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억
과거_
정국은 50알 정도 되어보이는 약을 입에 넣어 삼켰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않아 정국은 앞이 흐릿하게 보이고
숨이 잘 쉬어지지않자 이제 죽는구나 싶었다. 누군가 제발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 컸다.
차라리 하루하루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지옥같을바에는 눈을 감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눈을 떴을 땐 응급실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라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국씨 드신 약이 뭔지 알아요?"
어깨쪽을 잡고 흔드는 간호사의 눈은 정국이 신기하기도한지 여러가의 표정을 하고있었다.
유명한 연예인이 이곳에 약을 먹고 실려왔으니 신기할만도 하다.
중간중간 잘 안 들렸지만,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서는 약물과다복용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응급실에 도착한 경찰은 정국을 한 번 내려다보고선 말했다.
"침대 위에 있던 약통 보니까. 수면제더라고요."
정국이 숨이 잘 안 쉬어지는지 숨을 헐떡이자 먼저 정국을 발견하고 신고를 한 윤기는 정국을 걱정하는 눈을 하고선 보았다.
"사람들한테 노래 들려드려야죠. 이런 멍청한 짓을.."
의사의 마지막 말은 정국을 절망에 빠지게 만들었다. 마지막에 한 말은 정국에게 들리지 않게끔 간호사에게 말 한 거였지만
정국은 다 듣고 있었다. 자신을 우스워하는 의사의 눈도, 자신을 신기하게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을 보는 사람들의 눈도.
다른 환자들에겐 환자분.. 정국에게는 '정국씨'라 부르는 간호사들의 얼굴엔 물음표가 써져있다.
나는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잘 아는듯 이름을 부른다.
하루정도 병원에 입원을 했을까, 윤기가 잠시 편의점에 간 사이 간호사는 틈을 타 병실에 들어와 정국의 몸상태를 보는척 하다가도
수줍을듯 웃으며 정국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며 말한다.
"사진 한장만 찍어주심 안 돼요?"
"……."
"아님.. 싸인이라도.. 제 친구도 정국씨 엄청 팬이에요. 데뷔 때부터 좋아했거든요.
아, 첫콘도 갔고.. 1년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콘서트도 갔어요!"
간호사의 얼굴엔 또 물음표가 써진다. 싸인을 해달라며 종이를 건내주자 정국은 그 종이를 받지않고 작게 말했다.
"죄송해요."
정국의 차가운 말에 간호사는 괜히 무서워 네.. 아니에요! 하고 급히 병실에서 나왔다.
간호사가 나가고, 문 앞엔 젊은 간호사들이 서서는 몰래 정국을 쳐다보다 다들 들어왔다 나간 간호사의 팔을 잡고 묻는다.
"뭐야! 싸인도 안 해줬어?"
"응.. 근데 진짜 잘생겼어!"
"다음엔 내가 들어간다."
제 24화_
나의 힘듦은 나의 것
나영희는 나를 가소롭다는듯 보았다. 저 웃음은 절대 좋은뜻의 웃음이 아니었다.
화영이가 알바 늦는다며 얘기하고 가- 하고 나의 어깨를 한 번 토닥여주었다. 화영이는 가고, 나랑 나영희만 남았을까
나영희는 사람 좋게 웃어보이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자 둘이서 살아요?"
"네."
"여자 둘이는 위험할텐데. 걱정 되네요."
"……."
"다름이 아니고.. 정국이가 아직도 저한테 화가 많이 난 상태라 연락도 안 돼서요."
"……."
"정국이 만나면 연락 좀 달라고 해줄래요?"
"네. 그럴게요."
그럼.. 하고 고갤 꾸벅이고선 빌라로 들어가려고 했을까. 여자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로 나의 발목을 잡았다.
"혹시 정국이랑."
"……."
"만나는 사이는 아니죠?"
그 말에 가시가 돋아있었다. 딱 보아도 이를 악물고 말 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은 무서웠다.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하던간에 여자는 나를 안 좋게 생각할 건 분명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를 아프게 만든 여자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모른채로 멋대로 행동을 하려는 게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멈춰서서 뒤 돌아 얼굴을 마주보고 말했다.
"왠지 모르게 정국씨가 되게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아 보여서요."
"……."
"마음을 열어주질 않네요. 사람에 지친 것 같아보이던데.. 뭐 아는 거 없으세요?"
"…글쎄요."
"당분간은 혼자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정국씨."
"저는 엄마에요."
"네. 알죠.. 근데요.. 가끔은 가족이 곁에서 다독여줘도 무너질 때가 있어요. 이건 힘들어본 사람만 알거든요.
그러니까.. 잠깐은 방황하게 납두는 건 어때요?"
"……."
"제가 간섭해서 죄송해요.. 기분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내 말에 아무 대답도 않는 여자는 당황한듯 했다. 그럼 조심히 가세요- 하고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다.
빌라 안으로 들어서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면 방금 한 말이 후회될까봐였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정국씨가 얼마나 힘든지 알았음 했다. 내가 이런말을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사람이라면 알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혹시나하고 한 말이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심장부근에 손을 댔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어렸을 때 옆집 할아버지 장독대를 깨고나서 도망칠 때 그 느낌이었다.
이 상황이 슬프고 무서우면서도 나름 뿌듯해서 살짝 웃어보였다. 전정국은 집에 잘 간 거 맞나?
정국은 엄마에게 오피스텔을 하나 내주었다. 경호원들도 두명이나 붙여놓고 안심을 한 상태로 집에 도착했고
집에 불도 하나도 없이 어둡자 정국은 한숨을 내쉬었다.
항상 집에 오면 나를 반겨주던 채수빈은 이제 없다.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서랍 위에 보이는 오르골과 인형에 정국은 여름을 떠올렸다.
왜 이렇게 순하면서도 바보같고 똘똘한지, 어디에 갖다 놔도 예쁨은 무조건 받을 거다.
뭐에 그렇게 기분이 나빴는지 하루종일 투덜거리던 여름이 생각나 정국이 작게 웃어보였다.
동갑이니 말을 놓겠다던 애는 자기 스스로 어색해 말을 놓지 못 했다. 정국은 침대에 벌러덩 누운채로 천장을 보았다.
뭐가 이렇게 또 우울한지.. 요즘들어 이상하게 조금은 괜찮았던 감정들이 또 정국의 정신을 먹어버린다.
지금 내가 눈을 뜨고 있는 게, 숨을 쉬고 있는 게 모든 게 다 스트레스다.
차라리 누군가 나를 죽여줬음 좋겠다.
나영희는 집에 찾아 온 석진에게 조금은 웃어보이며 입술을 열었다.
"노여름 그 친구 마음에 들던데?"
"노여름..이요? 만나고 오셨어요?"
"응. 되게 귀엽고, 똑부러진 것 같더라. 마음에 들어."
"…그 애는."
"아직 뭐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 걱정하지마. 채수빈 그년처럼 기어오르지만 않는다면
나는 건드리지않아."
"……."
"너희 엄마는 아직 한국에 안 왔지?"
"네. 다음달에 오신다고."
"걔도 참 여행 좋아해. 걔는 옛날부터 그랬어. 보면 너는 네 엄마랑 안 닮은 것 같아."
"……."
줏어왔나? 하고 장난스레 웃어보이는 여자에 석진은 작게 웃어보였다. 여자가 다른 얘기들을 하는데도
석진은 계속 여름을 신경썼다. 혹시라도 그 약해빠진, 착해빠진 노여름이 이 여자에게 당해 울고있지는 않을까.
이 여자가 무슨 짓이라도 한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 여름이는 티비를 키고선 라면을 끓여 먹었고, 자꾸만 오는 문자에 인상을 쓴채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돈을 갚으라는 문자는 항상 여름을 힘들게 했다. 한달에 백만원씩만 갚아도 괜찮다는 문자는 꽤나 희망적인 문자였다.
알겠다며, 고맙다는 답장을 보낸 여름이 다시금 젓가락을 손에 쥐었고, 또 울리는 진동에 여름이 핸드폰을 확인했다.
[뭐해?]
김석진의 카톡이었다. 뭐하냐는 그 말은 예전엔 정말 설레고, 기다리던 문자였는데. 이제는 기다리고싶지도, 보고싶지도 않은 문자다.
왜 나는 너를 잊어가는데.. 그런 나를 자꾸 잡는 거야. 그 이유라도 좀 들어보자. 그대로 대화방을 납두면
답장이라도 할 것 같아, 대화방을 삭제하고선 핸드폰을 껐다.
오늘은 유독 기분이 안 좋아보였다. 나는 이상하게 전정국을 만날 생각에 기뻐서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운전을 하는 내내 말 한마디도 안 하는 그에 나는 눈치를 보며 따라 말 한마디도 못 한 것 같다.
손목에 보이는 깊은 흉터들에 시선을 한참 두었다. 그러다 어제 나영희가 자신을 찾아온 게 떠올라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말을 하면 또 난리난리 칠 거고, 나중에 찾아 온 거 말하면 더 난리 칠 거고..
막상 말 했는데.. 근데? 어쩌라고.. 이러면 어쩌지?
"저기."
"……."
"저기요!"
"말해."
"어제요."
"……."
"저 데려다줬잖아요."
"……."
"근데."
"……."
"어제."
"빨리 좀 말하면 안 되냐? 띄엄띄엄 뭐 하냐."
"아, 네. 그러니까.. 어제 집 앞에 그 새엄마분께서 오셨었거든요! 근데.."
전정국의 눈썹이 움직인다. 저건 화났단 뜻이다. 괜히 무서워서 크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전정국은 살짝 인상을 쓴채로 앞을 보며 말했다.
"그걸 왜 이제 말해."
괜히 어제 레스토랑 지나치고선 말 해준 게 떠올라서 복수하려고 조금 곰곰히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그쪽 보니까. 이제 떠올라서요."
"……."
"근데요. 아무 얘기도 안 했어요. 그냥 연락 좀 해달라던데요.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끝! 진짜로."
"처음엔 그렇게 접근하겠지."
"에이. 저 완전 쎄요. 제 포스에 놀라서 자빠지실텐데에."
나름 기분 좋아지라고 말장난 하듯 말 했는데.. 기분이 더 안 좋아 보이길래 창밖을 본채로 울상을 지었다.
괜히 말했나봐.. 나 어떡해.. 나 짤리는 거 아니야?
"에이.. 기분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요."
"……."
"으아! 오늘이 뮤비촬영 마지막? 오늘은 늦게 끝나려나.. 근데 다행이다. 밖에서 촬영했으면 시간 더 걸렸을텐데. 반디언니가 그랬어요! 세트장에서 촬영 하는 거에 감사하라구..!"
역시 괜히 말 했어..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을 예정인가보다. 아, 원래 처음엔 저런 성격이었는데
요즘엔 조금 다르게 나한테 말도 걸어줘서 그런가.. 이젠 저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이고 그러네..
배주현과 싸우는 연기를 하는데 진짜 너무 리얼같이 잘 하자, 사람들이 다 호오- 하고 입술을 모아보였다.
아마 저거 저 때문에 화나서 더 그런 것 같은데..
먹으라고 줬던 사탕을 입 안에 넣고 베시시 웃는 막내PD에 따라 웃어보였다.
하.. 따라 웃어보였지만 막상 또 우울해진다. 저렇게 전정국이 기분 안 좋아보이면 나까지 우울해져. 이상하다니까..
벌써 7시가 되었다. 쉴틈도 없이 촬영만 한 것 같다. 촬영이 모두 다 끝나고 배주현은 대기실에 찾아와
전정국에게 또 뻔뻔한 얼굴을 하고선 말한다.
"오늘 뭐해? 저녁이나 먹자. 뒷풀이 어때? 감독님이 물어보래. 나 의심하지마."
"안 가."
"가자!"
"안 간다고."
"야. 주인공이 빠지면 쓰냐? 원래 밥 한 번 안 쏘는 까다로운 감독인데. 우리라고 밥 쏜다잖아.
같이 좀 먹자. 그쵸! 매니저님?"
나에게 팔짱을 끼고선 끼를 부리는 배주현에 나는 아.. 하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전정국은 거울로 나를 보았고, 나는 살려달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와줄리가 없다.
내 눈을 피하고선 핸드폰을 보는 전정국이 너무 미웠다. 배주현이 작게 제발 정국이 좀 설득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가자고 한다고 갈까요.. 반디언니도 어깨를 으쓱이고선 전정국을 본다.
"저녁도.. 먹고 좋잖아요. "
"그것도 한우. 한우래요."
한우라는 말에 눈이 번쩍 했다. 솔직히 이대로 일이 끝나면 분명히 전정국은 전정국 집에, 나는 내 집에 갈 게 뻔했다.
어떻게든 기분은 풀어주고 싶기도 해서 본격적으로 그에게 가자고 말을 하기로 했다.
"한우.. 먹고싶은데! 어차피 뒷풀이니까.. 좋은 마음으로 가는 건 어때요?"
"……."
"진짜 가고싶은데.. 저 점심도 조금 먹었단 말이에요. 집 가면 라면뿐인데.."
"배고파?"
"네! 엄청."
"가던가."
"진짜요!? 진짜 가요!?"
의외로 쉽게 가자는 말에 나는 먼저 의심부터했다. 설마 너 혼자 가던가- 는 아니겠지 하고 그를 한참 쳐다봐도
아무말도 없길래 예에! 하고 웃어보였고, 배주현은 뻘쭘한듯 나를 본다.
내가 가자그럼 안 가고 뭐야.. 하는 배주현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내 옆에 있던 반디언니는 또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본다.
"왜요..?'
"아니야. 그럼 난 가볼게."
"아, 어니가 빠지면 안 되죠! 우리는 한몸인데!"
"한몸?"
"그쵸! 언니가 없으면 정국씨 메이크업 해줄 사람도 없잖아요. 우리는 한몸!"
배주현은 한참 전정국을 보다가 대기실에서 나갔고, 내 말에 전정국은 거울로 나를 보았다.
언니가 내 말을 듣고선 푸하- 웃으며 내 볼을 꼬집는다.
"너 진짜 귀여워."
"알아요!"
"귀여운 거 알면 어떡해. 남자들한테 좀 듣고 살았겠다?"
"에이. 한 번도!"
전정국이 갑자기 일어나길래 혼자 가는건가 싶어서 어디가요! 하고 그를 급히 쳐다보면
그는 나를 본채만채 하고선 대기실에서 나가며 말했다.
"차 시동 걸어놓으려고."
"…아!"
"천천히 나와."
그 말을 하고선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한참 보고있으면 반디언니는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 말한다.
"네가 가자니까 바로 간다고 그러네."
"에이. 아니에요. 갑자기 기분이 좋은가봐."
"아닌데. 나 촉 좋은데."
"에이 이번에 그 촉은 아닌 것 같은데요 언니?"
"치.. 맞거든?"
"치.. 아니거든요."
"그래두. 덕분에 정국이랑 밥도 먹어보고 좋네."
"이 기회에 예전처럼 돌아가 보는 건 어때요?"
"그게 쉬워? 정국이가 나한테 마음을 열어줄까."
"노력해서 안 되는 거 없대요!"
내 말에 그래? 하고 시원하게 웃는 반디언니는 나에게 팔짱을 끼고선 가자! 했고, 언니랑 같이 대기실에서 나오자
건물 밖에선 배주현과 같이 얘기를 하고있는 전정국이 보였다.
기분나빠..
"윤기야."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석진에 윤기는 작업을 하다말고 뒤 돌아 석진을 보았다.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해서 석진이 올 거란 건 알았기에 윤기는 하품을 해보이며 석진에게 말했다.
"뭐야? 형 술 마셨어?"
"조금. 술 냄새 나?"
"형은 볼 먼저 빨개지니까.. 누구랑 마셨어."
"혼자."
"혼술 싫어하시는 분이 왜 혼술 하셨대."
"오늘 정국이 뮤비 촬영 몇시까지지?"
"끝나고 뒷풀이 한다더라. 황제님께서 연락왔거든 노래 준 거 고맙다고 ,나보고 오라길래 나는 약속있다했어.
그 황제께서 웬일로 뒷풀이를 가나했더니. 지 뮤비에 정국이랑 배주현 나오니까 고마워서 뒷풀이 간 것 같더라."
"그래?"
"형 술 마시고 밥이나 먹을 수 있겠어? 다음에 먹을래?"
"미안해. 그래주면 고맙고.. 혹시 그럼 그 뒷풀이에 여름이도 있는 건가."
"그렇겠지? 정국이도 뒷풀이 갔대. 별일이지? 일 끝나면 바로 집 가던 놈이.."
"뒷풀이 하는 곳 어디야?"
고깃집에 도착했을까 여름이의 맞은편에는 정국이 앉아있었고, 테이블이 붙어있지만 그 옆테이블. 정국의 옆자리엔 주현이 앉았다.
그리고 정국의 또 다른 옆자리엔 반디가 앉았고, 여름이의 옆엔 아무도 안앉았다.
한명이 원래 앉아있었지만.. 사정이 있어서 가버리는 바람에 혼자가 되었고, 쓸쓸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옆에 앉는 것 보단 혼자가 낫다 생각을 했다.
반디가 눈치를 보다가 자신이 옆으로 가준다며 여름이의 옆에 앉았고, 정국은 주현의 옆에 앉기싫은지
옆으로 조금 옮겼다. 주현이 내가 싫냐며 따라 옆으로 가려다 사람들 눈치를 보고 안 오고 멈춰있다.
정국이 물티슈로 손을 닦자 여름이는 정국을 째려보며 말했다.
"혼자만 닦아요? 저도 좀 주지! 저도 손 닦고싶은데."
정국은 어이없다는듯 여름을 보았고, 여름이 뭐요.. 하고 작게 말하자
정국이 여름이의 숟가락 옆을 가리키며 말했다.
"줬잖아."
"아..! 언제 줬대..!?"
반디가 그 모습을 보고 여름이 귀여운지 풉- 웃었다. 여름이 뻘쭘한지 크흠! 하고 물티슈로 손을 닦았고
반디는 정국과 여름을 번갈아보며 계속 미소를 지었다. 둘이 진짜 이상한데..
주현이 자꾸만 정국의 눈치를 보면서 술 한잔 짠- 하자며 정국에게 술잔을 들이밀었고
정국은 그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주현은 입술을 쭉 내밀고선 술잔을 자신의 앞에 놓는다.
"이렇게! 이렇게 따는 거 맞죠!?"
"반대로 따잖아. 뒤집어서 따봐."
병따개를 처음 써본다는 여름이는 반대로 병따개를 들고선 음료수 뚜껑을 따려고 했고,
정국이 답답한듯 인상을 쓰자 여름이는 이렇게!? 하고 제대로 들고선 병뚜껑을 딴다.
옆테이블에서 원샷을 못 하면 시집을 못 가요- 하고 노래를 부르자 여름이는 덩달아 슬퍼져서는
소주잔을 입에 대고 원샷을 했다.
"……."
"그만 마셔."
"원샷을 못 하면 시집을 못 간다는데. 원샷해야죠."
"그래도 못가."
"와! 너무한다..! 진짜!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쪽 실제 성격 알아야 돼요.
완전 팩트폭력에! 어!? 제가 그쪽이 하는 말을 들으면요. 자기 전까지 막 생각나요.
완전 서러워."
"……"
"여봐요. 사람이 진심을 말하는데 막 비웃고."
"안 비웃었어."
"비웃었어요! 그거 지금 그거요.. 맨날 픽 픽."
"참…."
반디가 옆에서 계속 미소를 짓고있자 여름이 왜요 언니.. 하고 울상을 지었다.
반디는 아니야- 하고 여름이의 빈잔에 짠을 하고선 혼자 마신다.
여름이 같이 마셔요! 하고 소주병을 들고 잔을 채우려고 하자 정국이 인상을 썼다.
아마 그때처럼 토라도 할까 조금은 걱정이 되긴 되나보다.
그러다 또 주현이 정국에게 쌈을 싸주자 정국은 귀찮은듯한 표정을 짓고선 주현의 손을 밀어냈다.
진짜 저 여자분도 되게 지극정성이다.. 싫다는데.. 진짜 저러다 저 유혹에 넘어가서 전정국이 배주현을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니겠지..
정국이 얼핏 계속 여름을 보면서 살짝 웃기도하고, 장난을 치는 걸 본 주현은
조금은 기분이 상해있었다. 자신에게는 항상 똑같은 표정인 전정국은 매니저에게 잘 해준다. 친해서 그런 거겠지.
거의 다 먹어갈쯤에 정국이 고깃집에서 나가버리자 여름이 어디가요! 하고 소리쳤지만
정국은 대답도 않고 가게 밖에 나와서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불을 붙이고선 담배를 피는 전정국의 모습이
괜히 또 멋져보여서 여름이 넋을 놓고 그쪽을 쳐다보자 반디는 으으 귀여워- 하고 여름이의 볼을 꼬집었다.
막내PD가 누나! 하고 여름이의 맞은편에 앉자 여름이는 반가운듯 웃어보였고, 막내PD가 정국의 눈치를 보고선 말했다.
"정국씨 완전 대박이에요."
"왜?"
"완전 멋져요."
"멋지기야하지! 근데.. 갑자기?"
"아까 화장실에서 마주쳤는데요."
"……."
"저 맞았어요."
히히- 하고 웃는 PD에 여름과 반디가 놀래서 에? 하고 크게 소리를 내었고, 둘이 진짜 믿는듯 하자
PD는 장난이라며 급히 표정을 굳혔다. 장난인데... 너무 진지하게 믿어버리시면..
"그냥요. 저도 그냥 관두고 정국씨 매니저나 할까봐요."
"같이 일하면 좋겠다.."
"그쵸.."
둘이 귀엽게 표정을 똑같이하자 반디는 둘의 모습을 보고 턱을 괸채로 웃어보였다.
여름이 초코우유를 먹고싶다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반디도 따라나오려고 하자 추우니 안에 있으라고 했다.
가게 앞에 있을 정국을 생각해 나왔는데 전정국은 없었고.. 여름이는 설마 집에 갔겠어.. 하고선 편의점에 들러
초코우유를 몇개 사서 편의점에서 나온다.
으.. 추워. 밖에 돌아다닐 땐 핫팩을 몇개 사서 주머니에 넣어놔야겠어. 요즘 완전 춥네.. 중얼거리며 가게에 들어가려고 했을까.
뒤 늦게 생각하는 거지만. 여기 고깃집 되게 좋다..
"돌아다니는 사람도 딱히 없고.. 분위기까지 좋고 그르네."
골목을 지나야 고깃집에 갈 수 있어, 짧은 골목을 지나며 봉지에서 초코우유를 하나 꺼내 먹으려고 했을까
갑자기 누군가 발소리가 들려 정국인가싶어 뒤를 돌아보았다.
"어디 갔었ㅇ…."
"술 많이 마셨어? 볼 빨갛네."
"……."
"초코우유 지금도 좋아하는구나."
그 말에 여름이 뜯지않은 초코우유를 봉지 안에 넣었다. 이상하게 발걸음이 떼어지지않았다.
김석진을 보면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 앞에 있으니 발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뒷풀이 거의 다 끝나가나? 되게 오래 하나보네."
"…여긴 왜 왔어?"
"그냥 심심해서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
"……."
"너 얼굴 좀 보고싶어서."
석진의 말을 들은 여름이는 한동안 아무말도 않고 허공을 보다 그제서야 석진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당당히 연락하지 말라던 나는 어디에 가고 없었다. 이상하게 아무말도 안 나오는 자신을 미워하다
결국엔 뒷걸음질을 치려했고, 석진은 그 모습을 보고선 말했다.
"많이 마시지마. 집에 데려다줄까."
"아니야. 정국씨가 데려다 줄 거야."
"정국이가? 정국이랑은 많이 친해졌고?"
"응."
"다행이다. 내가 정국이한테 잘못한 게 많아서.. 나는 정국이한테 못다가가."
"……."
"너한테도 잘못한 게 쌓여있는데. 나 진짜 죄 많이 짓고 살았네."
"나한테 왜 이러는데."
"뭘."
"내 말이 우스운 거잖아."
"미안. 네 말을 무시한 건 아닌데. 나도 꼭 할말이 있어서. 너랑 얘기 좀 하고싶어."
"나중에."
"……."
"나중에 얘기하자. 그 이후로는 우리가 부딪히는 일이 있어도 서로 얘기 나누는 사이는 아니었음 좋겠어."
"그래."
석진이 여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조심히 집에 들어가."
"……."
여름이 급히 뒤 돌았을까 정국이 골목에 있는 벽에 팔짱을 낀채로 기대어 서서는 그 둘을 보고있었고,
여름이는 정국을 보고 놀란 눈을 하고선 급히 지나쳐 뛰었다.
석진도 정국을 보았고, 정국이 가만히 석진을 쳐다만보자 석진은 평소처럼 보기좋게 웃으며 정국에게 말했다.
"술 많이 마셨냐. 운전 할 수 있어?"
"죄 좀 그만 짓고 살아."
"…….."
"그러다 형 진짜 지옥 가."
정국이 그 말을 끝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혼자 남은 석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암호닉 ▼
ㄱ -[국이네][고우 슈가][겨울석진][김다정오빠][기부천사꾸][고추장삼겹살][골드빈][강정][가을][꾹수][국민카드][고로케][가을]
ㄲ -[꾹후][꾹잼이][꾸꾸꾹꾹][꾸가][꾸기여밍][꾸기넌나의꾹이][꾸꾸태태][꾹쿠][꾹화][꼬취꼬춰][끌로에][꿀꾹이][꾸기붐붐][꾸리][꾸엥][꾹꾸]
[꾸꾸의쿠키][꾸애][꾸깆꾹][꾸꾸][꽁냥꽁냥][꾸애][꾸아바]
ㄴ -[낸내코코][노츄껌뜌][날라][넌슈가난솔트][뉸기찌][녹차][늉본싱어♥][늘봄][녹차]
ㄷ -[둑흔둑흔][동상이몽][듀크][담이][데스페][다니단이][돼지고기만두][담이][드림캐처][디어heart][돈김나베]
ㄸ -[땅위][딸기야]
ㄹ -[롤롤][롸아미][랩모니모닝][롸?][리치][레나][루나몬]
ㅁ -[망개떡먹장][망개][물개][민트][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망개하리][몽9][미니혀니][안온][밍디링][미미][메밀국수][망개애][망개문지]
ㅂ -[뷔밀명기][보옴][반짝반짝진이별][버비비][보라색포도알][백지][베팅][별똥별][보스][봉이][복사꽃][비치][보라하네][뷔주얼][베네핏]
[비누인형][복숭아자두][보라색바다][봄둥봄둥][병아리]
ㅃ -[쀼쮸뜌뀨][쁘으뇨오][뿜뿜이][뿡뿡][뽀뽀]
ㅅ -[솔트][상큼쓰][센터][송송아][새글][신난다][스윗하진][사용불가][새싹이][설레임][새벽달][쉬프트키][수댕][승댕]
[사랑][설탕롤렉스][슈가형][솔랑][슈가쿠키][사랑의공식][송월][사랑조하][슈가나라]
ㅆ - [쌍대]
ㅇ -[오빠아니자나여][영감][연키민99][연보라분홍][에엔젤][잇찐][윤기나요][왕자][유으리][윤쏭][여름밤][유뇽뇽][윤맞봄][아기어피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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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 -[체리마루][초코랑해피][침침훼][짐니별][청포도][참기름][초코찜빵][치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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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해사하다][하르마이니][호비호비][하늘날다][환타][하늘맑음][핫초코][하핳][후뿌뿌뿌][한샘가온][하아미][허쉬초콜릿]
기타 - [■계란말이■][#크릉크릉#][97][1201][11000110][apffhel][123095][0207][0622][ihm][5148][930309][jungvely][HIA][j비니k][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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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읍.. 암호닉 정리 아직 못 해떠여..헤헤 저는 내일 쉬니까 내일 차근차근히 하는 걸로 >_< 그리구!
내일 눈하덮 10시나 11시 사이에 낼까용!? 갠차나여!? 뿌뿌
아, 그리고! 한 10분뒤에 브금 수정할게요 !-! 뒤에 밝은 브금이 나왔어야 했는데.. 흐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