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고르는데도 몇분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제가 글쓸때마다 틀어놓는 노래!
싸가지 없는 대학 후배 전정국 X 시각장애 너탄 10
"태형아,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밤새 추운공기가 자취 방을 웃돌았는지, 볼이 발그레 해진채 은근히 따끈한 미열을 풍겨대는 김탄소가 우물쭈물 말을 내뱉는다.
붉고 작은 입술을 오물오물, 말을 할까말까 고민하는태도가 듣는이의 입장에선 꽤나 답답할 듯 싶었지만.
시시각각 제 감정의 추이가 표정으로 여실히 드러나는 탄소 이기에 그 기다림이 태형은 오히려 즐겁게만 느껴졌다.
김태형은 생각한다, 죽어도 이런모습, 전정국은 모르겠지.
이런 태도엔 항상 짜증으로 일관하던 그였으니. 모르는게 당연하다는 말이 더 들어맞겠지.
알고싶어해도 알려주지 않을생각이다. 이 보석같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건 죄악이 아닐까.
태형이 그 반짝이는, 묘하게 초점을 잃어 몽환적이게 까지 느껴지는 눈을 바라보면서.
"응 이야기 해봐요."
하곤 탄소의 옷깃을 살살 여며준다. 감각에 대한 반응을 그대로 입밖으로 꺼내길 좋아하는 탓인지, 유난히 목주변이 답답한 옷을 싫어하는 탄소를 알기에 그저 바람만 들어오지 못하는 정도로 그렇게 옷을 여민다.
김태형 저도 서울 좀 살았다고 묘하게 표준어가 섞인 말투에 스스로가 어색하고 쑥스러워 괜히 제 동그란 뒷통수를 슥슥 거칠게 쓸어내린다.
그러면서 말을 꺼내려는 탄소의 입술에선 눈을 떼질 못하는게, 딱보아하니 김탄소 한정 바보 딱 그꼴이다.
"정국이, 이제 그만 욕심내려고.."
옷깃을 여며주던 손이 갈피를 못잡곤 못주변을 서성이다 이내 그만 손을 내린다.
정국에게 품은 그 순수하고 어린 감정이, 욕심이라 말한다, 누구는 다가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멍청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눈앞에서 옷깃만 여며주는데,
그 순수함으로, 누군가를 가슴에 품고 그렇게 아파하는게 욕심이라고 김탄소가 말한다.
그거 욕심 아닌데, 전정국 그새끼가 복에 겨워가지고는 그렇게 멍청하게 구는건데,
그걸 이해시키기가 어려울것 같아 그냥 김태형은 목까지 올라오는 말들을 꾹꾹 눌러댄다.
대답이 없는 태형의 반응에 눈치를 보다간, 또 입을 오물댄다.
오늘따라 눈치가 없는 그 입을 한대 톡! 하고 때려줄까 싶기도 한데,
이리보고 저리봐도, 때릴 곳이 없는 그 예쁜 모습에 김태형이 그냥 웃는다. 속은 있는대로 썩이면서 또 하루종일 제가 웃는 이유 또한 김탄소라니,
"으응.. 정국이가 내가 많이 불편한가 봐, "
김탄소가 끝까지 미련한 짓을 한다 이렇게나 자기애가 없다,
제가 힘들고 지친게 아니라, 그저 정국이 절 미워하게 될까봐, 저를 더 피하게 될까봐 그게 두려워 마음을 숨기겠단다.
더 듣자니 열만 채이겠다, 홧병이 날것만 같아 그래 맘대로 해라 하는 마음으로 귀에 이어폰을 꼽는다.
한가로운 초겨울, 캠퍼스를 거니는 김태형과 김탄소 사이. 태형의 귀로 흘러들어가는 잔잔한 노래로 인해 대화가 단절된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흘러나오는 노래들 덕에 탄소의 말을 들을 수 없는 태형에게 계속해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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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뭐처럼 수강신청에 실패해 듣게된 교양과목 교수가 화끈하게도, "오늘 수업은 5분내로 끝내겠다!" 큰소리를 치곤, 기적처럼 그 일을 이뤄낸 것에 큰 존경을 표하며 건물을 나오던 길이었다.
멀리서 아니나 다를까, 붙어있는 김태형과 김탄소의 모습에 잠시 길을 돌아갈까 싶기도 한데,
또 오늘은 묘하게 분위기가 다른 둘 때문인지 쉽게 발을 뗄 수가 없다.
김태형은 귀에 꼽은 이어폰을 빼낼 생각이 없는건지, 그저 흥얼흥얼 거리며 걷는다, 매일 보일듯말듯한 배려로 탄소앞에선 딴짓을 한적이 없던 김태형에게서 처음으로 보는 의외의 모습이었다.
그런 김태형의 옆에서 꾸준히 말을 걸어대는건 김탄소였다. 김태형이 이어폰을 꼽았단걸 아는지 모르는지 끊임없이 조잘거리는데, 그 걸음이 묘하게 성급해 금방이라도 넘어질것 같은 행세에 절로 발걸음이 다가가 지는걸 간신히 붙잡는다.
"태형아... 태형아?"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소리끝엔 으레 태형이 맞장구를 쳐주기 일상이었는데, 오늘따라 조용한 반응에 의아함이 느껴져 그렇게 태형을 불러댄다.
화가 나서 가버린걸까, 제 답답한 태도가 착한 태형이 마저 화나게 만들었나, 울컥울컥 차오르는 불안감에 발걸음을 멈추곤 입을 달싹인다.
태형이가 이미 가버렸다면, 홀로 서서 태형을 부르는 꼴이 퍽이나 웃길거다. 아직 김탄소는 자신이 시각장애인이기에, 쏠리는 많은이의 시선을 감당하기엔 속이 많이 어렸다.
탄소가 갑자기 멈춰선 탓에 태형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태형의 눈앞에 한눈에 봐도 높아보이는, 기껏해야 계단 한개높이 정도지만, 보도블럭이 보이자 마자 탄소가 넘어질까 싶어.
"누나 여기 조심," 하며 뒤를 돌아본다.
화가 나는 마음에 이어폰을 귀에 꼽긴 했다만, 그래도 습관처럼 탄소를 배려하는 제 모습이 우스웠다.
그런 제 뒤엔 무슨일인지 모르게 인상을 한없이 구긴 전정국이 제 눈앞에 서있다.
"씨발 사람이 말을하는데,"
그렇게 정국이 태형의 귓속에 박혀있던 이어폰을 신경질 적으로 빼내어 시야에서 비켜서면,
제 뒤에 있어야할 김탄소가 언제부터 그랬던건지, 서러운 눈물을 뚝뚝흘리면서, 그렇게 처량히 서있다.
멀리서도 그 당황한 표정이 읽히는것 같아 태형이 뒤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냥 한순간, 듣기싫은 말을 듣지 않으려 했던 그 행위가 탄소에게 전해줬을 공포감을 짐작해보기가 무서울정도였다.
"누나...미안.."
"어.. 어디갔었어?"
"계속 옆에 있었어, 노래듣느라."
노래듣느라 못들었어, 그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그저 옆에서 함께 걷고 있었단 사실에 안심이 된건지, 그냥 희미하게 웃어보이는 탄소였다.
멀리서 눈물 범벅이 되어서는 그렇게 울고만있는 탄소를 보는게 왜그리도 화가 났던건지, 정국이 이해할 수 없는 제 태도를 자책하며 그렇게 캠퍼스를 빠져 나간다.
태형이 한참을 미안하다 말하며 소매로 벅벅 눈물을 닦아대는 김탄소의 팔목을 잡아 아래로 내리곤, 눈가를 꾹꾹누르며 눈물을 훔쳐준다.
"누나, 내앞에서 전정국이야기 하지마요."
"응.. 미안 미안해.. 화내지마."
"화난거 아니야, 그냥 서운해서 그래.. 내가 미안해."
제 치졸한 감정에 피해를 본 김탄소에게 미안한 감정이 울컥울컥 차올라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태형이었다.
탄소의 눈가를 꾸욱꾸욱 눌러 닦던 축축한 손으로, 그대로 제 눈가를 꾸욱 눌러댄다.
그제서야 마음이 좀 진정된다. 탄소의 빨개진 손을 잡아 끌면서, 태형은 복잡한 감정을 억누른다.
정국이 저에게나, 탄소에게 괜한 심술을 부리는 그 원인을 조금 알 것도 같은데,
그 순수하고 여린 감정을 김탄소 자신이 포기하겠다니. 말릴 생각은 없었다.
그저, 전정국 새끼. 쌤통이다 싶어 그냥 놓아두기로 한다.
바보들이 삽질을 쌍으로 해대겠다는데, 제가 나서서 도울 필요는 없겠지.
태형은 멀어지는 정국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휴 저 병신새끼 하곤 읊조린다, 아까 울컥하고 차오른 눈물로 인해 발갛게 충혈된 눈을 하고선
태형이 그렇게 말한다.
둘사이에서, 옆에있어서는 안될 사람을 옆에두고, 가져서는 안될 감정을 가져, 더 괴로운 자신의 안위는 잠시 묻어두기로 한다.
그래야 제가 살 수 있을것같아서.
태형은 그냥 그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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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왔지요..? 죄송합니다ㅠㅠ
중요한 시험도 치루고 왔고, 이래저래 다녀올 곳이 많아서 일주일동안 글잡에 들어오질 못했네요,
혹시나..기다리신 분이 있을까봐 이렇게 사과드립니다.
태풍에 피해는 많이 없으셨는지요, 저희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어요..
마당에 아부지가 딸내미처럼 키우던 사과나무가 쓰러지는 바람에 슬픈 하루를 보냈어요...
도로에 빗물이 넘쳐서 위험하기도 했구요..
그래도 오후엔 거짓말처럼 맑다못해 더운날씨가 이어져서 다행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