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Name Of Law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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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도 빠짐없이 저한테 이야기해야 돼요 "
" ....... "
" 그래야 내가 널 도울 수 있어 "
내 말에 앞에 앉아 있는 소년은 아주 예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책상 위에 놓여진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소년의 고운 손에는 어울리지않는 차가운 수갑이 차있었다.
소년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뭔가 잘못된 일처럼,
수갑을 멍하니 바라보던 소년은 다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번에는 예쁜 웃음이 아닌, 비릿한 웃음으로 나를 바라봤다.
" 믿으실 거예요? "
" 응 "
이런 질문이 나올지 예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 나에 헛웃음을 지은 소년이었다.
그리고 예쁜 웃음도 그렇다고 비릿한 웃음도 아닌,
아까와는 다른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 내가 죽였다 해도? "
" 어. 그래도 변호할 생각이야 "
" 웃기네... 내가 당신을 못 믿는다면? "
닮지 않았다. 상황은 같아도 전혀 닮지 않은 아이,
하지만 그 속은 이상하게 너와 닮아 있었다.
" 그러면 못 이겨,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들어가게 되는 거라면 도박을 해보는 것 또한 나쁘진 않지? "
" 도박이라... 그래요. 내가 안 했어요. 이미 내가 갔을 땐 죽어있었으니까 "
" 근데 왜 도망간 거지? "
내 말에 그 소년의 입술은 이로 짓이겨졌다.
그리고 나는 소년이 말할 때까지 소년을 바라보면서 기다렸다.
소년을 바라보는 눈빛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로.
그런 내 모습을 본 건지, 차가운 수갑을 손가락으로 만지고 있다가
그제야 입을 땠다.
" 제가 신고했어도, 이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
" 아니, 조금은 달랐겠지. 니가 보고도 도망을 갔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충분히 용의자가 되고, 그것을 빌미로 검사 측에서는 너를 잡아놓을 수 있는 거지 "
소년의 말에 나는 반박을 했다.
다행히 내 말이 이해가 간 건지, 아까와는 조금 변한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곧이어 질문이 들어왔다.
" 내가 신고했다 해도, 손잡이의 지문, 칼의 지문은 저밖에 없었어요 "
" 아니? 신고를 했으면 범인이 닦고 간 손잡이를 너가 잡은 거였을 거고, 칼은 너의 물건이었으니 당연히 너의 지문이 뭍은 게 맞아 "
" 결국엔, 도망간 이유 하나가 불리한 재판으로 흘러간다는 거네요? "
" 다행히 넌 얼마 안 가서 신고를 했잖아? 그걸로 충분히 변호할 수 있어 "
모든 재판에는 불리라는 건 붙지 않는다.
자신이 그렇게 느끼고 시작을 하면 불리해지는 것, 난 모든 재판을 유리하게 끌어갈 거야.
내 말에 조금 믿음이라도 생긴 건지, 아까까지 보였던 표정과는 조금 다른 평온해 보이는 얼굴이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봐왔던 웃음과는 다른 정말 소년이라는 말에 걸맞게 웃는 아이였다.
" 믿어볼게요 이여주 변호사님 "
" 이여주! "
정말 잘 자고 있었는데,
방문이 부서질 정도로 두드리고 있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잠이 확 깨버렸다.
이쯤 되면 석진 오빠가 와서 말릴만한데,
왜 반응이 없는 거지?
" 빨리 나와! 나가자! 어? "
석진 오빠가 집에 없는 건지,
난동을 부리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어쩔 수없이 일어났다.
그리고 곧 열린 문 사이로 김태형의 손이 순식간에 내 팔을 잡았고,
그대로 나를 끌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김태형 손에 이끌려 나갔을 땐, 집 앞에 캠핑인지 고기를 굽는 석진 오빠와
그 옆에 놓인 텐트가 보였다.
" 이게 다 뭐예요? "
" 캠프 "
" 쩔지? 내가 형한테 여행 가자고 했는데 이걸로 퉁치재 "
그러고 보니, 며칠 전부터 김태형은 내가 온 환영파티로 놀러 가자고 석진 오빠한테 떼 쓰더니,
결국엔 석진 오빠가 진 것 같다. 분명히 웬만하면 안들어주는데, 웬일이래
사실인가 싶기도 하고 너무 완벽한 캠프여서 고기를 굽고 있는 석진 오빠한테 다가갔다.
" 진짜 오빠가 다 준비한 거예요? "
" 응! 저기 있는 개새끼랑 "
내 질문에 활짝 웃으면서 김태형을 개새끼라 칭하는 오빠를 바라봤고,
혹시나 해서 그 이야기를 들었나 하고 김태형을 바라봤을 때는
벌써 나무들이 가득한 풀에서 나비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김태형이 보였다.
석진 오빠와 내가 보는 걸 느꼈는지 나비를 잡다 말고 우릴 바라보더니 활짝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 나와 석진 오빠는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빠가 말한 개새끼라는 의미가 저기 있는 것 같았다.
우리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뚱 하다가 다시 놀고 있는 김태형인지,강아지인지 모르는 애를
석진 오빠는 한숨과 더불어, 모든 걸 체념하듯 나한테 소개했다.
" 우리 집 개새끼야. 인사해 "
곧이어, 김태형을 바라본 석진 오빠는 나만 들릴 정도로 욕을 조금 읊조렸다.
" 고기 굽는 동안 저 개새끼 좀 돌봐주겠니? "
석진 오빠의 부탁에 다시 김태형을 바라봤을 때,
나비를 쫓다가 나무에 박아 앉아서 인상을 찌푸리는 김태형이 보였다,
순간, 정말 개는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꽤 아픈지 쭈그려 앉은 채 이마를 매만지고 있는 옆으로 다가갔다.
" 아 진짜 아파- "
" 그러게 앞 좀 보지."
" 나비 보여주고 싶었는데, "
내가 다가가자 아프다면서 어린애 마냥 울상을 지어 보인 김태형을 바라봤다.
앞 좀 보라는 내 말에도 불구하고 살짝 웃어 보이더니,
나비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쉬워하는 표정과 함께 붉게 자리 잡은 이마가 눈에 띄게 보였다.
" 됐어, 나중에 보지 뭐 "
나는 붉게 자리 잡은 김태형의 이마에서 손을 땠고, 김태형 또한 자신의 이마에서 손을 땠다.
그리고 꽉 지여진 반대쪽 손을 내 손 위에 올려놓았다.
순간 얘가 뭐 하는 건가 싶어서 손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 셋, 둘, 하나,' 라는 숫자를 외치더니,
김태형에 꽉 지어진 손은 펴졌고, 동시에 하얀 나비한마리가 내 눈앞에 날아올랐다.
그리고
정말 새하얀 나비 하나는 그대로 우리가 있는 공간을 한 바퀴를 돌고 숲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예쁘지? "
내가 놀란 듯한 표정을 하니,
또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개구진 얼굴과 함께 나를 바라보는 김태형이었다.
그리고 곧이어 밥 먹으라는 석진 오빠의 말에 김태형은 일어나더니
내 손을 잡고 일으켜줬다.
내가 본 김태형의 첫인상은 빗속에 누워있는 미친놈이었고,
두 번째는 때가 하나도 안 묻은 순수한 아이였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둘 다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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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이쁘다 "
사무실 근처에 바람 쐬러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옆에서 들리는 꼬마 아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벤치 손잡이에 앉아있는 하얀 나비가 보였다.
나비가 신기했는지 앉아있는 나비에게 고사리처럼 작은 손을 갖다 대려는 꼬마였고
그런 꼬마의 손에 의해 앉아있던 나비는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런 나비를 끝까지 바라본 꼬마는 그 나비가 날아간 쪽으로 달려갔다.
" 입양시켜줄까? "
" 헛소리 집어치워 "
꼬마가 간지 얼마 안돼서 내 옆에 앉은 건 석진 오빠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아메리카노를 건네주면서 파일 하나도 같이 주었다.
" 니가 말한 거 "
서류 안에는 내가 맡은 소년의 자료와 사건에 대한 자료였다.
당연히 변호사로서 구하기 쉽지만,
그래도 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석진 오빠한테서 얻는 게 더 신빙성이 있었다.
워낙 현재 내가 맡고 있는 사건이 지금 뉴스에 절반을 차지하니
어느 순간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이번엔 좀 큰 건이더라? "
" 나 전국민하고 싸워 멋있지? "
" 5천만 대 1? 존나 멋있네 "
5천만 대 1이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우는 오빠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서류를 뜯어보려는데
아까까지 웃어보이다가 표정이 굳어진 석진오빠의 말이 들려왔다.
--+
" 달라, 이건 아무리 봐도 "
" 알아. 근데 닮았어. 아무리 봐도 "
서로 알 수 없는 말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었다.
내 말에 기분이 나빠진 건지, 조용해진 분위기에 서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오빠를 쳐다보니
" 미친년 "
" 욕을 맨 날 먹어서, 그건 애교로 받아줄게 "
" 미친년, 개년, 또라이년, 재수 없는 년, 엿 같은 년 "
짜증난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욕하는 오빠였다.
근데 요즘 내가 하도 욕을 먹다 보니 별 감흥이 없어서.
괜찮다는 말을 하며 들어가려고 일어나서 가고 있는데
그 이후에 뒤에서 더 날라오는 찰진 욕에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 오빠를 바라봤다.
" 뭘 봐? 개년아, 가던 길 가세요. 미친년님 "
그리고 정말 오빠의 욕이 맞았다는 걸 증명하듯
커피를 마시던 오빠는 끊긴 줄 알았던 욕을 계속하면서 벤치에서 일어났고,
나에게 엿을 날리면서 뒤돌아 걷다가 아까 봤던 꼬마가 보였는지 나를 가리키면서 뭐라 말하길래
뭔가 하고 기다렸다. 근데 뒤이어 들려온 소리는
" 누나 멍청이! 바보! 똥개! "
라고 외치는 꼬마였고, 그런 꼬마의 머리를 쓰담더니 가버리는 오빠였다.
지금 생각하면 김태형이 왜 성격이 엿 같았는지 알겠다. 진짜...
나는 서류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서류를 펼쳤다.
그리고 동시에 틀은 티비에서 들려오는 뉴스에 고개가 돌아갔다.
" 지금 현재, 대통령 후보 지지율 80퍼센트에 다 다랐던
박의원을 살해한 아들 박군의 혐의를 부인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 군을 변호하는 변호사는 국민 참여 재판을 신청했으며, 한 달 뒤에 재판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
저기서 말한 박의원, 그리고 박군, 후보 지지율,
이 모든 건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사건이었다.
중요한 것은 박의원이 지금까지 한 인터뷰에서 말한 가족사에선 이미 박군은 아들이지만,
불량아들로 되어있는 아이였다.
그래서 더 더욱 대중들은 박의원을 살해한 용의자를 박지민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다.
- 우리 불쌍한 박의원 님 어떡합니까! 아들이란 자가 어떻게 아버지를 죽여요!
- 부인과 나머지 아이들이 불쌍할 따름이죠.
- 변호사는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
확실치도 않은 사건은 뒤이어 나온 국민 인터뷰로 인해 확신이 확고함으로 변해있었다.
참 아이러니했다. 증거가 많았지만, 모든 게 확실치 않은데 왜 자신들이 평가하고 판단하는 걸까..
그렇게 뉴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티비가 꺼졌다.
고장 난 건 아닐 텐데.. 얼마 전에 바꾼 티비가 그럴 리 없다는 생각에 혹시나 해서 리모컨을 찾고 있었는데
언제 온 건지 문 앞에서 리모컨을 들고 있는 채로 나를 바라본 김변이 보였다.
" 이런 거 봐서 뭐 해요. 자료 받아오신 거예요? "
" 네 "
" 도와드릴까요? "
" 그럼 감사하겠습니다. 김남준 변호사님 "
글잡 무료가 풀리기 전에!!!
우선 많이 혼란스러워할 것 같은데,
회색은 과거 흰색은 현재입니다
조금씩 과거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풀릴거예요!
직업으로 석진이는 경찰
그리고 남준이와 여주는 국선 변호사,
그리고 지민이는 우선은 용의자?
그리고 태형이는.... (비밀)
그리고
뭔가 브금을 어울리는 걸 못 찾겠어요 ㅠ
독자분들 혹시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