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싶어"
"뭘"
[세븐틴/권순영] 말하고 싶어 - 300일 이벤트 with 햄찡이
w.뿌존뿌존
"오빠, 이거......."
"미안, 오빠가 지금 이동 수업이라서, 미안"
자 세보자.
음......하나, 둘, 셋.
그래, 지금 나는 정확히 17번 차였다.
나쁜 새끼, 좀 한번 받아주면 어디 덧나나?
그래 최승철. 잘 가라. 가다가 엎어져서 확 코나 깨졌으면.
".............아!"
"오빠..............!"
-
"그래서, 지금 그 새끼 보건실 데려다 주느라 우리를 식당 앞에다 20분 동안 세워놨다,
그 말인거야?"
"그 새끼라니..! 말 조심해라;"
"야, 솔직히 덕후 짓도 선이 있지. 니 때문에 우리가 왜 피해입어야 되냐?"
"야, 이지훈 말 예쁘게 해"
"아 씨발 오늘 돈가스였다고..!"
씨-발, 개같은 새끼들.
고작 돈가스 하나 때문에 나를 식당 앞에서 정확히 10분째 쪽 주고 있다.
따박따박 내가 잘못한걸 짚어가며 욕하는 이지훈,
옆에서 말 예쁘게 하라며 말리는 부승관,
문에 기대서 팔짱 끼고 흘겨보는 권순영.
니네 다 개새끼야. 알지?
"야야, 됐어. 김세봉, 이지훈이 괜히 히스테리 부리는거야, 알잖아?
오빠가 초코빵 사줄게 매점가자."
"씨, 됐어! 나도 뭐 그러고 싶어서 그랬냐?
너 진짜 나쁘다. 좋아하는게 뭐 어때서!"
"야, 그정도 차였으면 그만하는게 정상이야;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생각을 못 하면 눈치라도 있던가"
"야, 넌 진짜.....!"
"...........씨..좆 같네"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버렸다.
씨, 부승관이 매점 가잘 때 갈걸.
가만히 있던 권순영이 욕하면서 반으로 올라가버렸다.
아, 권순영 화나면 무서운데.
씨, 이건 다 이지훈 새끼 때문이야.
평생 돈가스나 먹으라지.
-
"야, 그래서 어쩔거야"
"뭐-"
"니 권순영이랑 하교 같이하잖아"
"아 몰라 오늘 혼자 할거야"
"미친 새끼, 니네 집 가는 길 위험해서 안돼"
"뭔 상관이야 니가"
"진짜.....말 좀 이쁘게 해, 그러니까 권순영이 화나지"
"걔는 진짜 못 됐어. 맘에 안 드는게 있으면 얘기를 해야할거 아냐.
갑자기 욕하면서 지네 반으로 홀라당 가버리면 내가 어떡해"
"좀있다가 종례하고 야자실 갈때 권순영한테 말 걸어봐"
"싫어, 보건실 가봐야돼"
"왜, 그 새끼 때문에?"
"너까지 그 새끼라고 하냐;"
"야, 이지훈 말이 맞아. 받아줄거면 벌써 받아줬다.
그리고 그 선배 소문 안 좋은거 알잖아"
"......됐어, 쌤 오신다. 니 자리 가"
".....권순영 한테 말 걸어"
"........."
부승관 쟤까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치, 너는 내 편인줄 알았는데.
권순영이 그렇게 제 반으로 올라가버리고,
이지훈도 차갑게 날 흘겨보곤 총총 거리며 교실로 돌아가 버렸다.
치, 나도 이젠 모르겠다.
그 새끼들이 뭘 원하는건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종례 후, 야자실로 가기 위해 짐을 쌌다.
"야, 니 먹어"
"싫어. 권순영 주던가"
"아 좀, 권순영하고 이지훈 다 니 걱정하는거잖아"
"그럼 말 좀 예쁘게 하던가"
"너부터,"
"됐어, 나 오늘 니 자리에서 공부하면 안되냐?"
"자리 바꾼거 걸리면 성수쌤한테 뒤지는거 알잖아"
"내 옆자리 권순영이라고;"
"그건 니 일이야 저기 권순영있다 말 걸어"
"됐어, 보건실 가야돼. 빠이"
".............야!!"
씨, 될대로 되라지.
-
".........오빠?"
"......어 세봉아"
"오빠 좀 괜찮아요?"
"어"
자꾸만 왜 내 눈을 피할까,
"오빠, 나 오빠 진짜 좋아해요"
이젠 마지막이야. 더이상 구멍날 가슴도 없는걸
"어, 알아"
씨......
"근데 세봉아,"
자꾸 말 끝을 질질 끄는 오빠,
그래,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야 최승철~ 다쳤으면 다쳤다고 얘기를 해야지!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
그리고 들어오는 예쁜 여자 하나.
"...........오빠 여자친구예요?"
조용히 끄덕거리는 최승철의 고운 얼굴
그리고 와장창, 소리를 내며 무너져버리는 나.
-
보건실에서 그렇게 뛰쳐나왔다.
오빠한테 전하지 못한 초콜릿은 화장실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고
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아 엉엉 울었다.
씨, 폭염이라며. 왜 이렇게 춥게만 느껴지는걸까
"내가 그 새끼 아니라고 했지?"
조용히 읖조리는 낮은 목소리
그리고 내 앞에 걸터앉는 한 사람.
"성수 화났다 새꺄, 니 없어졌다고.
나랑 훈이랑 부승관 보고 니 찾아오래서 찾아다녔더니,
찌질하게 운동장 벤치에서 쳐 우냐? 찌질한 새끼"
"씨, 짜증나게 하지말고 꺼져라"
"참나, 어디갔나 했더니 그 새끼 병문안 다녀온거야?
너도 대단하다. 오늘로 18번째 차인거지?"
"씨발 닥치라고"
".........니 인생이 그렇지 뭐, 눈치는 더럽게 없어서.
야,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계속 툭툭 건드리면 깨져.
근데 넌..."
"뭐?"
"됐다, 좀 있다 부승관이 이쪽으로 올거야.
그럼 그냥 승관이 따라서 순순히 올라가라 저항하지 말고-"
"..........씨, 나 왜 안 데리고 가는데"
".........우는 애 달고 가면 가오가 안 살잖아."
그리고 다시 엉엉 울었다.
씨발, 저 새끼는 친구가 차였는데 말을 저렇게 밖에 못해?
-
정말 권순영의 말 처럼 곧 부승관이 날 찾으러 헉헉대며 뛰어왔고,
난 권순영의 말대로 순순히 부승관의 손에 이끌려 야자실로 걸어갔다.
"야, 권순영이 니 찾으러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아냐?
못 만났어?"
"만났어"
"근데 왜 니 혼자 있어"
"씨발 그 새끼가 나 달고가면 쪽팔린다고 니랑 같이 올라가래서"
"......................."
"그 새끼는 진짜,"
권순영과 처음 만난건 고 1때였다.
중학교 3년내내 같은 반이었던 승관이,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지훈이,
그리고 첫날부터 임시반장한 권순영.
그렇게 네명이서 우연히 같은 모둠을 하게 됬고,
지금의 관계까지 왔는데
요새 자꾸만 삐걱거린다.
이지훈은 뭐가 그리도 답답한지 나만 보면 욕을 해대고,
부승관은 그 사이에서 자꾸만 안절부절하고,
권순영은 자꾸 내 주위만 빙빙 맴돈다.
이게 다 내가 최승철을 좋아해서 일어난 일인걸까?
그렇지만 걔네가 왜, 무슨 이유로.
-
야자실에 앉아 권순영 눈치를 보며 고 1때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훌쩍 다가온 하교 시간.
그 동안 권순영은 내 쪽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서 과학 공부를 하고, 영어 듣기도 했다.
씨, 먼저 빨리 튀어야지
가방을 메고 후다닥 뛰어나가려는 그 순간.
내 가방끈을 잡아당기는 투박한 손길,
"그 새끼한테 가지마. 나랑 하교해"
비하인드 |
김세봉 좋아한지 세달,
"야, 김세봉 어디갔냐?"
"아-마 최승철?"
"..............."
"야, 어깨 펴라- 최승철 소문 안 좋은거 니도 알잖아, 금방 마음 접겠지"
김세봉 좋아한지 여섯달,
"야, 김세봉 야자한데?"
"응"
"자리 배정하는 썜 누구셔?"
"아마 성수 썜?"
"오키, 좀 있다 봐"
"ㅇㅇ"
김세봉 좋아한지 열두달,
"야 쑤뇨, 너 김세봉 좋아하는거 맞아?"
"어?"
"근데 왜 최승철한테 가게 내버려두냐, 머저리 같이"
"............."
김세봉 좋아한지 열다섯달,
"김세봉 왜 안 오냐;"
"걔ㅇㅇ"
"그 새끼?"
"ㅇㅇ"
"씨발"
-
"야, 이지훈. 솔직히 너 말 심했다"
"안 그러면 걔는 정신을 못 차려"
"야"
"참나, 김세봉 명예 소방관 아니랄까봐;;"
"닥쳐라"
"너 집에 갈떄 걔 잘 챙겨라, 걔 분명히 먼저 도주할걸?"
"................"
"왜 그런 눈으로 봐 징그럽게"
".......말하고 싶어"
"뭘"
"그냥 그런게 있어"
-
"야, 김세봉 그쪽에 없어?"
"있어"
"근데 왜 안데리고 와"
"부승관이 가겠지"
".......뭔데"
"애 울어"
"운다고? 너때문에?"
"아니 최승철 때문에 근데 말 심하게 했어. 내가. 그래서 더 울어"
"왜! 진짜 미친 새끼 아냐 이거"
"그 새끼떄문에 우는거 싫어. 차라리 나 때문이라고 생각할래"
"돌았다, 너 돌았어"
"......사실 어떻게 달래야되는지 모르겠어. 나 아직 준비가 안 됬는데"
"......같이 집에 갈거야?"
"........."
"말하고 싶다며, 말해. 좋아한다고"
"뭐?"
"잡으라고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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