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방탄소년단 - Save ME (Piano ver.)
야
전정국
화 났어?
야ㅑㅑㅑ 대답도 안하냐?
그렇게 집을 나가버린 전정국에게 주말동안 몇번이고 문자와 카톡을 보내댔지만 보지도 않고 나를 무시하는 행동에 결국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소파로 던져버렸다.
아이씨, 짜증나. 왜 화난건지라도 알려주든가. 그냥 무턱대고 화내고 나가버리면 어떡하라는거야.
씻고나와 조금은 축축하게 젖은 머리를 털던 수건을 신경질적으로 빨래통에 넣고 다시 돌아와 핸드폰을 열었다.
...이 새끼 이거 프사 바꿔놓고 답장 안하는거 봐. 씹을거면 차라리 당당하게 읽고 씹든가! 짜증 가득한 손짓으로 전정국과의 톡방에 들어가자, 정말 당당하게 읽고 씹어놨다. ...뭐라 할 말도 없게 만드네.
전정국의 행동에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다시 내려놨다. 내일 회사 가서 봐, 진짜. 가만 두지 않을거다.
***
회사에 일찍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마케팅팀으로 향했다. 문 앞에 서서 안을 살짝씩 들여다보며 전정국이 왔는지 확인하는데 어쩐일인지 회사는 일찍일찍 다니던 애가 아직도 안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을 쳐다보다 팀으로 들어가면서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는 김팀장님에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한숨을 쉬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이 정도면 전정국이 제대로 빡친 것 같은데. 괜히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이다 사람들 눈치를 보며 자세를 고쳐앉았다. 일이나 해야지, 지금 당장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일에만 집중하기를 몇 시간, 시계를 보니 벌써 열 두시 반에 다와가고있었고 전정국한테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일어날 준비를 하며 찌뿌둥한 몸을 주먹으로 툭툭 쳤다. 곧 팀원들이 하나둘씩 일어났고, 전정국에게 전화를 걸며 마케팅팀으로 향했다.
전화는 받을 생각이 없는건지, 끊기지 않는 신호음에 내가 먼저 통화 종료버튼을 누르고 마케팅팀 안을 들여다봤다.
유리문 안으로 보이는 전정국 자리에는 빈 의자만 놓여있어 고개를 갸웃하며 들어가볼까 하며 문을 잡는 순간, 안에서 문을 열고 나온 김팀장님에 깜짝 놀라 몸을 뒤로 피했다.
"...아, 안녕하세요."
"아, 네. 전 사원 찾으러 오셨어요?"
"네. 전정ㄱ...아니, 전 사원 안에 있어요?"
"아니요, 아까 효진씨랑 나가는 것 가던데요."
"...아, 효진씨랑요?"
"네. 난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야겠다. ㅇㅇ씨도 식사 맛있게 해요."
"...네, 감사합니다."
고개를 조금 숙여 인사를 드리고 조금은 멍한 얼굴을 한 채 팀으로 돌아오니 다들 벌써 밥먹으러 나간건지 사무실 안이 텅 비어있었다.
전정국 나쁜 놈. 박효진이면 입사 때부터 나한테 마음에 안든다는 티를 팍팍 내던 전정국 사수였다.
전정국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님 뭐 다른 이유라도 있는건지.
내가 마케팅팀 앞에서 전정국을 기다리고있으면 괜히 일 안하고 여기서 뭐하냐며 온갖 눈치를 다 주기도 하고, 우리 팀 일도 아닌데 복사도 몇 번 시킨 적이 있었다. 전정국도 그걸 알고 있어 그렇게 가까이는 지내지 않는 것 같았는데.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둘이 쏙 나가버리냐.
한숨을 쉬며 책상에 머리를 대고 엎드렸다. 밥 안먹어야지. 잠이나 자야겠다. 짜증나죽겠어. 카톡 하나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덮어놓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
전정국은 내 인내심을 테스트할 작정인지, (만약 그렇다면 백퍼센트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시간 가는게 무색하게 나를 무시했다.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굳이 세어보자면 4일째였다. 전정국이 나를 두고 출근, 퇴근 뿐 아니라 밥도 같이 먹어주지 않은지.
사실 전정국 하나 없다고 내 삶에 무슨 변화가 생기겠냐는 생각을 안 한건 아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의 행동에 화가 나는건 나였다.
전정국은 복도에서 지나가다 마주쳐도 아무렇지 않은 척, 모르는 사이인 척 자연스레 쌩을 까고 지나가거나, 주위에 사람들이 있으면 공적으로 인사하는 척을 했다. 나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나도 월요일이 지나고나서는 연락하는 걸 포기해버렸다. 어차피 해도 당연히 읽씹당하는데, 기분이 좋을리가 만무했다.
점심, 저녁도 전정국과 먹지 않았고 전정국은 원래부터 그랬다는 듯, 나 대신 박효진과 붙어다녔다. (사실 나보다 직급도 높고, 나이도 많지만 언니라고 하긴 뭔가 빡친다.)
그 여우, 아니. 박효진은 나를 볼 때마다 기분나쁜 시선으로 날 훑고 지나갔고, 모른 척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나서도 기분이 더러운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4일을, 거의 보살처럼 지냈다. 전정국이 대체 뭐때문에 화가 난건지, 왜 날 무시하는건지 제대로 된 이유를 1만큼도 알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러간거였다.
게다가 하필이면 어제, 그러니까 수요일에 마법이 시작되는 바람에 오늘 예민함은 극에 달해있었다. 거기다 장마철이라 닥쳐온 습기에, 꿉꿉함은 말로 하기에도 벅찼다. 역시나 둘째 날이라는걸 온몸으로 알려주듯 아파오는 배에 한참을 일만 하다 저녁시간이 되자마자 바로 책상에 엎드렸다.
이런 최악인 날에 야근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건가.
사실 전정국과 쌩까고, 점심을 먹을 때 나를 찾지 않는 이후로는 점심을 걸렀다. 즉, 한번도 먹지 않고 버텼다 그 소리다.
괜한 오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평소에는 같이 안 먹다가 전정국이 다른 사람과 먹고 나서야 팀원들 사이에 끼는 모습이 왠지 별로일 것만 같아 같이 먹자는 제안을 거절한 것도 있었다.
그러니 입맛이 돌지 않아 저녁까지도 먹지 않는게 당연했고, 빈 속에 약은 먹을 수 없어 몸도 더 악화되는거였다.
한숨을 쉬며 책상에 엎드려있다 저녁시간이 끝날 때가 다 되어서야 끙끙대며 생리대를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고 일어났다. 허리때문에 조금 낮은 굽을 신었지만, 여전히 아픈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빨리 갔다와서 다시 일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억지로 발걸음을 옮겨 화장실로 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다시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자동으로 내 행동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야, 요즘 전 사원이랑 성ㅇㅇ, 둘이 뭔 일 있냐?"
"어? 갑자기 왜?"
"아니, 그냥. 둘이 맨날 붙어다녔잖아. 요즘 안 그러는 것 같길래. 싸웠나 해서."
"뭐... 좀 그런 것 같긴 하던데. 정국이 점심도 나랑 먹잖아."
"진짜? 와, 잘됐네. 성ㅇㅇ진짜 꼴 보기 싫었잖아. 박 대리님에, 전 사원까지. 꼬리치고 다니는거 재수없었는데. 잘 됐다"
"걔 그러고 다니는거 뭐, 우리 사이에선 유명한거 아니었냐. 존나, 싸가지없는 년이 남자 홀리는게 보통이 아니야. 재수없게."
"그러니까, 난 정국이가 걔 뭐가 그렇게 좋다고 잘 해주는지 이해가 안간다니까, 진짜."
"야, 저녁시간 끝나간다. 가자."
화장실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만 있다 본 시간은 이미 저녁시간을 훌쩍 넘기고있었다.
학생 때도 안 들어본 뒷담을, 회사에 와서 듣게 될줄이야.
밖에서 내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 즉 박 대리님과 그 주변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내 욕을 할 거라고 생각을 안 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걸 직접 들게 될 줄은 몰랐다.
남의 입에서 저런 평판으로 오르내릴 정도로, 내가 그렇게 잘못한건가.
서러운 마음에 눈물은 이미 고인지 오래였다. 그리고 곧, 꾹꾹 참아내던게 한계에 달해 결국 터져버렸다. 소리도 크게 낼 수 없었다. 집도 아니고, 다른 곳도 아닌 회사였으니까.
혹시라도 다른 누가 들을까 눈물이 나오는걸 억지로 막으려 애를 쓰면서도 자꾸만 턱 밑까지 차오는 서러움에 몇 분이 지나는지도 모르고 울었다.
이미 야근 시간이 시작돼, 늦게 들어가면 팀장님께 또 까일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것보다는 당장의 서러움이 앞섰다.
내가 왜 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하는지에 대한 짜증과, 답답함, 그리고 무엇보다 전정국에 대한 원망도 컸다.
사회생활을 한지 1년이 넘어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걸 비웃어버리듯 어린 애처럼 터져버린 울음은 몇 십분 쯤 더 지나서야 겨우 가라앉을 수 있었다.
"...붕어가 따로없네."
칸 안에서 나와 거울을 본 후 내 감상평이었다.
거울 속에는 눈이 벌개진 채, 퉁퉁 부은 채로 물기젖은 얼굴을 한 내가 있었다. 흐어어, 괜히 또 억울해 눈물이 터지려는걸 꾹 참아냈다. 진짜 더 늦으면 집에 못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오늘 야근은 나랑 팀장님 뿐이니, 그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이 붕어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걸로 만족해야했다.
손을 씻고 눈을 차가운 손으로 꾹 눌렀다 떼고는 화장실에서 나와 사무실로 향했다. 들키지 않고 들어갈 수 있으려나.
꼭 닫힌 팀장실의 유리문을 슬쩍 보며 자리로 들어와 앉는데 의자에 엉덩이가 닿기 무섭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몸을 움찔했다.
"일찍도 들어옵니다, 성ㅇㅇ씨."
"...죄송합니다."
딱딱하게 굳은 민팀장님의 목소리에, 다시 일어나 팀장님쪽을 향해 선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오분, 십분도 아니고 삼십분이나 늦었으니 까일만 하다.
죄송하다는 내 말에도 아무 대답없는 팀장님에, 자동으로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그에 입술만 잘근거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고있었다.
그리고 곧, 한참동안 더 말이 없던 팀장님의 손이, 내 볼을 감싸 들어올렸다.
"...울었습니까?"
"네? 아니, 아닌데요..."
"여기, 자국 남았는데."
"아..."
정곡을 찌르는 그 말에 다시금 고개를 숙이니 인상을 찡그리며 볼을 감싼 손에 힘을 줘 눈을 마주치게한다.
그 행동에 당황해 눈만 이리저리 피하고있으니 한숨을 쉬며 나를 지나쳐 내 자리로 가더니, 책상 위에 있던 서류들을 다 정리해 한 쪽으로 몰아둔다.
그 행동에 놀라 팀장님, 하고 뒤에서 부르니 노트북까지 챙겨서 내 가방 안으로 넣어주고 나서야 다시 나와 눈을 마주친다.
"내가 오늘은 마무리할게 좀 있어서 못 데려다줘요. 혼자 갈 수 있겠습니까?"
"아니, 저 괜찮은데..."
"하나도 안 괜찮은거 눈에 보입니다. 가라고 할 때 가서 쉬어요. 집에 가면 연락하고."
"...감사합니다."
"감사하면 평소에 잘 좀 해요. 감사하다는 사람이 맨날 그렇게 박대리만 챙깁니까."
"...네?"
"가라구요, 빨리."
집에 가서 쉬라는 말에 결국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이는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만 줄줄이 내뱉고 바로 팀장실로 들어가버린다.
...귀가 좀 빨개진 것 같기도 한데.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팀장님이 직접 챙겨주신 가방을 들고 사무실을 나왔다. 힘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바로 버스를 탔다. 시계를 보니 벌써 8시가 넘어가고있었고, 오전에도 비가 왔기 때문인지 주위는 빠르게 어두워지고있었다.
혼자 창밖만 멍하니 보고있으니 다시금 아까 들었던 말들이 귓가에 맴도는 듯 하다.
'성ㅇㅇ진짜 꼴 보기 싫었잖아. 꼬리치고 다니는거 재수없었는데. 잘 됐다.'
'존나, 싸가지없는 년이 남자 홀리는게 보통이 아니야. 재수없게.'
'난 정국이가 걔 뭐가 그렇게 좋다고 잘 해주는지 이해가 안간다니까, 진짜.'
한숨을 쉬며 역시나 연락 한 통 없는 핸드폰을 내려다보다 괜히 화가나 가방 안에 대충 쑤셔넣었다.
짜증나, 전정국.
잔뜩 원망하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내가 뭘 잘못한건지 고민하는 내 모습에 괜히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었다.
다시금 고여버린 눈물에도, 아까 그 여자들한테 지는 것 같아 빠르게 닦아냈다. 머리가 아파와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완전히 어두워진 밖에 불빛이 가득했고, 오피스텔 근처에 버스가 세워질 즈음에는 시간이 많이 지나 어둠만이 가득해져있었다.
시간이 그리 늦지 않았지만 주변은 어두웠고, 한숨을 쉰 나는 버스에 내려서도 천천히 걸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빨리 걸어 집으로 들어갈 힘이 없었다.
찌질한 내 자신은, 별 거 아닌 그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아 한참을 울었고, 몇 일동안 밥도 못 먹어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이럴 때는 전정국이 술 친구 해주면서 기분 풀어주고, 그랬는데.
괜히 또 떠오르는 전정국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몇 배는 더 축 처진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었다.
***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렀다.
집을 향해 걷기 시작한지 5분 쯤 되었을 때부터 갑자기 들리던 투박한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다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나를 계속 뒤쫓았다.
갑자기 몰려오는 공포감에 걸음을 빨리해도,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는 끊기지 않았고 집에 가까워지는 길을 일부러 피해 다른 길로 돌았다. 그러다가도 집에서 너무 멀어지는 것도 무서워져 집쪽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내 뒤의 사람은 다른 방향으로 빠지지 않고, 여전히 나를 쫓았다.
나랑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분명 빠져야 할 곳에서도, 번화가로 나가는 길목에서도 바뀌지 않고 나를 따라오는 발걸음에 입술을 짓이겼다. 밤길을 처음 걷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는 잘만 가던 길이 오늘따라 더 어둡고 무섭게 느껴졌다.
점점 떨리는 팔과 다리를 억지로 지탱해 걷는 속도를 가까쓰로 유지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 것 같아 숨을 가쁘게 쉬면서도 이를 악 물었다.
게다가 이런 내 상황에 두려움을 가중시키듯, 오전에 그쳤던 비까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앞을 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씩 내리는 비가 이토록 무서운 적도 없었다.
긴장감과 두려움에 떨리는 손을 가방에 넣어 아까 가방 안으로 던지듯 넣었던 핸드폰을 꺼내려했다.
깊숙히 들어간건지 제대로 잡히지 않는 핸드폰에, 아까 제 행동을 원망하며 눈물이 나올 것 같은걸 꾹 참았다. 여기서 울어버리면 진짜 내 뒤에 있는 사람에게 잡힐 것만 같아서, 눈물이 고이는데도,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는데도 티내지 못했다.
가방 안 여기저기를 뒤지다 드디어 잡힌 핸드폰을 급하게 꺼내들었다. 덜덜 떨리는 손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전정국의 번호를 눌렀다. 다른 사람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 주변에서 나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전정국 뿐이었으니.
내 자신이 이미 울고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로 귀에 핸드폰을 가져다댔다. 신호음 가는 시간이 1초, 2초 흐를수록 점점 다리가 후들거리는게 느껴졌다. 한계가 다가오는걸 내 자신이 인지하고있었다.
집 주변을 몇 바퀴째 도는 30분이 넘어가는 시간동안 남자는 나를 쫓고있었다.
금방이라도 끊길 것 같은 전화에 내 얼굴 위로 떨어지는게 눈물인지 비인지 모를 정도였고, 전정국의 목소리가 전화를 통해 들리기를 간절히 바라고있었다.
몇 번이 더 울려도 끊기지 않는 신호음에 진짜 끝인가, 하고 생각하던 그 순간, 귓가에 전정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아으... 진짜..."
"...목소리 왜 이래. 너 울어?"
"나, 나 무서워. 뒤에, 누가 막, 따라와, 흐으... 무서워, 무서워 정국아,"
"너 어디야."
"나 지금,"
...핸드폰이 꺼졌다.
한순간 어두워진 핸드폰 화면에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어딘지 말하지 않았는데 전정국이 나를 찾을 확률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 생각했다.
슬슬 내가 귀찮아진건지 내 뒤에있던 남자의 걸음이 나보다 빨라진 것이 느껴졌다. 이제 끝이구나. 몸에 힘이 눈에 띄게 빠진게 느껴졌다. 다리에도 힘이 풀려가기 직전이었다.
남자와 나 사이의 거리가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워지려는 순간
내 앞에 나타난 전정국의 모습은,
내가 그대로 주저앉게 만들버렸다.
"성ㅇㅇ. 성ㅇㅇ 나 봐. 괜찮아? 어?"
"흐으... 왜, 왜 이렇게 늦어어, 나, 무서워, 죽을, 죽을 것 같아, 정국아..."
"그러게 내가 늦게 다니지 말랬잖아. 일찍 다니랄 때 말 들으면 이런 일이 생겨? 이 따위로 사람 걱정시키면 그제야 만족해, 너는?!"
"......"
전정국이 나의 어깨를 잡아오고, 내 뒤에서 한참을 따라오던 그 사람은 전정국의 목소리를 듣고 가버린건지 집 앞에는 나와 전정국. 그리고 정문 앞에 떨어진 전정국의 우산 뿐이었다.
아무도 없는 그 상황에, 힘없는 내 몸을 억지로 지탱하는걸 모르는건지 전정국은 날 감싸주기는 커녕 호통을 쳤다. 아니, 어쩌면 짜증일지도 모를 그런 말들을 듣는 동안에도 그 품에 안기지도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아직도 가시지 않는 두려움과 공포에 몸을 떨고있으면, 전정국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 나를 안아왔다.
빗속에서 땅에 주저앉아있는, 다 젖어버린 내가 추하지도, 싫지도 않은지 어깨를 꽉 끌어안고 토닥인다.
"...화내서 미안해, 울지마. 뚝 하자. 응?"
"......"
"...일단 들어가자, 너 감기걸려."
나를 일으키려던 전정국은 곧 내가 제대로 걸을 수 없다는 걸 알아채고 나를 안아들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와중에, 전정국은 바닥에 버려지듯 내팽개쳐진 제 우산을 챙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바로 오피스텔 안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소파에 앉힌 전정국은 방에서 큰 수건을 들고나와 내 몸에 두르고는 아직도 몸을 덜덜 떨며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나를 제 품에 감싸안았다.
그제야 안심이 됐다.
전정국이 다시 내 앞에 있다는 사실, 방금 전 상황에서 빠져나왔다는 안도감.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섞여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울지않으려 다짐했던 그 짧은 순간을 무색하게 만들려는 듯 내 등을 천천히 토닥이며 다른 손으로 다 젖어버린 머리를 쓰다듬는 전정국에 의해 눈물이 흘렀다.
안심하라며 달래는데 오히려 더 울어버리는 나에 당황한건지 급하게 제 손을 내 볼에 올려 눈물을 닦아낸다. 그리고는 아직도 작게 떨리는 내 손을 깍지껴 잡는다.
"성ㅇㅇ, 뚝 해, 얼른. 응?"
"......"
"...울지마. 나 아직도 네가 울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진짜."
"......"
"그러니까 울지마. 나 여기 있을게."
***
사내 로맨스는 아찔하다.
W. 봄처녀
"여기 있는다며."
"아니, 그게 그런 의미가 아니라...내일 회사도 가는데."
"...아까는 같이 있어준다면서."
"......"
"나 무서워, 재워줘... 응?"
정국이 머리아프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제 팔을 잡은 ㅇㅇ를 내려다봤다.
아까 일이 있고나서 많이 무서웠던건지, 집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불안한 듯 젖은 채로 몸을 떨며 떨어지기 싫다는 듯 제 품에 안겨 허리만 끌어안고있던 그녀를 달래고 달래 샤워실로 들여보낸 정국이었다.
그대로 있으면 보나마나 감기에 걸려 몇 일은 골골댈게 뻔한데, 그걸 가만히 두고볼 그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겨우 씻고 나와서도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ㅇㅇ에 정국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나오면 바로 집으로 가려 했는데, 이렇게 안겨오는걸 보면 아무래도 저를 집에 보낼 생각이 없는게 확실했기 때문이다.
정국은 ㅇㅇ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요즘 회사에서 그녀에 대해 도는 소문을 이미 몇 일 전에 들었다. 그리고, 그게 오늘 그녀의 귀에 들어갈거라는 것도 어느정도는 예상했었다.
제 사수인 효진이 저와 그녀의 사이에 대해 말하고다니는걸 눈치챘으니까.
효진의 입에서 소문이 들리는 순간, 그게 기획팀까지 흘러들어가는건 단연 시간문제였다.
그 소문을 들으면 어떨지 뻔히 예상되는 ㅇㅇ의 반응을 알기에, 정국은 그녀의 집 앞에서 ㅇㅇ가 오기를 한참을 기다렸었다. 야근 끝날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보이지 않는 ㅇㅇ의 모습에 불안해질 때 쯤 울리는 전화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평소같으면 그냥 받았을 전화를 몇 일 서로 모른 척 하고 지내 어색했다는 이유로 피할까, 고민했다.
집 앞에 벌써 와 있으면서도 입술만 잘근거리던 그는 결국 전화를 받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정국은, 얼마 가지 않아 들고있던 우산을 그대로 놓아버린 채 ㅇㅇ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ㅇㅇ를 발견한 후 정국을 덮친건 긴장을 해소시킨 안도감, 그녀를 향한 안타까움, 그 외 다른 모든 감정이 아닌, '화' 였다. 왜
제가 없는 곳에서 이런 일을 당하는건지. 왜 혼자 해결하려 들다 이 지경이 되어서야 전화했는지. 평소 앞뒤 안가리고 지르는 성격을 ㅇㅇ의 앞에서만은 꾹 참았던 그는, 제가 그녀때문에 어디까지 화를 낼 수 있는지 깨달았다.
정국은 제 머릿속에 떠다니는 상황을 억지로 정리하고 다시금 ㅇㅇ와 눈을 마주쳤다.
상처를 잔뜩 안은 고양이마냥 저를 올려다보는 그녀에 정국은 이 게임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노트북은 다행히 회사에 두고 왔으니, 여기서 자도 내일 업무에 지장이 있는건 아니었다. 한숨을 다시 한 번 푹 내쉰 그는 결국 그녀를 소파에 앉히고 방금 씻고나와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
"...그럼 나 씻고 올테니까, 얌전히 머리 말리고 있어. 나왔는데 머리 젖어있으면 안 자고가."
"치..."
"싫으면 나 가고."
"아, 아니야. 있어. 머리 말릴게."
머리말리기 귀찮다는 감정보다, 저를 따라오던 그 남자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ㅇㅇ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가도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그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정국은 자연스레 제 옷가지들을 챙겨들어 샤워실로 들어갔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ㅇ##ㅇ도 한숨을 쉬며 드라이기를 켜 머리를 말렸고, 곧 머리를 털며 샤워실에서 나온 정국이 그 모습을 보며 아빠미소를 지었다.
저렇게 맨날 틱틱대면서도 가끔가다 어린 애같이 굴며 제게 징징대는 그녀가 귀여웠다.
마침 머리를 다 말린건지 뒤를 돌아보는 ㅇㅇ에 정국이 제가 갖고있던 수건을 대충 소파에 걸어두고는 그녀를 끌고 침실로 들어갔다.
정국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이러지말자. 무서워하는 애를 데리고 내가 지금... 정국의 머릿속은, 자연스레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쓴 채 제게 누우라며 손짓하는 사람에 의해 다시금 어지럽혀졌다.
"...굳이 안아줘야하냐?"
"무섭다고 몇 번 말해. ...됐어, 저리 가."
"알았다, 알았어. 이리 와."
정국은 어쩔 수 없다는 듯 ㅇㅇ를 품에 안았다.
괜히 빠르게 뛰는 제 심장소리가 가까이 있는 그녀에게 들릴까 불안한 표정을 짓던 정국이 갑자기 저를 올려다보는 ㅇㅇ에 바로 제 표정을 바꾸었다.
...왜 그렇게 봐.
정국이 저를 빤히 쳐다보며 뭐라 말도 안하고 입술을 꾹 닫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하자, ㅇㅇ는 기다렸다는 듯 퉁명스러운 말투로, 까칠하게 말한다.
"...너 미워서."
"왜 또. 안고있잖아, 지금."
"몰라, 너 진짜 미워. 못됐어 전정국."
무턱대고 밉다고 말하는 ㅇㅇ에 정국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가 그제야 그녀에게 오늘 있었을 일이 떠올라, 아무렇지 않은 척, 별 일 아니라는 듯 무심한 말투로 대답한다.
"다른 사람들 하는 말 신경쓰지마.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는 소리잖아, 다들."
"...알고있었어?"
"내가 너에 대해서 모르는게 있냐. 그리고, 너는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이라도 해야할 거 아냐. 왜 바보같이 혼자 참고있냐?"
"먼저 쌩까고 다닌게 누군데."
"...야, 그건,"
"그건 뭐! 핑계 댈게 있기나 하냐? 뭐가 문제냐고 물어봐도 말도 안해줬으면서. 이제와서 할 말이 있나보지?"
제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밀어붙이며 억울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는 ㅇㅇ에, 정국은 정곡을 찔린 듯 한참을 대답하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다 봐봐, 또 눈 피하네. 하며 그럴 줄 알았다는 말투로 말해오자 결국 다시 그녀를 내려다봤다.
"...다 그럴 이유가 있었어, 이 참을성 없는 가시나야."
"몰라, 그 놈의 이유 관심없고. 앞으로도 이러면 진짜 밥도 안먹고 밤 늦게 다니다가 확 납치당해서 없어져버릴거야."
"가시나 진짜 뒤질라고. 니 진짜 내 손에 죽고싶으면 한번 마음대로 해 봐라."
"...뭔 말도 못하겠네, 무서워서."
정색을 하고 무표정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정국에, ㅇㅇ는 그 새 풀이 죽어 입을 닫았다. 그런 ㅇㅇ의 모습에 한숨을 내쉰 정국이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말한다.
"나도 내가 이상한거 아는데, 이건 진짜 네 잘못이야."
"뭐가 또 내 잘못이야."
"네 기억력이 이것 밖에 안되는 걸 탓하라는 소리지."
"...나 뭔 짓 했어? 뭔 소리야, 사람 불안하게."
"처음에는 네가 기억 못 하는게 짜증나고 화났는데, 이젠 대체 언제 기억해줄까- 궁금해서 말해주기 싫다."
정국의 말에 ㅇㅇ가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아, 뭔데! 하고 짜증 가득한 말을 내뱉으며 저를 노려보는 그녀에게 이불을 올려덮어주고 제 다리를 올려 그녀의 허리에 감았다. 자자, 내일 회사가야지? 어린 애를 달래듯 하는 말에도 무겁다며 짜증을 내던 ㅇㅇ는 한참을 더 투덜거리다가도 피곤했는지 금방 정국의 넓은 품에서 잠에 들었다.
한 두번 안아 재우는 것도 아니고, 대학 때도 엠티나 술파티에 가면 늘 제 집으로 데려가 재우던게 일이었는데도 늘 정국은 다음 날 강의를 졸면서 듣곤 했다.
ㅇㅇ의 머리를 쓰다듬던 정국은 추운건지 조금 더 제 쪽으로 붙어오는 그녀의 허리에 조심스럽게 팔을 감아 끌어안았다.
이 것도 어차피 기억 못하겠지,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쉰 정국은 ㅇㅇ를 안은지 5분만에, 잠에 드는걸 포기해버렸다.
[민 팀장님]
성 사원
집에 잘 들어갔습니까?
아까 좀 힘들어보여서 걱정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허공만 보던 정국은, ㅇㅇ의 핸드폰에 줄줄이 뜨는 미리보기 메시지에 잔뜩 인상을 찡그린다. 뭐고, 이 머시마는.
밝은 핸드폰 밝기를 가장 아래로 쭉 밀어낸 정국이 눈을 가늘게 뜨고 카톡 내용을 다시한번 살피고, '민 팀장님' 이라는 글자에 표정이 확 굳어진다.
"아이, 그래 걱정되면 데려다주면 될거아이가. 팀장이 생각이 없노..."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보며 중얼거리던 정국이 자고있는 ㅇㅇ의 눈치를 슬쩍 보고는 핸드폰 잠금을 풀어내고 카톡에 들어갔다.
...이 가시나 카톡 비번이 뭐더라.
머리를 긁적이던 정국이 대학 때부터 ㅇㅇ가 썼던 비밀번호를 금방 기억해내곤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한 번에 비밀번호를 풀어낸 정국이 윤기의 채팅방을 꾹 눌러 '나가기'를 클릭하고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 홀드를 걸어 내려놨다.
ㅇㅇ를 다시 찾았다는 행복감이 정국을 덮쳐, 그를 미소짓게 했다.
***봄처녀의 암호닉***
(Ctrl+F를 이용하시면 빠르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구름/총총총/꾹봄/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단미/멜팅지민/참치미/살구잼/우럭/새벽밤/효우/명탐정코코/민팀장/스노우볼/입틀막/헬라임/요랑이/민트/뚱이/인생꾹팅/굥기굥디/예민/띠리띠리/죠죠바/유메/부들부들/정전국/마망고/윤기와 산체/푸롱리/옮/슙슙슈룹슙/할라/0519/짜인/슈가라떼/커피향여우/물망초/밍뿌/정꾸기냥/융기야/유니/제티♡/까까/파송송/아망떼/전정구가/쿠쿠밥솥/호두마루/솔트말고슈가/애플릭/자몽쿠키/와조스키/슈멬이/유자청/너랑나/쇼나이슝/빨주노초파남보라/골드빈/꾼고구마/방소/나스/자몽몽몽몽/만두짱/가내수공업/나연/봄봄/뉸뉴냔냐냔☆/그뉵쿠키/자몽주스♡/뀨뀨/가온/민군주슈가/신속히/오빠미낭낭/민윤기다리털/파란/겁남이/우리집엔신라면/커몬요/도메인/또또/슈퍼침침/포뇨포뇨/롱롱/푸늘/원형/흰색/베네/나의별/류아/nameless/열꽃/쥴라이/또또/덕희/낑챠/니나노/ㅇㅅㅇ/베릴/다름/버뚜/라온하제/1122/테형이/전정국 극성맘/%%%%%/도레미미/정글벙글/민트초코치약맛/다우니/빠밤/늉늉/탱수니/얄루얄루/가자미진/060909/청보리청/찌찌발/슈가맨/딘시/황토색/트리플엑스/정꾸요미/맴매때찌/카라멜모카/지민이바보♡/은갈칰/붕어/0309/우리사이고멘나사이/슈팅가드/꿀떡맛탕/♡이마♡/찜꽁♡/비데/포로링/의율/회전초밥/슙슈/유리구슬/임세명/윤기네설탕/종구부인/초록보꾸/소다/복숭아침침/금사과/eeggg/뷔뷔빅/윤기와윤리/찜니손단풍잎손/말자킹/쿠우쿠우/망무망무/♡3♡/쓴다/라일락/망개떠억/로때리아/지민이랑/무네큥/뻑쮸/꾸기꾸기/맙소사/퐁퐁/민꾸꾸/꾸루루루룩/넬오라인/비눗방울/슈비두밥/팬케이크/란덕손/포스틱/민군주♡/공대생/또또/뷔켜/에그/꿈틀/하리보/삼다수/423/뎡이/#침쁘#/자쓰/우니까면사살/쿠쿠/충전기/내마음의전정쿠키/장작/크림치즈/입술사이/다소니/미역/슥찌햄찌/다홍/북끄곰/chouchou/뿌빠빠/태태마망/♡틸다♡/원더링/망개에이드/슈프림/계주소년단/이요니용송/디보이/호어니/바비/지호/디바인/연필/재간둥이/푸른달/자몽선키스트/라마/슙큥/호비호비/AD/미자탈출/가위바위보/두뷔두뷔둡/365/고답이/우리 정국이/깻잎사랑/뷔밀병기/취해쏘/유자차/주222/랩런볼/윤듀/뀰/삐요/꾸꿍/영샤/쿠키앤크림/990419/나비야/고구마/뜌/강여우/종이심장/윤기모찌/빠나나아/녹차라떼/고룡/쿄쿄S/하트콧구멍/디지몬정국/오허니/아말카/나닛/숩숩이/흰구름/달님/짐니꾸
***
봄처녀 복귀했습니다!
세상에 마상에나 분량조절 대실패!
이번 화에서 영혼이 털린 관계로 :(
다음 편은 조금 짧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