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우리 가족입니다. 아바마마, 어마마마, 나 그리고 동생입니다. 사랑스런 동생 찬의는 아직 1살이고,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는 매일 저에게 사랑한다고 해주십니다." 찬현이 발표를 끝내고 부끄러워 하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을 백현은 쉴새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이제 6살이 된 찬현은 왕실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원래 왕실 종친의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곳이지만, 백현과 찬열은 찬현이 특별한 삶보다는 조금이라도 평범한 삶을 살게 하고 싶었다. 찬현은 공개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백현과 찬열이 있는 뒤를 연신 쳐다보았다. 최근에 동생이 태어나면서 관심을 뺏긴 찬현은 내내 심술이었다. 백현은 그런 찬현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직접 유치원 공개 수업에 참가한 것이다. "백현아, 찬현이 목 돌아가겠다." "그러게. 그렇게 좋을까? 현이 저렇게 세상을 다 가진 것 처럼 웃는거 진짜 오랜만이다." "하긴.. 요즘엔 찬의 괴롭힌다고 매일 혼나고 울고 그랬으니까." "그래도 사랑스런 동생 찬의라고 하잖아. 나름 오빠긴 한가봐. 귀여워 죽겠어." "사진 많이 찍어두자. 어, 수업 끝났네." 공주 박찬의가 태어나고 이제 8개월이 지났다. 미운 6살 현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동생을 질투하고 괴롭히고 유모에게, 엄마에게, 아빠에게 혼이 났다. "찬현아~" "엄마!!! 아까 내가 발표하는거 들었어요?" "그럼, 엄청 잘하던데? 완전 멋진 왕자님 같았어." "히... 찬의는요?" 수업이 끝나고 달려오는 현이를 안은 백현은 엄마미소를 지으면서 연신 칭찬하고 있었다. 한편, 항상 엄마 곁에 있던 찬의의 부재가 신경쓰였는지 현은 두리번 거리며 찬의를 찾았다. "음.. 오늘은 현이하고만 있으려고 할마마마께 찬의 맡기고 왔어. 좋지?" 찬열이 현이를 번쩍들며 말하자 찬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찬열을 꼭 껴안았다. 돈까스가 먹고 싶다며, 다른 친구가 엄청 맛있는 음식이라고 했다며 조르는 찬현을 데리고 근처 레스토랑에 갔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어 본 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돈까스는 더욱 생소한 음식이라서 그런지 현은 신기해하면서도 맛있게 먹었다. 간단하지만은 않은 외출을 끝내고 집으로 돌라온 세자부부와 세손은 곧장 중전마마의 처소로 향했다. "할마마마!" "어유, 우리 세손. 오늘 수업은 잘했어요?" "그럼요. 아바마마랑 어마마마랑 같이 식당에서 돈까스도 먹고 왔어요. 그리고 오는 길에..." 찬의가 태어나서도 찬현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주시는 중전마마가 찬현은 완전한 제 편이라고 생각되는지, 최근에는 오히려 중전마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정도였다. 그런 찬현이 정신이 팔린 사이에 백현과 찬열은 처소를 나섰다. 아직 추운 바람이 가시지 않아서 밤기운이 차가웠다. 중전마마의 처소와 이어진 왕실 정원을 향해 걷던 찬열과 백현은 오랜만에 주어진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7년차 부부답지 않게 왠지 모르게 풋풋함이 느껴졌다. "학교에서 너 좋다는 여자애 아직까지 따라다녀?" "무슨말이야. 애가 둘이나 있는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 그리고 나 수업 끝나면 바로 궁으로 돌아오잖아." "알고 있어. 그냥 질투나서 해본 소리야. 석사끝내고.. 찬의 더 크면.. 같이 여행이나 가자. 궁에만 있으니까 답답한 것 같아." "...힘들어..?" 최근 석사과정을 시작한 찬열은 백현과 함께한 시간이 줄었다. 항상 백현이 궁 생활을 힘들어 하진 않는지 걱정을 하던 찬열이기에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 "안힘들어. 7년이나 궁에 있었는데 이제 우리 집이지. 그래도 너랑 찬현이 낳기 전에 갔던 데이트 같은거 이제 못하니까.." "왜못해. 난 니가 원하는 거면 다해줄 자신있어. 나 왕세자야." "풉... 갑자기 무슨 왕세자 타령이야. 지금도 데이트하는 것 같고 좋다." 꽃은 없지만, 높은 달이 떠있고, 예쁜 나무가 있는 정원이었다.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백현은 찬열의 손을 꼭 잡았다. 참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찬현을 낳고, 찬의를 가져서, 찬의를 낳고.. 그렇게 함께한 세월이 7년이나 흘렀다. 찬열은 왕세자로서 학업과 왕실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백현은 세자비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아직 철없던 고등학생들이 만나서 철없이 사랑을 했었다. 상처를 주고 그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했다. 앞으로 더욱 성장해나가야 한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더 큰 어려움도 해결했다는 마음으로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둘이 함께기에... 넷이 되어, 그렇게 행복하게. 짧은 마무리가 되었네요. 찬열, 백현, 찬현, 찬의 가족의 해피엔딩입니다. 또한 그들에게 시련을 준 작가가 사과드립니다. 뭔가 끝나니까... 허무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고ㅠㅠ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데, 시간되는 대로 오겠습니다!! 아참, 해밀은 제가 감을 잃었어요. 정말 무책임한 소리네요ㅠㅠㅠ 죄송해요.. 해밀도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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