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부 주장 전정국 X 교대생 너탄
W. 교생쌤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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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울어요, 울지마"
우울할 땐 딸기우유 마셔요
그렇게 말하고는 빨대 꽂은 딸기우유를 나에게 건네주는 정국이다. 그게 또 귀여워서 울다가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내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는지 가슴을 쓸어내리는 정국이다. 너한테 여러모로 신세지는게 많다. 조용히 딸기우유를 내려보다 짧게 한입 들이켰다. 달다. 참 달아.
◁◁◁
한참을 민윤기랑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만 주륵주륵 가래떡 뽑듯이 뽑아내고 있었다. 차마 달래주지 못하겠는지 쳐다만 보는 민윤기였고 그게 날 더 서럽게 만들었다.
탈진할 기세로 울어재끼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심해지는 소리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 누군가 내 옆에있는 유리창을 미친듯이 쳐대고 있다.
눈물때문에 흐려진 시야였지만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 놈은 전정국이다.
왜 울어, 누가 그랬어
입모양이지만 날 걱정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캐치할 수 있었고 나를 한 번, 당황한 민윤기를 한 번 쳐다보고는 정색한 채 걸어가는 전정국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안으로 당당히 걸어와서는 나와 민윤기가 있는 테이블까지 왔다.
내 손을 잡더니 나를 일으키고는 왜 우냐고 다시 물어온다.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눈만 꿈뻑였다. 분명 학교에 있어야할 정국이는 체육복을 입은채 내 앞에 서있다. 아니, 너 수업안들어? 왜 여기있는건데?
"김탄소랑 아는사이야?"
"그쪽이 알아서 뭐하게"
"뭐? 뭐하게? 너 딱봐도 고딩인데 어디서 반말이야"
"여자 울려놓고 형대접 받고싶나봐요"
원하면 해줄게
그렇게 말하고는 세상 그 누구보다 비열하게 웃어보이는 정국이었다. 그 도발에 민윤기는 또 넘어가서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언성을 높힌다. 흘렸던 눈물이 쏙 들어갈만큼 웃긴 상황이라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세어나왔다.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전정국
내 손을 고쳐잡은 전정국은 나에게 나가자는 말과 함께 성큼성큼 카페를 나선다. 이끌려가는 내내 고개를 돌려 민윤기를 확인하고는 다시 앞으로 돌려 전정국의 동글동글한 뒷통수를 쳐다봤다. 고놈 참 잘났다.
"뒤에 보지마요"
"응?"
"뒤에서 걷지마요"
괜히 불안해요
알았어
내가 민윤기가 있던 카페를 힐끔힐끔 보고있었던 걸 알았는지 갑자기 우뚝 멈춰서서 뒤돌아 날 내려본다. 네 눈빛은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과 비슷한 눈빛이었다. 따뜻한데 어딘가 걱정된다는 눈빛. 너의 눈을 피하지 않고 조용히 쳐다보면 이내 뒤돌아보지 말라며 내 손을 더 세게 잡아왔다. 예상치 못한 답에 '그래'라는 긍정을 보내지 못했고 그게 또 걱정되게 만들었는지 날 끌어당겨 자기 옆으로 데리고 와선 뒤에서 걷지 말라며 나에게 신신당부한다.
불안하다는 너의 말을 듣는 순간, 내 입에선 알았다는 말이 튀어나왔고 우리는 서로를 잠깐 쳐다보다 다시 가던길을 마저 걸어갔다. 정국이는 내 보폭에 맞췄고 난 너의 옆에서서 가볍게 걸음을 땠다. 너와 맞잡은 손에는 땀이 흥건했지만 우린 그 손을 놓치않았다.
▷▷▷
"아직도 눈물나요?"
"아니, 지금은 기분 좋아서 눈물나"
웃겨서 눈물날 정도야
아까 전정국이 해성처럼 짠하고 나타났던게 다시 생각이 났다. 생각할수록 웃기다. 너무 웃겨서 찔끔찔끔 눈물까지 나온다. 눈물을 닦아내곤 딸기우유를 다시 한 모금 마신 뒤 전정국을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서로 피하지 않았다.
넌 참 신기하다. 내 히어로라도 되는 듯이 내가 곤란할때마다 너가 날 지켜준다. 너에게 약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아 속상하다가도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찬다. 넌 사람을 기쁘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먼저 정국이를 향해 웃어버렸다. 곧바로 정국이도 예쁘게 웃어보인다. 너무, 너무 예쁘다. 너의 주변엔 별들이 맴돌았고 선분홍빛 입술은 붉은 빛을 내는 루비같이 예쁘다. 눈은 웃을때마다 초승달처럼 휘어지는게 사진을 찍어 간직하고 싶을정도다.
넌 날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초조하면서도 기분 좋은 떨림에 빨대를 이로 짖눌렀다. 탁탁 소리를 내며 발재간도 해봤다. 그런 나를 말없이 또 웃으며 쳐다본다.
"왜 자꾸 쳐다봐?"
"싫어요?"
"싫은건 아닌데 궁금해서"
"운게 더 예쁜가, 안운게 더 예쁜가 고민하고 있었어요"
아으, 느끼해..
그치? 내가 뱉어놓고 나도 손 오그라 들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대답하고는 자기 손을 막 꼬으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정국이다. 그렇게 장난을 치다가 다시 눈이 마주쳤고 이번에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아, 미치겠네. 오늘 왜 이러지. 울다가 웃다가 정신없다.
다시 딸기우유를 한 입 들이켰다. 다 마셨는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벌써 다 드셨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내 쓰레기를 가져다 분리수거하는 정국이다.
"맛있네. 센스 좋아. 근데 너 바나나 우유 마시잖아"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딸기우유로 전환했어요"
"나보고 우울할 땐 딸기 우유라며"
"상대방에 따라 우유 선정기준이 달라질수도 있어요"
앞으로 우울할 땐 딸기에요
나 때문에?
일단은요
그렇게 말하고는 주머니에서 바나나 우유를 꺼내더니 빨대를 꽂고는 쪽쪽 잘도 들이는 정국이다.
그럼 기쁠땐 바나나우유 마셔줘.
그러죠, 뭐
그렇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정국이다. 그리곤 자신의 큰 손을 내 머리에 얹고는 살살 쓰담아준다. 이게 뭔가하고 멍청히 쳐다만보면 바나나 우유를 원샷한 뒤, 그걸 쓰레기통에 골인시킨 후 말을 한다.
"뭐하는거야?"
"위로"
"나 울어서?"
"그것도 있고 나도 있고"
"고딩은 왜?"
전정국
아, 미안. 나도 모르게. 정국이 너는 왜?
그냥. 슬펐어요, 오늘
그렇게 말하고는 내 머리에 얹었던 손을 떼어내곤 자신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있다. 내가 또 뭐하냐고 물으면 '자기 위로'라고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자신의 머리를 쓰담는걸 멈춘다. 뒷머리를 거칠게 몇번 쓸고는 다시 손을 내린다.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건지 뒷머리가 아주 성나있다.
천천히 바라만 보다가 정국이 옆으로 더 붙어앉았고 손을 뻗어 성난 뒷머리를 차분하게 쓰담아줬다. 움찔거리던 뒷통수가 내 손길이 익숙해졌는지 움찔거리던 걸 멈춘다. 한 번쯤 만져보고 싶은 뒷통수였다. 동글동글한게 걸을때마다 머리카락이 콩콩이마냥 통통 튀어오르는게 참 귀여운 뒷통수였다.
머리카락 정리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손길을 멈출 기미가 없었다. 정국이도 내 손길이 좋아 졸음이 쏟아지는지 풀린 눈으로 앞을 쳐다본 채 내 손길을 계속 받아내고 있었다. 이내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고개를 떨어트리는 정국이었고 그런 정국이가 안쓰러워 조용히 어깨에 머리를 기대게 했다.
머리가 작아서 그런가 별로 무겁지 않았다. 천천히 머리를 쓰담아주니 정말 잠에 들었는지 색색거리는 숨을 내뱉으며 내 목에 정국이의 머리카락이 살살 닿는게 간지러웠다. 자는 모습이 아기같다. 피부도 뽀얗고 생긴 것도 눈은 엄청 큰게 코도 높고 입술도 오물거리고. 아, 내가 전정국을 왜 관찰하고 있지..?
정신차리자, 김탄소. 내 뺨을 살짝 때린다는게 세게 때려서 앓는 소리를 내면 인상을 찌푸리는 정국이고 그런 정국이의 미간을 손가락을 살짝 눌러주면 다시 인상을 핀다. 오, 피부 좋다. 얼굴을 잠깐 쳐다보고 있으면 입맛을 살짝 다시고는 다시 색색거리며 잔다.
볼살이 귀엽다. 만져보고 싶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고 달달 떨리는 손가락을 정국이의 볼을 향해 이동시켰다. 엄마 몰래 불장난하는 아이마냥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 심장소리가 정국이에게 들리진 않을까 걱정되면서도 손가락을 이동시키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누나, 뭐해요?"
"...어?"
내 손가락이 정국이의 볼에 닿았고 말랑한 감촉에 눈이 커진 것도 잠시 내 손가락을 덥석 잡는 큰 손에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턱을 내 어깨에 기댄 채 날 쳐다보며 뭐하는 거냐는 정국이의 물음에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했다. 이게 웬 망신이냐.. 얼굴만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고개를 숙이는 것도 잠시 다시 느껴지는 말랑한 감촉에 고개를 들면 내 손가락을 자기 볼에 대는 정국이었다. 이게 궁금했어요?라고 당돌하게 물어오는데 아니라고 대답하기엔 내가 이미 저지른 행동이 있어서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뭐가 좋은지 내 대답을 듣자마자 헤실헤실 웃어대는 너였고 내 손가락을 잡고있던 정국이의 손이 내 볼로 다가왔다. 안아프게 내 볼을 꼬집는데 그게 또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우리 남도 아닌데 이런거 몰래 안해도 돼요"
그렇게 말하고는 조금 세게 꼬집는 정국이었고 아파서 소리를 지르면 미안하다며 손등으로 볼을 살살 쓰담아준다. 너의 손등이 지나간 곳만 뜨거운 물이 닿은 것마냥 화끈거리는게 너무 뜨거웠다.
집에 갈 때, 바나나 우유를 사가야될 것 같다. 그것도 아주 많이.
교생쌤 |
안녕하세요, 교생쌤입니다:) 벌써 5화입니다!!!(짝짝짝) 오늘은 최대한 달달하게 쓰고싶었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ㅠㅠ 저는 공연도 다 끝내고 시험도 다 끝내서 이제 자유입니다 하핫. 오늘 제가 '방탄동화전'을 낼거에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최대한 재미있고 신선한 내용으로 가져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교생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