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부 주장 전정국 X 교대생 너탄
W. 교생쌤
♥암호닉♥ |
연꾹/무네큥/쿠쿠옹/꾸기야/쩡국전/캔디/데이지/녹차맛콜라/뉸기찌/오빠미낭낭/적국/융꾸기/살사리/피치/딸기우유/프리지아/ㅇㅇㅈ/대스윗/윤기윤기/보호/진진♥오월/항암제/♥여지♥/기지/박닉태/윤기나는/예찬/교이교이/블체/동백/대구미남/숩숩이/우유/붐바스틱/니나노/축구공/27일/꾹부/민이/꽁뇽/여운/태태야/♥정국/#왕짱맑은맹세#/안녕엔젤/레드불1일1캔/탱탱/초코아이스크림2/짐태꾹/달달봉봉/연두/공백/그린애플/디즈니/●달걀말이●/꾹이애기/빙빙/정국오빠 애인/ 회색/꾹부/서영/몽마르뜨/벌스/0125/콜라 |
한참을 바보처럼 쪼그려 앉아있었다. 젖어나가는 몸이 싫었다. 젖을수록 이상하게 정국이가 떠올랐다. 잘 가려지지도 않을 걸 알면서도 피해보겠다고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고는 도로가를 바라보았다. 비를 피하려고 뛰어다니는 사람들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지 다들 자신들의 길을 가기 바빠보였다. 멍청히 쳐다보고 있는데 집에 가려고 우산을 샀는지 새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태형이가 보였다.
갑자기 우뚝서더니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다. 그리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얼마지나지 않아 익숙한 벨소리가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멍청히 계속 벨소리를 듣기만 했다. 긴 벨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고 이내 내가 안받을 것 같다고 판단했는지 통화를 종료하고는 주머니에 휴대폰을 쑤셔넣는 태형이다. 입맛을 한 번 다시고는 가던 길을 마저 걸어간다.
태형이를 쭉 쳐다보다 고개를 무릎 사이로 파뭍었다. 경적을 울려대는 자동차 소리가 귓가에 계속 맴돈다. 그게 듣기가 싫어서 두 눈을 꼭 감고는 가방으로 귀까지 틀어막았다. 정국이, 많이 화났겠지. 뭐가 그를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다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려웠지만 그가 화가 났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더이상 나와 연락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안만나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입술을 깨물었다.
깨문 입술이 찢어졌는지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다. 아, 짜증나. 고개를 더 무릎에 파뭍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으면 가방이 비를 꽤 막아주는지 몸에 닿는 빗방울이 적었다. 집에 갈까. 그렇게 생각하고는 꼭 감은 눈을 떴다. 그리고 천천히 묻었던 고개를 살짝 들었다. 아무것도 없어야 할 땅바닥에 낯이 많이 익은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가방을 더욱 힘주어 잡았다. 설마, 거짓말. 말도 안돼.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겠어서 멍청히 그 신발만 바라봤다.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런건가. 머리위에 씌워놓았던 가방을 천천히 내려놨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 내 눈앞에 보이는 신발을 중심으로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빗방울이 보였다. 검지 손가락으로 신발을 한 번 찔렀다. 만져진다. 바보처럼 쳐다보있는데 영화처럼 정국이의 얼굴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홀딱 젖은채로.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근처 가게에선 우산이 다 팔려서
너..
홀딱 젖었네요, 더 빨리 뛸걸
그렇게 말하고는 우산을 내쪽으로 기울이는 정국이다. 아무말도 못하고 정국이의 얼굴만 바라보면 할 말이 있는지 입을 열었다가 닫아버린다. 내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면 머쓱한지 해맑게 웃어보인다. 너는 진짜... 자꾸만 세어나오려는 눈물에 인상을 쓰면 인상쓰지 말라며 다정하게 내 이마를 쓸어준다. 그 손길이 너무 따뜻해서 고개를 숙이고는 눈물을 쏟아냈다. 나는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싶었다. 내 감정을 더 이상 숨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 몰아세워서 미안해"
"그만 울자"
우는 내 모습을 보더니 아까 자기가 화를 낸 것이 원인이라고 생가했는지 미안하다면서 흘러내리는 내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준다. 젖어서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도 다정하게 떼어주었다. 나도 정국이의 얼굴에 묻은 빗물을 손으로 살살 닦아내었다. 볼을 살살 쓰다듬어주면 그게 좋았는지 헤실헤실 웃어보인다. 그 웃음에 심장이 쿵쾅거렸고 비가 더욱 세게 내렸다.
"정국아"
"왜요"
"좋아해"
이게 내 마음이었어
우리를 지켜주고있던 우산이 정국이의 손에서 멀어졌다. 손에 있는 팔찌를 꽉 쥐었다. 심장이 더욱 빠르게 요동치고있었고 아까와는 다르게 비가 연하게 내리고 있다. 야속하기도 하지. 내가 말할 때 세게 내리면 얼마나 좋았을까. 빗소리 때문에 정국이가 잘못 들을 수도 있었을텐데. 떨어진 우산을 한 번 보다가 고개를 들어 정국이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자마자 정국이와 눈이 마주쳤다.
설사 내 마음이 너랑 달라서 너와 지금같은 사이가 될 수 없더라도 말하고 싶었어. 지금이 아니면 평생 감춰놨다가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말이지, 너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너를 만난다는 현실도 다 행복한 걸.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이 너라서 다행인걸, 정말.
비가 천천히 그쳐갔다. 너는 나와 처음 만났던 날과 똑같은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너의 눈은 내 턱을 시작으로 천천히 올라왔다. 이마까지 한 번 보고나서 나와 눈을 맞춘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적당한 긴장감과 설레임에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침을 한 번 꼴깍 삼키자 그걸 본 너는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고는 망설임없이 나를 와락 안았다. 나도 망설임없이 너를 있는 힘껏 안았다. 따뜻하다, 정말.
"그래서?"
"그래서라니?"
"뭐, 사귄자라던지 그런 말이 없어?"
"없으니까 내가 너한테 털어놓은 거 아니야?"
내가 말했잖아, 고민있다고
걔 너 좋아하는거 맞냐? 아니 빗소리때문에 못들은 거 아니야?
아니라니까! 정확하게 말했다고!
좋아한다고..., 창피한 마음에 좋아한다라는 말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니가 단단히 빠졌다며 나에게 쿠션을 던지는 지민이다. 아파, 이자식아. 지민이에게 맞은 쿠션을 다시 던졌다. 너무 쎄게 던졌는지 얼굴을 맞고는 아프다며 엄살을 피운다. 참나,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진지하게 말하면 진지하게 들어줘야지. 지민이를 한 번 째려보고는 책상에 엎어졌다. 침대에 자세를 고쳐잡고는 과자를 먹는 지민이다.
아 저게 진짜 침대에서 먹지 말라니까... 먹지 말라고 뭐라고 하면 자기가 부른 손님을 이리 막대해도 되냐면서 이불까지 덮는 박지민이다. 저게 친구만 아니였으면 콱 때려눕혀서 망개떡으로 만들어버리는데.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빠르게 핸드폰을 확인해보았지만 그 벨소리의 주인은 내가 아닌 박지민이었다. 여자친구의 전화였는지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통화 버튼을 누른다. 어디 한 번 통화해봐.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기세로 박지민을 쏘아봤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다. 하하거리며 웃다가도 달콤하게 여자친구의 이름을 부른다. 이내 여자친구가 살짝 삐쳤는지 몸에 밴 애교를 흘리며 여자친구를 달랜다. 그 모습을 말없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귀엽네. 턱을 괴고 웃으며 지민이를 바라보았다. 사랑한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끝내는 지민이다. 전화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는 나를 쳐다보는 지민이다. 입을 헤벌리고있는 나에게 파리 들어가겠다고 말하고는 입 닫으라고 손짓한다. 파리는 무슨.
"지민아"
"응"
"너는 여자친구랑 어떻게 사겼어?"
"내가 고백해서 사겼는데"
바로?
응, 바로
그럼 난?
넌 아닌가 보지
그렇게 말하고는 얄밉게 웃으며 과자를 마저 먹는다. 박지민에게 화를 내려 의자에서 일어났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문자나 전화 한 통 없는 정국이를 보니 내가 불편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다시 의자에 앉고는 책상에 엎어졌다. 김탄소 이 바보자식아. 왜 좋아한다고 고백한거야. 이 똥멍청이야. 내 머리를 마구때렸다. 내가 자신을 때릴 거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자기 자신을 때리고 있는게 이상해보였는지 이불을 바짝 당기는 침대 구석으로 피신하는 박지민이다. 그러다 이불을 걷어내더니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근데 너 용케도 감기 안걸렸다?"
'어?"
"어는 무슨 어야. 너 어제 비 쫄딱 맞았다면서. 하긴 뭐, 넌 원래 몸이 튼튼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남은 과자를 입에 털어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지민이다. 멍청히 지민이를 바라보다 핸드폰을 켜서 정국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누구한테 전화를 거는거냐며 다가오는 지민이다. 아 좀... 나 진지하다. 내 옆에서 기웃대는 지민이를 무시한 채 전화에 집중했다. 신호가 길게 가더니 누군가 전화를 받는다.
"어보세요..? 정국아? 너 아파?"
정국아?, 분명 통화가 됐는데 저쪽에서 끊어버렸는지 통화가 중단되었다. 설마 내가 전화를 잘못걸었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근기록을 살피면 정국이에게 전화를 건네 확실하다. 근데 왜? 왜 내 전화를 끊는건데? 아니, 싫으면 애초에 받지를 말던가, 받고나서 끊는건 무슨 심보야? 혼자서 핸드폰을 부여잡은 채 머리채를 뜯어가며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던 지민이는 혀를 찼다. 단단히 빠졌구만.
지민이의 말에 한 번 째려보면 자기는 이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고는 겉옷을 챙기기 시작한다. 저거 봐라? 오늘 나랑 하루종일 같이 있어 주겠다고 큰소리쳤으면 왜 가? 나가려는 박지민의 윗옷을 잡아당겼다. 왜. 인상을 살짝 쓰고선 뒤돌아 날 보는 지민이다. 쳇, 내가 지 인상쓰는 거 무서워하는 거 알면서 저런다. 괜히 쫄아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면 한숨을 쉬고는 화 안났다며 인상을 피고는 나를 보는 지민이다.
"너 가버리면 나는 혼자 뭐하라고"
"너 혼자 아니잖아"
"뭐가 혼자가 아니야"
내 촉인데 얼마 안가서 문자 올거다, 기다려봐
니가 그걸 어떻게 알...
문자가 올거라며 여유만만하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지민이다. 그런 지민이에게 어떻게 아냐라고 물으려했다. 말을 끝내기도 전에 벨소리가 울렸고 지민이를 쳐다봤다. 입을 삐죽내밀고는 확인하라고 턱짓을 한다. 그런 지민이에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떨리는 손으로 문자를 확인했다. 아, 이게 도대체 뭐라고 떨리는거야.
'누나, 제가 아파서 전화를 끊었어요' - 전정국
'미안해요, 일부로 그런거 아니에요' - 전정국
아파요, 누나
정국이의 문자를 받자마자 옷을 마구잡이로 껴입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당황해서 뭐하냐고 내 팔을 잡는 지민이였다. 그런 지민이에게 너는 빨리 집에 가라고 말하고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었다. 서둘러 옷을 입고있으면 옷장에 걸린 정국이의 패딩이 보였다. 그리고 옆에 매달려있는 정국이가 준 바람개비가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다가 천천히 방 주변을 둘러보았다.
침대 머리맡에는 얼마전에 너에게 주려고 장만한 축구공모양 쿠션 2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화장대에는 너가 흘리듯이 향이 좋다고 말한 향수가 빈병인 채 굴러다니고 있었고 책상에 너가 준 바나나우유와 딸기우유가 빈통으로 남아있다. 그 안에는 연필이며 볼펜이며 다양한 필기구가 뒤죽박죽 섞여서 들어가 있었다. 내 겉옷을 꽉 붙잡았다. 나는 생각이상으로 너를 좋아하고 있었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 방에 하나둘씩 너의 흔적이 남아있으리 없을테니까.
멍청히 서있으면 그런 나의 팔을 확 잡더니 나를 흔드는 지민이다. 놓쳤던 정신을 다잡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한숨을 내쉬는 지민이다. 너 걔 집은 알고 그렇게 껴입냐? 지민이의 말에 눈만 꿈뻑꿈뻑 거렸다. 그렇다, 나는 정국이의 집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민망하고도 허탈한 상황에 바람 빠지는 웃음만 내뱉으며 내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니가 이정도로 좋아할 줄은 몰랐다. 지민이는 나를 안타깝게 쳐다봤다.
그런 박지민이 짜증나서 방문 밖으로 밀어서 내쫓아내고는 방문을 잠갔다. 문을 세게 두드리며 자신의 모자를 달라는 지민이에게 내일 가져가라고 소리치고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박자민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아, 시끄러워. 망개떡새끼. 확 성질이나서 욕을 하려다가 그냥 말았다. 기분도 우울하고. 배게를 끌어와서 힘껏 끌어안았다. 어제 정국이가 안아줬던 것처럼 말이다.
당장이라도 너한테 가고싶은데 나는 생각보다 너에 대해 아는게 없다.
속상해, 정국아.
교생쌤 |
안녕하세요! 교생쌤입니다:) 벌써 9화라니!!!!!!!! 예 뚜잇뚜잇!!! 이상한 짓해서 죄송해요....하하 사실 다음 작품 고민이 많아서... 너무 심오한 주제를 다루는 것 같아서...:( 방탄동화전하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일단 저는 축구부에 집중하겠습니다(긍정) 다음화면 벌써 10화에요. 오.... 신기해... 아, 제가 원래는 오늘 아침에 글을 쓰려고 했는데 오후에 쓰게 된 이유가 있어요! 밤새 브이앱 투표를 하느라고 새벽을 다 샜습니다.. 하하 그래서 아침 8시에 잠깐 눈이라도 붙이자는게 3시까지 자버렸어요... 하하 여러분은 저처럼 생활하지 마세요... 고생해요, 몸이.. 아무튼 이번화도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교생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