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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화에서까지만 암호닉 받을게요
8화에서 정리된 암호닉 명단 들고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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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브금은 신나지 않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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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이넥이 찢어졌다.
순간 나는 직감적으로 이거슨 좃된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해서든 이 상황을 무마하려던 나는 브이넥을 주섬주섬 올려주며
수줍게 내게 인사를 건네는 크리스의 you do에게 안부를 물었다.
"안녕, 반갑구나."
"예?"
"저, 크리스. 지금 화장실 베드 스멜, 테러블, 호러블"
당황한 크리스는 그대로 굳어있었고 나는
크리스에게 무언의 경고를 주고 쭈뼛쭈뼛 화장실 앞을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그래, 난 하녀의 신분으로 이 집에 팔려오게 된거야.
더 이상 사고를 치면 안돼. 제발 조용히 지내자 여주야
주방으로 온 나는 아마 지금 시간까지 나가지 않는걸로 보아 아침은 먹고 나갈것 같기에
장이라도 봐야하나 싶어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함~ 잘 자써요?"
아오씨, 깜짝이야. 갑자기 튀어나오고 지랄.
"아, 안녕히주무셨어요?"
"우와, 죵말 밥 해주게요?"
루한에게서 고개를 돌려 냉장고를 들여다 보자 웬만한 재료는 다 있는것 같았다.
간간히 팬들에게서 받은 비싼 간식거리 같은것도 있었고
아이돌이라더니 아이돌은 맞나보다.
간단하고 빨리 14인분을 만들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볶음밥을 만들기로 했다.
무슨 군대도 아니고 14인분이 뭐람
당근과 양파, 햄 등 재료를 꺼내 부엌에 올려놓자
뒤에서 터덜터덜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뭐 만드려구요?"
"볶음밥이요. 빨리 만드려고요."
"흐음, 그렇구나. 음식은 잘해요?"
"네, 뭐 웬만큼은"
밥 만드느라 바빠죽겠는데 잠자다 일어난 강아지 마냥 졸졸 따라다니며 계속 말을 걸어온다.
아, 귀찮아 죽겠네.
"여주씨, 다른 멤버들이랑은 말 해봤어요?"
"아뇨, 아직 다는 못해봤는데"
"그렇구나, 근데요. 여주씨"
"네"
"저희 멤버들 중에 여주씨 들어오는거 반대한 멤버들이 있거든요"
말 안해도 된다 새끼야.
이미 다 알거같으니까. 일단 오세훈이라는 사람
나 같아도 나를 존나게 싫어하겠지. 고자 될뻔했는데
그리고 아마, 맏형이겠지. 그래, 날 보는 눈빛이 그랬으니까.
내가 뭘 했다고 미워하는거야. 여주 무쪄워
그런데 갑자기 이런 얘기는 왜 꺼내는거야
나한테 뭘 원하는거지
"근데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저한테.."
"이왕 이렇게 된거 다같이 잘 지냈으면 좋잖아요."
"아..."
"민석이 형이랑 세훈이는 반대하기는 했지만 잘 지낼수 있을거예요"
"아,네"
"근데 경수랑 씽이형이 낯을 많이 가려서 오래걸릴지도 모르겠네요"
백현은 내게 이왕 같이 살게 된거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아이돌이라고 스타병 걸려서 재수탱이 일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뭐, 착한사람인것 같다고 생각하며 우리 같이 요리할까요? 라고 말하려는데
내가 잘라 볶아 놓은 햄을 자기 입에 쏙 털어넣고는 맛있다, 하며 거실로 간다.
내 저새끼를 확 그냥.
착한사람은 개뿔 존나 나쁜사람
백현이 거실로 나가고 또 다시 나 홀로 부엌에가 되었다.
썅, 어떻게 남자13명 하나 도와주는 남자가 없냐
엄마 말 틀린게 하나도 없어 집에 있는 남자는 밥만 축내는 식충이일 뿐이야.
거실을 한번 째려보고 투덜대며 여러 재료들을 볶고 양파를 꺼냈다.
와, 나 양파 하나 썰면 눈물 줅인데
최대한 얼굴을 멀리하려고 엉덩이를 쭉 빼고
고개를 뒤로 뺀뒤 양파를 도마 위에 올렸다.
후, 와타시 시작한다.
양파를 썰어나가며 차츰 내 얼굴은 양파로 가까워졌고
난 주륵주륵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양파를 썰었다.
"뭐 좀 도와줄까요?"
"(훌쩍훌쩍) 눼에?"
"으아아앙ㄹㅇㄱ!!! 왜 울고계세요?"
"양파가 매워서...."
"아... 제가 도와드릴게요. 같이 만들어요."
"네.. 고마워..요...(훌쩍훌쩍)"
이놈의 미친 양파가 얼마나 매운지 눈도 뜨기 어려웠다.
내가 썰던 양파는 종대가 가져가서 마저 썰었고 나와 같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아침부터 눈물에 젖은 볶음밥이라니.
종대가 도와준 덕분에 빠르게 밥을 만들 수 있었고
종대는 거실에서 놀고 있는 멤버들을 불렀다.
그러자 방에 있던 멤버들과 거실에 있던 멤버들이 좀비떼 처럼 어슬렁 다가온다.
참자, 참아야하느니라 오여주.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주방에 있는 식탁과
거실에 있는 탁자에 둘로 나눠 앉았다.
큰 접시에 볶음밥을 둘로 나눠 각각 테이블에 놓고 작은 접시를 나르려고
주방을 기웃 거려도 어디에도 작은 접시들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집에서 뭘 만들어 먹기는 하는건가.
이곳저곳 뒤지던 나는 나보다 높은 선반을 열어 보았고 그곳에는 작은 접시들이 놓여 있었다.
할렐루야.
접시를 찾은 나는 손을 뻗었지만 내 키에는 역부족이었다.
아... 왜이렇게 높은데 있는거야
어...어...
아이구뭬;;시발;;
머리 위로 떨어지는 접시에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쯤 엄청난 아픔이 밀려와야 하는 타이밍인데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의아함에 살짝 눈을 뜨니
누군가 내 뒤에서 접시를 받쳐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