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단편] 변한것은 없었다
w.수열개짱
니가 떠나고 변한것은 없었다.
남들이 하는 것 처럼 이별치례따위도 없었다. 밥도 잘 먹었으며 잠도 잘 잤다. 니가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걸까. 하지만 그건 또 아니다.
누구보다도 더 뜨겁게 난, 널 사랑했다.
헤어지자던 너의 말에 난 그저 그래 라고했었던것 같다. 왜, 라고 되 묻지도 붙잡지도 않았다.
권태기가 온것같다며 내가 네게 무심해졌다며 최근들어 자주 칭얼거렸던 너였기에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걸까.
정말 헤어지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난 괜찮았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것도 같다.
그래도, 변한것은 없었다. 아무것도.
고등학교시절부터 사귀어왔던 우리였기에 당연히 같은 대학을 지망했고, 같은 과에 합격했다.
우리의 사이는 그저 다른사람들에게는 친구사이일뿐 이였다.
그들은 우리의 사랑도 몰랐고 이별도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티를 낼 수도 없었다.
그래서 너와 나는 여전히 친구인체 했었다.
그렇지만, 넌 나와의 시간을 점차 줄여갔다. 정말, 우리의 끝이 온것이다.
너는 새로운 친구-남우현이였던가, 키가 작았는데 나보다도 더-를 사귀였고 과거-너와 내가 아닌 우리의 틀안에 묶여있던 길다면 긴 5년이란 시간-속에서 멀어져갔다. 너와 그 녀석은 너와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저 사이좋은 친구로 비춰졌지만, 내게는 아니였다.
나는 알았다. 아, 너는 변했구나.
내가 변했다며 나를 떠나던 너를 어리석게 붙잡지않은 나는 웃기게도 변한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독하게 그대로 였다.
정신을 차렸을때 이미 나는 너의 뒷모습만을 보고있었다. 우리가 나누어지고 난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너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너와 헤어지고 난 후 아무렇지도 않다는 자만심에 너의 물건을 치우지 않은것을 후회했다.
이제보니 나의 공간에는 온통 너의 얼룩뿐이다. 이곳에도 저곳에도 온통 너의 흔적들이 변하지 않고 남아있다.
이성열. 성열아, 성열아, 이성열아. 이성열...
온통 너 뿐인데 너는 불러도 대답이 없다.
이제서야 이별치례가 시작되려나 보다. 집 밖을 나 설수가 없다. 아마도 학교는 휴학을 해야할듯 싶다.
변한것은 없었다.
너를 보고 두근거렸던 그 순간 부터 난, 단 한순간도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널,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