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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의 순경  上



w.피자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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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도 없고, 신고 전화도 없어 출동 나갈 일도 없는 지구대 안은 작게 틀어놓은 티비 소리와 간간히 웃고 떠드시는 선배들의 목소리로만 메꿔졌다. 그 평화로운 분위기 사이에서 내 시선만이 불안함을 가득 담아낸 채 시계 초침을 바라보고 있었다. 10시 되기 5초 전, 4, 3, 2, 1..땡!

 

 

 

 

 

 

 

 

 

 

 

 

“누나!”

“ㅇㅇ야, 너 찾는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지구대로 출석한 동혁이었다. 초조한 눈빛으로 시계를 바라보던 내 고개는 보란 듯이 바닥을 향했다. 놀리는 듯 한 어투로 말을 건네는 선배에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들자 뛰어왔는지 숨을 고르며 내 앞 의자를 차지하고 있는 동혁이 보였다. 빨간 머리에 교복 넥타이는 어디다 갖다 버렸는지 셔츠 윗 단추 몇 개가 풀러져 있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양아치였다. 몸에 배인 담배 냄새와는 어울리지 않는 생글생글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를 잠시 바라보다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이동혁.”

“네?”

“담배 내놔.”

 

 

 

 

 

 

 

 

 

 

 

의미 없이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며 왼쪽 손을 내밀자 그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다 이내 씩 웃으며 그 흔들림을 덮어갔다. 잠시의 표정변화를 일으키는 그를 뭐냐는 듯 바라보자 그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내민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쳐 잡았다. 쌀쌀한 바깥의 공기가 그대로 내 손에 전해져 몸을 부르르 떨며 슬그머니 손을 빼내려 하자 더욱 세게 잡아오는 그에 결국 한숨을 내쉬며 꽉 잡힌 채 책상 위로 내려놓았다.

 

 

 

 

 

 

 

 

 

 

 

“담배 내놓으라니까?”

“저 쪽 손 내밀면 줄게요.”

“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반대 쪽 손을 내밀자 그는 마이를 뒤적거리다 잽싸게 반대 쪽 손마저 잡아왔다. 양쪽 손을 잡은 채 마주보고 있는 둘의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러웠는지 커피를 마시며 낄낄대고 있는 동영 선배와 재현 선배를 흘겨보던 내 고개는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의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입을 삐죽 내민 채 나를 바라보는 그에 무심하게 “뭐.”하며 말을 던지자 굳게 닫혀있던 그의 입술이 열렸다.

 

 

 

 

 

 

 

 

 

 

 

 

“누나가 담배를 안 펴봐서 그러는데 그렇게 한 번에 끊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게 자랑이냐?”

“아니, 자랑은 아닌데.. 막 그렇게 무턱대고 끊어야지! 한다고 끊어지는 게 아니라니까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별 반응이 없이 시큰둥하게 그를 대하자 그는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조심스레 말했다.

 

 

 

 

 

 

 

 

 

 

 

 

 

 

“..끊는 건 힘들 것 같고 줄여보긴 할게요.”

 

 

 

 

 

 

 

 

 

 

 

 

..끄덕끄덕.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 거리자 그는 입꼬리를 당겨 웃었지만 아쉽게도 그 미소는 이어지는 내 말에 5초를 넘기지 못했다.

 

 

 

 

 

 

 

 

 

 

 

“그럼 다 줄일 때까지 지구대 오지 마.”

“네? 아, 누나. 누나 안 보고 어떻게 버텨요. 안 돼, 안 돼.”

“그럼 끊던가-”

 

 

 

 

 

 

 

 

 

 

 

단호한 내 말투에 잠시 힘이 빠진 틈을 타 손을 빼내 담배를 달라는 듯 내밀자 그는 인상이란 인상은 다 찌푸리며 마이 안주머니에 고이 모셔뒀던 담배 곽을 꺼내 내 손 위로 올려놓았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곽을 열어보자 얼마나 핀 건지 고작 세 개비 밖에 남지 않아 빈틈이 많은 곽 안이었다. 담배 한 번, 뾰로통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를 한 번씩 보곤 담배를 내 바지 주머니 안으로 구겨 넣었다. 구겨지는 담배 곽을 바라보며 제가 구겨지는 것 마냥 얼굴을 일그러트리는 그에게로 시선을 돌려 마주했다.

 

 

 

 

 

 

 

 

 

 

 

 

“나 담배 냄새랑 담배 피는 사람 제일 싫어해.”

“..아 진짜, 누나가 그렇게 말하면 끊어야 될 것 같잖아요.”

“끊으라고 하는 소리야.”

 

 

 

 

 

 

 

 

 

 

 

여전히 단호한 내 말투에 그는 빨간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한숨을 내쉬며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쌍커풀이 예쁘게 진 눈이 오늘따라 더욱 깊게 느껴지는 건 착각인걸까.

 

 

 

 

 

 

 

 

 

 

 

 

 

 

 

 

“끊을게요.”

“진짜?”

“대신.”

“대신?”

 

 

 

 

 

 

 

 

 

 

 

 

 

 

 

 

 

“뽀뽀 한 번,”

“야, 이 미친놈아!”

“아, 알았어요! 때리지 마요! 아, 누나!”

 

 

 

 

 

 

 

 

 

 

 

 

 

 

 

검지 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가리키며 능글맞은 표정을 지어보이는 그였다. 난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파일철을 집어 들었지만 그의 빠른 반사 신경 탓에 파일을 든 손이 그에게 잡혀버리고 말았다. 제가 남자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꽤 센 힘으로 내 팔목을 잡은 채 놓아주지 않는 그를 흘겨보자 스르르 손에 주었던 힘을 스르르 풀어냈다. 힘이 세긴 했던 것인지 살짝 붉어진 팔목을 확인한 나는 재빨리 내려버리곤 책상 아래로 숨겨 살살 주물렀다. 다행히도 눈치 채지 못한 것인지 제 가방을 뒤적이는 그에 작게 숨을 내쉬며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누나, 초콜릿 좋아해요?”

“응.”

“사탕도 좋아해요?”

“응.”

“껌도?”

“응.”

 

 

 

 

 

 

 

 

 

 

 

 

 

계속해서 비슷한 질문을 해오는 그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무미건조하게 답했다.

 

 

 

 

 

 

 

 

 

 

 

 

 

“나도?”

“응, 어?”

 

 

 

 

 

 

 

 

 

 

 

 

 

그래, 그냥 내 취향을 물어볼 그가 아니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넋을 놓은 채 대답을 하던 내게 나도 좋아하냐는 미끼를 던진 그였고 난 그 미끼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덥석 물어버린 것이었다. 전과 같은 내 대답에 그의 입은 귀에 걸려있었고 무슨 예능 프로그램 보듯이 우리를 관람하고 있던 선배들도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긴 분명 내 직장인데, 어째 내 편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뭐라고 더 소리를 질러봤자 별 소용이 없을 것을 알기에 애꿎은 엔터키만 누르며 그에게 말했다.

 

 

 

 

 

 

 

 

 

 

 

 

“동혁아, 너 집에 안 가?”

“누나랑 같이 가려고 했죠. 밤길 여자 혼자 다니는 거 아니에요.”

“너 혹시 내가 지금 무슨 옷 입고 있는지 안 보여? 누나 경찰인데?”

“근데요?”

“..됐다, 말을 말자. 누나 오늘 야간 근무야. 여기서 밤새고 학교 갈 거 아니면 얼른 집에 가.”

“누나 뒤에 근무표 있는 건 모르죠?”

“뭐?”

 

 

 

 

 

 

 

 

 

 

 

 

 

한 쪽 눈썹을 치켜뜨며 내 뒤쪽을 가리키는 그에 의자를 돌려 뒤를 보자 아주 떡하니 이번 달 근무표가 적혀있는 거대한 칠판이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날짜에 내 이름은 세 글자는 주간 근무 칸에 적혀있었고.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다시 앞으로 돌자 턱을 괸 채 지그시 바라보는 그였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눈빛을 쓸데없이 달달하다. 때마침 옆에서 눈치 없이 들려오는 “ㅇㅇ야, 퇴근 안 해? 동혁이 기다리겠다-” 하는 이경장님의 목소리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졌다, 졌어.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기다려.”

 

 

 

결국 난 싱글벙글 웃고 있는 그를 뒤로한 채 탈의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목까지 단추를 꼭꼭 채워 답답했던 근무복을 벗곤 옷걸이에 걸려있던 연분홍빛 후드티에 목을 끼워 넣었다. 후드티 덕분인지 거울로 슬쩍 본 내 모습은 제 나이보단 조금 어려보이는 것 같기도 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남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어려 보여서 뭐해. 바지까지 다 갈아입은 뒤, 망으로 고정시켜 두었던 머리까지 풀러내자 겨우 숨통이 트였다. 탈의실을 빠져나가기 전 거울 앞에 있던 빗으로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내렸다. 엉킴 없이 슥슥 내려가는 느낌이 좋았다.

 

 

 

 

 

 

 

 

 

 

 

 

 

 

 

 

 

 

 

 

 

 

***

 

 

 

 

 

 

 

 

 

 

 

 

 

 

탈의실을 나오자 익숙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두드리는 그의 어깨를 흔들어 일으켜 세웠다. 뭘 보길래 그렇게 집중하고 있었던 건지 그는 그제야 내가 온 것을 알곤 휴대폰을 급히 집어넣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퇴근합니다-"

"동혁아 우리 ㅇ순경 조심히 데리고 가라~"

 

"당연하죠-"

 

"아, 김경장님!"

 

 

 

 

 

 

 

 

 

 

 

 

 

지구대 안에서 웃음을 띠고 있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었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그 또한 웃음기는 없었지만 나처럼 인상을 쓰고 있진 않았다. 그저 나사 하나 빠진 로봇처럼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을 뿐. 자꾸만 둘을 엮으며 놀려대는 지구대 식구들을 뒤로하곤 투덜대며 어두운 밤거리를 걸었다.

 

 

 

 

 

 

 

 

 

 

 

 

 

 

 

 

 

 

근 한 달 간 지구대로 출석을 하는 그에 익숙해진 그와의 귀가였지만 오늘은 무언가 달랐다. 평소 같았으면 쫑알쫑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다 말할 그인데 오늘따라 입에 풀이라도 붙은 듯 조용했다. 결국 자꾸만 이어지는 어색한 분위기를 참지 못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동혁, 무슨 일 있어?"

"네? 아, 아니요."

"아닌데? 아까부터 말도 없고, 부모님한테 연락이라도 온 거야?"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아, 누나 잠깐만 서 봐요."

"응? 왜?"

 

 

 

 

 

 

 

 

 

 

 

 

거리를 메꾸던 두 명의 발걸음 소리가 잦아들었다. 나보다 조금 뒤에서 거리를 두고 걷던 그에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나보다 한 뼘 정도는 큰 키를 가진 그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제 머리를 헤집으며 한 발짝 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만큼 규칙적으로 뛰던 심장소리가 점점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왜 빨리 뛰는 거지.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입을 꾹 다문 채 내게 다가오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그는 내 코앞까지 다다랐다. 고개를 들면 바로 마주할 그의 얼굴에 애써 시선을 요리조리 굴리며 피해보았다.

 

 

 

 

 

 

 

 

 

 

 

 

 

 

 

"누나."

"왜."

"핑크색 후드티 뭐예요 진짜-"

 

 

 

 

 

 

 

 

 

 

 

 

그는 뭐가 그리도 웃긴지 바람에 팔랑거리는 후드 끈을 만지작거리며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도대체 어디가 그의 웃음 포인트인지 알 길이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티? 이게 뭐."

"아, 너무 귀엽잖아요. 나 심쿵 진심."

 

 

 

 

 

 

 

 

 

 

 

 

 

 

그는 제 가슴께를 부여잡으며 계속해서 큭큭 대었다. 한 달을 넘게 들어도 익숙지 않은 그의 돌직구 화법은 열을 내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 이유가 그저 어린 애가 놀려서인지 그 말에 잠깐이라도 설렘이라는 감정이 생겨서인지는 나조차 알 수 없었다. 분명 두 감정이 공존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 내겐 전자의 이유가 표면상 더욱 잘 어울린다는 걸 세상 사람 모두가 알기에 그의 등짝을 세게 치며 후자의 이유를 덮어갔다.

 

 

 

 

 

 

 

 

 

 

 

 

"이 새끼가 진짜 어른 놀리는 데 도가 텄지, 어?"

"아니 귀여운 걸 어떡해요. ㅇㅇ야, 솔직히 말해도 안 혼낼 테니까 말 해 봐. 나보다 동생 맞지?"

"뒤지고 싶지?"

"오빠- 해봐, 오빠."

 

 

 

 

 

 

 

 

 

 

 

 

 

 

그의 손이 내 머리통 위에 턱 하니 올라와 살살 쓰다듬기 시작했다. 훨씬 어린 것이 나를 내려다보며 오빠 소리를 바라고 있는 모습이 화가 난다기 보단 당황스러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행동이 아니라 아까부터 불규칙하게 뛰고 있는 심장 소리가. 결국 그의 손을 쳐내며 앞장 서 걸었지만 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내 옆으로 다가와 어두운 밤길을 투닥 거리며 나란히 걸었다.

 

 

 

 

 

 

 

 

 

 

 

 

 

 

 

 

 

 

 

 

 

 

 

걷다보니 어느새 내 자취방 골목이었다. 그 많던 가로등은 다 고장 나고 자취방 건물 앞의 가로등 하나만이 희미하게 길을 밝히고 있었다. 부채 모양으로 빛을 내뿜고 있는 가로등 밑은 마치 무대의 한 곳을 비추는 듯 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와 난 그 한 가운데에 다다랐다.

 

 

 

 

 

 

 

 

 

 

 

 

 

"얼른 집 가라. 딴 데로 새지 말고."

"들어가면 연락해요."

"내가 ㅇ, 야, 너 뭐해?"

 

 

 

 

 

 

 

 

 

 

 

어차피 연락 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매번 연락하라는 말을 내뱉는 그였다. 이에 나 또한 기계적으로 내가 왜, 라며 시큰둥하게 답하려 했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내게 가까이 다가와 후드티의 끈을 리본 모양으로 묶어놓는 그를 그저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남자치곤 섬세한 손길 덕에 리본은 꽤나 예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난 완성 된 리본 한 번, 뿌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를 한 번. 번갈아보았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고등학생인데, 라는 생각은 1분도 채 가지 못했다.

 

 

 

 

 

 

 

 

 

 

 

 

"누나 사진 하나만 찍어도 돼요? 나 진짜 공부하다 힘들 때 보면 서울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너가 공부를 하긴 해?"

"에이, 말이 그렇다는 거죠. 응? 한번만-"

"공부를 안 하면 교복이라도 단정하게 입고 다녀라, 제발- 넥타이 또 어디 갔어."

"가방에 있는데 혼자 못 매요. 누나가 해주면 하고 다닐 의향은 있고."

"개수작 부리지 마. 교복 넥타이 그냥 쭉 잡아당기면 되잖아."

"아, 안 속네."

 

 

 

 

 

 

 

 

 

 

 

 

 

 

 

그는 아쉽다는 듯 입을 삐죽이다 제 가방 구석에 박혀있던 넥타이를 꺼내 들어 내 눈앞에서 흔들어댔다.

 

 

 

 

 

 

 

 

 

 

 

 

 

 

 

"뭐."

"해 줘요. 그럼 진짜 교복 단정하게 입고 아침마다 인증샷 찍어서 보낼게요."

"그냥 입지 마."

 

 

 

 

 

 

 

 

 

 

 

 

시큰둥한 표정으로 능글맞은 그를 대꾸하곤 몸을 틀어 자취방으로 향하려던 내 발길이 두 걸음도 가지 못하곤 멈춰버렸다. 급하게 손목을 잡은 그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이내 눈을 예쁘게 접어 보이며 간드러진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누나아, 진짜 딱 한 번 만."

 

 

 

 

 

 

 

 

 

 

 

 

감히 예상하건데 지금 내가 넥타이를 매주지 않는다면 아마 내일 아침까지 여기서 이러고 있을 것이다. 그의 성격을 아주 잘 파악한 난 결국 그의 손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넥타이를 뺏어들었다.

 

 

 

 

 

 

 

 

 

 

 

 

 

 

 

"고개 좀 숙여 봐. 너 너무 커."

"누나가 작은 건 아니고?"

"너 내일부터 지구대 오지 마."

"아아, 알았어요. 안 할게."

 

 

 

 

 

 

 

 

 

 

 

 

 

 

 

뒤 도는 척을 하자 그는 다급히 나를 잡아왔다. 내가 편히 맬 수 있게 다리를 살짝 굽힌 그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 셔츠 위로 넥타이를 걸었다. 간편한 타입이라 이제 쭉 잡아당기기만 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가로등 불빛이 어스름하게 내려앉은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담배 냄새만 나는 줄 알았는데 바디워시 향인지 향수인지 모를 향긋한 냄새도 어렴풋이 흘러왔고 무엇보다 가까이서 마주한 그의 눈빛이 어리다고 치부하기엔 이미 너무 성숙해져 버린 뒤였다.

 

 

 

 

 

 

 

 

 

 

 

 

 

 

"ㄷ, 다 했어. 앞으론 교복 똑바로 입고 다녀. 검사한다."

 

 

 

 

 

 

 

 

 

 

 

 

 

 

그 진득한 눈빛에 빠져버리려던 것을 겨우 참아내곤 넥타이를 끌어 올린 후, 떨고 있다는 걸 광고라도 하듯 말을 더듬으며 괜히 그의 어깨를 툭 쳤다. 하지만 그의 눈빛엔 미동조차 없이 그대로였다. 눈동자와 달빛이 한 데 어우러져 더욱 깊은 눈빛을 자아냈다. 난 무언가에 홀린 듯 집으로 향하지도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 또한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누나."

 

 

 

 

 

 

 

 

 

 

 

 

 

 

 

쪽- 그가 내 양 어깨를 부여잡곤 고개를 살짝 틀어 입을 맞췄다. 잠시 스쳐지나간 그의 온기가 떠나갈 새도 없이 또 한 번 마음속을 깊이 파고들어왔다.

 

 

 

 

 

 

 

 

 

 

 

 

 

 

 

"진짜 좋아해요."

 

 

 

 

 

 

 

 

 

 

 

 

 

 

 

항상 듣던 고백이었지만 오늘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깜빡거리는 가로등 불빛이 우리를 감싸왔다. 분명 쌩쌩 부는 바람은 차가운데 그와 나 사이의 온도는 끓는점에 다다르고 있었다. 끓어 넘쳐버려 그에게 닿아버릴까 급히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계단에 기대 숨을 고르자 방금 전 상황이 다시 재생되어 머릿속을 마구 헤집었다. 계단 창문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푸르스름한 달빛마저도 뜨거웠다. 미친 듯이 뛰고 있는 심장은 식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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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첫 안 갖고오고 이상한 글이나 갖고 오냐구요? 마첫이 안 써져요 엉엉 더 좋은 글 보여 드리고 싶어서 자꾸 고치다 보니 내용이 아주 산으로 가더라구요..쥬륵...조만간 찾아올게요!!!! 여러분 제 글은 선 뽀뽀(키쮸) 후 연애 인가봐요...나 변탠가...껄껄 아그리고 독방에서 제목 지어주신 심 너무 감사드려요 ♥ 전 제목을 못 짓는 병이 있거든요...헿..능글맞은 양애취 동혁이가 보고 싶어서 써봤습니당!!!! 재밌게 봐주세요헤헿 그럼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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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런 동혁이 너무너무 좋아요 ㅠㅠ
7년 전
독자2
아 대박 저의 로망(?)을 꽉꽉 채운 그런 글이에요ㅠㅠㅜㅜㅠㅜ작가님 마첫두 잘 보고 있어요
7년 전
독자3
선뽀뽀후연애 취향저격이에여.... 저돌적인 연하남 진짜 사랑해여 제가...
7년 전
독자4
와 작가님 ..진짜 제대로 심쿵 와씨...넘나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글ㅠㅜㅠㅠㅠ신알신 신청하구가오ㅠㅠㅠ동혁이 진짜 그런 적극적이구 저돌적인 모습..누나가 살앙해ㅠㅠㅠㅠ
7년 전
독자5
연하 양애휘 동혁이 지구뿌셔...우주뿌셔..스엠뿌셔...
7년 전
독자6

7년 전
독자7
아 동혁이 세상에 작가님 사랑해요
7년 전
독자9
으ㅏ흐ㅜㅜㅜㅠㅠㅠㅠㅠ동혁이 너무설레요ㅜㅜㅜㅠㅠ진짜오바ㅠㅠㅠㅠㅠㅠ적극적인 연하는 사랑입니다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0
헐.....작가님 ㅜㅜ다음편도 기다릴께요ㅠㅠ
7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ㅠㅠ작가님 이밤에 저를 죽이시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2
헐작가님...마첫도넘좋은데이글도넘좋아요...와진짜대박....
7년 전
독자13
ㅇㅏ..... 세상에 시상에... 동혁아 ㅜㅜㅜㅠㅜㅡㅜㅠㅡ
7년 전
독자14
와 작가님 진짜 대박 레전드글입니다ㅠ
동혁이 진짜 너무 설렙니다!

7년 전
독자15
와.......진짜.......심장이멈춰버렸ㅇ.............작가님 최고.......❤
7년 전
독자16
아 세상에..달달하고 막 너무 설레요..다음편도 기다릴게요ㅜㅜㅜ
7년 전
독자17
헐....이동혁ㅠㅜㅠㅡㅠㅠㅠㅜ 완전 설레ㅠㅜㅠ
7년 전
독자18
숫자로..... 바꿔주세요 작가님....... 정말 좋습니다....... 연하 동혁.......
7년 전
독자19
세상에....아즈 역대급설렘인데요?
동혁이 말투 음성지원되구...꺙 대작냄새나요

7년 전
독자20
하 동혁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7년 전
독자21
아 진짜 작가님 진짜로 이 글 계속 연재해주세요 너무 좋아서 울 것 같아요 아.....
7년 전
독자22
작가님ㅠㅜㅜㅜㅜㅠㅜ 글 대박이에요ㅜㅠ 진짜ㅜㅠㅡ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글 다 좋아요ㅜㅠ
7년 전
독자23
어헝ㅠㅠㅠㅠ 동혁이가 세상 다해먹네요ㅠㅠ 내가 순경인데 저런 양아치 있으면 저 죽어요... 동혁이 안어울리는게 뭘까.. 오빠해봐에서 저 진짜 심쿵사했습니다. 연하한테 오빠하는거 제 소원.. 그런 저도 변태..♡ 글 고맙습니다 작가님ㅠㅠ
7년 전
독자24
어우 뭐야....동혁이 너무 설레는거 아닙니까ㅜㅜㅜㅜㅜㅜ양아치랑 순경이라니...넘나 모순적인 것...모순적인데 그만큼 설렘도 두배ㅜㅜㅜㅜ
7년 전
독자25
양아치의 순정으로 봤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ㅜㅠㅠㅜ 동혁이 너무 사랑스러운거 아닙니까 작가님??ㅜ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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