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주
빌어먹을 로맨스 새해 특별편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중학교에서 남들보다 튀고 잘난 거
고등학교 간다고 달라질 리가 있나
너와 떨어지지 않겠다는 목표 하나로
중3때 미친 사람처럼 산 덕에
같은 고등학교를 어찌어찌 오긴 했는데
우린 여전히 또 다른 반에,
넌 여전히 선생님들에게 불려다니고,
친구들에게 둘러쌓여있고,
선 후배의 사랑을 독차지에,
여전히 바쁘다
너무 잘나서 내가 피곤할 정도로.
그래도 하교는 꼭 나와 함께 하는 너라서
매일 눈만 감았다 뜨면 수업이 끝나있길 바랬다.
분명 입학 하기 전부터 사귀었고 고등학교에 와서도 딱 붙어있었으니 여자친구가 있다는 소문은 이미 다 나있는데
그럼에도 권순영에게 대체 고백은 왜 하는건지
내꺼라고 내꺼
아마 니들이랑 나 중에 선택하라하면
권순영이 날
선택하려나,
왜 권순영을 좋아하는 여자는
예쁘고, 잘나고
나랑 정반대라 짜증난다
"야 권순영 또 불려갔데"
"어딜? 교무실?"
"아니 고백받으러"
"아...."
"미친년들, 네가 여친인거 알면서 뭔 심보로 들이댄데"
"...뭐, 순영이가 잘난 걸 어떡해"
가서 좋아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진짜 너무너무 거슬린다
고백받을 줄 모르나?
눈치가 없어?
부른다고 쪼르르 달려나가는 권순영도 밉다
나도 나름 남자 애들이랑 친하고,
인기가,
없네.
저 예쁜 애들을 제치고
권순영을 차지했다는거에 의의를 둬야하나
내가 불안해할거란거 모르나?
나랑 사귄지 일년도 훨씬 넘었는데
아직도 너에게 확신이 없는 내 탓을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지 워낙 무뚝뚝해서 그런지
확신을 주지 못하는 네 탓을 해야하는지.
이젠 저런 소식을 알려주는 친구까지 미워보일지경이다
창피하게 질투나 하고
뭐하는거지.
몇 번 거절을 당했음에도
무작정 들이대는 1학년 예쁜 후배가 있었다.
보통 차이면 등 돌리기 마련인데
차여도 좋다고 헤헤거리며 따라다니는게
옛날의 내 모습과 겹쳐보여서,
내가 있는 걸 뻔히 알텐데 개의치 않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다
얼굴도 어마어마하게 예뻤으니까.
성격은 좀 하자가 있는 것 같다
권순영과 같이 있을 땐 그렇게 싹싹하더니
내가 혼자일 때면 위아래로 훑어보고 비웃으며 갔으니
이걸 권순영한테 이를 수도 없고
이른다고 내 편이나 들어주겠어?
어린 후배 질투 부리는 한심한 선배로 보겠지 뭐.
중학교 때 나 고등학교 때나
어딜 가던 입이 가벼운 아이들은 꼭 넘쳐난다
"1학년에 걔 또 이번에 권순영한테 고백 할 거 라던데,"
"그 3반에 예쁘장한 애?"
"여자친구 있는거 뻔히 알면서 그러는 건 김여주 엿 먹이는거지."
"제대로 안쳐내고 여지를 주는 권순영이 문제지.
하긴 흔들릴만 하겠다.
그 얼굴이 들이대면 나 같아도 고민할 듯"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어딜가던 나도 참 이슈덩어리다
정확히는 내가 권순영의 인생에 끼어든 시점부터
어딜 가던 주목 받고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지.
중학교 때의 난 늘 참고 아무 말도 못 했다.
네게 피해가 갈까봐서.
"... 날 엿먹이고 있는 건 너희 같은데.
순영이가 그랬어? 흔들린다고?
내가 알기론 너네 순영이랑 안면도 없는 사이지 않나?"
하지만
권순영을 너무 사랑하다보니
지랄같은 성격도 닮아간다.
권순영은 못생긴 애 좋아해
그래서 나랑 사귀는거야
퉤
권순영 따라다니는건 내 전문이라고
짜증난다
권순영 애매하게 군 적 없거든?
...아닌가
사실 고백 받았다는 것도 찼다는 것도
본인 입으로 말한 적이 없어서.
괜찮아
내가 권순영을 좋아하니까.
순영이는 나랑 헤어질 생각이 없어보여
그러니 괜찮다
뭐래더라 신년이 밝자마자 고백을 한다고?
낭만 좋아하네
임자있는 남자한테 들이대는게 낭만, 로맨스냐?
불륜이지 얼어죽을년아
선배고 후배고 나발이고 필요없다
다신 고백이고 나발이고 못하게 만들어주지
"...안녕. 나 알지?"
"아...네. 저한텐 무슨 일로?"
"...순영이가 말 좀 전해달래서.
권순영이 너 엄청 부담스러워하는데 미안해서 말을 잘 못하더라구."
"... 아닌데 순영오빠 안 부담스러워해요."
오빠고 나발이고 네가 권순영 마음을 어떻게 알아?
이런 허무맹랑한 년을 봤나
"아닌데, 너무 부담스럽데. 너 보면 도망다니는거 모르나봐?"
"...아닌데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맞아 사실 아니야
이게 무슨 초등학생들이 할 법한 짓이지
부끄럽다
근데 어쩔 수 없다.
"...권순영 내껀데."
"...네?"
"권순영 내꺼라고. 걔가 취향이 좀 특이해서
넌 백 번 찍어도 불가능 할 것 같으니까 포기해
너 때문에 맨날 내 눈치 보는 거 그만 보고 싶으니까.
착해서 잘 해주는거랑 좋아서 잘해주는 거랑 구분도 못하고
착각하니까 순영이가 당황스러워하잖아."
왜 반 아이들이 하나 둘 이 주위로 몰려드는 건지
이 여우 같은 년은 이때다 싶은지 왜 노려보던 눈에 눈물이 고이는지
몰린 아이들과 그 사이 울음짓는 이 년
아 내가 진짜 너무 못된 것 같잖아
나이먹고 뭐하는거야
오버했다 김여주
권순영 귀에 들어가면 어쩌지
아이들이 점점 수근거리고 내 행동에 후회가 될 무렵
아이들 사이를 뚫고 어디선가 권순영이 튀어나온다
아 들었나.
아니면 누가 부른건가
날 부끄럽게 생각하겠지.
창피하게 뭐하는 짓이냐고 화내려나
나도 내가 창피한데
이런 여자랑 사귄다고 순영이가 안 좋게 보이면 어쩌지,
아무래도 도망가는게 답인 것 같다
권순영과 모르는 사이인 척 인파속으로 묻어지려했는데
내 팔을 잡아당기는 권순영이다
"... 사과해."
이렇게 많은 인파 속 에서 내가 이 여우년한테 사과하는 걸 봐야겠니
나쁜 놈
그래 새삼 놀랍지도 않다
너 정말 흔들리는거 아니야?
"...미,"
내 팔을 확 자기 옆으로 잡아 당기는 권순영이다
아 뭐 사과하려하잖아
"니가 내 뒤에서 김여주까고 다니는거 모를 줄 알았지.
소문 다 났던데, 얼마나 욕을 했으면 그게 내 귀에까지 들려와."
"....네? 제가 언제,.."
"얼굴만 반반하면 뭐해, 성격이 못생겼는데.
그리고 여자친구 있다고 싫다는 사람한테
계속 들이대는건 뭔 심보지? 남이 갖고있는거 뺏는게 취미야?"
"..."
"똑바로 사과하라고.
싸가지없이 구는 것도 한 두번이지"
당황스럽다, 부담스럽고.
아니 내 주변에 관심도 없으면서 저런 건 대체 어떻게 알지
막상 사과받는 입장이 되자 찜찜하고 부끄럽고
그냥 내가 조용히 참을 걸
"...죄, 죄송해요.."
정말 눈물을 펑펑 흘리며 사과하는 아이를 보자 마음이 좋지 않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거절 당하고
차갑게 내쳐지는 기분을 너무 잘 아니까.
내가 잘못한 것 같고 안 좋은 기분에
그 자리에서 안절부절 못 하는데
권순영은 뭐이리 무덤덤한걸까
우는 앨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지
내 팔을 끌고 가버린다
"...순영아 잠시만"
귓등으로 듣는지 개 무시다
얜 또 왜 꼬였지
내가 창피하게 일 벌여서 화난건가,
"...순영아"
"..."
"...너 왜 화났는데,..?"
"...."
"응?..."
"....아니다 내 잘못이지"
이내 내 머리를 헝클이더니 다시 금새 화가 풀린 순영이다
내일 소문은 돌겠지만
난 나이 값 못한 선배가 되겠지만
또 열심히 여기저기서 수근대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권순영이 내 편이니까.
*
....내 인생에 고백이란 걸 받아보다니
내 인생에도 봄이 피는,
아니지
나 그래도 나름 여자였구나 남자한테 고백도 받고.
갓 전학와서 그런가 눈이 이상한가보다
게다가 권순영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고.
순수하게 내 답을 기다리는 갓 전학 온 친구를 보자니 당황스럽다
당연히 거절할거긴 한데
뭐라 해야 상처를 덜 받으려나
이래 본 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넌 살면서 내게 처음으로 고백해준 남자야
고마워 잊지않을게
하지만 나에게 남자라곤 권순영뿐이라,
"...아...어...."
"......."
"...음....저기,"
"미안, 내가 얘꺼라."
얜 어디서 이렇게 툭툭 튀어나오는거야
학교의 외진 곳이라 학생들도 잘 없고
내가 여기있는걸 알 수가 없는데
왜 니가 여기있는거지
그리고
내가 니것도 아니고 니가 내꺼라고?
이건 또 뭔소리래
이상한 말만 뱉어놓고는
나를 질질 끌고는 발길을 돌리는 권순영이다
이런식으로의 거절은 예의가 아니라고.
"야 잠깐만, 나 아직 얘기가...."
"우리 이따 끝나고 돈까스 먹으러 갈까?"
"야,"
"아 우리 영화도 봐야되는데 그 뭐였지, 강동원 나오는,"
자꾸 내 말을 듣지않고 헛 소리만 하는 너다.
얘가 오늘따라 왜 이래
"야 권순영 나 아직 얘기 안 끝났어.
그렇게 예의없게 거절하면 상대방 기분이 어떻겠어"
"......내 기분은."
"뭐?"
"그럼 내 기분은 어떻겠어.
...됐어, 나 간다."
날 놓고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앞서가는 권순영이다
아니 저렇게 가버리면 내가 널 놓고 어떻게 다시 가
"아 순영아 잠깐만!"
그 남자에게 가지않고 앞서가는 본인을 따라 총총 뛰어오는 여주에
남몰래 웃음짓는 순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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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선물로 가볍게 써보았어요 선물이기에 구독료도 무료이니 많이많이 즐겨주세요^ㅇ^ 구독료 대신 독자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가고 싶네요! 할 일이 잔뜩 남은 권호랭이예여 이제 글 다 썼으니 뜨는 해를 보기위해 밤 샌 저를 위해ㅋㅋㅋㅋㅋㅋㅋㅋ조금 자고....일어나서 댓글 좀 확인하고 암호닉도 정리하고ㅠ_ㅠㅠㅠㅠㅠㅠ그럴게요! 밍규편의 모든 댓에 새해 인사를 남기는게 제 목표랍니다...! 얼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단 취침좀.....헤헿 글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런 상큼한 bgm을 쓰게 될 줄이야...! 복 많이 받으시구 새해를 독자님들과 함께해서 너무 기뻐요! 올해 시작 모두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열려있답니다! 확인이 늦어져서 죄송해요ㅠ_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에선....꼬...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