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당신은 나의 가족 Pro, 1

당신은 나의 가족

"너 진짜 투움바 파스타 사주기로 했다. 나 지금 인물 사진이랑 전공 필사 과제 포기하고 왔어."

"알았다니까. 보채지마, 김여주."

"아, 다리 아파 죽겠네. 아니 무슨 우리 학교가 유명한 가수 부를 급도 아닌데 뭐하러 기다리고 있어."

"뭐래, 오늘 세븐틴 오잖아."

  세븐틴? 일년 동안 제 자신에게 금기어 아닌 금기어가 된 단어가 들려와 두 귀를 의심했다. 아, 미쳤다. 야, 파스타는 됐고 나 먼저 집에 갈게. 갑자기 왜 그러는데, 김여주. 한영지의 말은 무시한 채, 내 옷가지를 챙겼다. 아, 아니다. 진정하자. 내가 유난을 떨 필요가 없지. 왜냐하면 지금 그들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수만 해도 백여 명은 넘을 것이다. 거기서 나를 찾을 리가 없지. 그리고 얼마만에 투움바 파스타인데. 굳이 내가 제발 저릴 필요가 없지, 암.

"세븐틴, 대학 축제 안 오지 않냐?"

"잘 모르겠는데? 하하. 그나저나 가수 처음 보겠네?"

"어. 유학 갔다오느라 비투비도 못 보고. 뭐야, 정말."

나와 가장 친한 대학친구들이 과거의 나를 잘 알거나 아예 몰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인사드리겠습니다. 세이 더 네임,"

"세븐틴!"

"저희가 대학교 축제를 처음 와보는데 박수를 칠 만큼 후끈하네요."

"박수 한 번 쳐주세요.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저희가 여기에 온 것은 의미가 있는데요."

"여기 문창과와 사진학과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인재분들 플레디스로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정말 가족같이 모시겠습니다."

2년 전, 그들의 가족이었던 문창과, 사진학과 전공 김여주다.

당신은 나의 가족

2015. 11. 13

AM 8 : 29

  대수능이 끝난 다음날이지만 한국 고등학교 3학년 1반은 분주하고 분주했다. 왜냐하면 종 치기 일 분 전인데도 자리에는 김여주의 흔적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김여주의 연락도 없으니 삼년 개근 예정인 여주의 출석부가 더럽힐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서기는 이미 출석부에 있는 김여주의 칸에 무단지각 표시를 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이제 5초만 지나면 김여주는 지각이다.

"삼학년 일반 소리벗고 팬티질러!!!!!!!!!"

"5!!!!!!!!"

"4!!!!!!!!!!"

"3!!!!!!!!!!!!!"

"잠깐만 발에 뭔가 걸리…김여주 너 여기서 뭐하냐."

"알바 구하는 중. 그런데 서기님, 내가 지각할 줄 알았냐? 삼년 개근한 거 아까워서라도 안 하지."

  누가보면 담임 선생님 수고 많으셨다고 기다려서 카운트 다운 하는 줄. 아, 그런데 여기 존나 좁아. 일교시가 망할 수학이라 해서 핸드폰 충전할 겸 교탁 안으로 숨어 있었더니만…그래도 와이파이라도 잘 터져서 다행이네. 대한민국 고삼들은 수능 끝나자마자 가채점 안 매고 알바천국에서 일자리 구한건가, 알바는 왜 이렇게 안 보여. 거기다가 회사들은 당연히 고삼들이 알바천국에서 판 칠 거 알면서 스무살 이상을 구하는 심리는 또 뭔데. 우리가 열정페이로 일해주겠다잖아. 아, 시발 조건 맞는 거 하나도 없어. 됐어, 안 구해.

"그나저나 김여주, 그거 아냐. 다음 달에 세븐틴 콘서트 하는 거."

"아나, 방금 알바천국 껐는데."

  그래, 세븐틴이 브이앱에서 콘서트 열심히 준비했다 했으니까 가야지, 어째. 나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알바천국에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팝업창이 떴다.

13명의 여동생을 찾습니다.

자격 조건.

의식주를 일터에서 해결하실 수 있는 분

텔레비전에 나와도 상관 없으신 분

노잼 드립 잘 받아줄 수 있는 분

땀냄새 발냄새 참을 수 있는 분

애들 뒤치닥 거리 잘 해주실 수 있는 분

사람이 많으면 면접을 볼 수 있는 점 참고 해주시길 바랍니다.

최고의 꿀알바가 될겁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070-2465-7455로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점장. 김영민

순칠

  최고의 꿀알바가 될거라고? 시발, 그럼 당연히 신청해야지. 의식주도 저기서 해결해 준다는데. 안 그래도 우리 엄마가 아직 합격발표 나지도 않은 대학교 기숙사 가라고 난리시던데. 저기가 바로 내 임시 기숙사가 되겠지. 그런데 왜 이렇게 순칠이랑 김영민이 마음에 걸리냐. 그래, 김영민은 플레디스에 두기피디로도 있지만 스엠에 사장님으로도 있으니까 존나 흔한 이름인거야. 하지만 13명이래. 문장 몇 개 밖에 안 되는데 저기서 세븐틴 냄새가 나는 이유 좀. 이 놈의 덕후렌즈를 빼야 할텐데 내가 빼고 싶어도 뺄 수 있는게 아니니까. 폰을 들고 머글인 서기한테 가서 이 알바 어떻냐고 물어볼 수 밖에.

"헐, 여기 존나 좋은 알바잖아. 나도 하고 싶다만 난 이미 스벅스벅에 들어가서."

"너 하라고 한 적 없다."

  그래, 세븐틴이랑 관련된 건 우연일게 분명해.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냐고. 아니야, 잘 생각해. 김여주. 너 이거 아니면 세븐틴 콘서트 갈 돈 없다. 세븐틴을 포기하고 존나 슬픈 솔크를 보낼래 아니면 애들이랑 크리스마스를 보낼래. 당연히 크리스마스는 세븐틴과 함께! 나는 그 생각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순칠에 전화했다. 그런데 점장님의 목소리가 왜 들어본 것 같지.

-여보세요? 여기는 플, 순칠입니다.

  저 목소리가 왠지 언젠가 나한테 뿌잉뿌잉이라도 시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점장님은 회사 주소를 알려주시고선 내일 부터 일하면 된다고 말하셨고 그래서 나는 끊으려고 할 찰나, 점장님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헐, 진짜 우리 이거 하는 거에요? 뭐야, 이 분위기는. 다른 알바생도 몰랐던 프로젝트인건가. 도대체 저기는 무슨 회사이길래.

-전화기는 좀 내려놓고, 승철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가 내 동생이야?

누가 보면 이산가족 상봉한 줄.

-헐, 승철이형 진짜 우리 하는거에요? 대박. 우리 인기 많아졌나봐.

우리 인기 많아졌나봐? 우리 회사도 아니고? 알바생이 인기가 많아져야 하는 회사야, 뭐야.

-권순, 아, 제발…애들아.

-마마꺼 다 끝냈으니까 책상 들고 연습실로 와.

-이열, 갓지훈. 그럼 난 갈게요. 승철이형도 빨리 와요.

  아, 시발. 도대체 여기 무슨 회사야. 점장님 말로는 돌보미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는데 알바생 인기랑 뭔 상관이냐고. 여기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겠지? 점장님과 전화했을 땐 그래도 느낌이 좋았는데 다른 남자들끼리 대화하는 걸 들으니까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니까. 아, 몰라. 내일이면 알겠지.

익명예잡(큰방) ㅣ 후레디스 플레디스로!!! (feat. 플레디스가 일냈다 진짜ㅜㅜㅜㅜ)

지금 엠넷 예고 봄?

타블로랑 한성수 나와서 당신은 나의 가족 외치고 끝남

시발 타블로 당나오 때 인피니트 때 나왔다치고

한성수 왜 나옴.

에프터스쿨은 아닐것 같고 뉴이스트는 곧 컴백하니까 뉴이스트 내보낼건가

아니면 세븐틴????????

근데 세븐틴 요즘 열일해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도대체 어느 그룹 예고일까 궁금데쓰...

+

타블로 한성수 나와서 당신은 나의 가족 외친 영상 나오자마자

프로그램 검색했는데 출연진 미정 이랬는데

다섯시간 후에 세븐틴이라 뜸

개져아 시바루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원래 당나오 시즌2인데 여동생이 고삼이라 오빠가 일곱명 밖에 안되서

당신은 나의 가족이라 바꿈

승철이는 안 그래도 설레는데 여동생한테 대하는 거 보면 진짜 설렘사 할듯

여동생은 잘 살아남을 수 있응ㄹ까

계범주 트위터 보니까 애들 리얼리티 입성 축하하고

여동생은 이거 찍는 줄도 모른다는 내용 올렸던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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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이도 승철이지만 세븐틴티비 볼 때 애들 다 사무엘 다정하게 대하던데ㅜㅜㅜㅜㅜㅜㅜ

ㄴ승관이가 뽀뽀해주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여동생이 고삼이라 좀 그렇긴 하다만 그래도 애들 리얼리티 찍는게 어디이무ㅜㅜㅜㅜ

ㄴ조금 질투남ㅜㅜㅜㅜㅜ

ㄴ차라리 아예 애기였으면 좋았을텐데...근데 유지애도 고딩이었으니까...

ㄴ인스피릿 심정이 이랬겠지...

고삼이라니...나도 고삼인데 왜때문에 세븐틴 안여동생?

ㄴ2222222222222 같은 수험생끼리 왜 그래...

ㄴ333333나도 세븐틴 여동생 할 줄 아는데

ㄴ44444444444

2015. 11. 14

AM 10 : 30

  점장님은 내가 못 미더우신건지 카톡으로 회사 주소를 다시 한 번 알려주셨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67길 5. 주소를 당당하게 알려주는 걸 보면 불법노점상 이런 건 아닌가보네. 다음 지도앱으로 저 주소로 검색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낯익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나, 이 건물 본 적 있는데. 내가 서울에 가뭄에 콩나듯 가봤지만 이 건물은 눈에 익숙하다. 마치 세븐틴 프로젝트에서 본 건물이랄까. 미친, 시발. 맞네.

"후레디스 이 사기꾼 새끼들."

  내 친구의 섬은 어디인가에서 승관이가 어머님을 뵈고나서의 기분이 이랬을거야. 기쁨과 배신감. 아직 피해본 건 없지만 알 수 없는 사기 당한 기분과 함께 플레디스 사옥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엔 전화를 했던 김영민 점장님도 계셨다. 요즘 보컬트레이너가 점장님이란 직함도 갖을 수 있나봅니다, 두기피디님. 두기피디는 웃으면서 내게 다가왔고 혹시 세븐틴이란 그룹을 아냐고 물어왔다. 생긴 것과 달리 돌직구로 날리시네요, 하하. 그런데 저쪽에서 먼저 거짓말 했으니까 나도 거짓말 해도 되는 부분 아닌가요, 판사님? 판사님 이건 정당방위잖아요, 솔직히.

"아뇨, 식스틴은 아는데. 트와이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 그래요? 세븐틴은 손담비, 에프터스쿨을 배출해낸 플레디스 소속으로 이번에 데뷔한 그룹입니다."

  말 안 해줘도 알아요, 두기피디님. 전 당신이 두기피디란 것도 아니까요. 왜냐하면 전 세븐틴 극성맘이기 때문이죠. 이러다가 두기피디 플레디스의 역사까지도 말할 것 같은데 이쯤에서 세븐틴 팬이라고 밝힐까. 플레디스 대표 가수인 손담비, 애프터 스쿨이 아니라 이제 갓 데뷔한 세븐틴을 물어본거면 세븐틴 관련해서 뭐 시킬 것 같은데. 아니야, 팬이라고 말해서 잘리면 어떡해. 우선 일주일 버티고 아무 일 안 일어나면 밝히자. 어차피 사무실에서 일할 것 같은데 세븐틴 안 마주치겠,

"큼, 큼."

"?"

 "Who are you? My sister? What's your name?"

"김…여주."

"Oh, 여주 What's up!"

달콤한 목소리로 말하는 지수 오빠의 말이

응~김여주 망했어~~~~

라고 들리는 이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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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다른 곳에 썼다가 묵혀뒀다가 다시 쓰게 되었는데

혹시 문제되면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ㅠ

잘 부탁드려요ㅠㅠㅠㅠ

[독자1]

ㅋㅋㅋㅋㅋㅋㅋ참신하고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자2]

재밌어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독자3]

재밌어영!!! 다음편 기다리구 잇을게요!!?? ㅋㅋㅋㅋㅋㅋㅋ두기피디가 점장님이 되는 마법.... 다음편부터 어떻게 전개될지 되게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