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이리 서럽게 울어.
지나가는 사람 다 쳐다보게. ”
“ 그냥… ”
“ 이탄소. 또 사고쳤구만.
간호학과에 예쁜데 덤벙거리는 얘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 데,
그게 내 동창일 줄은 몰랐다. ”
“ 나 진짜 간호사하면 안되는 가봐 …
매일 사고치고, 조원들한테 피해만주고 .. ”
“ 뭐이리 여리해졌어.
어렸을 때 황소도 때려잡을 것 같더니. ”
민윤기는 내 머리에 자기의 큰 손을 턱ㅡ 올리고는 헝크는 거야. 나는 쭈그려앉아서는 한 숨을 푹ㅡ 무겁게 내려쉬었는 데, 갑자기 민윤기가 내 팔을 끌면서 ‘ 기분도 꿀꿀한테 기분전환이나 하러 가자 ’ 라는 거야. 일단 민윤기의 손에 끌려나왔지 뭐. 그러고서 간 곳이 학교안 구석에 있는 공원같은 곳이였어. 신입생때는 궁금해서 몇 번 와보긴 했는 데, 인적이 드물더라고. 누가 학교 구석까지 와서 쉬겠어. 민윤기는 나한테 맥주 한 캔을 건내는 거야.
“ 무슨 해도 안졌는 데, 술이야 ? ”
“ 기분 꿀꿀 할 때는 술 말곤 해결이 안되더라.
물론 의지를 쫌 해서 그럴 수도 있고. ”
“ 뭐, 무튼 잘 마실께. ”
06.
술이 한 모금, 두 모금 들어가는 데 민윤기가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너 왜 간호사가 되고싶었냐고. 자기가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말을 해줬는 데, 내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사실 내가 간호사가 된 건 대책없이 그저 보건선생님께서 좋았다고 할까 ? 항상 존댓말을 쓰시면서 웃을 때 빛이나는 거야 … 사실 아프지도 않은 데, 선생님 한 번 볼까해서 꾀병도 부려보고, 선생님 식사끝나시면 꼭 사탕하나씩 드리고 … 정말 짝사랑하는 것 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니까 ?
졸업 한 지금 한번도 선생님을 찾아 뵌 적이 없지만 말이야. 선생님처럼 간호사가되서 교직인수를 한다음에 멋있는 보건선생님이 되고싶었어. 그때 더 신중했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한건 내 잘못이니까. 민윤기한테 보건선생님이 너무 멋있어보여서 간호사를 하게되었다고 말을 하니 (피식) 하고 웃더라. 사실 내가 생각해도 오글거리고 웃기긴하지 …
“ 그럼 보건선생님때문이 아니라, 이탄소 넌 간호사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 ?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 ? ”
“ 사실 처음엔 간호사라는 환상이 있었는 데,
지금은 진심으로 하고 싶어.
내가 도움이 되고 싶어. ”
“ 그럼 내가 도와줄께.
실습연습. ”
07.
민윤기의 도움으로 각자 수업이 빨리 끝난 날 빈 실습실에서 만나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 민윤기가 팔뚝에 실습모형을 차고는 나는 그 위에 주사를 놓는 연습을 했지. 정확한 위치에 바늘을 놓지 않으면 삐삐삐- 하고 소리가 나는 데, 열번을 찔러도 스무번 서른번을 찔러도 자꾸 잘못됐나 소리가 울리는 거야. 윤기가 보다 답답했는 지 ‘ 여기야. ’ 하고 푹- 질렀는 데. 이상하게 소리가 나지를 않더라.
“ 신중하게해. 괜찮으니까. ”
이 말이 왜이리 힘이 되는 지… 신중하게 바늘을
찔렀는 데, 정말 소리가 안나는 거야. 나도 모르게 기뻐서 민윤기를 와락- 안아버렸어. 물론 당황해서 금방 팔을 풀었지만. 민윤기는 살짝 웃고는 내 머리를 쓰담더라. 완전 오빠미가 낭낭한거야. 매일 느끼는 거지만 많이 컸다싶고.08.
다음은 휠체어에서 환자를 침대로 눞히는 연습을 했어. 민윤기가 휠체어에 있고, 나는 앞으로가서 팔로 고리를 만든 후 윤기를 안고는 침대에 올리려고 했지만 자꾸 팔을 놓치는 바람에 실패를 했지. 윤기가 조금 답답하긴 했을 꺼야. 나한테 이렇게 하는 거라며 나를 휠체어에 앉혔는 데, 가까이 다가오다가 머뭇하더라.
“ 그냥 대충… 들어올려.
팔에 힘 너무 주지말고. ”
다시 한 번 해본다며 민윤기를 들어올려 올리는 것 까지는 성공했어. 그리고 나서 침대에 올려 눕히는 데 몸이 침대 쪽으로 쏠려서 엎어진거야. 민윤기위로 내가 넘어졌어…
“ 이탄소. ”
“ 미안 … 다리가 풀려서.. ”
“ 너 진짜 어렸을 때 이탄소 맞아 ? ”
“ … 맞지 그럼. ”
“ 내 기억속에 네가 맞으면, 아마.
내 첫사랑이 너였던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