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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날의 소나기와

여름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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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그 여름 날의 소나기와 여름향기 | 인스티즈

 

 

 

 

 

 

 

 

 

 

 

 

 

 

 

 

 

[방탄소년단/전정국] 그 여름 날의 소나기와 여름향기 | 인스티즈

[방탄소년단/전정국] 그 여름 날의 소나기와 여름향기 | 인스티즈

 

 

 

 

 

 

 

 

 



 

 

 

 

 

 

 

 

비가 내렸다. 여름 소나기였다.

끈적한 물기를 머금던 여름 공기는 소낙비로 달아났고, 여름을 알리던 매미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아득하게 들려왔다.

 

소녀는 처마 끝 하얀 손을 뻗어 비가 한껏 자신의 손바닥으로 부딪쳐옴을 느끼고 서있었다.

강하지 않게 손과 팔목에 톡톡-하고 찍어 내려오는 그 빗물이 시원하니 기분이 좋았다.

작은 오두막 주위로 무성하게 핀 풀꽃, 나무, 이름 모를 꽃과 나무들이 빗물이 떨어질 때마다 박자에 맞춰 이리저리 춤을 추듯 몸을 흔들었다. 풀과 나무 그리고 소나기가 주는 시원한 여름이 목덜미에 바람을 타고 날아든다.

 

교복안으로 들어오는 여름날의 한조각 바람에 소녀는 조금 전까지 느껴지던 무거운 더위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내밀었던 손을 다시 처마안으로 들이고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물기를 털고는 마루에 앉은 소녀는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며 다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쏴아-하기도 하고 톡톡 하는 소리를 내는 빗소리의 장단에 지루하진 않았지만, 그칠 때를 기다리다간 해가 저물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 소녀였다.

 

처마조차 막지 못한 몇방울의 비는 소녀의 다리를 덮은 치맛자락의 끝을 적시고 있다. 한적하기만 한 시골 조그만 외딴 거리, 초록의 녹음진 풀과 나무가 무성했고 소녀는 그 안에 그림처럼 비와 장난치 듯 다리를 흔들며 앉아있었다. 고개를 숙이고는 물기를 머금은 진흙을 바라보고 발끝으로 묽은 진흑을 톡톡 건들여 물웅덩이도 만들며 시덥잖은 장난을 치는 중이다.

 

안녕?”

 

소녀는 제 시야에 들어온 가지런한 운동화와 함께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올렸다.

처마와 소낙비가 쏟아지는 그 하늘 사이 투명한 우산을 들고 한 소년이 소녀를 보고 있었다.

소년의 하얀 교복 셔츠 왼쪽 가슴에 전정국이라는 이름이 가지런히 새겨 있다.

 

혹시 우산이 없어 여기 앉아있는거니?”

 

정국은 소녀의 눈을 말똥히 마주치며 싱긋 웃는다.

소녀는 부끄러움에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 발장난을 다시했다.

 

정국은 소녀의 행동에도 민망하지 않은지 우산을 곱게 접고 소녀의 옆에 풀썩 앉아 젖은 머리끝을 손으로 잘게 털어냈다.

둘 사이 어느 말도 오고가지 않아 풀벌레 소리 빗소리가 더욱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소녀는 그런 정국을 잠시 힐끔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이내 볼이 발그레 해져 고개를 돌리곤 하늘을 보았다.

 

이야, 비가 많이도 오는구나.”

 

소녀와 함께 같은 시선으로 하늘을 보는 소년은 끝없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 끝에 둥그런 웃음이 묻어나 있다.

 

아까 소녀처럼 손을 처마 밖으로 내민 소년의 손에 빗방울이 톡톡하고 떨어졌다. 시원한 빗물에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정국은 빗물을 잡을 듯 손을 쥐었다 폈다 한다.

소녀는 그런 정국의 옆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코끝이 둥글고 눈이 반짝반짝하고 입술이 보드라워보였다.

 

다시 시원한 여름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정국을 지나 소녀에게로 불었다. 소녀는 그 바람에서 소년의 향기를 느꼈다.

지금 내리는 한여름의 소낙비처럼 시원하고 초록 풀의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그런 향기다.

 

 

 

이제 가야하지 않겠니? 곧 있음 해가 질거야. 해가지면 이곳은 너무 어두워 많이 무서울 거야. 물론 그 속에서 듣는 풀벌레 소리가 정말 좋지만, 밤은 네가 있기에 무서울테니 가는 게 좋겠어.”

 

정국은 자신이 쥐고 있는 우산을 팡-하고 펴곤 소녀 옆에서 조곤히 말을 건넸다.

소녀는 다정한 정국의 말투에 고민이 된 듯 제 입술을 앙하고 물다가 비가 내리는 하늘을 한번 정국의 얼굴을 한번 바라본다.

 

하지만 난 저 비를 막아 줄 우산이 없는 걸.”

 

소녀는 발 끝을 진흙에 툭툭치며 자신없게 말했다. 그러자 정국은 빙긋 웃으며 소녀에게 우산을 내밀었다.

 

뭐가 걱정이야. 나와 함께 쓰고 가면 되지 않겠어?”

 

정국은 빙긋 웃으며 소녀의 머리 위로 우산을 씌웠고, 소녀는 정국을 바라보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가방을 앞으로 꼭 안아서 쥔 소녀는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약간 몸이 움츠러들었다. 소녀를 따라 소년은 한걸음씩 발맞춰 걸으며 우산을 소녀에게 더 기울였다.

 

투두두둑-하는 빗소리가 끊임없이 우산위로 들렸고, 물이 스며든 땅을 걷는 찰박거리는 소리가 박자를 맞추어 들려왔다.

소녀의 왼발에 정국의 왼발, 소녀의 오른발에 정국의 오른발이 동시에 빗물을 밟고 지나가는 가벼운 마찰음을 만들어냈다. 소녀는 쏟아지는 소나기에도 자신의 어깨나 머리칼이 비에 젖지 않는 것이 문득 이상하여 우산을 보니 자신 쪽으로 거의 다 기울어져 있었고 우산을 들고 있는 정국의 어깨는 이미 빗물을 피하지 못하고 젖어있었다.

정국의 단정한 머리에도 잦은 빗방울들이 맺혀 정국의 콧등 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너 비 다 맞겠다. 괜찮니?”

괜찮아. 나는 비 맞는 거 좋아한다. 시원하지 않니.”

 

소녀의 걱정스런 얼굴에 정국은 방긋 웃으며 기울인 우산을 꼼꼼히 소녀를 따라 씌어준다. 소녀는 하는 수 없이 우산을 쓰고 있지만 소년의 젖은 어깨가 신경이 쓰여 한참을 고민하다 정국과 자신의 거리를 한 폭 좁혀 우산 안으로 소년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러면 좀 더 낫지 않겠어?”

 

정국은 소녀와 가까워진 거리에 귀가 약간 달아오르는 듯 했다.

자신의 가슴 높이에 오는 소녀의 동그란 머리는 어린 소년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소녀의 단정하고 차분한 긴 머리칼이 소낙비에 실려 온 여름바람에 날리면 달큰한 꽃향이 나는 듯도 했고, 포근한 비누향이 물씬 밀려오는 듯도 했다.

 

그렇게 정국과 소녀는 초록 내음 풍기는 풀과 들꽃이 번갈아가며 줄지어진 좁다란 시골 그 길을 나란히 걷고 있다.

 

 

 

 

어제 서울에서 전학 온 널 보았어. 그래서 오두막에서 비를 피하는 널 지나치지 못한거야.”

그랬니? 비를 맞고 안가도 되다니 오늘 참 운이 좋구나.”

 

정국은 소녀의 말에 감출 수 없이 웃음이 흐붓하게 지어졌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던 소나기는 이제 힘을 다한 듯 가벼운 방울을 터트리며 내리고 있다.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참 은방울꽃을 닮았다고 생각했어. 어쩜 그리 하얗고 작을 수 있니? 혹 서울 아이들은 다 그러니?”

푸흐하하-”

 

정국은 소녀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이 생각하는 소녀에 대해 말해주며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소녀는 정국의 그 순수한 호기심에 재미가 난 모양인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자신의 웃음이 민망했는지 이내 목을 가다듬는다.

 

아니야. 서울도 여기랑 똑같다. 다 제각각으로 예쁘게들 생겼지.”

그렇구나. 그럼 네가 유독 참 여리고 예쁜 것이구나.”

 

소녀는 정국의 때묻지 않은 그 순수한 진심에 볼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정국은 방실 웃으며 소녀를 바라보았고 소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민망함에 괜히 자신의 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겼다.

 

 

 

잠시 우중충했던 하늘에 조그마한 구멍이라도 났는지 그 사이로 밝은 해가 둘 위로 내려왔다. 여전히 비는 내렸지만 아까보다는 가볍게 우산을 톡톡 두드렸다.

 

 

 

 

이 곳이 우리 집이야. 오늘 참 고맙다.”

아니야. 난 저기 건너 하늘색 지붕인 집에 살고 있어.”

 

소녀의 집 앞 하얀 담장 아래 도착했고 대문의 지붕 아래로 소녀가 들어가 섰다. 소녀는 젖은 머리를 가볍게 털어내며 정국을 보았다.

정국은 여전히 교복 어깨 부분이 젖어 있고 얼굴에 채 마르지 않은 빗방울이 방울방울 맺혀있다. 소녀는 그것이 마음에 걸려 가방에서 자신이 쓰는 연노랑 손수건을 내밀었다.

 

너 얼굴이랑 어깨 많이 젖었다.”

 

정국은 소녀가 내민 손수건을 보다 소녀와 닮은 그 물건이 마음에 들어 살풋 웃으며 받아들곤 물기 어린 얼굴을 닦아냈다.

 

고마워. 내일 학교에서 돌려줄게.”

 

손수건을 손에 쥔 정국은 소녀를 보며 눈이 휘어지도록 웃는다.

 

소녀는 또 별안간 얼굴이 더워진다. 정국이 웃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더위를 먹은 것인가 싶다가 두근거림이 얼굴에 드러날까 겁나 눈을 요리조리 피해보았다.

 

오늘 고마웠다. 덕분에 비 안맞고 무사히 올 수 있었어.”

아니야. 같이 올 수 있어 내가 더 좋았다.”

 

우산을 들고 있는 정국 위로 아까보다 좀 더 많은 햇살이 비춰 내려왔다.

투명한 우산 방울방울 떨어지는 비와 햇살이 정국과 참 어울린다고 소녀는 생각했다.

소나기가 조금씩 그치고 있는 한 여름, 한 조각의 바람이 산뜻 불어와 정국을 스쳐 소녀의 콧잔등을 간지럽혔다.

초록의 풀내음과 소나기의 시원함 여름의 한 부분을 닮은 정국의 향기가 소녀의 콧잔등을 또 소녀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내 이름은 전정국이야. 기억해줄래?”

 

소낙비가 내리던 그 여름, 그 소년은 여름향기를 닮았었다. 정국은 여름의 향기를 가득 품은 그런 소년이었다.

 

 

 

 

 

 

 

 

 

 

 

 

 

 

 

 

 

 

 

 

안녕하세요! 캠벨입니다!

음...정국군 사진 보고! 그냥 써봤어요..ㅎㅎ

바닥까지 같이 가줄래요4 써야하는데 급 땡겨서 요거 썼습니다ㅋㅋㅋㅋㅋㅋ(도른자)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ㅋㅋㅋ 여름향기나게 쓰고 싶었는데 성공했을까요?힛

배경은 약간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 처럼 시골소년과 도시소녀 느낌인데 통했을런지요..

좀 옛날 7,80년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말투를 저렇게 했습니다!ㅋㅋ

꾸욥지 않나요 10대 소녀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

그럼 저는 이만 총총 사라지겠습니다!

 

곧 봐여! 4편 얼른 들고 올게영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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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9
땅위입니다!! 소녀와 소년의 풋풋한 사랑이라니... 좋네요...ㅠㅠ 정국이는 어쩌다가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왔는지 궁금하네요!!
7년 전
독자1
뚝아입니다!
어휴 이런 소년미 넘치는 정국이 언제든 환영입니다! 과거의 풋풋했던 정국이가 떠오르는 글이였어욯ㅎ 너무 귀여워용 다음 글 기대할게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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