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의사 김남준 선생님이 보고싶어서 쓰는 썰. 너탄은 술만 먹으면 다음날 꼭 몸에 멍자국이 하나씩 생기는데, 그게 왜그런 거냐면 술주정이 겁나 뛰다가 넘어지는 거라 그럼. 또 술먹고 계단만 타면 그렇게 발목을 삐는데 발목은 한번 다치면 조금만 헛디뎌도 쉽게 나가는 통에 스레기 발목이 다 되었음. 그날도 전날 술먹고 그냥 디비자서 머리는 까치집이고 비몽사몽한 상태로 일어나겠지. 목이 빠짝빠짝 말라서 물마시러 나가려고 침대 밖으로 발을 디뎠는데 너무 아파서 죽겠음. 안되겠다 싶어서 동네 정형외과에 갈 결심을 하는데 그 정형외과 의사쌤이 김남준임.
아파서 표정 안좋은 상태로 딱 진료실 들어갔는데 이렇게 생긴 의사쌤이 차트보면서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어요? 하고 물어봄. 너탄은 의사쌤 얼굴 보자마자 아픈 발목 잊어버릴 정도로 머리가 굳어버렸음. 왜냐면 의사쌤이 너무나도 대박적으로 멋있었기 때무네...머야...겁나 잘생겼어...하고 멍때리겠지. 김남준쌤은 환자가 아픈곳도 안말해주고 멍만 때리니까 씩 웃고 다시 물어봄.
“김탄소 환자분, 어디가 안좋으신지 알려주셔야 제가 진료를 해드리는데...”
그럼 그제서야 정신줄을 잡은 너탄이 아, 하면서 아픈곳 말해주겠지. 아 발목이 아파서요. 삔것 같아요. 하고. 그럼 남준쌤은 한번 볼께요. 하고 너 발목을 진찰하겠지. 딱봐도 발목이 부어있으니까 언제부터 이랬어요? 물어보면 너탄은 어...어제 삔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까 너무 아파서 왔어요. 할꺼다. 그럼 남준쌤은 너탄 발목 만져보고 이렇게 하면 아파요? 이렇게 하면요? 하고 물어볼꺼다. 남준쌤은 너탄 발목에 시선고정 한 채로 열심히 진찰하는데, 너탄은 자기 발목 아프던 말던 신경도 안쓰이고 남준쌤만 계속 쳐다보고 있겠지. 남준쌤은 너탄이 자기만 보고있는거 모를정도로 열심히 진찰하다가 분명 이렇게 누르면 아플텐데 또 환자가 말이 없으니까 이상해서 너탄보려고 고개를 들겠지. 그럼 눈이 공중에서 마주치겠다. 너탄은 자기가 계속 남준쌤만 보던걸 들켜버리니까 부끄러워서 동공지진만 시전하고있으면 남준쌤이 그게 귀여워서 또 웃어버리겠다.
남준쌤이 갑자기 웃으니까 너탄은 더 당황하겠지. 그래서 어버버거리면서 암말도 못하는데 남준쌤이 너탄 얼굴 한번 쓱 쳐다보고 웃는 얼굴로 차팅하면서 “어쩌다 다치신 거에요?”하고 물어볼꺼야. 그럼 너탄은 아, 제가 술만 마시면 자꾸 넘어져가지구...계단에서 접질렀어여...하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하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막 챙피하고 그러겠지. 아씨...잘생긴 의사쌤 앞에서 이게 무슨 창피람...하면서. 그럼 남준쌤은 “술먹고 넘어지는거 조심해야 하는데...그거 되게 위험하거든요. ”하고 말해줄것 같다. 그럼 너탄은 또 설레서 멍때릴 것이다. 그리고 엑스레이도 찍을거야. 남준쌤이 이렇게 말하겠지. 자기가 보기에는 인대가 늘어난 것 같은데, 발목이 워낙 정교한 곳이라 뼈도 다쳤을 수 있다고, 그러니까 엑스레이도 한번 찍어보자고. 남준쌤이 권하는데 안찍을 수가 있음? 엑스레이 찍어야지 뭐. 그럼 옆방 방사선실 가셔서 엑스레이 찍고 오세요. 할 것이다. 근데 옆방 방사선사가 민윤기쌤. 투비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