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성찬 엑소
스페스 전체글ll조회 9524l 19

 

 

 

 

 밀결사 02  

 

 written by 스페스 

 

 

 

  

  

  

    

"통성명은 해야겠죠, 민윤깁니다." 


 맞은편 의자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 독립운동가가 이렇게 이름을 얘기하고 다녀도 되는 건가. 누구에게든 신분이 드러나서 좋을 건 없을 테니 아마도 예명이겠지. 입을 달싹거렸지만 내 이름을 말할 수는 없었다. 딱히 둘러댈 이름도 생각해놓지 않은 터였다. 남자가 물끄러미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꽤나 날카로운 눈매가 더 그렇게 보였다.
 

 

 

 

[방탄소년단] 경성 비밀결사대 02 | 인스티즈 

 


 

 

"이런 자리에 오래 있는 거 별로라서. 간단하게 커피나 한 잔 마시고 일어나죠." 


말끝을 흐리는 다소 껄렁한 말투였다. 그가 오른손에 찬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아마도 총기 도면만 전달하고 일어나려는 거겠지. 그건 나도 원하는 바였다. 테이블 옆으로 여급이 다가오자 남자가 능숙하게 커피를 주문했다. 그가 노골적으로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쭉 훑다가 머리 위에 놓인 코르사주를 유심히 살폈다. 순간 피식 웃더니 표정을 고치고 심드렁하게 다리를 꼬았다.  


"왜 웃어요?" 

"네?" 

"방금 웃으셨잖아요." 

"아, 코르사주가 예쁘길래." 


기분이 찜찜했다. 으레 예쁘다고 말할 때 짓는 표정과는 천지차이였다. 남자의 웃음은 조소에 가까웠다. 그가 다시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더니, 왼쪽 팔로 입을 가리며 손사래를 쳤다. 


"아 미안해요. 웃으려던 게 아닌데." 


뭔가 꺼림칙했지만 입을 다물었다. 웃음의 속뜻이 무엇이든 간에 총기 도면만 받으면 정말 끝이니까. 그의 말을 마지막으로 정적이 이어졌다. 백화점 밖으로 펼쳐진 경성 시내를 바라보며 커피를 홀짝였다. 꽤 말끔히 정돈된 거리 한가운데로 전차가 지나갔다.  


대각선에 앉은 헌병대 몇몇이 일본말로 왁자지껄 떠들더니 빈 잔을 테이블 위에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공간에 들어선 후로 줄곧 신경 쓰이는 무리였다. 그들이 한 걸음, 두 걸음, 우리 쪽을 향해 걸어왔다. 또다시 긴장감에 속이 울렁거렸다. 의심을 받을 만한 실수가 있었는지 곱씹어 보려 했지만 머릿속은 이미 텅 비어버렸다. 쿵쾅거리는 심장박동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자꾸만 불안한 시선이 무리를 향했다.  

 

"어디 아파요?" 


남자가 침묵을 갈랐다. 


"아, 아니오." 

"표정이 영 불안해 보이는데." 

"아니오. 멀쩡한데 불안하긴 누가요? " 

"그쪽이요. " 


남자가 턱으로 나를 가리켰다. 지금껏 독립운동가 하면 으레 선량하고 정직한 인상을 떠올렸다. 아버지가, 두 오빠가 그랬고, 석진이 그랬다. 그러나 이 자리에 앉기 시작한 이후로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바로 앞에 앉은 남자 때문에. 그를 슬쩍 흘겨보고 있는 사이,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럼 그냥 본론부터 얘기하죠. 조선방직공장 사장 이름이 뭔 줄 알아요?" 

"네?" 

"김재자완자. 저희 아버지예요." 

"...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그런데 제 이름은 민윤기이고. 아버지와 다른 성씨의 아들, 이게 무슨 의미일 것 같아요?" 

"....." 

 

근본 없는 대화에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웬 이름 타령. 


"내가 친아들이 아니란 거죠. 난 서자 비슷한 거라 방직공장 물려받을 사람은 따로 있어요. 그 말은 미리 해주는 게 예의인 것 같아서." 


헛웃음이 났다. 갑자기 예의 타령 하는 남자가 우스웠다. 지금껏 예의 없이 피식거리며 웃던 게 누군데.
때마침 헌병대 무리가 우리 테이블 옆을 스쳐 지나갔다. 


"지금 다니는 조선증권도 해봤자 월급쟁이고." 


그가 특유의 말투로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을 뱉었다. 혹시 내가 모르는 독립군 비밀 암호인가. 도무지 대화의 행방을 알 수가 없었다. 마침 계산을 하고 나가는 헌병대의 뒷모습과 그의 말이 맞물렸다. 무리가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그 모습을 오랫동안 주시하다가 남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남자가 내 시선을 따라 흘끗 문 쪽을 쳐다보았다. 혹시 의심을 피하기 위한 건가. 그렇다면 꽤 훌륭한 연기였다. 긴장하는 기색 하나 없이 꽤나 자연스러웠다. 아무래도 이런 임무가 익숙한 모양인듯했다. 

 
"이 정도 말하면 보통 알아듣던데?" 

"네?" 

"시집 와서 얻을 거 없는 빈 껍데기라고요. 나." 

"이제 그만하셔도 돼요. 갔어요." 


남자가 눈을 가늘게 떴다.  


"헌병대 갔다고요. 일로 가까이 와봐요." 


남자를 향해 손짓했다. 허공을 휘젓는 하얀 레이스 장갑이 내 눈에도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남자가 미심쩍은 얼굴을 했다. 아, 빨리요. 두 어번 재촉하자, 여전히 경계하는 듯 팔짱을 낀 채 그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거 언제 줘요?"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하자, 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내뺐다. 


"뭘 줘요?" 


조금 이상했다. 사실 내가 먼저 묻지 않아도, 지금쯤 남자가 내게 사제 총기 도면을 건넸어야 했다. 그러면 나는 자연스럽게 받아들고 이 자리를 빠져나가면 그만이었다. 도면만 받으면 이 껄렁한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다. 

 
"없어요? 청혼서?" 


차마 밀서 내지 총기 도면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일주일 전쯤, 석진에게 물었었다. 혹시 상대가 먼저 총기 도면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신호를 보내냐고. 내 말에 석진이 웃으면서 대답했었다. '청혼서 달라고 해. 보통 결혼할 때 보내는 건데, 뭐 어차피 그렇게 말해도 알아서 줄 거니까.' 


남자가 표정을 굳혔다. 청혼서? 지금 청혼서라고 했냐고 두 번이나 되물었다. 암호가 청혼서가 아니었나. 답답한 마음에 왼쪽 의자에 올려둔 가방을 뒤져 종이봉투를 꺼냈다. 팔짱을 낀 채로 남자의 시선이 내 행동을 따랐다. 그가 테이블 위에 올려둔 봉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는 종이 겉면에 쓰인 허혼서라는 글귀를 입으로 되뇌었다. 내가 꺼낸 종이봉투의 존재는 석진도, 정국도 모르는 것이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남자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가 꽤 오랜 시간 생각에 잠긴듯 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그건가 보네. 아. 진짜. 김사장." 


남자가 팔짱을 낀 채로 짜증스러운 얼굴을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흔들며 한참이나 헛웃음을 지었다. 


"저기요." 

"그거 놓고 왔어요." 


짜증이 확 몰려왔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그 중요한 걸 놓고 오면 어떻게 해요? 나 그거 하나 받으려고 지금껏 여기에 있는 건데." 

"그렇게까지 결혼이... 아 됐고요." 

"됐고요?" 

"다음에 다시 자리 만들어서 가져다 줄게요." 

"다음 언제요." 

"아, 의지가 대단하시네. 언젠가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남자가 제 머리를 헝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정국은 생각했다. 어울리지도 않는 높은 구두를 신고 넘어질 듯 누나의 걸음걸이가 퍽 우습다고. 정국은 건물 뒤에서 몰래 전차를 타는 누나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누나를 태운 전차가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자 긴장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정국은 다급하게 철제 자전거를 끌고 종로 의원으로 향했다. 전차의 행선지인 본정통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종로 의원에 도착하자마자 뛰다시피 자전거에서 내린 정국이 병원 문을 열어젖혔다. 마침 수납실에서 간호사와 대화하던 석진이 병원에 들어서는 정국을 발견했다. 


"어? 전정국." 

"형." 


얼마나 달려온 건지 정국의 얼굴 가득 땀이 흥건했다. 정국이 수납실에 서있는 석진의 팔을 잡아채고 종로 의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 계단 밑으로 이어진 마당이 제법 고요했다. 몇몇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뿐이었다. 


"형. 우리 누나 출발했어요. 우리도 가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누나 걱정돼?" 


하얀 가운을 입은 석진이 정국을 보며 여유롭게 웃었다.  

 

"그럼 걱정 안돼요?" 

"응. 나는 싱글이 걱정 안 돼." 

 

정국이 석진의 얼굴을 흘끗 보았다. 무사태평한 석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누나 딱 부러진 척해도 소심하고 겁 많고 칠칠맞고." 

 

정국의 말을 듣던 석진이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걱정되냐?" 

"당연하죠. 발각되면 끝이에요. 게다가 나 때문에 이 일에 말려든 건데." 

"이래서 가족이 좋구나. 오랜만에 귀엽다. 전정국." 

"지금 농담이 나와요?" 

 

정국이 인상을 쓰며 슬쩍 제 어깨에 올린 석진의 손을 피했다. 언제나 그렇듯 여유 넘치는 석진의 말투와 몸짓이 정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들어가자. 도면은 어제 이미 다른 경로로 들어왔어." 

 

석진이 병원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뒤따라온 정국이 석진을 돌려세웠다. 놀란 얼굴이었다. 


"진짜요?" 

"그래 인마. 누나 걱정 그만하고 집에 가서 공부나 해. 난 싱글이 보다 네 성적이 더 걱정이야." 

"아, 또 그놈의 공부 타령. 근데 그럼 우리 누나 오늘 안 가도 되는 거잖아요. 미리 말을 해줬어야죠. 이미 출발했는데." 

 

정국은 정말이지 석진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미리 귀띔해줬으면 헛걸음할 필요가 없었을 테다 . 석진이 병원을 향해 올라가다가 계단 밑에 넋 놓고 선 정국에게로 몸을 돌렸다.   


"미리 말했으면 싱글이 성격에 그 옷 그냥 입겠어? 분명 환불해서 돈으로 돌려줬겠지. 싱글이도 또래 애들처럼 커피도 마시고, 예쁜 옷도 입어 봐야지. 이런 핑계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근데 전정국. 그럼 넌 내가 진짜 싱글이한테 그 일을 시킬 거라고 생각했냐?" 

 

석진이 꽤나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정국은 계단 앞에서 그런 석진을 올려다보며 씩 웃었다. 

 


"와. 김석진." 

"뭐? 전정국 너 은근 형한테 반말한다." 

"형은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근데" 

"근데?" 

"오늘은 진짜 고마워요." 

"아 낯간지러워." 

 

석진이 손사래를 치고는 민망한지 건물 안으로 금세 들어갔다. 

정국이 닫힌 문을 바라보다가 마당에 쓰러져있는 제 자전거를 일으켜 세웠다.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이 제법 가벼웠다.  

 

 

 

 

* * *  

 

 

 

 

"어? 이게 누구야. 월이?" 

 


본 적 없는 건방진 독립운동가를 따라 카페에서 일어나려 할 때였다. 멀리서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다. 큰 키에 꽤 당당한 걸음걸이, 그가 누군지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김남준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이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했다. 하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라니. 남준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테이블 사이를 가르고 다가왔다. 경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그의 손에 익숙한 신문이 들려있었다. 

 

"이런 데 오는 줄 몰랐네." 

 

남준이 흥미로운 얼굴을 하고는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나 너 아닌 줄 알았잖아. 평소에도 이렇게 입고 다니지. 예쁘다."  


이를 꽉 물었다. 하필 마주쳐도 김남준이었다. 다시는 아는 척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걸다니. 부아가 치밀었다. 

 

"내가 말했지? 다시는 아는척하지 말라고." 

"친구끼리 어떻게 모르는 척을 하냐." 

"친구?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김남준. 내가 분명히 말했지. 너 경성에 돌아온 이후로 나랑 아무 상관없다고." 


남준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애써 괜찮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 볼에 패인 보조개가 익숙했다. 반면 웃지 않는 눈 때문에 표정이 꽤나 어색했다. 조금 슬퍼보였다. 녀석의 표정을 보고 그 감정을 다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다. 여전히 김남준은 익숙한 존재였다. 분명 또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걸어오겠지. 

 

"여긴 무슨 일이야? 이런 데 잘 안 오잖아. 차려입은 것도 그렇고." 

 

내게 머물러 있던 남준의 눈길이 내 앞에 있는 남자에게로 옮겨갔다. 남자가 제 귀를 만지더니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럼, 전 이만. 아, 이건 제가 가져가죠." 


남자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허혼서를 빠르게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다. 남준의 시선이 남자의 손끝을 따랐다. 남준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저기요." 


남준이 자리를 빠져나가는 남자를 불러 세우자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남준을 훑었다. 사람을 훑어보는 게 습관인 가 싶을 정도로 노골적인 시선이었다.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는데, 민윤기씨 맞으시죠." 


남준의 목소리에 사고 회로가 멈췄다. 둘이 아는 사이인가. 남자가 남준을 계속 빤히 보자, 남준이 덧붙였다. 


"저번에 저녁식사 때 뵀었는데." 

"아. 매일신보. 새로 부임한 편집장." 

"기억 나셨나 봐요. 김남준입니다." 

 

  남준이 사무적으로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앞에 앉은 남자가 한 참이나 그 손을 바라보다가 뒤늦게야 손을 맞잡았다. 남준은 동경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매일신보 편집장으로 부임했다. 파격적인 인사 단행이었다. 지금껏 매일신보의 편집장은 일본인이나 이름 꽤나 날린다는 친일 조선인의 몫이었다. 민족을 대변하는 신문으로 시작했던 매일신보는 매각된 뒤로 일제의 나팔수 노릇을 했다. 남준이 총독부 기관지나 다름없는 매일신보에 입사했다는 소식은 내게 청천벽력 같았다. 유년 시절 대부분의 기억을 공유했던 가장 친한 이의 전향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배신감에 몸서리치던 몇 달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은 조금 이상했다. 친일 신문사의 기자와 독립운동가가 서로 아는 사이라니. 혹시 신분을 위장 한건가.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근데 이 친구랑 무슨 사이인지. 제가 방금 허혼서를 본 것 같은데, 그게 제가 생각하는 게 맞는 건지 해서요." 


침묵을 깨고 남준이 남자를 향해 물었다. 그새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를 본 모양이다. 입이 바싹 말랐다. 남자가 제발 자연스럽게 대꾸하길 바랐다. 그가 슬쩍 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제가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나요? 전 김남준씨 취재원이 아닌데." 

"취재원이라고 해도 대답의 의무는 없죠. 지금 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차차 알게 될 테니." 


남준이 의문스러운 눈길로 남자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애써 웃었다. 


"김남준, 그만하고 가라. 아, 윤기씨 가요. 저 데려다주신 다면서요." 


남자의 팔을 끌었다. 내 손에 이끌려 나가는 윤기의 뒤통수를 향해 남준이 말했다. 


"민윤기씨, 또 뵙죠." 

 


미쓰코시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남자가 내 손을 뿌리치고는 자신의 옷을 털었다. 어느새 저녁 일곱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거리가 꽤 어둑해졌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전 복잡한 일에 얽히는 거 별로라서." 


남자가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방향을 틀었다. 


"저기. 그건 그렇고 청혼서는" 

"다음에 준다고요." 


남자가 한숨을 내쉬더니 방향을 틀어 걸었다.  그가 인파 사이로 스며들다가 갑자기 뒤를 돌았다. 


"아, 그리고 그 코르사주 별로예요." 


또 마지막은 피식 웃는 그 건방진 얼굴이었다. 지금껏 참아왔던 모든 긴장과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기분이었다. 


"저기요!" 


남자가 개의치 않고 걸음을 옮겼다. 워낙 사람들의 통행이 많아 남자가 금세 시야에서 사라질 것 같았다. 마음이 급해졌다. 


"저기요! 저기. 민윤기!!" 


꽥 내지른 음성에 걷던 사람들의 눈길이 일순 내게로 향했다. 남자가 도로 한가운데서 어깨를 들썩거리며 웃었다. 끝끝내 뒤돌아보지 않는 남자에게 냅다 소리쳤다. 


"그쪽 진짜 예의없는 거 알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나를 의아한 듯 바라더니 이내 술렁거렸다. 얼굴이 또 달아올랐다. 창피함에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고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발에 익숙지 않은 구두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창피했지만 속이 다 시원했다. 그제야 심박수가 안정을 되찾는 것 같았다.   

 

 

 

 

 

 

* * * 

 

 

 

 

  윤기는 자꾸만 웃음이 났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가장 먼저 집으로 향했다. 미쓰코시와 멀지 않은 곳에 윤기의, 보다 정확하게는 숙부의 집이 위치했다. 맞선이 끝나면 보통 윤기는 스페스로 향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예외였다. 머릿속에 자꾸만 하얀 봉투가 떠다녔다. 맞선 장소에서 여자가 청혼서를 가져왔냐고 물었던 그 순간부터, 윤기는 오롯이 대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자가 테이블 위에 허혼서를 올려놓았을 때, 번뜩 오늘 아침의 일이 떠올랐었다. 


  친아버지가 꿈에 등장하는 바람에 잠을 설쳤던 윤기가 정신없이 집을 나설무렵, 식탁에 앉아있던 숙부가 뭐라 뭐라 소리쳤다. 맞선이라는 단어가 귀에 꽂혔다. 뻔히 이번 맞선은 신경 쓰라는 얘기겠거니 싶어 윤기는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집 밖을 향했다. 갑작스레 신발장 옆 협탁에 놓인 종이봉투가 눈앞을 스쳤다. 반질반질하게 닦인 구두에 발을 넣고 있을 때 잠깐 본 것 같기도 했다. 그게 청혼서였었나. 헛웃음이 났다. 결혼? 그것도 저런 쌈닭이랑? 윤기가 고개를 저었다.  


  헛것을 본 것도, 잘못된 환영도 아니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윤기는 신발장 옆 협탁을 살폈다. 새하얀 봉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구두를 벗지도 않은 채로 윤기가 손을 뻗어 종이봉투를 집어들었다. 신발장에 기댄 채 그 내용을 읽는 윤기의 얼굴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봉투 안에 든 서류는 추천서였다. 작위를 받으려는 숙부가 작성해놓은 추천서 맨 아래 칸에 조선증권 사장의 사인이 공란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청혼서가 아니라니. 종이를 손에 쥔 채, 지난 일을 곱씹는 윤기의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기의 숙부였다.  

 

"윤기야, 하다 하다 맞선자리에 안 가는 건 이 애비한테 너무한 것 아니냐. 무슨 정신인지 추천서도 놓고 갔더구나." 


안 그래도 숙부가 돌아오면 본인의 동의 없이 혼서가 오고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참이었다. 그런데 맞선 장소에 안 갔다니. 분명 맞선을 보고 오는 길인데. 


"맞선 장소가..." 

"오늘 아침에 말해 줬잖니. 조지아 백화점 3층. 미쓰코시에서 바뀌었다고." 


윤기는 헛웃음이 났다. 어쩐지 이상했었다. 미쓰코시에서 만난 여자와의 대화는 붕 뜬 것 마냥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겉돌던 대화의 행방을 찾았다.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 * * 

 

 

 

 

 


  윤기는 그대로 집을 나섰다. 역시나 행선지는 스페스였다. 걷는 내내 맞선 자리에서의 기억을 더듬었다. 오갔던 대화들이 머릿속을 부유했다. 윤기는 오늘 일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손에 꼽을 만큼 어이없고 또 재밌었다고 생각했다. 느긋한 윤기의 걸음이 제법 빨라졌다. 

 

"또 일찍 왔네. 아니 생각보단 조금 늦었나." 

"정사장님 위스키요." 


윤기가 익숙하게 옆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바 의자에 걸터앉았다. 호석이 익숙하게 술잔을 바에 올렸다. 윤기가 이 시간에 스페스에 발을 들인다는 건, 결과가 뻔하다는 뜻이었다. 대부분 그랬다.  


"시간을 보아 하니 오늘도 물 먹였네?" 

"응. 제대로." 

 

윤기가 위스키를 한 모금 넘겼다. 

 

"워워. 천천히 마셔. 화신상회 둘째 따님도 이렇게 보내는구나. 형 이러다 진짜 장가 못가면 어떻게 하지? 근데 어째 평소랑 표정이 다르다?" 

"아주 이상한 일이 있어서." 

 

윤기는 바에 기대 턱을 괴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냉정해보이는 평소 얼굴과는 달리 웃을 때 윤기는 꽤 귀여워지고는 했다.  


"왜? 어땠는데?" 


호석이 흥미로운 듯, 하던 일을 멈추고 바에 기댔다. 


"예전처럼 똑같이 했거든. 일단 앉자마자 커피만 마시고 일어나자고." 


호석이 뒤이어 익숙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그것도 했겠네. 쭉 훑어보고 기분 나쁘게 웃기." 

"그건 내가 진짜 안하려고 했는데... 네가 이번에 나올 여자가 결혼에 목맨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세게 나갔지. 근데 다시는 안 하려고. 미안해서 표정관리가 안 돼." 

"양심은 있냐 그래도? 여튼 비웃으니까 일어나서 그만하자고 갔어?" 

"아니. 무슨 말을 해도 먹히지가 않아. 의지가 대단해. 근데 그 여자가 갑자기 가까이 오라고 하더니 뭘 달라고 하더라고." 


호석이 윤기에게 잠깐 멈추라는 듯 손짓하더니, 제 술잔을 들고 아예 윤기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얘기를 들을 셈이었다. 


"아니 뭘?" 

"청혼서." 

"뭐? 이건 무슨 상황이야? 이야.김사장님 칼 제대로 갈으셨네." 


호석의 눈이 반짝였다. 윤기는 테이블위에 놓인 허혼서부터 아침에 있던 일, 그리고 숙부의 말까지 전부를 호석에게 전했다. 말하는 내내 윤기의 얼굴에 장난스런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얼굴이라, 호석또한 그런 윤기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형한테 청혼서를 달라고 하고, 본정통에서 반말하면서 소리지른 여자가 화신상회 둘째딸이 아니었다는 말이지?" 


윤기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자꾸 웃음이 나는 통에 그의 어깨가 들썩였다.  


"이야. 인연이네" 


윤기가 술잔을 입에 대다가 갑작스레 무언가 생각난듯 말했다. 


"아, 너 김남준 알지?" 

"김남준? 아. 알지. 걔 유명하잖아. 이번에 매일신보 편집장으로 새로 부임한 걔 말이지?" 

"어. 갑자기 걔가 우리 테이블에 걸어 오더니 여자랑 아는척 하더라고." 

"김남준이랑 아는 여자라..." 

"김남준이 나보고 무슨 사이냐고 묻는데 영 대답해주기 싫어서 그냥 나왔어." 

"헤어진 애인관계인가. 이거 엄청 재밌는데." 

"둘이 뭐가 있나봐. 네가 돌아오고 친구가 아니라느니. 뭐니. 김남준 몰아세우는데 내가 다 무섭더라. 보통 여자는 아니야." 

 

"민과장님 값진 경험 하셨네. 아, 맞다. 그 허혼서 구경 좀 하자." 


윤기도 여자가 건넨 편지를 깜빡 잊고 있었다. 호석의 말에 잔을 내려놓은 윤기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종이봉투를 꺼냈다. 편지에 여자의 생년월일과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 그 쌈닭 너랑 동갑이다. 쌈닭치고는 이름이 예쁘네." 

"어? 근데 뒤에 뭐 적혀있는데?" 


호석에 말에 뒤를 돌리자 만년필로 적은 듯한 검은 글씨가 드러났다. 윤기가 천천히 글자를 읽어내려갔다. 윤기의 낯빛이 이상했다. 


"야 정호석 이거 읽어봐." 

 

흥미롭다는 듯 종이를 넘겨받은 호석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웃음기를 잃었다. 윤기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게 뭔 소리지.  

 

"정호석. 이거 뭔가 냄새나지 않냐?" 

"형 나랑 지금 같은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 여자가 나한테 달라고 했던 게 청혼서가 아니었나 본데." 

"에이... 설마. 그러기엔 이 여자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From.스페스

안녕하세요. 스페스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더 빨리 오고 싶었지만 현생에 치여 이제 왔네요. 

 

처음으로 시작하는 글에 이렇게 암호닉도 신청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저 격하게 써주시는 댓글 엄청 좋아합니다! 

암호닉은 계속 받습니다. :) 

 

 

 

경성의 비밀결사대원들 

 

빅닉태 

태태 

베이지 

제니 

호빵찐빵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일제강점기ㅠㅜㅜㅜ 아픈 역사지만 이런 배경 너무 좋아여ㅠㅠ [감자]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7년 전
독자2
빅닉태 입니다!! 오늘도 잘 읽고 가요ㅠㅠ 정말 이런 배경 너무 좋습니더 ><
7년 전
독자3
호빵찐빵입니다~~격하게 댓글달러왔써여*^^*
윤깈ㅋㅋㅋㅋㅋㅋㅋㅋㄱ일단 좀 웃고욬ㅋㅋㅋㅋ이미 다른경로로 들어왔는데 둘이서 아무것도 모르고 저러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웃겨요ㅋㅋㅋㅋ허혼서에 뭐라고써있었길래 허술하다는 걸까요 궁금...그리고 남준이랑 사귀었던거 같은데 어쩌다 돌아서게됐는지8ㅅ8 2화라그런지 떡밥투성이네요 목빠져라 기다려야지~~@.@ 그리고 예쁜옷 다음에도 또 입혀주실꺼죵??!?(기대)

7년 전
독자4
제니에요! 작가님 오늘도 재밌는 글 감사해요! 크 과연 여주와 민윤기와 김남준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기대히며 글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7년 전
비회원57.104
와ㅠㅠㅠ개화때배경너무좋은데설정까지아주탄탄해서오랜만에기대하고볼작품이생긴것같아서너무좋아요ㅠㅠ열심히연재해주시면챙겨볼게요!!!
7년 전
독자5
꺄악!!!!! 작가님 오셧군요ㅠㅠㅠㅠ 저 왜 이제 확인한거ㅠㅠㅠㅠ 오늘도 너무너무 잘읽었습니다!! 으앙 윤ㄴ기 이...ㅠㅠ!!!!!!! 여주도 멍청이야!!! 그래도 차차 진행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겟죠?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너무 기대됩니다ㅠㅠ 남준이 뭐죠뭐죠ㅠㅠ? 설마 친일은 아니죠..? 아닐거에요.. 뭔가 잇겟죠... 그죠!??!?!? 그렇다고 해주세요..(우르먹) ....독자는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죠..? 하하 여튼간 으아러니아럼 작가님 오늘도 와주셔서 감사드리구 지난화에 암호닉 신청한다했으니 해야죠! 암호닉 신청.. ㅋㅋㅋㅋ 음.. 전 주인공이 누구냐에따라 암호닉이 달라여.(안궁, 안물) 근데 남주가 누군지 모르므로(...) 그냥 우리 냄쥬니 [김남준컬렉션]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아 작품얘기를 해야하는데 뭐이런똥같은 댓글을 싸지ㄹ.. 죄송합니다. 여튼간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와주셔서 감사드리구 앞으로도 꾸준히 챙겨보겟습니다!! 작가님 항상 감사드리구용 피씨라 하트가 없네요.(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사랑합니다 작가님. 다음화에서 뵐게요!(하트)
7년 전
독자6
작가님 일단 암호닉은 최신글에 신청해야하니ㅠㅠㅠㅠㅠㅠㅠ이번 글도 분량 완전 낭낭하고 대박이에요 아 아까전에 달았던 댓글에서 한 말 취소해야겠어요ㅠㅠㅠㅠ윤기가 의외라고 했는데 진짜 그냥 친일파 아들이었네요 전 친일파 행세하면서 뒤에서는 독립운동 돕는줄...그나저나 호석이와 윤기가 눈치를 챘는데 이제 어떻게 되는거죠 두근두근
7년 전
독자7
아진짜 두근두근거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듀군규듀구우규ㅜ두규규우
7년 전
독자8
윤기랑 여주 인연인가요? 윤기는 친일파인데.. 여주는 아니고.. 윤기랑 호석이가 눈치 챈건가요..?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7년 전
독자9
헐 대박....ㅠㅠㅠㅠ진짜대박이에요ㅠㅠㅠ윤기
7년 전
독자10
윤기가 친일파인 거죠? 허혼서에 뭐가 적혀있길래 ㅠㅠㅠㅠㅠ 혹시 눈치챈 거라면 여주가 위험한 거 아닌가요 ㅠㅠㅠㅠ
7년 전
독자11
거 윤기한테 까이신 여성분부터 애도햐ㅡ시작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ㄲㅋㄱㅋㅋ일이 제대로 꼬인 것 같은데... 여주 큰일나는거 아니져?T^T
7년 전
독자12
키야 여주랑 윤기 핵잘어울리는데여...그나저나 설마 윤기랑 호석이가 막 고 그러진 안겠져...제발..
7년 전
독자13
넘재밌어요...일이 이렇게 되면서 윤기 호석이랑 꼬이는군요..!!!!
7년 전
독자14
작가님 윤기랑 여주의 상황이 넘재밌네요 여주는 심각한 상황이구 윤기는 잘못가서 잘못만난거구요ㅎㅎ담편보러갈게요ㅎ
7년 전
독자15
윤기랑 호석이가 여주 정체 눈치챈걸까요..? 으아 불안불안 여주한테 무슨일 생기면 안될 텐데ㅠㅠㅠㅠㅠ 다음화보러갈게요 !!
7년 전
독자16
오 세상 안돼...
7년 전
독자17
윤기가 오해 안했으면 여주 큰일날 뻔 했네요 석진이가 진짜 안시킨 것도 다행이고요
7년 전
독자18
어....뒤에뭐야 완전 소름 그보다 왜케 둘다 구이ㅕㅂ게매력이ㅛ냐ㅠㅠㅠㅠ
7년 전
독자19
세상에 너무 간쫄리는데요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20
첫글에 암호닉 신청을 했는데 맞는가 모르겠어요~
푸른밤 입니다.
싱글이 생각해주는 석진이 마음이 참 곱네요.. 떠나보낸 오빠들을 대신해주는 것 같아요.
다만 그런 석진이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겼는데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요.
벗이던 준이는 왜 친일파가 되었는지도요. 위장취업이라하기는 어려우려나욯ㅎㅎ

7년 전
독자21
진짜ㅠㅠㅠㅠ배경이랑ㅇ너무잘맞는거 기ㅏㅌ아요ㅠㅠ
7년 전
독자22
남준이가 친일???ㅡ 아니죠 아닐거이요 간첩이라고 믿을래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23
독방에서 추천받고 왔는데 너무너무 재미써요!!!!! 일제강점기 배경이 신비롭고 필력도 좋으셔서 좋아요!
7년 전
독자24
666666 오늘 편읽고 여주가 큰 실수는 한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네요. 다른 장소에서 만난 인연이 제가 예상하는 대로 되질 않길 바라며 고맙습니다
7년 전
독자26
[하바나콩]으로 암호닉 신청해요
와..읽을수록 흥미진진해지네요..추천받고 읽고있는데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들어요

7년 전
독자27
아니 진짜 작가님 분위기ㅠㅠㅠ 긴장가뮤ㅠㅠ 역대급 글인것같아요ㅠㅠㅠ 왜이렇게 늦게 안건지ㅠㅠㅠ
7년 전
독자28
헐 뭐지 뭐지 ㅠㅠㅠㅠㅠㅠㅠㅠ남준이는 또 뭐고 윤기는 왜 그러는거지...ㅠㅠㅠㅠ
7년 전
독자29
안 돼ㅠㅠㅠㅠ들키면 안 돼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 댓글
으아 ㅠㅠ 어떡해ㅠㅠ 들키는건가
7년 전
독자30
아 헐...잘못 만난거였구나...ㅜㅜㅜㅜㅜ
7년 전
독자31
아 역시 윤기랑 만난 건 잘못된 만남... 벗 그것은 데스티니?!!! 아 편지에 무슨 내용이 적혀있는거죵ㅠㅜㅜㅡㅠ?
7년 전
독자32
으아ㅏㅏ아아ㅏㅏ윤기가 남주인가요?ㅠㅠㅠ 진짜 스토리 탄탄해서 좋아요ㅠㅠㅠㅠㅠㅠ 여주도 어리바리하면서도 쎈게 당차고 좋네요ㅠㅠㅠㅠ 이런 여주 오랜만이에요ㅠㅠㅠ 넘나 귀여운 것 ㅠㅠㅠ
7년 전
독자33
짘짜 재밌어요 ㅜㅠㅠㅜㅜㅜㅠㅠ 얼룬 다음화를 봐야겠어요(다급
7년 전
독자34
대박.... 전편에 암호닉 신청한 유후보이 입니다... 이건 진짜 대박인데요? 제가 글잡 끊은지가 몇달 됐는데 이건 진짜 대박이예요... 꿀재앰...
7년 전
독자35
와ㅠㅜㅠㅜ 재밌어요ㅠㅜㅠ
7년 전
독자36
이야....이게 뭔지
7년 전
독자38
아 막 졈 간질간질하고 좀 떨리는데 기분좋은 떨림은 아닌것같구
어떤 내용이 앞으로 이어질지ㅡ너무 궁금하다

7년 전
독자39
오마나 재밌어요!!! 남준이랑 윤기는 친일을 하고있다니 맴찢이네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40
아윤기랑호석이가눈치챈것같은데.... 이와중에 시정국이가 누나챙기는거너무귀옂네여ㅠㅠㅠ
7년 전
독자41
여주가 뭔가 당당하면서도 약간 허당끼 있는게 너무 귀여워요ㅋㅋㅋㅋ 그나저나 정국이같은 동생이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요ㅎ
7년 전
독자42
오 진짜 드라마보느것같아요ㅠㅠ두근두근
7년 전
독자43
윤기랑 호석이가 눈치챈 느낌이네요... 너무 기대 돼요 ㅠㅠㅠ 두근 두근 ㅠㅠ
7년 전
독자44
와 진짜 작가님 드라마보는 것 같아요ㅠㅠ
그리고 누나 걱정하는 정국이도 너무 귀여워요

6년 전
독자45
ㅋㅋㅋㅋㅋㅋ아진짜 진행 너무 흥미로워욬ㅋㅋㅋㅋㅋㅋ윤기가 월이한테 관심생길거같네요
6년 전
독자46
뭐ㅣㅈ 뭐지 눈치 챈 건가 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47
어으으ㅡㅇ아어엉 불안해요 불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싱글이가 안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6년 전
독자48
윤기랑 호석이가 뭔가 눈치챈 느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나저나 누나
걱정하는 정국이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49
민윤기 진짜 최고다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50
진짜 두근두근 ... ㅠㅠㅠ 긴장되고 재밌어요
6년 전
독자51
와진짜너무재밋어요 어쩐지 윤기가 너므 혼자 딴소리해서 뭐지..했는데 이런 엄청난 헐...어쩌다가 이렇개 엇갈린거지?ㅠㅜㅠ아너무재밌어요ㅜㅜ소설같아요.
6년 전
독자52
아진짜재밌는데..뭔가불안하구막그로네요 ㅠㅠㅠㅜ
6년 전
독자53
와 남준이 꺼지 등장했어요!! 조금 불안한데ㅠㅠ 알아차리는거 아니겠죠ㅠㅠ
6년 전
독자54
윤기 왜르케 설레는것이죠?ㅠㅜㅜㅜㅜㅠ쌈닭..윤기가 불러서 설레는 별명이네욬ㅋㅋ큐ㅠㅜㅠㅠ너무 재밌어요 다른멤들도 나올것같아서 기대되ㅣ네용
6년 전
비회원236.183
헐 남준이 왠지 위장한 독립운동가 인거같은데 맞나요..? 저기 종이에 총기도면 그거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는거지..윤기는 말할 것같지는 않은데 괜시리 불안..ㅠ
6년 전
독자55
헉ㄱ 설마 들키는 건가.. 뒤에 뭐가 써있덩거랴ㅜㅜㅠㅠ
6년 전
독자56
오마이갓 ㅠㅜㅜㅠㅜㅠㅜㅠ 들킨건가 ㅜㅜㅠ
5년 전
독자57
흐어어엉 어어어ㅓㅇ 너무 좋아서 눈물만 나와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8
대체 어떤 내용이 적혀있길래 표정이 굳는 거죠... 들키면 안될텐데 ㅠㅠㅜㅜㅜ
5년 전
독자59
대박대박 어떡게해’ㅜㅜㅜㅜㅜ 걸렷나요??? ㅠㅠㅠ 어머
5년 전
비회원179.137
뭐라 써져있길래 ㅠㅠ
5년 전
독자60
내용이 뭐길래 왜... 들키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강동원 보보경심 려 02 1 02.27 01:26
강동원 보보경심 려 01 1 02.24 00:4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633 1억 02.12 03:01
[이진욱] 호랑이 부장남은 나의 타격_0916 1억 02.08 23:19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817 1억 01.28 23:06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2 예고]8 워커홀릭 01.23 23:54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713 1억 01.23 00:4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615 1억 01.20 23:2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513 1억 01.19 23:2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517 1억 01.14 23:37
이재욱 [이재욱] 1년 전 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_0010 1억 01.14 02:52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415 1억 01.12 02:00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420 1억 01.10 22:24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314 1억 01.07 23:0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218 1억 01.04 01:01
윤도운 [데이식스/윤도운] Happy New Year3 01.01 23:59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120 1억 01.01 22:17
준혁 씨 번외 있자나31 1억 12.31 22:07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나의 타격_0319 1억 12.29 23:1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213 1억 12.27 22:4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118 1억 12.27 00:5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end22 1억 12.25 01:21
이진욱 마지막 투표쓰11 1억 12.24 23:02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1]11 워커홀릭 12.24 01:07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1617 1억 12.23 02:39
이준혁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1 1억 12.20 02:18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1427 1억 12.19 01:40
전체 인기글 l 안내
4/28 6:14 ~ 4/28 6:1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