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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Amnesia #6
w. ham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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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연락 안 드릴게요 그동안 민폐끼쳐 죄송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떠지지 않는 눈으로 번쩍이는 휴대폰 액정에 떠오른 단어들을 한참 응시하며 뜻을 되새기다 문득 정신이 돌아왔다.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 아래쪽 침대를 보니 성규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입술을 물고 잠금을 풀어내어 짧게 알았다고 답장을 보낸 직후 연락처의 번호를 수신거부 한 뒤에 지워버렸다. 메신저에서까지 차단을 하고 한결 홀가분한 기분으로 우현이 침대에 다시 벌렁 드러누웠다. 천장 벽지의 무늬를 하나하나 곱씹다가 성종에게도 알려야겠다 싶어 폴짝 일어나 사다리를 타고 바닥으로 내려갔다. 꼭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평화로운 성규의 얼굴을 보고 심호흡을 하고 방문을 열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용히 성종이 자고있을 방의 문을 밀어 열고 성종에게 다가갔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꿈속을 헤매는 성종을 깨우려 팔을 잡고 흔들며 미안하다는 생각이 살짝 스쳐지나갔다. 결국 눈을 뜬 성종이 피곤한 눈을 하고 우현에게 입모양으로 왜, 하고 물었다. 우현이 방금 주고받은 문자가 적힌 대화창을 보여주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는 정말이냐고 몇 번을 반복해 되묻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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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4일, 이성종, 남우현 :: 회상



이성종의 회상



그게 11월 중반즈음이었다. 거실에서 하릴없이 뒹굴며 평범한 휴일을 보내고 있는데 태민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볼일 때문에 시내에 나와있는데, 길거리 카페 안에 앉아있는 우현과 닮은 사람을 발견하고 들어가 넌지시 확인했더니 우현이 맞았다는 말을 하고 그 앞에 어떤 여자가 함께 앉아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누군지 아느냐 묻자 태민은 한달 전 드라마로 데뷔한 신인 여배우라며, 혹시 모르니 조심하라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 태민이 길을 지나다 발견했을 정도라면 꽤 눈에 띄게 하고있는 모양이라 생각을 했고, 절대 아니겠지만 괜히 구설수에 얽히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 쓰였다. 우현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 자세히 물어보기로 하고 텔레비전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러다 한두시간 정도 지나 우현이 돌아왔을 때 조용히 물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슨 일이냐고 추궁 아닌 추궁을 하는데도 우현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성규 형 때문이야. 지금은 설명하기 힘들어, 모르는 일로 해 둬. 그리고 결국 나는 그 눈빛에 설득을 당했다. 



남우현의 회상



파라다이스 때이니 9월이 분명하다. 컴백무대를 무사히 마치고 대기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복도로 나왔는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초면인 여자가 튀어나왔다. 이번에 신작 드라마에 출연한다며 자신을 소개하더니 주혜는 해사하게 웃으며 전화번호를 물었다. 그런데도 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으려 한 이유는 귀찮음이 절반이었고 어딘가 모를 꺼림직함이 나머지 절반이었다. 그런데 또 같은 표정으로 웃으며 하는 말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성규씨, 게이죠? 태연한 목소리에 순간 소름이 끼쳤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조용히 묻자 일단은 전화번호만 알려달라 말을 했다. 멤버들에게조차 말하지 않은 비밀을, 밝혀지면 큰일이 날 사실을, 아는 여자를 그대로 무시하고 가는 것은 자살행위였기에 선택의 여지도 없이 번호를 내어주었다. 꺼림직했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저녁 늦은 시간 첫 문자가 도착했다. 내키지 않는 답장을 하며 대화를 몇 번 하다보니 접근한 의도가 완전히 파악이 되었다. 조연급 등장인물로 데뷔는 했지만 웬만한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는 이상 대중에게 각인되기는 상당히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요즘 세상에서 배우가 이름을 알리고 유명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신작에 출연하기 직전에 스캔들에 '휘말려'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를 찍는 것일 테다. 그리고 가장 효과적일 사건은 아마도 인기 아이돌과의 열애설, 그 계획이 뻔했다. 그런 의도로 다가왔던 여자들이야 꽤나 있었지만 이렇게 약점을 잡힌 것은 처음이어서 섣불리 대응하기가 힘들었다.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알아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생각보다 빠르게 해소되었다. 당연하게도 내 자신의 부주의였다. 



주혜가 연기자 지망생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때 우리 숙소 앞을 지났는데, 아직 가수로 데뷔한 것을 실감하지 못했던 우리는 숙소 앞에서 스킨십을 하는 짓도 서슴지 않았더랬다. 우연찮게 그날 밤 우리를 보았고 - 이 대목에서 주혜는 성규의 옆에 있던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을 했다 - 기회가 닿았으니 써먹는 것이라 말했다. 적당히 만나주다 설득을 하던 협박을 하던 성규의 일에 관해서는 입을 완전히 막아버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빈틈을 잡는 것이 힘들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보내다 눈치 빠르기로 유명한 성규가 이상한 낌새를 채 버린 것이었다. 싸운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은 핑계가 맞았다. 주말마다 무슨 급한 일이 있어서 매번 빠져나가느냐, 형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 하며,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서 소리를 지르며 처음으로 크고 유치하게 싸웠다. 한동안 서로 말을 않았고 나는 그에 심술이 났던 것인지 서운했던 것인지 보란듯이, 물론 자의는 아니었지만, 주혜와 약속을 잡았다. 



성규와 화해를 하고 끝을 낸 이후에는 성종이 귀신같이 알아채 따지며 물었다. 조금만 모른체 해 달라 당부를 하자 적당히 이해한 것인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듯 보였다. 그 뒤로 간간히 성종과는 이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하면 주혜를 떨어뜨릴 수 있을까, 우리는 끝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찾아온 것이 그 날이었다. 잠시 화장실에 갔다 온 사이 주혜가 성규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았고, 나는 급하게 숙소로 돌아갔고, 성규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건너건너 소식이 전해진 모양인지 실장님이 나를 불러 조용히 내 상황을 물었다. 거의 대부분 진실을 말했고 그 즈음 해서 주혜와 연락을 끊어버리고 말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섰다. 아무리 누군가를 위한 행동이라 해도 성규가 나 때문에 다쳐 입원을 한 판국에 그런 것 따질 여유가 없었고, 무엇보다도 잘못된 짓이라는 생각이 심각하게 들었다. 문자가 와도 잘 답장을 하지 않고 만나자는 약속도 대부분 거절을 하다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성규를 또 걸고 넘어지면 어떻게 하나, 싶은 고민이 무색하게 주혜가 먼저 끝을 선언했다. 이제 모든 것이 정리된 상황에, 할 일은 딱 하나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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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막장과 결말을 향하는 스토리..
근데 혹시 메일링같은거 하면 받으실 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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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머어머 저런일이ㅜㅜㅜ성규가 싫어진개아니였오!!그럴리가없지ㅜㅜㅜㅜ메일링하면당장받져ㅜㅜㅜ이제성규가 옛일을기억하는일만남았네요ㅜ !!
10년 전
hamish
성규가.. 기억이 나야될텐데 말이에요... 댓글감사합니다!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hamish
나쁘죠ㅠㅠ 그래도 정신차렸으니 다행일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3
주혜 이..!! 인티라서 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현 할 길이 없네요 이제 어느정도 일이 정리되고 현성이들이 행쇼했으면 좋겠어요ㅜㅠㅠㅠㅠㅠ 메일링 하신다면 감사히 받을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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