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퍼더덕. 푸른 하늘로 하얀 새가 날아올랐다. 2 작은 새는 다리를 절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이유이기도 한, 날 때부터 짧았던 왼쪽 다리 탓이었다. 휘청거리는 걸음걸이는 조금이라도 힘을 가하면 넘어질 듯 위태했으며, 얼굴은 창백하여 안쓰러운 느낌까지 주었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쉽게 괴리되었고, 따돌림의 두려움에 공동체 생활에 익숙해지지도 못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새는 문을 걸어잠갔다. 3 새의 덤불을 상처 없이 헤칠 수 있는 유일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일찍이 대들보와 기둥을 잃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기둥이 대들보를 따라 도망치며 남긴 30만원은 아끼고 아꼈는데도 두 달이 넘어가자 동나버려서, 소년에겐 발로 뛰는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가 죽고 소년은 새를 찾는 일이 늘었다. ㅡ지호야. 소년은 새의 이름을 불렀다. 더벅머리의 창백한 새 하나가 느릿느릿 문을 열었다. 라면 다섯 개가 든 한 묶음을 책이나 축구공 대신 들고 들어서면 새는 무표정으로 소년을 반기곤 했다. 하루 종일 굶었는지 급히 화색이 돈다. 4 소년은 청년이 되었다. 청년은 졸업 이후 철근을 날랐다. 어깨가 짓이겨질 듯 아프고 온 몸이 쑤셔도 단 몇 푼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새는 야윈 몸으로 청년과 자신의 이부자리를 덥히고, 휴대용 버너로 물을 데웠다. 5 청년이 다리를 다쳤다. 목 놓아 울던 새는 홍등가를 걸었다. 일 주일이 지나고 청년은 처음으로 새에게 주먹을 들었다. 6 청년과 새는 집을 나섰다. 방을 뺀 값은 그리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충분히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청년은 새의 손을 붙잡고 걸었다.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고, 이렇다 할 새 옷을 사 입었다. 7 새는 날개가 돋아남을 느꼈다. 청년의 손을 잡았다. 구름이 시야에 정면으로 부딪혔다. 8 퍼더덕. 푸른 하늘로 커다란 붉은 새가 날아올랐다. 처음 써 보는 형식이네요.. 길게 썼다간 이야기가 괜히 질질 끌어질거같아서 짧게짧게 썼는데...네...(한숨) 새=지호/소년,청년=지훈이 이고, 처음의 하얀 새가 붉은 새로 바뀐 이유는 지호가 지훈이와 자살했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것같아요 지호는 다리를 저는데 새라고 묘사한건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어하는 지호를 보여드리고 싶어서였는데... 잘 됐을런지 모르겠어요..ㅎㅎ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