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순영
빌어먹을 로맨스 X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최승철에게 당연히 연락이 올 거라 예상은 했으나
생각보단 늦게왔다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 밤 중에 왠 전화
지금 너랑 할 이야기 없는데.
하고싶지도 않다
-"뭐하냐"
또 술 주정 부리냐
택시태워서 집 보내"
자꾸 너 찾는다,"
"....뭐래,
...끊는다"
-"...
그거 권순영이죠
나 바꿔줘요
여기 오라해
할말 있다고,
꼭 물어 볼 거 있다고"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네 목소리
안 그래도 너 때문에 싱숭생숭한데
갑자기 넌 또 왜 이래
김민규한테 무슨 소리 들었나?
알리가 없는데
설마 최승철이 말했나
생전 찾지도 않던 날 왜 찾아
-"권순영, 여기 와..."
"...안 가"
"...오라고 물어 볼 거 있으니까"
"...뭘,"
-"..최팀장님 보내고 너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고집 적당히 부려 안 간다고."
-"기다릴거야 끊어"
여전하네 막무가내인 건
네 입에서 나올 말들이 무섭다
이제와서 그 기억을 끄집어내서
다시 조각을 맞추는게 우습잖아
혼자 별 짓 다한게 우습다
혼자 오해하고
혼자 화내고
혼자 너 괴롭히고
대단하지,
내가 안 와도 거기 있을 너란 걸 너무 잘 알아서
억지로 밖을 나선다
1월의 겨울의 밤은 춥구나
연초라 다들 북적북적
행복해보인다
겨울임에도 행복한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네
이렇게 시린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지?
정말 최승철은 어디가고
너 혼자 멀쩡히 앉아있다
오늘의 넌 제정신이구나
그런데 날 왜 찾아
술도 안 취했는데
왜 울어
"..술 먹고 사람 귀찮게 하는거 적당히 해
일어나 택시 잡아줄테니까."
"...앉아 권순영"
"할 얘기 있으면 제정신으로 다시 얘기해.
너 취했어 일어나"
네가 안 취한 건 알고있다
네 두 눈이 뚜렷하게 날 바라보니까.
그래서 더 무서워
네가 오늘 일을 잊지 않을테니까
"일어나라 했어"
"앉으라고."
"일어,"
"왜 헤어지자 했어.
다시 찾아 올 거면서.
와서 혼자 오해하고
내 얘기는 한 마디도 안 묻고 돌아갈거면서
왜 헤어지자 한 건데, 왜!"
어떻게 안 걸까 너는
나도 오늘에서야 안 사실을
내가 오해해서 혼자 돌아선 사실을
왜 니가 알아
왜
"....헤어질 만 하니까 헤어졌겠지.
이제와서 그게 중요해?"
그러게
왜 헤어졌을까
왜 혼자 오해하고 돌아섰지
왜 너에게 물을 생각은 못했던걸까
네 입으로 뱉을 말이 두려워서?
그래
그거인 것 같다
네 입으로 김민규의 존재를 긍정할까봐
그게 너무 무서웠어
"...너한텐 아니여도 나한텐 중요해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내가,
내가..."
울지마
그만 울어
왜 울어
"...이미 지난 일이야
내가 오해해서 너 미워한 건 미안하다"
"....
그게 다야?"
"이거에 관해선 사과말고 할 얘기 없어."
"...똑바로 다시 말해
나만 이랬어?
내가 너한테 매달리다가 왜 놔줬는지 넌 모르잖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뭘 포기하고 놔준 지
모르잖아.."
"....."
"네 말 들어주고 싶어서
잊으려고 별 짓 다 해봤는데,
그깟 네 사진, 네 번호 하나 못 지우겠어서...
그래서,
그래서..."
....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나는,
나는 지울 수 있었을 것 같아?
"...여자친구도 생겼으면서
왜 찾아와
왜 오해해...
뭘 니가 차여...."
"...그래 내가 차인게 아니라 내가 찼지.
그때 여자친구랑 사이가 안 좋아서 그래서 잠깐 흔들렸어, 미안하다.
이렇게까지 심각할 일 아니야 다 지난 일이고,.."
"....너 지금 거짓말하는거 티나
넌 왜 울어..."
내가 운다고?
안 울어
뭔 소리야
"거짓말 하지마 권순영.
솔직히 말해"
"할말 없어"
"언제까지 속 마음 얘기 안하고 살 건데?
나랑은 죽을 때까지
그냥 서로에게 안 좋은 기억으로만 남고 싶어?"
"....어,"
"..넌 늘 그런식이지
이렇게 속 마음 한 마디 안 해주니까
내가 네 사랑을 못 믿은거잖아..."
"못 미더우니까 못 믿었겠지.
못 믿을 만 했어, 별로 안 사랑했거든."
"... 마지막으로 물을게,
나 사랑하긴 했니...정말 안 사랑했어?"
"...."
"사랑...했어?"
"...."
"...."
".....어.
네 그 질문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좆같아 질 만큼.
내 감정이 무서워서 도망 갈 만큼
그래서 도망갔는데,
갈 곳이 없을 만큼.
딱 그 만큼 사랑했어 너"
그러게 너도 울고 나도 우네
등 뒤에 서있는 서로는 보지 못 한 채
다른 곳을 바라보며 서럽게 울고있는 우리 둘이.
더보기 이번 주는 비교적 한가로운 권호랭이랍니다 바쁠거라 해놓고 이렇게 자주오니 허허 반겨주실거죠? 오늘 글은 정말......눙물이 찔끔 나올 뻔 하던... 저번 편도 슬펐는데 왜 저는 오늘이 더 슬프죠...8ㅅ8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암호닉은 암호닉 신청 글에 써주시면 된답니다!.! 사실 슬픈 글 써서 지금 우울해진 작가입니다...독자님들도 읽고 저처럼 되셨다면... 엉엉 같이 울어볼까요?....ㅠ_ㅠㅠㅠㅠㅠㅠㅠ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