작업해서 그런지 아직 졸린데 나갔다 와야 하나.
그래도 굶을 수는 없으니 귀찮더라도 움직여야지
하. 지갑을 챙기려고 선반으로 갔는데
에델바이스가 물 달라고 쳐다보는 건지 눈에 안 띄던 게 오늘따라 더 눈에 보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물을 주고 지갑을 갖고 나왔다.
집 앞에 있는 빵집 가서 식빵을 사고 핫초코가 먹고 싶어서 잘 가던 카페 가서 핫초코를 시켰는데
오늘 이 카페에서 행사를 하는 건지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 근처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을 했다.
그런데 유난히 저 멀리서 남자와 여자가 이야기하는 게 눈에 띄었다..
보아하니 연인? 까지는 아닌 것 같았는데 좀 스킨십이 많은 것을 보고 사귄 지 얼마 안 된 연인인가 싶었다.
나도 모르게 계속 바라보는데 여자가 점점 남자에게 스킨십을 좀 하는 게 보였고
뭐가 고마운 건지 고맙다며 그 남성을 안는 게 보였다,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여자가 그 둘을 째려보고 있었다.
그것도 뭔가 화나 보였고, 살짝 눈물이 맺혀 있기까지 한 상태로 바라봤다.
저 남자랑 아는 사이 인가해서 그쪽을 쳐다보자 때 마침 내 옆에 있는 여자와 그 남자가 눈이 마주쳤다.
문제는 그 순간 내 옆에 있던 여자는 카페를 나갔고,
당황한 남자도 그 여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 여자를 따라 나갔다.
딱 봐도 대충 보이는 상황에 신경을 쓰지 말자는 생각에 카운터를 바라보자
곧 진동벨이 울려 그대로 핫초코를 손에 들고 카페를 나왔다.
근데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보이는 아까 그 둘이 보였다.
“ 수영아 오해라니깐?? 그냥 일이야 비즈니스 ”
“ 비즈니스?? 비즈니스를 빙자한 데이트는 아니고? ”
여기서 확실한 건 이 둘은 커플이었다.
그러면 아까 그 상황을 본 여자의 상황을 보자면? 여자가 화날 만도.
“ 수영아 진짜 일 하던거 야 알잖아.? ”
“ 그럼 왜 포옹하는데?? 저 여자는 뭔데 니 손을 잡고?? 그것도 비즈니스야? ”
커플 싸움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가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뭔가 기분이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 자꾸 거슬리는 듯한..
썩 좋지 않은 느낌에 집을 가려는데 자꾸 뭐가 걸리는 느낌에 저 커플을 보고 있었다.
“ 그럼 어떻게 해... 고맙다면서 그런 건데 ”
“ 고맙다고 하면 다른 것도 다 받아 주려는 거였어? ‘
“ 수영아.. 화 좀 가라앉히고. 저번에 이해해준다며.. 왜 또 이래 ”
“ 이해해줄게 있고 이해해줄 수 없는 게 있어. 이건 이해하기엔 좀 힘드네 ‘
결국 가버리는 여자였다.
그리고 어쩔 줄 몰라 하던 남자는 카페에 있는 여자에게 전화를 한 건지..
미안하다며 먼저 들어가라는 말을 하고 여자친구를 따라갔다.
근데 왜 이렇게 뭔가 걸리지?
집에 도착해서 토스트를 굽고 먹는데도 생각이 나지 않던 생각은
침대 옆 선반 위에 있는 꽃을 보자 생각이 났다.
아. 우리도 그랬었지,
한 여자 가수에게 노래를 줬었는데.. 그 노래로 그 여자가 뜬 적이 있었다.
나에게도 정말 값진 성과였고, 그 여자한테도 좋은 일이었다.
그래서 내 작업실까지 와서 고맙다면서 내 손을 잡고 밥 한 끼 대접한다는 말에
거절을 하지 못한 채로 그대로 밥을 먹으러 갔었다.
조금 친한 사이여서,
집에 도착해서 토스트를 굽고 먹는데도 생각이 나지 않던 생각은
침대 옆 선반위에 있는 꽃을 보자 생각이 났다.
“ 정하이 밥만 먹은 거라고”
" 그래 그냥 밥 먹은 거겠지, 웃으면서 손도 잡고 서로 먹여주고 하는 게? "
“ 비꼬지 마 언제 서로 먹여줬어? 접시에 준 거지. 그리고 언제 손을 잡았다 그래 ”
" 그게 그거지! 그걸 받아먹었잖아? 누가 보면 커플인 줄 알았겠네 "
“ 뭔 커플이야, 니가 이상한 생각하니깐 그렇게 보이는 거지 ”
" 이런 일이 한두 번이야? 항상 루머가 뜨니깐 그러지!
그리고 꼭 애들이 잘 오는 곳을 왔어야 했어? "
그때도 싸웠네,
왜 요즘 따라 너와의 기억이 이런 안 좋았던 기억밖에 안 나는 건지,
정말 소중한 추억들이 맞는 건지,
안녕하세요 도도하개 입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인사드려요 ㅎㅎㅎ
자격증 시험 때문에 바빴어요 ㅠ
아 그리고 3화 댓글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답변하기 애매해서 못 달았어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로맨스긴 로맨스인데
세젤잘하고 온도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같이 연재하니까
뭔가 조울증 느낌 나요 ㅋㅋㅋㅋㅋ
조울증 걸렸다는게 아니고 그냥 글 자체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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