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x김성규
김명수x이성열
이호원x장동우
이성종
뱀파이어 시티 04-2 [수열] BGM이 재생됩니다. |
김명수 x 이성열 인간 x 뱀파이어
벌써 세 시간째로 접어든 촬영이지만 '안녕히 계세요'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했다.
쉬는시간이 주어짐과 동시에 방청석 맨 앞에 앉아있는 성열의 주변으로 여스태프들이 우르르 몰렸다. 이름이 열이니? 피부 곱다. 말 좀 해봐. 연예인 해도 되겠다. 진짜 엘이랑 사는거 맞아? 아까 감독님 말은 너무 귀에 담아듣지 말구. 그렇지만 성열 자신도 피곤한 몸이었기에 무더기로 쏟아지는 질문들엔 그저 쉽고 간단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자세한 내용까지 알려주려면 한 마디로는 안 끝날테니까.
그럼 대체 몇 년을 산거야? …80년 정도쯤? 헉, 그럼 내가 존칭 써야하나…. 나이는 스물셋에서 멈췄어요. 뱀파이어면 독도 있겠네? 독은, 없어요. 방사되기 전에 다 빼버려서.
지루하지? 물 마실래? 성열은 FD가 건내 준 생수병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가슴 속에 응어리진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심장을 때린다. 인간들은 원래 이런 모습이 아니지 않았나-? 왜 갑자기 저에게 이토록 지나친 관심을 주는 건지. 고마워요. 목이 마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인간이 베푸는 호의는 기분상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괜히 거절했다가 김명수 같은 싸이코가 걸리면 빼도 박도 못 한다.
메이크업 수정을 마친 명수가 방청석으로 들어와 성열의 옆에 자리 잡자 근방에 앉아있던 방청객들이 꺅꺅거리며 명수 쪽을 가리킨 채 속닥거렸다. 성열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여스태프들은 일사분란하게 제자리로 돌아갔고, 명수는 그제서야 만족스럽게 웃었다.
제 주변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변화가 모두 명수 때문이라는 것을 성열은 어느 정도 알만했다. 괜시리 손에 들린 물병만 흔들어 보이며 이 어색함을 깨려했지만, 별안간 제 머리위로 큼지막한 손을 얹어오는 명수 때문에 그 마저도 방해를 받는다.
“생각보다 얌전하네, 말썽도 안 피우고.” “말했잖아, 나 피 냄새 잘 참는다니까?”
야무지게 머리를 흔드는 방법만으로는 명수의 손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았다. 왜 그래? 어디 불편해? 태연하게 웃던 명수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절대 성열이 걱정되어서 나온 말이 아닌 듯 싶었다. 너 지금 나 놀리냐? 성열은 꾸깃꾸깃한 제 표정을 애써 감추려 들지는 않았다. 제 주변의 사람들을 쫓아낸 명수가 성열은 묘하게 불편했다.
놀리는 거 아닌데? 기분 나쁘게 웃으며 성열이의 어깨며, 뒷통수며, 귀와 볼까지 만지작거리는 명수가 할 법한 말은 아니었지만 명수는 지난날을 그렇게 살아왔듯, 마냥 고집스러웠다.
아, 좀 가! 쉬는 시간이 끝나가는 와중이지만 어쩐 일인지 명수는 세트장으로 들어서지 않았다. 친한 척하자고 했잖아 내가- 그 핑계로 성열 옆에 딱 붙은 명수가 성열의 얼굴 부근을 조물딱거리는 데에만 열중한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한 그런 명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여스탭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헐 김명수 왜 저래? 혹은 나도 좀 저렇게 만져줬으면….
“다녀올게.”
성열의 앞머리를 무심하게 쓸어내린 명수가 방청석에서 일어났다.
왜 이렇게 접촉이 많아-? 성열은 명수의 손이 스치고 지나간 앞머리를 불만스럽게 정돈했다.
슬레이트 치겠습니다! 하나, 둘 -!
명수가 MC석으로 들어가 앉자마자 촬영이 재개되었다. 촬영도 촬영이지만 아까부터 명수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저에게 향한 카메라의 빨간불이 꺼지면 성열이 쪽을 힐끗, 큐시트에 있는 질문을 읽으면서도 열이 쪽을 힐끗. 성열은 그런 명수의 노골적인 시선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던 나머지 하마터면 촬영장을 박차고 나갈 뻔 했다. 저 새끼가 왜 저래? 너 나한테 할 말 있냐?! 속으로 수어 번 외치며 곱씹던 말은 곧 적나라한 표정으로만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Vampire City
총 일곱 시간에 걸친 촬영이 모두 마무리 되었다. 성열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욱신거리는 엉덩이 살을 문지르며 객석에서 일어났고, 명수는 그런 성열을 데리고 촬영장을 급히 빠져나와 대기실로 향했다. 왜- 왜! 다소 진지한 얼굴을 하고선 저를 끌고 나서는 명수에게 성열은 촬영시간 내내 고대해오던 욕을 뱉을 수가 없었다. 쿵쿵거리며 복도를 거니는 명수의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 게, 차라리 제 착각이었으면 싶었다. 이 미친놈은 홧김이랍시고 제 옆구리에 주삿바늘을 꽂고도 남을 놈이니까.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명수는 잡고 있던 성열의 손목을 우악스럽게 끌고와 무작정 쇼파 쪽으로 던졌다. 그 위에 던져지는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엉덩이부터 갖다 댄 성열이 또 한 번 엉덩이를 비비며 칭얼댔다.
“아 진짜! 엉덩이 아프다고! 안 그래도 일곱 시간 앉아있었더니 죽을 것 같…!” “그렇게 눈치를 줬는데도 몰라?”
눈살을 찌푸린 채로 성열에게 묻는 명수의 자세가 제법 삐딱했다. 뭐가! 뭐를! 영문도 모르고 추궁을 당하는 성열의 입장에서는 그런 명수가 이해되질 않았다. 딴에는 반발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여보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위에서부터 내리꽂히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았다.
“니 뒤에 앉아있던 새끼.” “……?” “그 새끼가 니 뒷통수만 쳐다보고 있더라.” “그게 왜!” “뭐? 그게 왜? …아오 이걸 진짜.”
명수가 대뜸 성열의 두 어깨에 손을 얹더니 성열의 시선을 집요하게 쫓았다. 왜, 왜 이래! 질겁한 성열이 이리저리 고개를 저어보지만 곧 하얀 양 뺨이 명수의 손에 의해 정면으로 고정되었다. 가만히 있어봐, 내 기분 이해시켜 줄 테니까. 명수의 확고함이 결국 성열을 끌어당겼다.
내 눈 피하지 마. 밑도 끝도 없는 아이컨텍은 명수의 명령조로 시작되었다. 그래도 성열은 명수의 시선을 받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지은 죄가 없으니까 아무렇지 않게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저를 깊숙하게 물어뜯는 듯 한 명수의 눈동자는 마른침을 삼키게 할 만큼의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고, 지나치게 뜬금없는 이 상황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명수와 저 사이의 거리감이 그리 커 보이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얼굴과 얼굴 사이가 가까웠던 탓에 성열은 저 혼자 안절부절못했다.
야, 야, 야, 야, 야, 야…! 성열의 입에서 '야'소리가 정신없이 터져 나왔다. 무언가를 견뎌 내는 것도 마음가지기 나름이라지만, 아무리 그렇다지만 이건, 이건… 이런 노골적인 눈빛은 도저히 맨 정신으론 못 견디겠다. 명수의 가슴팍을 밀어낸 성열이 뒤로 조금 더 물러나 앉았다.
성열에게서 밀려난 명수가 허리를 곧게 피며 입을 열었다.
“뒷통수 일지언정, 느끼하게 생긴 아저씨가 몇 시간 내내 이렇게 쳐다본다고 생각해봐.” “……!” “너 지금 내 눈이랑 1분도 못 마주쳤잖아. 근데 그 아저씨는 감당 돼?”
성열은 이 상황이 멋쩍어 뒷머리만 긁어댔다. 그렇지… 그치… 근데, …근데.
“근데 왜 화를 내!? 뒤에서 누가 어떻게 쳐다보든 내 입장에선 모를 수도 있는 거 아냐? 내 뒷통수에 눈이라도 달렸냐? 어!? 알아채는 게 더 신기하겠다! 미친놈아!”
순간적으로 화가 뻗친 나머지 성열은 제자리에서 일어나 명수 앞에 고개를 바짝 숙이며 제 튀통수를 보였다. 기다란 성열의 손가락이 자신의 뒤통수를 연신 가리키며 대답을 요구했다. 봐! 여기에 눈이 달렸냐고!
그 모습에 명수는 잔뜩 찌푸리고 있던 얼굴 근육을 풀었다. 천천히 손을 올려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자 반사적으로 성열의 머리가 튕겨져 올라왔다. 또, 또 머리 만지네- 제 머릿결을 쓸어내리며 꿍얼대는 성열의 초점은 명수가 아니라 애꿎은 바닥을 향해있었다. 아, 왜, 눈을 못 마주치겠지? 내가 돌았나? 미쳤나? 이 새끼가 뭐길래?!
성열이 바닥을 향해있던 시선을 끌어올려 마주한 명수의 얼굴은 해사하게 웃고 있었다. 방금 전에 미친놈 소리를 들은 사람치곤 너무 멀쩡하다.
“뭘 웃어? 왜 웃어!”
불퉁하고 모나게 튀어나간 성열의 말에도 명수는 엇나가지 않았다.
“너 예뻐서.”
그 아저씨도 열이 뒤통수가 예뻐서 쳐다봄. 다만 명수 눈에는 아저씨가 변태로 비쳤을 뿐.
(사실 내 눈에도ㅇㅇ..내가 봤는데 그 아저씨가 잘못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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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걸린분들, 좀 괜찮아요?
내 글엔 유난히 골골거리는 그대들이 많은 것같애.
(악마) (악마) (악마)
그러니까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녔어야죠.
집안에 틀어박혀서 히터바람 쐬고 너무 따뜻하게만 앉아있으면 되려 감기걸리기 쉽대요.
바깥바람도 적당히 쐬주는게 좋다고 들었으니까 가끔씩 찬공기랑 만나서 데이트 좀 하고 그러세요.
나 화내기전에. ` ´ (악마)(악마)
암호닉 신청은 모두 끝났습니다~ (스압주의, ㄱㄴㄷ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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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오후 10시 30분] 현재 [307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