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통 연락이 뜸한 그. 불안해져 닥달하다 지쳐버린 나.
카톡을 보내도 전화를 해도 평소와 달리 감정없는 그의 대답 말투, 만나서 데이트를 해도 설렘이 없는 그 상황.
이제는 나도 지친다. 서로에게 너무 지쳤던건지. 너무 열심히 사랑해서 지친건지.그를 만나러 가는길 그리고 나를봐도 시큰둥한 남자친구의 표정
빨리 집에 가서 쉬고싶다. 쉬고싶다고 얘기하자 감정없는 얼굴로 알았다며 집에다 내려다 놓곤 가버리는 그.
그리고 친구의 문자.
"니 남친 왜 딴여자랑 있어?"
1. 기성용
친구가 알려준 장소로 가는 길.
불안한 마음에 아닐거라 아닐거라 나는 아직 그를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불안한 마음을 진정 할 수가 없다.
이별의 문턱 바로 그 앞에 서있는 좋지않은 기분에 그냥 모른척 지나갈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그래도…그래도 그런 사람 아닐거라 믿었다. 그렇게라도 믿어야 했다.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친구가 알려준 장소에 앉아 다른 여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웃고있는 그의 얼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걸…나는 뭐가 문젠지 우리는 어디서부터 꼬였던 건지.
날 발견한 그. 그리곤 날 외면하고 한숨을 쉰 뒤 내게 다가오는 그.
"왜왔냐"
"저 여잔 누구야"
"그냥 아는 애"
나를 조여오는 이 상황이 싫었다 무서웠다. 애써 눈물을 차고 그를 쳐다봤다.
그는 여전히 감정없이 나를 쳐다봤다. 마치 빨리 가란듯이 귀찮다는 듯이.
" 나 사랑해?"
"뭐?"
"나 사랑해?"
"…"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그.
그냥 카페를 나왔다. 그는 그 자리에 잠시 멍 하니 있더니 나를 잡으러 나오지 않았다.
이제 나를 사랑하는 기성용은 없다.
그와 연락을 안한지 세달째. 그 날 이후로 연락을 기다려 본적도 있지만 내 통화목록에 이제 그의 이름은 완전히 묻혀버렸다.
문자함에서도 그는 밀려났다. 카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잠정적으로 헤어졌다.
나도 이제 진정되었다 어느정도. 연락이 없다는거 그리고 가끔 나오는 그의 뉴스에도 예전 기억들이 떠올라 울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제 그가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에 응하기로 했다.
"아…안녕하세요"
먼저 나와있던 내 앞에 있는 훤칠한 키의 남자. 웃으며 인사를 하자 내 앞에 앉아 어색해 하는듯 싶더니 알 수 없는 농담들을 해대는 남자.
그리고 누군가 내 손목을 잡는다.
"누구…?"
날 보며 당황한 표정으로 묻는 남자의 물음에 옆을 보니 기성용. 화난 얼굴로 내 손목을 거칠게 잡아 나를 끌고 차를 태워 한적한 곳에 세우는 그.
"뭐하는 짓이야 지금?"
"…"
"우리 헤어진거잖아"
"…"
"나 갈게"
차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손목을 잡고 다시 앉혀버리는 그.
"헤어지자고 말도 안했잖아."
"…"
"니가 연락해 줄거라 생각했어."
"…"
"항상 그랬으니까."
"…"
"나 너 사랑해."
터져나올것 같은 눈물을 참고 그의 말을 들었는데. 사랑한단 말에 풍선 터지듯 울음이 터지는 나.
그런 나를 미안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남자친구. 내가 그를 쳐다보며 그때 왜 그랬냐고 화를 내자 나를 묵묵히 안아버리는 기성용.
2. 구자철
"왜 전화를 그렇게 많이 했어"
"아니 연락이 없길래."
친구가 말해준 장소로 가는데 그와 마주앉아 있는 여자. 내가 그의 옆에 앉자 아무렇지 않게 내게 하는 말.
"다음부턴 그렇게 연락 안해도 돼. 집엔 잘 들어 갔어?"
"…응"
"아 인사해 친한 동생이야."
앞에 앉아있는 그 여자에게 나를 친한 동생이라 소개시켜주는 남자친구. 태연하게 내게 인사하는 여자.
아무런 표정도 없는 그의 얼굴. 굳은 나.
"나 가야겠다. 앞으론 연락 안할게 귀찮게 굴어서 미안해."
"…"
"그리고 잘 지내. 가서 라면 먹지 말구 밥 챙겨 먹고."
"…"
"친한 동생일 뿐인데 귀찮았겠다. 내가 착각했네. 여자친구라 생각했는데. 잘 있어."
"…"
그래 이걸로 끝이다. 이제 끝이야. 지친 연애를 꺼질듯 말듯한 촛불처럼 일렁대던 우리 사랑을 드디어 끝냈다.
텅 빈 공허한 마음에 주위 시선도 아랑곳 않고 울었다. 펑펑 우는데 누군가 부딛혀 뒤로 넘어진 나.
일으켜주는 그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려는데 내 눈앞에서 손을 내밀고 서있는 구자철.
"야 그러고 가는게 어딨어."
"…놔"
"일어나 얘기라도 하자."
"…"
그리고 근처 카페로 들어가 물만 벌컥벌컥 들이키는 그.
"미안해"
"…"
"너 가고 생각해 봤는데 우리 권태기야."
"알아"
"…상처줘서 미안해. 내 생각만 했어"
"…"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것 같다."
"…"
"난 아직 너를 보낼 준비가 안됐어"
나를 쳐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말에 안도감을 느껴 그동안 경직되어 딱딱하게 굳었던 내 마음도 몸도 다 스르르 풀렸다.
모든것이 다 풀린 기분이였다. 오빠는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은 우린 서로를 떠나 보내기엔 일렀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사랑해"
머뭇머뭇대더니 내게 사랑한다 말하는 구차철.
3. 박종우
이미 그는 친구가 알려준 그 장소에 없었다.
카페에 주저앉아 빈 의자들을 살폈다. 그 의자에서 히히덕 거리며 다른여자와 웃고있는 그를 상상하니 모든걸 잃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어떤게 문제인지도 모른채 엇갈렸다.
전화를 하자 받는 그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 웃음소리.
"…뒤…에 누구야?"
"아 아는 동생 왜"
"아니…나 거기로 갈게 어디야?"
"…내가 갈게. 집에서 보자."
풀린 다리를 끌고 집으로 가자 차문을 열어주는 그.
그를 보자 다시 또 풀린 다리에 털썩 주저앉자 나를 일으켜 조수석에 앉히는 그.
"할 말 있어."
"나도"
"먼저 해"
"아냐 너 먼저 해봐."
나를 보며 할 말 있단 그의 말에 먼저 헤어지자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내가 먼저 해야겠다는 그.
그리곤 내게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여는 남자친구.
"우리 시간을 좀 갖자."
"…"
"우리 너무 지쳐있잖아 지금."
"…"
"헤어지잔게 아니라 시간을 갖자."
"…그래"
그리고 차에 내려 집으로 들어간 나.
그렇게 몇달 내내 서로 각자 시간을 갖는 나와 그.
음악을 듣고 밥을먹고 차를 마시고 쇼핑을 해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
오늘은 내가 그에게 간다.
그의 집앞에 서서 서성거렸다. 솔직히 뭐부터 말을 꺼내야 될지, 어디서부터 풀면 우리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냥 심호흡을 한번 한뒤, 집 문을 두드린다. 곧 문을 여는 그. 당황한 얼굴.
"어…?"
"오…오빠…"
그를 보자 준비했던 말들이 다 흩어져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저 여태동안 참아왔던 상처들이 다 터져나오듯 눈물부터 터져나왔고 내가 그에게 안기자 나를 꼭 끌어안아주는 그.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하는 키스.
나를 보는 다정한 눈빛. 우리는 다시 사랑하고 있었다.
"미안해 상처줘서"
날 보며 다시 따뜻한 목소리로 말하는 박종우.
아아 망작이네요 망작의 연속이네요.
저녁때 달달한 주제 들고 오겠습니다! 혹시 원하시는 달달한 주제 있으시면 툭 던져주세요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