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거 이렇게 하면 되나. 맨정신에 혼자 말하려니까 못하겠다. 음 나 원래 아침잠 많은거 알지. 근데 너도 많아서 맨날 우리 둘이 아침밥도 못먹고 머리도 다 못말리고 뛰어다녔잖아. 근데 내가 오늘 몇시에 일어났는지 아냐. 5시에 일어났어 5시. 말이 돼? 진짜 이상하지. 진짜 이상하게 갑자기 눈이 막 떠졌어. 그러고 나서 씻고 핸드폰 좀 하다가 너 어제 술 먹으러 간댔으니까 시간 되면 너 데리고 해장하러 가려고. 그러고 있었어. 아니 근데 너는 술도 잘 못마시는 애가 먹기는 왜 이렇게 자주 마시냐. 매번 나 있는데서 마시는 것도 아니잖아. 아 암튼 그러고 카톡 온 거 확인 하고 나왔는데 진짜 이상하게 오늘따라 메일이 눈에 들어오는거야. 너도 알지. 나 그런거 진짜 확인 안하는거. 근데 오늘따라 뭔가 확인하고 싶더라. 그래서 스팸 온 거 다 지우고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또 익숙한 이름이 보이는 거야. 그래서 눌렀어. 근데 또 뭔 음성메세지가 와있더라. 나는 또 아 얘가 술먹고 뭐 노래라도 했나 보다 이러고 있었어. 근데 플레이 버튼 딱 누르니까 못생긴 노랫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네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것도 엄청 다운 된 목소리가. 그래서 엄청 집중해서 들었어.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지도 않고. 너한테 뭔 일 있는건가 싶어서. 근데 아니더라. 뭔 일은 나한테 있더라. 아무 소리도 안나는 핸드폰 들고서 한 10분은 그대로 있었어. 분명 목소리는 너가 맞아. 근데 너가 할말이 아닌데. 내가 너무 바라던 일들이라 꿈인가 싶어서 한번 듣고 두번 듣고 계속 들었어. 근데 꿈이 아니더라. 말이 돼? 그러고 나서 너가 한 말들을 곱씹어 보는데 진짜 내가 너무 한심하고 바보같더라. 지나간 시간들이 너무 아쉬워서. 조금만 더 빨리 말할걸. 조금만 더 용기 내볼걸. 아예 처음부터, 너가 나한테서 조금 멀어졌을 때 그냥 확 안아버릴걸 싶었어. 그랬으면 우리 조금 더 일찍 행복했을텐데. 아 맞아. 그리고 너 우리가 고2때 처음 봤다고 하는데 아니거든. 우리 고1 수학여행때 처음 봤거든. 내가 너 핸드폰 잃어버린거 찾아서 주니까 너가 고맙다고 막 눈 이만큼 접어서 웃었잖아. 내가 그 날 이후부터 얼마나 빌었는지 아냐. 너랑 같은반 되게 해달라고. 그러고 반배정 나온날 나 진짜 길거리에서 막 소리질렀어. 너무 좋아서. 나는 진짜 네가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나는 너 앞에만 서면 화도 못내. 너는 항상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 너도 알지. 내 주변에 여자는 엄마 빼고 너밖에 없는거. 근데 또 너는 너무 작고 예뻐서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너는 눈이 진짜 예뻐. 그리고 웃을 때 눈 밑에 생기는 보조개도 너무 예뻐. 가끔씩 네가 내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할때, 그 작은 손으로 너 보조개에 손대고 웃을때. 그럴 때마다 나는 너 진짜 안고 싶었어. 그냥 꽉 안고 싶었어. 너가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나는 네가 생각하는 거 그 이상으로 네가 좋아. 그냥 너무 좋아해. 진짜로 좋아해. 세상 사람들이 다 아니라고 해도 너라면 나는 믿어. 난 진짜 뭐든 할 수 있어. 나도 지금 할말이 있는데 그건 이따가 얼굴 보고 할게. 우리 너무 많이 돌아왔다. 근데 뭐가 어떻든 나는 너야. 우리 이제 친구는 그만 하자. 사랑만 하자. 좋아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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