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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기성용 선수, 기성용 선수!!'
멍하니 티비 화면에 콜로즈 업 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몇번이나 되감기 해서 보는 녹화방송인지, 아무리봐도 질리지 않다.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사랑을 갈구했고, 그에게 사랑고백을 했고, 그와 나는 결혼했다. 나는 행복한 웃음을 지었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아…
아깝다, 넣을 수 있었는데.
'아- 아깝습니다,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 이였다면 충분히 넣을 수 있었던 거리였는데 말이죠.'
나는 쇼파에서 살짝 자세를 바꾸어 다시 중계에 집중했다. 간간히 찍히는 그의 얼굴에 바보처럼 헤- 입을 벌리며 쳐다보고, 또다시 골을 잡아 골문으로 연결되는 그의 움직임에 만날 봐왔음에도 쇼파에서 일어나 주먹을 꼭 쥐었다.
제발, 제발, 제발!
'네, 이번엔 제대로 오른발에 걸렸습니다!! 기성용, 선수! 이제 슛만! 슛!!!'
"골인-!!!"
나는 두 손을 번쩍들어 바닥으로 내려와 콩콩 뛰어대었고, 한참동안 그럴 때, 그가 곧 올시간이구나, 하고 현관문 쪽을 바라보자 그가 보였다.
잔뜩 피곤해 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뭐하냐는 듯 한 눈으로, 넥타이를 천천히 끌러내리고 있는 그의 모습.
심장이 덜컹- 하고 내려앉는 듯 한 이 느낌은 아직도 그와 결혼해서도 마찬가지다.
"…아, 오셨어요?"
나는 옷새를 가다듬히 하고 그에게로 다가갔지만,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후끈, 가슴이 아파오는 듯 했다.
그 여자의 향수냄새.
은은하면서도 오랫동안 남는, 그 냄새.
오늘도 만났구나.
맞죠?
"됬어, 내가 할게."
아…
그의 몸서리치도록 싫어하는 듯 한 말투에, 자연스럽게 멈칫 걸음이 멈추었다. 녹화된 아나운서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뜨겁게 그가 넣은 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옛 그가 소속되었던 팀에서 뛰었던 녹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그것을 보며 좋아하는 것을 이해못한다.
나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았다. 결혼한 새에 빠졌던 살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살이 붙기 시작했다. 그는 내 밥상의 밥은 먹지 않았고,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한약도 먹지 않았고, 저녁 간식도 손대지 않았다. 냉장고는 언제나 꽉 차 있었다.
식탁은 언제나 혼자였다.
"피곤하니까, 소리 줄이고 봐, 먼저 잘게."
그가 내 앞으로 지나갔다.
목구멍으로 힘겹게 침이 넘어가고
"…주무세요."
안방이 아닌 그는 서재로 들어갔다.
우린 각방을 쓰고, 그는 결혼 전에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고 있고, 나는 그에게 있어 아내가 아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코를 꽉 틀어 막았다. 그가 사랑하는 여자의 냄새는 눈물나도록 향기로웠다. 내가 내뿜는 냄새보다 훨씬 아름다운 향기에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이대로 숨을 못쉬어도 좋다, 생각하면서 코를 꽉 틀어막고, 달칵- 하고 서재의 문이 닫혀 잠길때서야 손을 내렸다.
은은하게 아직도 남아있는 그 여자의 향기에 내 팔을 들어올려 코를 묻었다.
혹시나, 그가 자는데 깰까,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껏다.
괜찮아, 나는 그와 결혼했다.
이런
어떡하죠?
버꽃완결 안하고 이거 올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튼이건
노래 듣나가 갑자기 생각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튼 버꽃도 올리고
상황별 국대들도 올릴게여
오늘은 불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