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갓시옷
그렇게 빨개진 볼은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쟤 진짜 미친거 아니야?
말 한마디와 문자 한 통으로 나를 시도때도없이 토마토로 만들어버리는 석민이가 마냥 좋았다.
그렇게 고백을 받은 다음날, 평소같았으면 6시 52분쯤에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하기 바빴을텐데
그날은 6시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오.. 석민이의 영향인가 보다.
핸드폰 알람을 끔과 동시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진짜 오늘 일찍 간 거 아니지? 나 버스정류장이야. 얼른 와]
남자친구/06:03
문자를 보자마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무작정 화장실로 뛰어가 거울을 보았다.
아 망했어, 또 토마토야. 찬 물로 씻으면 가라앉겠지. 하며 부랴부랴 씻을때쯤
"엄마 쟤 미쳤나봐, 웬일로 일찍 일어나더니 막 혼잣말 하면서 씻어."
밖에서 엄마 아들이 나를 까대는 소리가 들렸다.
무시하며 다 씻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나오니 또 위아래로 훑으며 한마디 한다.
"엄마 쟤 얼굴 좀봐, 완전 빨간데? 쟤 야한거 본 거 아냐? 아침부터?"
하며 시비를 건다. 평소같았으면 내가 달려가서 죽빵 날렸을텐데 오늘은 좋은 날이니까 참는다.
다시 한번 권순영을 무시하고 내 방으로 들어가 교복을 입고 빨개진 볼을 가리려 꾸민 얼굴이 꽤 볼 만 했다.
머리를 말리고 계속 혼자 궁시렁대는 엄마아들을 무시한 채, 집을 나섰다.
오마이갓, 버스정류장까지 몇 걸음 안남았는데 멀리서부터 존잘남 스멜이 난다.
쟤가 내 남자친구라니 당장 여기서 쓰러져도 좋아!!권이름!!!
다시 볼이 빨개지는 느낌을 뒤로 하고 무작정 석민이 뒤로 달려갔다.
"워!!"
"아 뭐야, 놀랐잖아. 먼저 안갔네?"
"내가 언제 먼저 간다고 했어?"
"어제 질투한다고 그러면서 그랬잖아."
"질투 한 적 없거든? 버스 탈거야 나 조용히 해"
보자마자 어제 일을 꺼내며 놀려대기 시작한다. 이럴 줄 알았어.
얘랑 로맨스를 기대한 내가 바보지. 그래도 보자마자 눈웃음 쳐주는게 요물이 틀림없다.
그렇게 버스를 타 두자리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이거야! 내가 맨날 부승관한테 로망이라고 했던거!!!
승관이 내가 많이 사랑해!!!!!!
"뭔 생각을 그렇게 해? 내 생각 아침부터 하면 곤란해 나"
"너 생각 아니니까 착각하지마."
"너무해, 그건 그렇고 핸드폰 줘봐."
"내가 왜! 너 이렇게 구속하는 애였냐?"
"아 줘봐!!!!!"
"문자..문자..문자 문자 어디서 봐 이거"
"몰라 뭐 볼려고. 빨리 폰 줘."
"여깄다. 남자친구? 나 남자친구야?"
"...그럼 아니야?"
"하트 없잖아. 하트 붙여줘 빨리 안하면 나 여기서 소리지른다."
이마짚.. 첫날부터 이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니.. 얘가 왜 승관이
친구인지 매번 알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반어법) 그렇게 석민이가 원하는 대로 하트를 붙여주고 나니
석민이는 나를 뭐라고 저장해놨을지 궁금했다.
"난 뭐라고 저장돼있어?"
"궁금해? 궁금하면 여기서 나는 못생겼다 3번 외쳐"
"꺼져. 그냥 너 내 남친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장난이라도 끔찍한 소리 하지마. 알려줄게"
"빨리 알려줘"
"이상형"
"???"
"이상형으로 저장했었는데 이제 바꿀래."
"???"
"잘익은 토마토. 너 지금 얼굴 완전 토마토야."
아니 쟤 미친거 아니냐? 아니 이상형이라고 저장해놓으면 당연히 내가 부끄러워 죽어버려!!!!!!
그러니까 내가 볼이 당연히 빨개지지. 그래도 토마토라니 기분 좋다.
내가 내 빨개진 얼굴 볼 때랑 똑같은 생각 하고있는 거잖아. 역시 석민이는 나랑 이어져야할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학교로 도착하니
"너 내 발닦개랑 사귄다며? 우리 발닦개 잘부탁함"
"꺼져, 석민이가 왜 너 발닦개야"
"?? 너 진짜 태세변환이 우디르급"
"이상한 개소리하지말고 너네반 가"
승관이가 평소처럼 시비를 걸러 우리반에 왔다, 우리 석민이가 왜!!!니 발닦개야!!!!
내가 남자가 돼도 석민이는 너 발닦개 아니야!!!!!
승관이만이 아니라 문과 이과 여러애들이 석민이와 사귀나며 내게 얼굴을 들이대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하루였다. 그렇게 독서실까지 하루일과를 마치고
석민이와 단둘이집으로 걸어가는, 내가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첫날이 벌써 갔네. 그치 돼지토마토?"
"그러게, 첫날이 갔는데 너도 같이 가볼래? 돼지토마토?'
"아니, 돼지는 귀여워서 말한거고 토마토는 볼 빨개져서 말한거야"
"포장하지마"
"알겠어, 분위기 좋게 다시 가자. "
" 뭘 가. 드라마 찍냐"
"오늘 우리 토마토덕에 하루 종일 행복했어요~"
"나도"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ㅋㅋ부끄러. 오빠 간다!"
우리 집 앞에 거의 도착했을때쯤, 석민이가 첫 날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벌써 첫날이 갔어!!!석민이와 함께하는 첫 날을 이렇게 학교에 거의 보낼 줄이야. 하고 아쉬워할때쯤
나를 돼지토마토라고 부르는 석민에 표정을 굳혔다.
그리곤 지 할 말을 하고 부끄럽다며 가버리는데 귀여워서 내 이빨 다 뽑아버리고싶었다.
그렇게 설레고 있을때쯤 도착한 문자를 보면
[우리 토마토는 날 행복하게 해! 고마워]
남자친구❤️/00:48
이렇게 3화가 끝이 났습니다!
항상 기대에 못미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부족한 글에도 많은 암호닉과 관심 너무 감사드려요!
오늘 글은 사귀고나서 첫 날을 써봤어요! 우리 독자님들
주말 잘보내시고 사랑해여 말로 표현 못 할만큼!!!
내사랑쯉쯉 암호닉
명호엔젤
우양
바나나에몽
고기국수
남양주
산아
8월의 겨울
누텔라
아인
밍니언
사과
귤뿌뿌
0211
어썸
느림의 미학
파우더
셉요정
찬아찬거먹지마
명호야
스팸
부끄부끄
그리고 제 글이 처음으로 초록글에 올랐어요! 너무 감사드려요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