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아니다 그렇다 맞다 틀리다
베란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그네타고 있는 아이들의 깨같이 쏟아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불이 꺼져있는 내 방은 노을의 손길로 따뜻해졌다.
핸드폰을 닫았다.
열었다.
다시 닫았다가
다시 열었다.
그 탓에 내 방 천장에는 얼굴 옆선의 그림자가 그려졌다 지워졌다.
다시 열은 헨드폰 통화목록에는
정확히 다섯시에 발신으로 걸어져있는
아직 저장되지 않은 그 아이의 번호.
번호를 준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
연락을 하라는건가
연락을 하고싶다는 건가
단지 친해지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예의상인가
수많은 생각과 호기심으로 가득찬 눈동자에 그의 번호가 다시 비추어지고
천천히 또박또박 글자를 하나씩 입력했다.
[안녕]
베란다 너머 아이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조용해졌을때까지도
별조각들이은은하게 퍼져 커튼 사이로 묻어 떠내려갈때까지도
내 방안에는 빛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연락을 기대한 내탓인가
대답을 안한 너의 탓인가
의자에 등을 기댄채로 책상위에 올려놓은 다리가 점점 저려오기 시작했다.
손도 어깨도
목까지 타고올라
몸 전체에 전율이 퍼졌다.
뻐근해진목을 뒤로 젖히려고 할때
교과서 위에 뒤집어 놓았던 핸드폰은 진동이 울리고
몸 전체에 퍼졌던 그 전율은 리듬으로 바뀌어 나의 몸을 연주했다.
새어나오는빛과 입가의 미소 그리고 옅은 그림자.
[안녕!]
너가 또다시 툭 던진 저 의미없는 두글자는
골대에 걸려 꽤 오랜시간동안 다른 공들이 오면 점수를 얻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렇게 아무 이유없이 꽤 오랜시간동안 그 공이 떨어지지 않게끔 꼭 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