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편 기념 특별편: 석민과 바뀌다★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집에서 셀카도 안 찍는 나에게 브이앱이라는 어마 무시한 걸 들이밀며 콜라로 웃겨보라는둥, 노래를 불러달라는둥.
나를 피곤하게 한다.
"코, 콜라요..?"
"벌써부터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의 배꼽도둑! 입 꼬리 끌어올리게 하기 1인자! 과연 어떻게 우리를 웃겨줄지!!"
정말 도움이 안 되는 잘생긴 청년들은 날 더 부담스럽게 만든다.
멍하니 콜라를 들고 있는데 멤버들은 캐럿들이 기다린다며 부담스럽다 못해 쥐구멍으로 숨고 싶게 만든다.
"저, 저기 저.."
이런 건 즉흥적으로 해본 적이 없어서 눈치를 보고 있으니 승관님이 예능감을 잃었다며 다른 멤버를 먼저 시켜 위기를 모면해주었다.
머리를 짜내 우리 집에서 오빠에게 온갖 심부름을 견디고 있을 도겸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게 곰곰이 생각했다.
"도겸씨 생각했나요?"
"네!!"
그래. 할 수 있어. 넌 소심한 ㅇ여주가 아니고 도른자 도겸님이야. 새겨둬.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며 생각했던 걸 하려는데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는다.
"..."
"하긴 하는 거지?"
"...잠시 만요."
"여러분 요즘 도겸이가 뒤늦게 사춘기가 왔어요. 이렇게 망설이는 모습 말이 됩니까?"
아니 그놈의 부담 때문에 뭣도 못하겠다고. 예쁘게 생겨가지고 팩폭 난리 나네.
마음을 다잡고 콜라를 들어 얘기했다.
"어제 담근 간장입니다. 을매나 맛있게요~~"
싸한 분위기 어떡하지? 찬물을 끼얹은 듯 싸한 분위기 어쩔 거야.
민망함에 콜라를 마시고 멤버들의 반응을 살피다 도겸님의 명성을 위해 한술 더 떠줬다.
"아이 짜..!"
그제야 애써 웃어주는 멤버들이었다. 오늘은 도겸님에게 자랑할 것이 생겼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해냈다고 전해줘야지!!
"형 요즘 왜 이렇게 의기소침해졌어?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잘하더만."
브이앱이 끝나고 물어오는 멤버들의 말에 난 입 꾹 다물고 눈치를 보았다.
자다 일어났는데 몸이 바뀌었다고 하면 진짜 사춘기냐고 뭐라고 할 거면서 잘도 물어본다.
"...저, 저기."
"뭐라고?"
"저..있잖아.."
"크게 좀 얘기해봐!"
"다들 쳐다보지말라구! 너무 눈부시니까!!"
"...?"
멤버들은 다들 이건 무슨 상황이냐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한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세븐틴들은 날 더 뚫어지게 쳐다본다.
"형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어제 병원 앞은 갔는데.."
"어제 병원 갔다고? 왜?"
"그냥 지나쳤어. 재밌지? 진짜 웃기지?ㅋㅋㅋㅋㅋㅋ"
"...물어본 사람?"
웃는 날 보며 정말 이상한 사람 보듯이 물어본 사람? 이라고 말해 더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서럽다. 엄마 보고 싶다. 아빠 보고 싶다. 오빠 보기 싫다.
"그냥 자라."
"거북이..?ㅎㅎ"
"수줍게 그런 드립 치지 말라고!!!"
오늘도 총괄리더인지 총갈(총을 갈구하는) 리더인지 나에게 성질을 낸다.
눈치 보며 잠도 안 오는데 꾸역꾸역 눈을 감고 잠에 빠진다.
자고 일어나니 아직 비몽사몽한 상태인데 운동에 빠진 에스쿱스님이 같이 운동을 하자며 일방적으로 시킨다.
아무래도 에스쿱스님은 헬스트레이너가 틀림없다.
"어깨 펴고."
"펴고..?"
"그게 편 거야? 확실해?"
"확실한데.."
"이렇게 피라고. 이렇게."
자기 어깨를 피며 마치 뽀빠이 같은 매력을 뿜어주며 나에게 강요하는 에스쿱스님은 큰 눈으로 나를 몰아세운다.
차라리 시금치를 먹을래요ㅠㅠㅠ 운동 싫단 말이야ㅠㅠㅠㅠ
"이렇게 펴야 운동이 된다니까?"
"...핀 건데"
"석민아"
"..."
"대답안하지?"
"석민이가 아닌데 어떻게 대답을 해요.."
"뭐?"
"네.. 석민이 대답합니다..!"
"진짜 요즘 왜 이러지? 기본자세인데 왜 이걸 못하지?"
운동으로 날 힘들게 하는 에스쿱스님.
기본자세 아닌 것 같은데. 거짓말 치고 있네.
"좀 내버려둬라.. 석민이 안 된다니까?"
"정한이형ㅠㅠㅠ"
"도겸이 누구 애기?"
"...? 엄마..?"
"...응? 그건 맞는데. 다시 한 번 기회 줄게. 누구애기?"
"..아!!"
"알겠지?"
"아빠애기요."
"됐다."
대환장파티를 맞은 듯 경악하며 나를 지나친 정한님 뒤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훈님이 나타났다.
드디어 평화가 찾아올 것 같다.
"지훈이형 절 구원해주신다면 제 사랑을 드리겠습니다."
"미안 내가 사랑을 너무 받아서 더 받으면 벅차서."
"어머 구원해주시다니! 제 사랑을 넘치게 받으셔야겠네요!"
"눈물이 넘칠 것 같으니까 그만해."
"지훈이형 저랑 놀아요!"
"귀찮아."
"그러면 저랑 게임할래요?"
"그것도."
"귀찮아요?"
"응."
"그럼 저랑 앉아서 멍때려요."
"그게 좋겠다."
간신히 에스쿱스님의 운동교실에서 벗어나 지훈님과 멍을 때리고 있는데 멤버들이 날 가만히 두지 않는다.
역시 도겸님은 숙소에서도 활발하게 생활하나보다.
"석민아 나루토 재방한다. 같이 보자."
"나 뭐하는 중인지 알면 깜짝놀랄텐데."
"...그냥 앉아있는 거 아니야?"
"놉."
"그러면?"
"지훈이형이랑 마음속으로 대화중이에요."
"...?"
이렇게 하면 단순한 호시는 우리를 지나쳐 놀아줄 사람을 찾아간다.
그렇게 몇 번을 돌려보내고 나서야 평화가 찾아왔다.
<한편 여주 집에서의 석민이는>
"야 ㅇ여주 너 오늘 약속 있다면서."
"...내가요?"
"존댓말 좀 치우고 제발.."
"진짜요?"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진짜 다양하게 나한테 엿을 주는 구나."
"약속 있었나..? 그럴 리가 없는데.."
"뭔 약속인지 알려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확히 12시 30분까지 너네 오빠 라면 끓여주기로 약속했잖아."
"..네? 혹시 오빠가 한명 더 계시나요?"
"얜 또 뭐라는 거야.. 나야 나. 라면 끓여줄 사람 나야나 나야나!"
"예. 끓여 드세요. 라면 끓여 먹을 사람 너야너! 너야너!"
"라면 끓여 먹을 사람 나아냐 나아냐!"
"하지만 끓일 사람 너야너 너야너!"
"여주야."
"죄송합니다. 끓여오겠습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라면 물을 올려놓았다.
진짜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는구나..
"물 끓는다!"
"착각이에요..!"
게임을 빠르게 끝내고 끓이러 가려고 했으나 닦달하는 탓에 되도 않는 말을 내뱉었다.
게임 한판을 끝내고 가니 물이 증발해버렸고 물을 더 넣어 다시 끓였다. 끓자마자 라면을 넣고 앞에 대령해주니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가, 감사합니다.."
"내가 박수 몇번 쳤지?"
"예?"
"맞추면 한입 줄게."
"10번..?"
"땡 11번 쳤어."
"...아쉽네요."
"오빠 한입만 주세요라고 하면"
"오빠 한입만 주세요~"
"안줄 거라고 하려했어."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화를 참고 맛있게 드십시오 형님이라 하고 방으로 왔다. 뒤에서 형님이라니 돌았냐라는 말은 가볍게 스킵 해준다.
씩씩대다가 오늘 브이앱 하는 날이라는 게 생각났고 빠르게 틀었다.
"저 어색한 웃음 어쩔건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응 못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저렇게 굳어있는 모습 보니까 귀엽기도 하다.
웃으며 보는데 급 콜라로 웃기라는 말에 내가 다 절망했다.
"아.. 못 웃길 텐데.."
내가 다 맘을 졸이고 있는데 직접 담근 간장이라고 하자마자 브이앱을 꺼버렸다.
이게 뭔 아무 말이야? 감 잃었네.
<카톡>
브이앱 봤어요?
대박이었죠?
누나 제발 저한테 반말 좀 해요..
오늘 브이앱 했어요? 정말 몰랐네!
안 봤어? 요
너 이제 세븐틴 아니에? 요
가수가 하고 싶어? 요
그냥 존댓말하세요
아니에? 는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겸님
브이앱 얼른 봐요
저 오늘 멤버들 웃겼어요
안 웃겼던데..
봤지?
봤으면서 안 본 척 하는 거죠?
반존대의 정석이시네..
진짜 안 봤어요
뭐했는데요?
콜라로 웃겨보라고 해서 직접 담근 간장이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억지로 웃지 마
내가 다 광대아파
이럴 때만 반말해
드디어 반말했네
응
맞다
도겸님
네?
오늘도 지훈님과 친해졌으니 내일 잘해줘요
날이 갈수록 친해지고 있답니다
제발 자랑인 것처럼 얘기하지마요
그래서 오늘은 뭐했는데요?
멍때리기 했어요
마음속으로 대화도 했고요
이미 친한데 누나 때문에 사이 망가져버리겠어요..
책임져요
졸리다
잘게요
잠이 잘 오나봐요?
내일 멤버들 얼굴 어떻게 봐
굿나잇
세븐틴 꿈꾸러 갑니다
내 꿈은요?
도겸님은 세븐틴 아닌가봐
도겸님 아이돌이 하고 싶어?
유행어..하..
그래요 제꿈꾸고 저도 누나 꿈꿀게요
누나 그거 아니에요
오해하지마
도겸님 마음 잘 알았어
도겸님 꿈을 꾸고 내 꿈은 도겸님이 되고 미래의 부부가 되자! 아자!
대환장파티
지금 상황이 그래 환장이 없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나야말로 대환장파티..
지금 환장이 그래.. 상황이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짤줍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박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멤버들 짤 쓰는 거에 빠졌나보네
재밌습니다
도겸님도 해보세요
후회 안 해요?
당연한 말씀을
오늘도 최고에요 누나!!!!
(동공지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짤을 짤로 받아주시네
자야겠다 급 졸려워요
갑자기 어딜 가요 1
누나 1
누나? 1
잘자요.. 1
오랜만입니다ㅠㅠㅠㅠ 눈떠보니ㅠㅠㅠ 엉엉어유ㅠㅠㅠ 하숙집도 얼른 올려야하는데..
어서 쓰겠습니다!!!!! 손에 모터를 달아볼게요!!!!
뭔가 석민이랑 바뀌니까 색다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톡은 거의 아무말파티 독자님들은 대환장파티
눈떠보니 언제 올라오냐고 했던 독자님! 제가 왔어요ㅠㅠㅠ 재밌게 읽으셨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다음편에서봬요!!!!! 사랑해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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