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199x 8월 4일 성용이가 초등학교 4학년 일때. 오늘 성용이네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급하게 받아보니 성용이가 축구를 하다가 다른 남자 아이와 싸우다가 다쳤다는 것. 너무 놀라서 선생님께 여부를 물었더니, 그저 괜찮으니 잘 타일러 주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서 선생님께 많이 다치진 않았냐, 혹여 축구해야 하는데 발은 다치지 않았냐, 애는 울었냐, 병원을 가야 할 정도이냐라고 물었더니 선생님은 그저 웃으시며 모두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다. 다행이였다. 그리고 전화가 끊기고, 두, 세 시간이 지나서 성용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참이나 거실을 서성이던차에 성용이를 쳐다보니 살짝 내 눈치를 보며 들어오는 얼굴이다. 나는 얼른 현관으로 달려가서 성용이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자 내 눈치를 보던 성용이가 "내 잘못없어!" 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너 학교에서 무엇을 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성용이가 조금 머뭇하더니 초등학교 제 선배 5학년 짜리나 되는 남자애를 때렸다는 것이다. "그 형들이 나 축구하는데 괴롭혔단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성용이의 얼굴엔 그래도 자리잡은 죄책감에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서 그 형들에겐 뭐라고 했어? 라고 물어보는 내 말에 성용이가 작게 당황하더니 "사과 해야돼?"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아직은 배울게 너무 많은 우리 성용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성용이는 금새 더 침울해진 표정을 짓다가 웃으면서 "그럼 축구할 때, 사과해야지." 그런 성용이를 바라보며 작게 가슴이 울렁거렸다. 내가 성용이를 잘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잘못을 뉘우칠 줄 알고 스스로 해답을 얻어가려고 하는 우리 성용이. 이대로만… " 여보 뭐해, 나와서 밥 먹으라는데." 아, 나는 육아일기를 내려보다 말고,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온 그를 쳐다보았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 육아일기에서 잠깐 봤던 그의 어렸을 적 얼굴이 아직도 있는 것 같았다. "어, 그거 내 사진인데." 그가 내 옆으로 바짝 붙어서 앉더니 내 손에 들려진 육아일기를 천천히 바라보다가 "아, 왜 이런걸 보고 있어!" 훽- 하고 뺏어가는 게 아닌가. 얼굴이 새빨개 진 체 날 바라보고 있는 그의 얼굴.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베시시 웃었다. "우리 남편 어렸을 적은 어땟나 싶어서 봤지- 우리 남편 잘 자랐네? 응?" 나는 그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웃었고, 그는 여전히 저 어렷을 적 이야기가 그저 창피한건지, 육아일기를 세게 덮어버리곤 내 손목을 잡고 거실로 이끌었다. 이대로 잘 커줘서 다행이다. [구자철] 199x년 10월 14일 내 새끼 5살 때 이 놈이 오늘따라 아프기 시작했다. 이마를 만져보니 꽤 뜨겁진 않았는데도 녀석이 눈물, 콧물을 빼내며 우는게 아닌가. 그래서 왜 우냐 울지말고 얼른 자라고 혼내었더니 또 내 호통에 무서웠던지 소리를 꾹 참고 눈물을 쏟아내는 것. 그러면서도 손이 자꾸 배를 긁적이는게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애를 눕혀놓고 욋도리를 올려 보았더니 어디서 난 상처였는지 곪아있는게 보였다. 이러니 아플만 하지 용케도 이럴때까지 내 앞에서 웃었던 자식을 쳐다보자 나는 눈물로 얼룩져 있는 얼굴을 손으로 대충 닦아주고 녀석을 안아들었다. "아빠 죄송해요…" 잔뜩 흐느끼는 목소리로 내 품에서 조곤조곤 얘기하는 새끼의 목소리를 듣자니 아버지란 놈이 이정도 밖에 안되어 울컥하기만 했다. 그래서 괜히 더 등을 한번 세게 치고는 겉옷을 챙겨 안아들고 밖으로 나와 병원으로 갔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녀석은 가만이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서 "하수구에… 강아지가 빠져있길레 뺴줬는데 꺼내다가 긁혔…" 됬다, 마, 그만 말해라. 끙끙 거리는 말투가 괜히 더 애를 나쁘게 할까봐 그냥 내 새끼의 등을 도닥이며 가까운 병원으로 계속 걸어갔다. 걸어가는 동안 내 새끼는 고른 숨소리를 내며 나에게 안겨 있었다. 숨소리도 무엇도 귀여운 내 새끼가 아까 울 던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세삼스레 이 새끼의 아비구나 란 느낌을 받았다. 어찌되었던 이 새낀 내 새끼다 라고… "음, 자기야 벌써 깼어?" 금방 일어났는지 잔뜩 쉰 목소리로 내 허릴 감싸며 끌어당기는 손. 나는 웃으면서 아버님이 쓰신 육아일기를 잠시 침대 옆에 내려놓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어렷을 적 얼굴은 그의 앨범이 적어 잘 보진 못했지만, 귀여워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살짝 눈을 떠 나를 바라보는 그를 쳐다보았다. "일어나- 벌써 해가 중천이에요, 아저씨. 응?"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주자 그는 기분 좋은 듯 다시 눈을 감으며 내게 이런말을 했다. 좋은 꿈을 꾸었다고, 아버지도 나오고, 나도 나오고, 저도 나오는 행복한 꿈이였다고 했다. 근데 기억은 아직 안 난다나, 뭐라나. [박지성]
199x년 8월 16일
지성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어제, 처음으로 우리 지성이가 하고 싶다는 걸 말해주었다.
축구란다.
하긴, 어렷을 적 지 아버지와 같이 축구경기 많이보고 쉬는 날이면 곧 잘 놀러가고 했으니 별 탈 없이 받아들였다.
하나뿐인 내 아들 하고싶은 건 모두 시켜주고픈 엄마란 마음에 하고싶은 건 모든지 하라고 지성이의 등을 도닥여주었다.
지성이가 그렇게 밝게 웃으니 모든지 잘 할것만 같아 뿌듯하기만 했다.
그리고 오늘 집에오는 날 지성이의 표정이 아주 좋았다.
보니, 축구부에서 좋은 실적을 받았다는 것, 그럼에도 안좋은 소식은 지성이의 키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선생님의 말.
선생님과 상담한 결과, 이 정도의 키라면 더 클 수 있겠지만 고등학생 땐 많이 힘들거라는 것.
적정키를 넘어야 하는데 우선 힘내라고 했다.
그렇게 살짝 어두운 표정을 짓는 우리 지성이…
그런 지성이를 보며 안아주며 다 잘할 수 있을거라며 등을 도닥이고 클 수 있도록 우유를 사 놓았다.
사 놓자 잘 먹는 모습이 정말로 축구를 하고 싶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등 뒤를 열심히 밀어주는 그런 멋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우리 지성이는 할 수 있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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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 지성이가 아팠다.
우유를 너무 많이 먹어 위가 탈이 난 것이다.
화장실에서 끙끙대고 있는 지성이가 안쓰러워 그저 서성이기만 했다.
지성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욕심이 났던 탓에, 그런 거 같아 안쓰럽기만 했다.
적당히 우유를 사놓는 것인데...
오늘 하루만에 다 먹은 지성이가 그저 뿌듯하기만 했으니, 엄마로서 조금은 떨어지는 격이 되어버렸다.
얼마나 아플까…
"여기서 뭐해요?"
아… 나는 육아일기를 덮고 내게 오는 그를 쳐다보며 베시시 웃었다. 그런 나를 보고 같이 웃어주는 그를 바라보다가 어머님이 쓰신 육아일기를 보여드리자 잠시 동그래진 얼굴로 쳐다보다가 웃고는 내 옆으로와 앉는 그.
"아, 이거… 재미 없을텐데, 뭐하러 봐요, 막 하성이 재웠어요."
이제 오래되어 낡은 육아일기를 한번 쓰다듬고 웃으면서 그의 어깨에 머릴 기대었다. 그의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다.
원체야 그가 어렷을 적 이야기를 잘 안하니까,
"나도 우리 하성이 육아일기나 쓸까봐, 나중에 보면 엄청 생각나고 좋을 거 같아요."
"당신이 좋을대로 해요, 난 당신이 하고싶어하는 건 모두 해주고 싶으니까."
그가 가만히 내 머릴 쓰다듬어주며 기분좋은 소리로 말해 주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그의 품에서 고갤 끄덕였다.
비록 지금은 월요일이지만
나는 약속을 지켰소
오늘 스완지랑 리버풀전 보느라
지금에서야 완성이 됫....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너무 재밌길레...헿
그럼 난 자러 가야징
독자분들도 잘자여
ㅃㅛ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