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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Amnesia #3
w. ham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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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 기억상실증이 성규의 정확한 병명이었다. 뇌손상이나 충격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말을 의사로부터 전해듣고 거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리적으로 다친 부분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작은 위로는 되었다. 병 자체가 갑작스레 발병하고 또 갑자기 사라질 수 있으므로 지금은 기다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말하고 의사는 병실을 나섰다. 미닫이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닫히고 거남이 잠든 성규 옆의 보조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것도 머릿속에 남지 않아 깨어있는 것 자체가 고문이어서인지 성규는 거남이 지켜본 하루종일 계속 잠들어있거나 창밖을 내다보며 아무 말을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너를 그렇게 아프게 했니. 곤히 잠든 성규의 앞머리를 한쪽으로 쓸어주며 거남이 한숨을 내쉬었다. 과거의 사건에서 받은 정신적 충격이 원인이 되는 병이라고 들었다. 아이들은 무슨 일인지 알까, 계속 고민해도 별 소득이 없어 생각을 접었다. 성규 자신의 기억을 찾으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거남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성규가 없으면 안되는 아이들이었다, 최대한 빨리 돌아와야 한다 - 머릿속을 채워가는 고민들을 멈추려는 거남의 시도는 무참히 실패했다.



깊게 잠이 들어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 틈을 타 거남이 잠시 로비로 나왔다. 찾아올 사람도 없고 문도 단단히 닫아놓았으니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하며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 잔돈을 챙겨 주머니에 대충 집어넣었다. 캔을 열고 커피를 마시며 복도를 걸어 병실 앞에 도착하자 분명히 끝까지 밀어 닫아놓았던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정렬이나 효완이 찾아온 것이겠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거남이 문을 벌컥 열려는 순간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문에 가깝게 기대어 서 안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듣다가, 그때까지도 굳게 잡고있던 문 손잡이를 힘없이 놓았다. 몰래 온 손님은 다름아닌 명수였다. 눈물젖은 소리가 띄엄띄엄 끊기더니 침묵이 이어졌다. 거남은 명수를 잘 알았다. 자존심은 센데 감수성은 또 대단해서 가끔 혼자 숨어 우는 모습을 모르는 체 해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못 들은 척을 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붉어진 눈가를 숨기려는지 부러 고개를 푹 숙인 명수가 거남에게 짧게 인사를 하고 도망치듯 병실을 나섰다. 계속해서 맴도는 명수가 하던 이야기를 되새기며 성규의 손을 잡고 천천히 쓸어내렸다. 



[ 형, 성열이가 많이 찾는데. 보고싶다더라. 성종이도요. 맨날 잔소리하던 사람이 없으니까 심심하대요. 호원이는 괜히 연습실에 박혀 살고 동우 형은 가사 쓴다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아요. 우현이 형은, 모르겠어요. 성열이가 막 안 어색하게 해주니까 이제 슬슬 우리한테 장난도 걸고 하는데, 핸드폰을 손에서 안 떼요. 여자라도 생겼는지. 그리고… 인피니트는 형이, 있어야 해요. 얼른, 돌, 아 와요. ]



-



12월 중반즈음 되니 성탄 분위기가 거리마다 물씬했고, 명동의 명물 10미터짜리 크리스마스 트리는 불을 켠 지 오래였다. 대관령 첫눈은 이미 한참이나 전에 내렸고 서울에 눈이 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던 하루 중 하나였다. 이런 날에 하루종일 연습이 말이 돼? 성종이 입을 툭 내밀고 연습실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며 던진 말이 도화선이 되었다. 튈까? 성열이 예의 그 미소를 지으며 옆에 앉은 우현의 팔을 툭 쳤다. 우현이 그럴래, 하고 동조하는 행세를 하자 동우는 짐짓 심각한 얼굴을 하며 바깥에서 매니저가 지키고 있으니 안 될거라며 단칼에 장난을 끊어버렸다. 셋이 동시에 김이 샌 얼굴을 하자 호원이 연습이나 계속 하자며 음악 재생 버튼을 클릭하려던 순간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오던 명수가 연습실 문 앞을 지키던 효완이 어디를 갔는지 없다는 말을 흘리듯 하기가 무섭게 성종이 호원을 제지하고는 씩 웃었다. 연말인데 하루만 쉬어요. 호원 뿐 아니라 동우까지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명수가 조곤조곤 설득을 시작했다. 성종의 말대로 연말이며, 근래에 휴가 한 번 제대로 없었으며, 곧 눈이 올 날씨이며 - 동우는 이 부분에서 넘어갔다 - 결국에는 일요일에 나와 남은 안무를 맞추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호원의 승인이 떨어졌다. 



" 5시까지만 놀다 들어와야 돼. "
" 에이. 알겠다구요. 알람까지 맞췄다니까. "



호원의 지청구가 끊이지를 않자 성종이 눈앞에 제 휴대폰을 흔들어 보인다. 그제야 조용해진 호원의 뒤를 이어 성열이 큰 소리로 물었다. 어디 갈래? 우현과 명수가 동시에 영화를 외치자 동우도 가열차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지만, 성종이 상영중인 영화 리스트를 찾아내 하나하나 읽어주자 이내 그쳤다. 흥미를 끄는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 영화관은 리스트에서 제외되었다. 뭐 할까. 성열의 축 처진 말투를 듣자하니 분명 영화가 보고 싶었던 게 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지금과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되었고 2월 콘서트가 확정됨과 동시에 성규가 빠진 채로도 연습은 이어졌다. 기껏해봐야 이십대 초반 청년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그 분위기는 가만히 틀어박혀 수백번도 더 맞추어 본 안무를 연습하는 데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게 낫네 저게 낫네 한창 토론이 이어지는 틈에 흥미를 잃은 성종이 휴대폰을 다시 꺼내 게임 어플을 켜다가 눈이 동그래지며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전화가 걸려왔다. 순식간에 떠들썩하던 목소리들이 사그라들고 성종의 짧은 대답만이 울리다 전화가 끊겼다. 앞다투어 누구냐는 질문이 들리자 성종이 숨을 깊게 들이쉬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 형, 전부 기억 났대요. "



-



" 형! "



장소가 병원이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듯 성열이 빽 소리를 지르며 병실에 들어섰다. 지난 몇주간 저를 바라보던 차가운 눈이 아니라 다시 평소와 같은 그 얼굴에, 뛰쳐들어가다 우뚝 멈추어서더니 천천히 주저앉는다. 뒤이어 들어오던 명수와 동우가 성열을 부축하며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고개를 든 성열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그 동안 몇이 더 들어왔고, 성규가 제 옆으로 둘러선 사람들의 수를 눈으로 쫓으며 세었다. 하나, 둘, 셋. 계속해서 익숙한 얼굴들을 읽어내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둘이 없는데, 성규가 미처 말하기도 전에 성종이 우현의 등을 떠밀며 얼굴을 비췄다. 안도의 한숨을 작게 쉬며 성규가 싱긋 웃음을 짓고 거남에게 잠시 나가달라 말을 했다. 미안했어. 문이 닫긴 후에도 이어지던 짧은 침묵을 깬 성규의 사과에 호원이 씩 웃으며 장난스레 말을 받아냈다. 미안한 줄은 알아요? 대답을 듣고 소리내어 웃는 성규에게 명수가 퇴원은 언제냐 묻자 내일까지는 병원에 있을 것이라 말을 해 두었다. 사실은 오늘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수 있지만, 매니저들은 물론이고 중엽까지 조금 더 쉬어야 한다 주장하니 어찌 할 수가 없었던 것이 맞았다. 성규가 아직도 문에 붙어 선 우현을 향해 말을 던졌다. 야, 넌 내가 아프다는데 한번도 안 오고. 무어라 우현을 향해 계속 말을 했는데도 돌아온 것은 동우였다. 



" 내가 너 마중나갔다 이렇게 된 것 같아서 그래? 괜찮아, 인마. 사내자식이 그것 가지고 쪼잔하, "
" 형, 저기, 혹시 우현이랑 싸운 거 기억, 나요? "



누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의 말이 나오자 동우 뿐 아니라 우현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 명수는 놀라 물었다. 둘이 싸웠다고? 인상을 쓰는 성규를 보고 동우가 아무것도 아니라며 대충 얼버무리듯 말을 맺은 후에, 대화는 별로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호원의 물음에 성규가 작게 어깨를 으쓱했다. 피곤할테니 쉬라며 거의 반 강제로 호원이 멤버들을 모두 데리고 병실을 떠났다. 숙소로 다시 돌아가는 길목에 성열이 다시 이야기를 들춰냈다. 아까, 싸웠다는 거 말이야 - 동우가 숙소에서 이야기하자는 말만 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대부분의 글을 주말에 쓰는데 하필 감기가 걸렸네요
죄송합니다ㅠㅠ 이제 드디어 성규와 우현이의 옛날 이야기가...
+ 감기 조심하세요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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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기다렸어요ㅜㅜㅜㅜ성규가 기억이돌아오다니ㅜㅜㅜㅜㅜ점점 내용이궁금해지네요ㅜ!
10년 전
hamish
감사합니다! 다음화는 안 기다리시게 들고올게요ㅠㅠ
10년 전
독자3
성규가 기억을 다시 찾아 다행이네요ㅠ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싸운 것 만은 기억을 하지 못할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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