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퍼포먼스팀 리더 권순영 X 신인 걸그룹 권순영 덕후 너봉
08. 有缘千里来相会 (인연이 있다면 천리 밖에서도 만나게 된다.)
바닐라 어쿠스틱 - 사랑이 또 될까요
꼭 읽어주세요 ! |
저 권덕이 암호닉 재정비를 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1차 암호닉은 이번 화에서 마감이 될 것 같아요. 별다른 방법은 없고, 그저 평소처럼 본인 암호닉과 성의 담긴 댓글을 달아주시면 돼요! 이번 화 댓글에 올라와있지 않은 암호닉은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ㅜ^ㅜ 아직 암호닉 신청을 하지 않으신 분들도 이번 편까지만 암호닉 받도록 하겠습니다. 2차 암호닉은 언제가 될지 몰라요,, ㅠㅠ 추후에 암호닉 분들께만 드리는 텍파와 번외편도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편하게 신청해주세요. 그럼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31.
나랑 있었어. 권순영이랑 나랑, 단 둘이 있었어. 네가 원하던 답이야, 이게.
절대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그의 이름이 고은의 입에게서 또박또박 뱉어졌어.
너봉이는 세상을 잃은 기분이었어. 가슴이 뻥 뚫린 것마냥 공허했지.
꿈이야. 얼른 깨어나자. 입안 여린 살을 깨물며 눈을 느리게 끔뻑이던 너봉이는 달라질 것 없는 현실에 그제서야 생시임을 깨닫았어.
"상처 받았나보네, 너."
"..."
"고작 이런 거 가지고 무너지면 너무 하찮지 않아?"
고은의 비아냥거림에 너봉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무어라 대꾸를 해야하는데도 방금 전 받은 충격이 컸는지 말문이 채 트이지 않았지.
정처없이 흔들리던 눈망울에서 물기가 툭 떨어졌어.
어떤 표정변화도 흐느낌도 없이 그저 눈물만 투두둑 흘려보내는 너봉이었어.
"내가, 무너질 것 같아?"
"..."
아니, 절대 안 무너져. 섣부른 착각 좀 그만해.
너봉이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고은을 바라보며 잇새로 말을 내뱉었어.
눈물은 여전히 볼을 따라 흐르고 있었어.
"그리고, 이런 거 너무 구리지 않아?"
"..."
"남 깎아내릴 시간에,"
너나 잘해. 여유로운 너봉이의 말꼬리에 고은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분을 삭혔어.
너봉이는 고은을 뒤로 하고 제 방으로 몸을 옮겼어.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온전히 닫히자 너봉이는 방문에 등을 기대고 서있다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스르륵 주저앉았어.
혹여나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까 입까지 틀어막고 엉엉 우는 너봉이었어.
상처받지 않은 척하는 것도 이제 지칠대로 지쳐버린 듯했어.
너봉이는 그렇게 수없이 울고 계속 울었어.
때마침, 너봉이의 폰에서 전화가 울리자 더듬더듬 손을 뻗어 휴대폰을 쥔 너봉이는 화면에 적힌 이름에 공기 빠진 실소를 내뱉었어.
권순영.
순영의 이름이 뿌연 시야 사이로 들어오자 너봉이는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어.
끝없이 울리던 순영의 전화가 순간 끊겼다 다시 걸려왔어.
더이상 미련이 생기기 전에 얼른 순영과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계속해서 걸려오는 순영의 전화를 거절한 너봉이 순영에게 문자를 보냈어.
[ 우리 그만 만나요 ]
문자를 전송하고 나서야 끝을 실감한 너봉이는 휴대폰의 전원을 꺼버렸어.
문자 하나로 정리될 가벼운 사이였구나. 고작 그것뿐이네.
32.
너봉이의 말을 꾸역꾸역 되새기던 고은은 순간 차오르는 분노에 식탁에 놓여져있던 유리잔을 바닥에 내팽겨쳤어.
바닥에 맞부딪힘과 동시에 귓가를 내치는 쨍그랑하는 소리에 제 방에 있던 주연과 미래가 거실로 튀어나왔어.
주연은 온몸을 바들바들 떠는 고은과 산산조각이 나버린 유리잔의 파편에 경악했어.
"야, 너 미쳤어?"
"왜 내가 미쳤는데? 내가 왜!"
미래가 유리조각을 피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고은에게 향하자 고은은 살벌한 눈길로 미래에게 성을 냈어.
주연은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으며 그런 고은을 말리기에 바빴어.
진정해, 너 지금 제정신 아냐.
"나 제정신이야, 멀쩡해. 미친 건 내가 아니라 김너봉이야!"
"...야,"
왜 나는 욕심 내면 안 되는데? 나도 조금은 가질 수 있잖아. 그 별것도 아닌 거 조금은 가져도 되잖아.
근데 왜 자꾸 나만 안 된대? 쟤는 되고, 왜 나는 안 되냐고.
내 심정 이해해보기라도 했어?
"이해해,"
"..."
"네 마음이 못된 건 아니지,"
그 방식이 못된 거야. 주연이 나긋나긋하지만 강단 있는 어조로 말했어.
새하얗게 질린 고은의 얼굴을 힐끗 올려다본 주연은 침을 꿀꺽 삼키며 벌렁거리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켰어.
그리고는 태연하게 다시금 말문을 텄어.
"너도 잘 알고 있잖아,"
"..."
"네가 지금 느끼고 있는 그 감정, 죄책감이야."
거짓말하는 거, 힘들지 않아? 너 오늘 그 선배 만난 적 없잖아.
어차피 다 들킬 거 네 입으로 털어놓는 게 낫지.
"잘 생각해. 어떤 게 너한테 이득일지."
"..."
"위험하니까 유리조각은 내가 치울게, 얼른 들어가봐."
바닥에 널부러진 유리조각을 맨손으로 줍는 주연의 머리통을 응시하던 고은은 제 발바닥에 유리가 박히는 줄도 모르고 걸음을 옮겼어.
방문 손잡이를 쥐고 잠시 머뭇거리던 고은은 고개를 돌려 주연의 뒷모습을 곁눈질하고는 이내 방으로 들어갔어.
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숙소 내에 크게 울려퍼졌어.
주연은 그에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유리를 줍다가 그 사이에 자리잡은 고은의 핏자국을 발견했어.
위험하다고 분명 말했는데 꼭 이렇게 다치지. 주연이 한숨을 픽 내쉬었어.
"미래야, 나중에 연고 좀 가져다줘. 고은이 다쳤을 거야."
"...응."
근데 언니, 알고 있었어? 미래의 의미심장한 질문에 주연은 다시금 되물었어. 뭘?
심고은이 거짓말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아, 주연이 무미건조한 어조로 탄성을 짧게 내질렀어.
"당연하잖아."
"..."
"고은이가 선배 만날 일도 없고,"
"..."
"그 선배는 저런 애한테 휘둘릴 정도로 가벼운 사람 아니야."
선배랑 너봉이 쉽게 안 헤어져. 내가 장담해.
33.
쾅쾅. 주먹으로 방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격한 소리에 너봉이는 뒤척이며 잠에서 깨어났어.
어젯밤 울다가 지쳐 겨우 잠들었기에 눈은 팅팅 부어있었지.
무거운 몸을 겨우 이끌고 문을 열어제낀 너봉이는 문맡에 서있는 예상 밖의 인물에 움찔거렸어.
"너봉아,"
고은이 서있었어.
그것도 캐리어를 옆에 든 채로 말이야.
너봉이는 고은과 캐리어를 연달아 바라보다 이내 문을 닫으려 했어.
"미안해, 내가."
그러나 고은의 입에서 튀어나온 뜻밖의 사과에 잡았던 손잡이를 놓쳐버렸어.
"나 보기 싫을 거 아는데, 한 번만 기회를 줘."
"...말하기도 버거워, 나."
"알아, 들어만 주라."
들어만 달라는 고은의 부탁에 너봉이는 잠시 망설이다 몸을 비켜서며 방으로 들어오라는 모양새를 취했어.
고마워. 고은이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캐리어를 내버려둔 채로 방 안에 몸을 들였어.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네,"
"..."
처음부터 널 괴롭힐 의도는 없었어. 알잖아, 나 연습생 때부터 너 동경했던 거.
나보다 어린데도 일찍이 연습생 시작해서 실력 뛰어난 너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데뷔하고 나니까 내 마음처럼 잘 되지 않더라고.
네가 센터 서고 주목 받는 모습 보면서 과연 난 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질투했어.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널 미워했어. 넌 아무 잘못 없는데, 참 웃겨.
널 괴롭히면 네가 가진 거 하나쯤은 가질 수 있을 줄 알았어. 나 참 어리석지.
"널 어떻게 괴롭힐까 고민하는 와중에 네가 남자친구 생겼다는 얘길 들었어."
"..."
"그래, 선배 말이야."
줄곧 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주절거리던 고은은 순영의 이야기를 꺼내며 너봉이의 눈치를 살폈어.
너봉이는 그저 고개를 떨군 상태로 의미없는 손장난을 칠 뿐이었어.
"내가 선배 빼앗으면 네가 상처 받을 줄 알았어."
"..."
"그래서 온갖 짓 다 해봤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아무리 빼앗으려 해봐도 안 되더라고. 뭐가 문제길래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답은 딱 하나였어.
"선배가 널 많이 좋아해."
"..."
"네 얘기할 때마다 웃는 모습 보는 순간 느꼈어."
아, 여긴 내가 낄 자리가 아니구나.
처음엔 그게 분해서 일부러 너한테 거짓말했어. 나도 참 유치하지.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 속는 너를 보면서 뭔지 모를 감정이 드는데 난 그게 성취감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아니래. 죄책감이래.
끝까지 죄책감이 아닐거라고 부정했어. 그래서 어제도...
"거짓말했어, 나."
"..."
"나 선배 만난 적 없어."
고은이 사실을 실토하자 고개를 들어올려 시선을 마주하는 너봉이었어.
거짓말, 이라고? 한껏 갈라진 목소리로 힘주어 말하자 고은은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반복했어.
미워. 너봉이의 어조에 물기가 묻어났어. 난 아직 언니가 미워.
"마음껏 미워해도 돼. 나도 내가 미우니까."
"어떻게, 어떻게 언니가 나한테 그래."
너봉이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어. 흐끅,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고은은 가슴팍을 들썩거리며 울음을 터뜨리는 너봉을 차마 달래주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어. 일종의 반성이었어.
감히 울음을 달래줄 자격이 없는 자신이기에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어.
"...나 어제 선배랑 헤어졌어."
"선배는 아직일텐데,"
선배는 아직 너 기다릴걸. 고은의 말에 너봉이는 딱 잘라 부정했어.
아니야, 안 기다려. 너봉이 눈물을 쓱쓱 닦아내며 말했어.
"지금도 기다리고 있어."
"..."
"선배 지금 숙소 앞에 있대. 가보는 게 어때?"
그러자 너봉이는 토끼눈을 하고 고은을 바라봤어.
너 휴대폰 꺼놨다며. 선배가 매니저 오빠한테 전화해서 너 만나게 해달라고 사정했대.
"오래 기다렸겠다."
"..."
"얼른 가봐."
고은이 문을 향해 눈짓하자 너봉이는 곧장 현관으로 달려가 신발을 꺼내신었어.
현관문을 열려던 너봉이는 잠시 멈칫하고는 다시 고은과 눈을 맞췄어.
"...언니, 떠날거야?"
상황과는 다른 조심스러운 물음에 고은은 제 캐리어를 번갈아 바라보다 이내 그렇다고 대답했어.
반성의 시간이랄까. 고은이 허탈한 웃음을 지었어.
"금방 와야 돼."
"...응."
"그리고 이제 미안해하지마."
난 용서했으니까. 잔잔한 미소를 짓던 고은은 너봉이의 한마디에 활짝 웃었어.
고마워, 정말.
34.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는 순영의 뒷모습이 보이자 너봉이는 저도 모르게 달려가 순영에게 폭 안겼어.
그덕에 얼떨결에 백허그하는 꼴이 되어버렸지.
"...선배,"
자신을 안은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안겨버린 순영은 익숙한 너봉이의 목소리에 자연스레 몸을 돌려 너봉을 끌어안았어.
"토끼다,"
"..."
걱정과는 달리 순영은 따뜻한 포옹과 미소로 너봉을 맞이했어.
여전하구나, 선배는 달라지지 않았어. 한결 같은 순영의 모습에 너봉이는 또다시 울음이 차오르려했어.
너봉이는 순영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순영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어.
"헤어지자 해놓고서 이렇게 안기면 어떡해요."
"..."
"무슨 일 있었는지는 얘기해줘야지, 안 그래요?"
순영은 조심스레 너봉이의 어깨를 붙잡고는 제 품에서 떼어냈어.
그러다가 새빨개진 눈가와 코끝을 발견하고는 너봉이 울고 있음을 눈치챘어.
"왜 울어요."
"...미안해서, 미안해서 그래요."
순영이 상체를 숙여 너봉과 시선을 마주하자 너봉이는 눈물을 마구 닦으며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어.
너봉씨가 미안해할 게 뭐 있어요. 순영의 따뜻한 위로에 꾹 참고 있던 눈물방울이 툭 떨어졌어.
"...내 마음대로 오해하고 이별 통보해서 미안해요."
"괜찮아요, 우리 안 헤어졌잖아."
그러니까 미안할 필요 없어요.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함께 있다는 거에요."
순영이 너봉이의 볼언저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어.
너봉이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자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지.
"지금까진 다 연습이었던 거야."
"..."
"앞으로 더 행복하면 돼요."
행복하기만 하자, 토끼야.
사담 |
오랜만이네요, 오늘은 순영이와의 그간 오해가 풀리는 씬이에요. 그동안 독자님들 고구마 드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ㅎㅁㅎ 순영이 말처럼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네요. 사실 이번 편에 담으려던 순영이의 이야기가 더 있는데 분량 조절상 빠지게 되었어요. 다음 편에는 꼭 넣을테니 언제가 되든,, 많이 기대해주세요 >ㅁ<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순영이의 토끼들 |
Dly 천사영 메리 밍구밍구 예찬 낭낭 오메 백일몽 고라파덕 세대주 한솥 뿌뿌젤라 유레베 만보네감귤 슬곰 DEL 호시시해 7월17일 요를레히 뿌뿌까까 애정 세븐틴틴틴 코코몽 필소 김녕 치즈쨘 아장이 방울방울해 배고파 크림빵 으갹갹 전늘보 눠예쁘다 칠백 우지별 밍구찡 검은콩 몰몽 넉zzㅏ 순영 공듓님 디노로운 쑤하진 1472 플라워 9월의겨울 햄찌 베리소스윗 설탕모찌 피치 조히 필소 아움 둡돌고래 잠시 세봉쓰 감자오빠 달달 뀰 햇살 뀨지훈 10시10분 도리도리 흥권호시 빼빼빼 호시탐탐 새벽 최순 민쵸 잠만보 워누야 딸기쯉 댄싱머신 아이러부 피치 숭아 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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