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타임 |
[블락비/피코] 지금 이시각 부산에서는
W. 지코 코꾸녕
너무차서 베어버릴것만같은 겨울 바람이 쌩쌩부는 12월. 부산도 마찬가지로 더하면 더했지 덜춥지는 않은 날씨였다. 13살 마지막 겨울 다음 달이면 14살이 된다는 큰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엄마의 소소한 심부름거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길이었다. 집으로 가려면 꼭 지나쳐야하는 좁고 으슥한 골목길.
그 길로 접어들자 왠지 모르게 등골부터 끼치는 소름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둘둘말린 빨간색 목도리를 더 조이고 코트에 손을 넣어 후하고 허공에 입김을 불었다. 그러 자 몽실몽실피어나는 하얀연기. 하얗게 일어났다가도 금세 사라져버리는 통에 실없이 웃었다.
골목길 입구에 한 발자국 디뎠는데 스스슥하고 사람 기척이 나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뒤를 돌아 눈을 도르륵 돌렸더니 전봇대 밑바닥에 운동화가 삐죽이 나와있었다. 그리고 채 다 가려지지않는 몸. 보아하니 경이슈퍼에서 부터 따라온 것 같았다. 그래, 나와 는 별상관 없었다. 하지만 왠지 저 아이를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퍼뜩하고 들었다. 충동적이었다.
일부러 발걸음을 빨리하여 걷고있으면 똑같이 빠른걸음으로 탁탁탁 하는 소리를 내며 나를 따라오려 애쓰고있다는걸 느꼈고, 갑자기 멈추면 자신도 툭 하고 멈추며 벽뒤 로 숨는것이 다 느껴졌다. 6학년주제에 눈치하나는 빨랐던것같다.
뒤에 날따라오는 남자아이를 놀려주느라 당연하게 앞에 있는 사람은 있는지 없는지 내가 누굴 쳤는지 밖았는지도 신경이 온통 한쪽으로 몰려서 신경쓸세가 없었다. 이런 이상한 상황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남자아이에게 온신경을 쏟다니. 우지호답지못한행동이다. 그런 생각에 입을 삐죽내밀었다.
을 가로막고있었다. 덩치도크고 얼굴도 하도 많이 삭아서 아마 사복을 입었으면 20대 후반 아저씨라고 해도 믿었을것이다.
요리조리 몸을 틀어 가려해봐도 이 남자들이 길을 비켜주지않는다. 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건가. 아니면 내가 모르고 친곳에 멍이 들어 정신적 피해보상이라도 요구 하려나. 주제에 벗어난 생각까지해가며 눈을 한번 깜빡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엉. 돈있나? 이오빠야들이 돈이 앵간히 필요하거던. 있는데로 까바라."
"할짓이 업써가. 아 돈이나 뜯나."
내가 입을 열어 없다고 할세도 없이 뒤에서 옅은 미성이 섞인 남자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듣기 좋은 목소리다. 그 목소리에 취할세도 없이 덩치들은 날 툭하고 밀었다. 그 리고 남자 아이에게 다가가 픽하고 한쪽입꼬리를 올려 김빠지게 웃었다.
덩치들중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검지손가락으로 남자아이의 이마를 세게 튕겼다. 그래도 노려보는 눈빛은 사그러들지않았다. 정말 무슨 자신감인지 도통모르겠다, 자기보 다크고 키도 엄청난다만. 난 걱정되는 눈빛으로 그아이를 바라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씨익 하고 웃는 아이.
난 오른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누군진 몰라도 존나 바보같은 새끼,저러다가 한대 더 맞지. 손 틈새를 벌리니 남자아이가 고개를 빳빳히 치켜 세우고 바락바락 대들고 있었 다. 중학생 아저씨들중 가운데 떡버티고있던 덩치가 주먹을 부르르떨며 공중으로 올려 그대로 남자아이의 볼에 내리 꽂았다. 말릴 시간도 없었고 자신도 없었다.
도와준 아이에겐 미안했지만 그때난 고작 13살 이었고 소심하면소심했지 깡이 있진않았다. 윽 소리를 내며 볼을 감싸고 주저 앉은 남자아이, 열이뻗쳐서 양손에 주먹을쥐 고 달려드려는 덩치를 간신히 양옆두명이 팔을 힘껏잡아 더 맞아서 눈탱이가 밤탱이되는 불상사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덩치는 다시한번 내눈에 띄면 죽인다는 말을 남기고 친구둘과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 난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고 그 아이에게 한발자국씩 다가갔다. 주저앉아 분이 안풀렸는지 씩씩대며 아랫입술을 힘있게 깨무는 남자아이 앞에 쪼그려앉아 눈을 가늘게 떠보였다.
바보.
성별 구분도 못하고 거짓말도 잘하는 바보같은놈. 그냥 지나가지그랬나 이 문디야.
내마지막 말이 끝나자마자 벙쪄가지고 눈썹이 꿈틀이더니 이내 실실 쪼갠다. 눈이 휘어져서 웃는거보니 나중에 여자 여럿 울리게 생겼다. 너무 조합이 잘되는 얼굴이라 기분이 나쁘다. 난 맨날 어디가서 가시나라는 소리만듣고. 볼에 공기를 넣어 부풀렸다. 씨 진짜 일 귀찮게 됬네. 기분이 이상하게 찝찝 하다.
존나 아프다면서 징징댈꺼면서 왜 나서서 맞았나 모르겠네. 내가 입술을 씰룩였더니 눈을 아래위로 굴리다가는 이내 다시 미소를 지어보이며 괘안타 쪼까..쪼오까 아프다 이런다. 손으로 제스쳐까지취해가며 쪼까 이러는데 웃겨서 입꼬리가 올라갈뻔 했다.처음에 봤던 잘생긴얼굴은어디가고 한쪽볼이 퉁퉁부어서 실실거리니 영 안쓰러운게 아닐 수 없었다.
날이 조금 저물고 날씨가 더 쌀쌀해져왔다. 저린 다리를 펴 코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남자아이도 주저앉았던 다리를 펴 전봇대에 몸을 기댔다. 옷도 얇게 입고와서 덜덜 떠는게 이래저래 동정심 유발하게 만드는 놈.
씨..춥다 완전 추워.
내 목도리를 만지작 거리다가 얼굴을 폭묻고 킁킁대고 냄새을 맡더니 '와 여기서 니냄새 난다.' 라며 실실 웃는다. 웃지마 정들어 자식아. 못마땅하게 쳐다보고있는데 그녀 석이 초롱초롱빛나는 눈으로 나에게 물었다.
그제? 말하면서 입술아래를 긁적이는게 버릇인지 한참을 매만지다가상처를 건들이자 아흑 하는 신음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때린데 또맞고싶어서 지랄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뭐가그리 신나는지 웃어버리는 녀석때문에 부르르 떨리는 주먹은 코트 깊숙히 넣어 두어야만했다.
그러다 덜덜떨리는 다리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녀석을 바라봤다. 언제까지 여기서 버틸라고. 진짜 나 가지도 못하게. 엄마한테 겁나게 혼나겠다. 엄마의 목소리가 어디선 가 들리는듯한 느낌에 인상을 약간 찌푸렸다.
아이는 멀뚱멀뚱하게 서서 입김만 불고있던 나에게 쫄래쫄래 다가왔다. 그리고 코트 안으로 부비적 거리며 들어와서는 등을 꽉 껴안았다. 어떻노,이제 별로 안춥제? 엄마 의 잔소리는 사라지고 해맑게 웃는 소리가 내 귓가에 웅웅 울렸다.
난 이상태에서 뭘해야할까. 뿌리쳐야할까. 그러기에는 내가 이아이에게 저지른 죄가 있고, 이러고 있기에는 가슴속이 너무 간질거려서 못참겠다. 근데 남자끼리 이래도 되 는 건가?
"우지호-"
그녀석이 한마디 씩 할때마다 숨결이 목언저리에 닿아서 미칠것같다. 차갑고 근질거리고 또 뭔가 그렇다. 이렇게 있으니까 더 따뜻하긴하지만 말하는척하면서 은근히 목덜미에 입술을 부비작 거리니 절로 말이 더듬어지고 부담스러웠다.
" 내이름 존나 비싼데- "
" 지금 장난트나!! 저..저리가라."
"머스마라믄서. 와이리 부끄러버 하노. 가시나 처럼. 글고!! 니가 춥다 안캤나? 쪼매만 이라고 있자."
"...가스나 아니라꼬 했다 안카나!!"
"표지훈."
"... ... "
"내 이름이다. 잘기억해라 담에 만나면 인사 해. 안횽~ 지훈이 옵하야~"
미스코리아에 당선된 여자 흉내나 내고있는 표지훈을 있는힘껏 밀어냈다. 있는힘껏. 근데, 안밀린다. 이런 괴물같은 자식. 밀리기는커녕 에이 장난이지 누나야-이런다. 이 새끼진짜.
진짜 잘모르겠다고 빙시야.
"어. 미안해 뒤지겄다. 와."
처럼 눈을 깜빡깜빡인다. 뭐 어쩌라고.
내가 멍하게 있는사이 그녀석은 빨간목도리를 내보이며 장난스런 표정을 지어보이곤 말했다.
"이 목도리, 되찾고 싶으면 개학날 여기서 7시30분까지 와라!! 알겠나!?'
"....어..어??"
"아악!!! 우짜노!! 엄마한테 디지겄다!!!.."
13살 우지호 제일 따뜻했던 겨울 날 백마탄 바보를 만났다.
*작가는 부산사람이 아닙니닼ㅋㅋㅋ... 좀 틀린 부분이 있어도 양해 부탁 드려요~♥ 지적은 둥글게 해주시면 수정 합니다* |
암호닉 최종 정리 |
바보 같은 제가 ㅋㅋㅋㅋㅋㅋㅋ 전편에 댓글써주셨던 분들만 기존 암호닉 분들이라고 했네여 ㅋㅋㅋㅋ 다시 하겠습니다. 제 기준으로 5화 부터!!번외를 걸고 함께 달리자고 했던 그 편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ㅋㅋㅋㅋ 죄송해여..이 바보같은 머리를 용서해주세여..
*진짜 암호닉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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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몽몽몽님이 두분일까여....두분!..어쩌실건가여...뭐짘ㅋㅋㅋㅋㅋㅋㅋ 텔레파시통하셨나요? 아니면 한분이신가여! 대답해여!! 어느센가 사라져 버린 독자님들 좋은말할때 돌.아.와.여.
그나저나 겁나 많네연
5화 부터 쭉뽑아와서 진심 많군여ㅎㅎ 나중에 이많은걸 언제다 메일링하져?,,손빠지겠네염 ㅋㅋㅋㅋㅋ
그리고 5화때부터 쭉달려오신 번외 기준은 다음화가 나오기전에 그편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ㅎ 뭔소리냐하면 ㅋㅋㅋㅋ
예) 6화가 나오기 전에 5화에 댓글을 달았다. 이거져.ㅇㅋ? 그런식이져 ㅋ
그양식을 지켰다 하는 분들 부쳐핸졉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분은 계시겠징...ㅎ .. ㅎ
전 12화를 쓰러가겠습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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