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사생]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엑소 01
뉴스 속보입니다.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룹 EXO가 스케줄을 마치고 퇴근하던 도중 교통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원인은 무질서하게 차도로 뛰어드는 팬들을 피하려다 가드레일에 박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삑-
"하. 좆같네 진짜"
지친 목소리로 말하는 백현이다.
가수 변백현이 아닌, 사람 변백현으로써 아무렇지 않게 비속어가 튀어나온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는데"
"언젠가 다시 복귀할 수 있을거야. 조금만 참자, 백현아."
계속해서 묻는 백현에, 힙겹게 말을 꺼내는 찬열이다.
"복귀? 그게 우리한테 존재한다고 생각해? 우리 지금 그냥 잠적한거야. 교통사고라고 개뻥치고 잠적한거라고!"
"변백현. 말이 심하다"
백현의 말투가 격해지자 둘을 막아서는 준면이다.
"우리, 잘 될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잘될거라고 말하는 준면마저 목소리가 지쳐있다.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래. 데뷔땐 이렇지 않았다. 그냥 그저 그런 그룹. 듣보잡. SM에서 망한 그룹. 초능력쓰는애들. 이라고 불리며 인지도도 높지 않았다.
짧은 활동을 마치고 오랜 공백기에 들어가, 팬들도 많이 없는. SM 소속 그룹 팬들이나 아는 그룹이였다.
오랜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엑소에게 쏟아지는 뜨거운 관심. 그리고 관심의 부작용인, 사생팬들. 그리고 그들의 만행.
이미 기사화가 되며 널리 알려져온 사생팬들의 만행이지만, 실제 사생팬들의 만행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거실엔 엑소 멤버들의 옷이며 화장품따위가 나뒹굴었고,
식탁에는 시키지도 않은 피자와 치킨들이 득실거렸다. 방문은 차마 두려워 열지도 못하는 상태였고
화장실은 이미 손잡이가 나가떨어져 거실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항상 방송에서는 생글생글 웃던 멤버들도 숙소 앞에만 도착하면 표정이 굳어서는 고래를 숙였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공항에만 가면 흔히 헬게라고 불리며 사생팬들이 붐볐고 발 디딜 틈은 물론 숨쉬기도 힘들었다.
멤버들은 매번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한숨을 쉬기 마련이였고, 심지어 우는 멤버도 있었다.
그리고 2013년 1월, 김종인이 공항에서 넘어져 다치는 사건 이후로 점점 사생들의 만행은 지독해져만갔다.
그리고 사생들은 점점 엑소의 목을 조여오기시작했다.
"제발 숨 좀 쉴 수 있게 해줘 제발.."
"백현아. 진정하고 우리 이만 자자. 오늘은 자고, 내일 얘기하자."
숨 쉴 수 있게 해달라며 울부짖는 백현에 지친 목소리로 준면이 대답했다.
'그래. 영원히 잠만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