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대학 후배 전정국 X 시각장애 너탄 12
네, 결국 제목을 줄여보려는 작가의 개수작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합시다!ㅋㅋㅋㅋㅋㅋㅋ
독자님들도 사랑해요.
하트 한잔 받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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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과의 신경전 끝에 김탄소를 데리곤 캠퍼스 근처의 카페에 자리했다.
아까부터 씨근덕 거리던 김태형은 결국엔 자기 파트너도 확인해 보지 못한채 정국의 뒷꽁무니를 쫓아 카페로 따라들어온다,
정국이 카페의 구도에 익숙치 않은 탄소를 끌어다 창가자리에 앉혀 놓고는,
제딴엔 배려랍시고 무얼 먹겠냐고 물어보는데, 저 잘난맛에 사는 정국인지라, 또 그 말투가 그닥 곱게 나가질 못한다.
"뭐먹을래."
"여기가 카펜지 식당인지 먼저 누나한테 알려줘야지 새끼야."
김태형이 정국에게 가자미 눈을 뜨며 쏘아붙이는데, 옆에있던 김탄소 표정이 또 그닥 좋아보이지 않아, 도로 자리에 주저앉고 보는 정국이었다.
오물오물 입술이 뭔가를 말할듯 말듯, 그리 애를 태운다. 추운 날씨탓에 은근히 붉은기가 올라온 볼따구가 입술이 오물거리는 모양을 따라 부지런히도 움직인다.
그 귀여운 모양새에 김태형이 입을 틀어막곤 큭큭거린다.
정국도 은근히 시선이 쏠리는 그 앙증맞은 광경에 괜히 헛기침을 큼큼, 하다간 정신을 차린다.
"나 녹차맛나는거, 마실거 먹을래."
뭐가맘에 안드는지, 입술을 삐죽삐죽 거리면서 앉아있던 김탄소가 뱉어낸 말이었다.
여기가 카페인건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하게도 마실걸 고른 탄소가 신기해 의아한 눈을 하고는.
정국이 메뉴판을 뒤적이다 다시 일어선다.
겨우, 테이블 몇발자국을 벗어났을 때 였나,
"아!!! 악!!! 누나야!!!"
잔뜩 심술이 찬 얼굴로 씨근덕거리던 탄소가 근처에 앉아있던 태형의 얼굴을 더듬거리더니, 그대로 코를 쥐어 잡았다,
진짜 장난아니고, 엄청 쎄게.
"나 애 아니야! 나도 볼 수 있어. 니가 여기 카페 눈으로 보는만큼, 나도 귀로도 보고 발로도 볼 수 있어."
그런 탄소의 모습이 심술부리는 꼬맹이 같아서, 정국은 그 모습을 그냥 내려다 본다.
자꾸만 애기 취급을 해대는 김태형이 퍽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코를 한차례 쥐어 뜯고도 분이 안풀리는지, 양 주먹을 꽉 쥐고는 파르르 떨어대며
허공에 대고 말한다, 원체 목소리가 크지 않은 편이라 시선이 쏠리진 않았지만, 탄소의 씨근덕 대는 모습은 처음보는 정국인지라 그 모습이 낯설어선 자리를 멈춘 채로 탄소를 내려다 본다.
대충 짐작이 갔다.
시각장애인들은 '본다'는 개념이 참으로 넓어서, 길을 걸을땐 신발 밑창에 닿이는 길의 촉감으로, 또 청각으로 주위를 파악한다고들 하는데,
그걸 모르는 김태형이 자꾸만 저를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 애 취급을 하니 기분이 상했나보다.
정국은 그냥 못본 척 해주기로 했다. 은근히 약이올라 씨근덕거리는 김탄소의 표정이 잔뜩 심술난 7살 아이의 모습같아서 퍽이나 귀엽단 생각이 든것도 그냥 모른척,
그러기로 한다.
정국이 그 광경에 '쌤통이다 김태형' 싶어 웃다가, 메뉴를 주문하러 계산대로 향한다.
일부러 김태형 메뉴는 에스프레소를 시켰다. 그냥 오늘은 쓴맛좀 봐라 싶어서.
"전정국 개새끼야."
예상 대로 반응이 격한 김태형의 웃는 표정을 보면서, 그렇게 마주 웃는 정국이다.
저새끼가 빨리 좀 사라졌으면 좋겠건만, 파트너도 아닌게 아이디어를 나누려는 자리에 끼여 눈치없이 앉아있는 꼴이 퍽이나 마음에 안들었다.
"너 가, 김태형 똥꾸멍같이 생긴게,"
-풉!!!
정국이 속타는 맘에 입안 가득 머금고 있던 딸기 스무디를 뿜었다.
가만히 말없이 씨근덕 거리던 김탄소가 뭔가를 결심한듯 내뱉은 말이, 저 발언이었다.
"똥꾸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태형ㅋㅋㅋㅋㅋㅋ 니보고 똥꾸멍 닮았다는데?"
이리저리 튄 딸기 스무디를 닦으면서, 정국이 연신 웃음을 멈추질 못한 채로 말한다.
문제의 발언을 내뱉은 탄소 만이 그 이유를 몰라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태형이 한껏 상처받은 표정을 지으면서 울막 울막,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탄소를 바라본다.
"누나아... 똥꾸멍이 어떻게 생긴줄도 모르면서!!!"
흡사 놀림을 받은 초등학생 소녀의 모습으로 테이블에 고개를 쳐박은 김태형이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소리를 해댄다.
"똥꾸멍이 딱 너처럼 생긴건 알거든! 빨리가아~!!"
오늘은 삐진게 좀 오래가려나, 탄소의 눈치를 살살 보던 김태형이 우는 척 하던걸 그만 두곤 슬쩍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누나아.. 미아내, 근데 똥꼬멍 닮았다고 한거만 취소하면 안댈까?"
얄짤없다는 듯이 고갤 저어대는 탄소의 모습에, 태형이 포기했다는듯 가방을 챙겨 일어선다.
카페를 나서는 김태형의 발자국 소리를 가만히 듣고있다가, '똥꾸멍은 너무했나...?'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에 다시 한번
-풉 하고 터진 정국의 웃음이 멈출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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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가 제 앞에 놓인 빨대를 입으로 물으려 입술로 빨대를 찾아댄다, 빨간 입술이 가만히 놓인 빨대를 찾지 못하고 옴질옴질 거리기에 손을 뻗어 입가에 조용히 빨대를 물려준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 그저 제입에 쏙 하고 들어온 빨대가 마음에 드는지 입꼬리가 샐샐 올라간 채 녹차 스무디를 쪼옥 빨아올린다.
차가운 감각에 몸을 부르르 떨다가, 별안간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빨대를 잘근잘근 씹다가 입을 연다.
"어, 정국아. 나 레포트 쓰려고 조사 해놓은게 있긴 한데,"
김태형과 있을땐 그렇게 표현을 잘 하던데, 왜 저앞에선 이렇게 어려워하는지, 그게 또 마음에 안들어 올라갔던 입꼬리가 다시 수평선을 찾는다.
"뭔데요."
그러면 또 탄소는 갑자기 가라앉은 정국의 목소리에 더 안절부절 못하곤 입을 달싹인다.
"잠깐만,"
제 등에 반듯하게 매고 있던 가방을 낑낑대며 앞으로 돌려맨 탄소가 가방을 뒤적대다 , 뭔가 잡히는지 금새 '헤헤 찾았다' 중얼대며 직사각형의 뭔가를 들어올린다.
작고 말랑말랑해 보이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이어폰까지 꺼내 어찌어찌 연결 해 보려는 듯한 모양샌데, 꼬인 이어폰 줄에 찾아지지 않는 연결 구멍까지 이래저래 버벅이는 꼴이,
정국은 또 못내 답답해 이어폰을 앗아든다,
갑자기 제 손에서 사라진 이어폰에, 허공에 헛손질을 해대는 김탄소의 손에 깔끔히 풀린 이어폰을 다시 쥐어주곤,
나름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잇는다.
"천천히 해요, 나 가만히 여기 있을테니까."
그 나긋한 말투에 심장이 쿵, 내려앉은 탄소가 더, 붉어지는 얼굴로 간신히 이어폰 잭을 찾아 넣곤 한쪽 이어폰을 정국에게 건넨다.
학기중, 갑자기 생겨난 동물원에 대한 호기심에, 혼자 무작정 녹음기를 찾아들곤 지팡이를 짚어가며 찾아간 동물원이었다.
이리저리 제 분신과 같은 지팡이를 짚어 대면서,
"사람들이 다니는 길엔 우레탄 소재의 폭신한 재질을 사용했고, 가쪽으로 갈 수록 경사가 낮아져 우천시 빗물의 흐름을 용이하게 함."
"수중 동물 공연의 관람 좌석은 비교적 단단한 재질의 재료로 의자를 제작하여, 야외공연에 있어서 부식과 물리적 힘에 의한 파손을 최소화."
동물원 곳곳의 시설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녹음했다.
정작 느끼고 싶었던 동물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얻지 못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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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기에 연결된 한쪽의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조곤조곤한 김탄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국은 나름 이곳저곳을 다니며 꼼꼼히 시설을 파악한 탄소의 결과물에 의외의 가능성을 보곤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네요, 누나."
"지...진짜?"
그냥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다, 직접 발로 디뎌가며, 앉아가며, 만져보며 느껴온 모든 상세한것들을 녹음 한 터라 오히려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온게 사실이었으니.
정국이 멋쩍게 제 뒷통수를 흐뜨리며,
"다음에 한번 같이가요, 동물원. 나도 좀 더 조사해보고 싶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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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와본게 몇년만인지, 초등학교때 소풍인지 뭔지 도시락 싸들고 '참새 짹짹' 거리며 돌아다닌게 마지막이었던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날의 추억을 되짚으며 입구로 들어서선, 지팡이를 짚으며 졸래졸래 뒤를 쫓아오는 탄소를 기다린다,
전에 같아서는 답답한 마음에 홀로 휘적휘적 갈길을 갔을 법도 한데, 무슨일인지 걸음이 느린 탄소를 가만히 그렇게 기다린다.
"정국아, 나 진짜 꼭 해보고싶던게 있는데,"
대답도 전에 신이나서는, 탄소가 정국을 앞질러 나간다, 뭐가그렇게 해보고 싶었던지. 은근히 신나 보이는 뒷모습에 왜 정국의 입꼬리 까지 올라가는지,
그 어색한 웃음에 괜히 '전정국 미쳤나봐,' 하곤 투박한 손으로 제 뺨을 괜히 툭툭 건드린다.
부지런한 걸음으로 탄소의 뒤를 걷다보니,
'아기 호랑이 우유먹이기 체험'
평일 낮이라 그런지 유난히 사람이 없는 한산한 부스 앞에 그 걸음을 멈춰서는 작은 뒷통수가 보인다.
"여기 맞지, 아가 호랑이."
"아닌데요,"
"어..? 아니야?"
괜히 '아기 호랑이' 를 '아가 호랑이' 라 칭한데 괜한 트집을 한번 잡다가,
부스 안에서 탄소를 발견한 사육사가 문앞까지 다가오자 은근히 부스 안으로 탄소를 밀어 넣는 정국이었다.
"어, 저번에도 오셨었죠,"
눈이 안보이던 탄소가 시끌벅적한 부스앞을 그저 서성이다 지나친걸 기억하는지 사육사가 반가운 내색을 내비추며 부스 안으로 탄소를 끌고 들어간다.
저를 알아봐준 사육사에 기분이 좋은지 , 볼이 발그레 해져선 헤실헤실 웃는 꼴이 마음에 안들어 정국이 부스 밖에서 입술을 짓씹는다.
"와... 진짜 작다,"
제 품에 안긴 아기 호랑이를 연신 쓰다듬던 김탄소가 입을 달싹이며 뱉어내는 말에, 사육사가 절로 엄마미소를 짓는데,
그게 또 마음에 안드는 거다, 초딩같은 전정국이.
결국 부스 안으로 발을들여, 탄소의 손에 들려있던 우유병을 빼앗아 들곤 관심도 없던 새끼 호랑이의 입에 우유병을 물려준다.
정신없이 호랑이를 만져대던 탄소가 갑자기 훅 끼치는 정국의 달달한 꽃향기에 더 기분이 좋아져 헤헤 웃는다.
"귀엽지, 정국아. 그치!"
뭐래, 누나가 더 귀엽구만.
아니 나 진짜 뭐래니, 전정국 미친거 아니야?
속으로 끊임없이 혼잣말을 짓껄이다. 결국엔 퉁명스런 말투가 입밖으로 꺼내진다.
"이런거 하러 여기온거 아니잖아, 나 바빠요 누나, 얼른 할일하고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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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게 동물원에 들어섰던 탄소였으나, 또 갑자기 저조해진 정국의 말투에 눈치를 실실 본다.
그 꼴에 또 미치고 팔짝 뛰겠는건 정국인지라, 어색한 분위기를 떨쳐 보려 괜히 말을 건다,
"뭐 마실거라도 먹을래요? 내가 사올게,"
"응..? 나..음.... 물 마실래"
가만히 탄소를 벤치에 앉혀 놓곤, 시원한 생수 한병과 녹차 아이스크림 한컵을 사들곤 벤치로 걸어온다.
또 그닥 곱지 못한 손길로 건네는 생수를 받아든 탄소가 눈치를 보며 목을 축이곤,
달달한 녹차내음이 나는 아이스크림에 눈치채지 못하게 코를 킁킁댄다,
"아, 이거 녹차아이스크림.. 한입 줄까요?"
결국엔 그 행위를 들켜서는 얼굴을 붉힌다.
"하, 한입만."
정국이 남몰래 피식 웃는다.
동그랗고 이쁘게 숟가락 위에 올라간 녹차아이스크림이, 빨간 김탄소의 입술 사이로 들어간다.
그 묘한 색채대비가 예뻐서, 오물오물 움직이는 탄소의 입술을 멍하니 쳐다본다,
"더 줄까요?"
"응.. 마시따."
오물오물 대느라 발음이 엉망인 탄소의 말을 듣고도, 답답한 감정따윈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모이를 받아먹는 새 마냥, 떠올린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툭 하고 건드리면, 작은입술을 벌려 아이스크림을 입 안으로 들인다,
'아.. 미친 존나 귀여워.'
정국이 입덕 부정기를 포기하곤, 그 작은 입술이 오물거리는 꼴을 대놓고 구경한다.
겨울이 지나가는 그 문턱에, 간신히 따듯해 지려는 햇빛아래, 열심히 탄소 병아리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이는 전정국이 시야에 가득 들어찬다.
"아, 누나가 내 아이스크림 다먹었어,"
"...어... 미..미안.."
괜히 붉어진 귀를 숨기려, 퉁명스런 말투로 탄소를 책망하는 목소리를 내는 전정국은,
방금, 홀로 봄에 들어서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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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좀 달달해짐...
암호닉 추가된 명단 불러 드리지요.
그림의 떡/전정국이짜다애미야/054138249/달빛/쿠쿠/녹차라떼/꾹맘/열원소/정국이가진국이네/정국아/달빛저녁/사쿠라/호식이이/아마라/캔디/일침/계란과자/녹차마루/융융힝/초딩입맛/팡도르/뀨루꾸/마리/0815/붕붕카/0000/바다맛사탕/선물/쿠키도둑/웃음망개짐니/민 홀리/0112/뭉개/가온/정쿠키/늘보
전에 신청하셨던 분은 이전 화 보시면 있으세요, 암호닉 새로 받은게 아니고 추가로 받은거니 걱정하지 마시구요.
하루에 두편쓰니 참 좋네요.
달달달달달달달하지 않습니까?
빨리빨리 연재하고 완결내고, 외전써서 메일링하고싶어요..
저에게 힘을 주세요,
나중에 암호닉은 또 추가로 받을게요.. 제가 아직 많이 받아서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서... 선착으로 받았아요, 이번에 마감되서 신청 못하신 분들 죄송합니다 ㅜㅜㅜ
아까글 탄간적으로 너무 짧아서 한편 더 쓴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