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
[피오/지코] 안녕, 병신아
[제가사실 그 클릭하면 접히고 열리는걸 어떻게 하는지 모르거든욯 기계치라섴ㅋㅋㅋㅋㅋ 어떻게 하는지알려주실분 !ㅋㅋ ]
02
W.지코 코꾸녕
어제 어땠어? 좋았냐? 한껏 들뜬표정으로 지훈의 어깨를 툭툭 치는 찬식. 의자에 앉아 눈에 별을 한껏 밖고 있는 준홍. 반에 들어서자마자 지훈의 주위로 몰려드는 늑대같은 놈들때문에 분위기가 또 어수선하게 됬다.
아 씨바,이렇게 시끄러우면 우리지호 공부하는데 방해되는데.
미간을 좁히며 툭툭 걸어오는 뽄세를 보니 지훈의 오늘의 기분이 결코 좋지 않을 것이라 판단을 내린 찬열이 훠이-훠이- 물개가 헤엄치듯 다꺼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러자 수많은 개미들사이에 발을 들여놓은것마냥 순식간에 무리들이 흩어졌고, 지훈의 옆자리와 앞자리, 그옆을 차지한 세명만이 남았다. 야, 자꾸 멍만 때릴래? 어땠냐고 묻잖아 싯팔! 소매를 붙들고 펄럭이던 준홍의 물음에도 말이 없던 지훈이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야이씨발!! 미친놈아!! 어딜만져!! "
그에 놀란 준홍은 옵션이고, 경진에게 수학문제를 가르켜주던 지호도 귀가 뚫릴정도의 큰 데시벨의 소음에 길게 째진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못생긴 얼굴 안깔아?! 손, 손치우라고오!! 그손!!
귓구멍을 두번 쑤시는 걸걸한 목소리. 지호의 손위에 살짝 올라와있는 경진의 손가락에 열분을 토하며 삿대질을 하는 지훈의 어깨를 누르며 재제 시킨 찬열이었다.
경진은 지호와 전교 1,2 등을 다투고 있으며 선의의 경쟁을 하기위해 잠시 모르는 문제를 물어봤을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어이없는 타이밍에 필통으로 맞을뻔 했다니... 그것도 철제 필통으로..그저 존나 억울할 뿐이었다.
기름이져 반짝거리는 이마위의 일대일의 가름마를 한번 귀뒤로 꽂고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경진의 눈썹은 추욱 처져 팔자가 되었다.
표지놈 표정보니 저새끼는 찍혔구려, 참 불쌍한 영혼이오.. 준홍이 찬식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무슨 약을 쳐먹었길래 니가 남에 아주 작은 사소함까지 신경씀? 여자도 아니고 같은거 달린 남자놈을."
" 어제 너무 재밌게 놀아서 더 데리고 놀고 싶어졌나보지. 쿸, 소유욕 또 발동 걸리셨구만? "
" 어우 씨발, 방금 들었냐? 쿸소유욕발동이래. 박찬열 요즘 또 인소보나봐. 소름 돋은거 보임? "
호들갑을 떨며 온몸을 지렁이 처럼 꿈틀꿈틀 움직이더니 지훈에게 팔을 걷어 보여주는 준홍이였다. 관심없다는듯 시크하게 그걸 쳐낸 지훈이었지만 민망한지 여전히 덜덜떨리는 손을 잡고 찬식에게 들이밀었다가 분홍색 브릿지 떨어지게 맞았다.
준홍의 깐죽임에도 찬열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클클 웃기만 했다. 뭘 그렇게 보나 했더니 자신이어제 추천해준 잠자리 상대 아닌가. 어제 뭔가가 있음에 틀림이 없다. 이런 에피소드는 따끈따끈할때 들어야 제맛..
분위기 있게 한쪽손으로 눈가를 가리며 옆자리에 앉은 지훈을 쳐봤지만 제손에 잡히는건 공기, 에이 좀 멀리있나..허우적 거리니 뭔가가 맞닿았다.
잡아채고 고개를 들어보니 왠 멍뭉이 같은 얼굴이 나를 노려보네.
" 뭐냐, 씨발. "
" 엏..미안하다 백현아. 너일줄은.."
" 알았으면 놓고 좀 꺼져. 내자리니까. "
백현의 앞에만 서면 한없이 움츠려드는 찬열이었다.
*
" 우죠- 매점가자. "
" 기분이다! 피크닉 사줄께 인나 빨리, 공부좀 작작하고."
풀고 있던 문제집을 덮고서 싱글싱글 웃어대는 지호의 행동에 어제 부터 영 이상하다. 약쳐먹음? 하고 물어온 권이에게 자신있게 어제 무슨일이 있었는지 지훈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아주 상세하게 알려 줬더랬다. 그러니 오렌지하나가 입에 들어갈만큼 경의 입이 벌어졌다. 미친놈아, 넌 지금 아주 큰 실수를 저지른거야.
"왜? "
" 왜? 왜애? 지금 왜라는 말이 나옴? 걔가 누군지 알어? "
우리학교 일진짱, 표지훈. 에스엠 고등학교랑 17대 1로 붙어서 이긴놈 이야. 걔가. 지호는 그자리에 얼어 붙어 입만 멍하니 벌리고 있었다. 내가 도데체 무슨 일을..
" 얼추 대화 들어보니까, 걔가 너한테 협박한것 같은데? "
" 잘해보자고 하는 애들을 모조리거절해라.. 널 왕따로 만들어버릴 속셈인거야. 쯧쯧, 제대로 찍혔구만."
아, 해석이 그렇게 되는거니 아이들아?
" 그럼 매점 안간다구? 오키오키. "
" 맛난거 사올게, 그동안 정신좀 차려! 화이팅이다 자식아. 꿈과 용기를 잃지마."
씁쓸하게 웃으며 지호의 어깨를 툭툭 쳐오는 경과 권이의 행동에 반격할 힘이 없었다. 그와 동시에 온몸에 영혼이 싹다 빠져나간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 나는 심장이 없다. 그러니 아픈걸 느낄리 없지...아니시발...아파..아프다.. 마치 생생하게 살아있던걸 그자리에서 바로 목을 따 사후 경직이 되버린 닭처럼. 지호는 책상에 고개를 처밖은체 제자리를 지켰다.
*
전설에 17 대 1
말로만 들어오던 일진짱.
그가.. 온다. 손나 이상하고도 벅찬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그리고 빨리 다가온다. 그리고 손을 들어 날 때리려고.. 지호의 눈이 꼭 감겼다.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별에 별신은 다 찾으며 한참을 하늘에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뭐지? 정수리에 폭감겨오면서 쓱쓱 쓰다듬는 느낌은. 때리는게 아니였나?
지호가 질끈 감았던 눈꺼풀을 사알짝 들어올렸다가 1센치도 안되서 자신의 바로앞에 와있는 지훈의 얼굴에 깜짝놀라 뒤로 넘어갔다. 쿵소리가 나며 바닥에 머리를 부딫힌 지호가 아픔을 느낄세도 없이 벽으로 몸을 밀착했다.
"헐 썅, 미친. 괜찮아? 머리에 흠집안났어? "
허헝 어뜨케. 안절부절 못하는 이 커다란 오랑우탄은 지호에 눈에 공포의 대상으로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어제 뭐라고 막 협박하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아. 무서워, 경아 권아. 날버리고 왜 매점엘 간거야. 있었어도 덩치값은 못했을테지만 그래도.. 눈물이 찔끔 나올것같은 이상황에 아무나 불러재꼈다.
지호의 마음속 외침을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는 지훈은 지호를 보자마자 행복감이 만땅으로 차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지호는 너무나도 예뻐서 욕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냥 뭔가 느낌에 자신의 눈앞에서 떨어지면 어디로 도망가버릴것 만 같았다. 집에 가둬나 둘까.
히끅..히끅.. 순간 음흉하게 바뀐 지훈의 눈빛에 놀라서 딸꾹질이 나오고만 지호였다. 입을 막아봤지만 주체 할 수 없이 나오는 딸꾹질 퍼레이드에 정말 안구에 눈물이 차오를 것만 같았다.
" 오늘 아침에 무슨 일 없었어? 괴롭히는 애들이라던가..딱히 니맘에 안들고 나대는 애들이라던가.."
" 없..흐끅.. 없어.힉끅. 괜찮아.. "
그러니까 제발 니자리로 가줄래? 그놈에 딸꾹질 때문에 그한마디를 입밖에서 꺼내질 못하고 있는 지호였다. 사실, 그게 아니었어도 하지 못했을 말이지만.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나, 벽에 붙어서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지호를 걱정스레 쳐다보던 지훈이 무릎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쪼그려 앉아서 최대한 상냥하게 물었다.
" 왜 갑자기 딸꾹질을 하지.. 내가 멈추게 해줄까? "
" 괜..찬 히끅..."
" 어흐응!!! "
헐,씨발..개무서워.. 흐으.. 동물농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호랑이가 표효를 하는 모습을 생생한 라이브로 현장에서 직접 전해들은 지호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코를 몇번 훌쩍 이더니 지호가 딸꾹질을 할 기미가 안보이자 지훈이 박수를 한번 짝 치며 입술이 한껏올라가 하트가 되도록 웃었다. 독실한 기독교의 신자지만 예수님이 태어났어도 이렇게 기쁠수는 없을꺼야.
엄마의 마음으로 흐뭇한 표정을 해보였더니 지호가 숨을 턱 멈췄다. 헐!! 의료진불러!! 우리 지호가 숨을 안쉬어요!! 지훈의 따뜻한 손길이 지호의 어깨에 닿자마자.
" 으엉어어엉허엉!! "
" 왜울어!! "
" 화내지마아아 으엉엉- 허엉!! "
" 언제 화를 냈다그래!! 지호야!! "
" 지금..훌쩍..지금 냈잖아아- "
어제부터 한방울 한방울 모아뒀던 눈물이, 결국엔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