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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9 | 인스티즈 

 

 

 

 

Paper Tiger, Scissors Rabbit 

w.문달 

  

 

 

 

 

 

 

 

 

 

 

 별 다른 노력 없이 쉽게 가지게 된 것들은 가지고 있어도 손에 쥐고 있는게 아닌 기분을 준다. 금방이라도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갈 것 같고, 불쑥 들어온 것처럼 또 금방 가버릴 것만 같았다. 무언가를 할라치면 반드시 그 전부터 무너지지 않게 단단히 잡아놔야 한다.

사람들은 날 더러 신중하다고 했다. 때로는 너무 지나치게 꼼꼼하다고도 했다. 나는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나와 동영을 낳고 고아원에 버린 이름 모를 엄마,아빠도 내가 좋다던 이동혁도 그리고 사귀고 있는 정재현도.

불쑥 좋아하는 그 마음은 사상누각 같다. 답지 않게 예행연습 없이 바로 들여보낸 것들이 눈 감았다 뜨면 내게서 차갑게 돌아설까봐. 나의 불안은 안 그런 경우가 다반사지만 적은 확률로 꼭 한번은 생채기를 냈다.















































"어휴, 얼굴 왜 그렇냐."











방에서 잠이 덜 깬 상태로 나온 나를 보자마자 김동영이 한 소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른 아침부터 까치집도 틀지 않고 말쑥한 차림새로 식탁에 앉아 있길래 콧방귀를 뀌며 빈정거렸다.







"자폭하지 마라. 니가 거울 봐도 이 얼굴 있으니까."







내 말에 김동영이 인상을 쓰며 엄마에게 찡찡댔다.

쟤 오빠한테 하는 말본새 좀 봐 엄마-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잔업이 생겨 아이 패드로 업무를 보느라 바쁜 엄마를 대신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아빠가 대신 김동영을 나무랐다.

네가 먼저 도화한테 자기소개 했잖니.

그 말에 삐쳐서 아빠랑 베프 안 먹을거라고 툴툴대는 김동영을 지나쳐 화장실로 들어갔다가 굵게 비명을 질렀다.







"미친, 눈 엄청 부었네."







그제서야 왜 김동영이 날 보자마자 그런 소릴 지껄였는지 이해가 갔다. 한동안 괜찮다가 너무 오랜만에 베개를 적시며 울었더니 베개는 베개대로 짠내가 벴고, 내 눈은 멍청하게 부어서는 잘 떠지지도 않았다.







"교회는 어떻게 나가, 으아아!"







다행히 김동영이 멋부린다고 사 놓고 안쓰는 동그리 안경이 있어서 그걸 끼고 교회에 나갔다. 김동영은 차 안에서 대체 뭔 짓을 밤새 했길래 눈이 그 모양이냐며 추궁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복화술로 닥치라고 했다.







"둘이 예배 끝나고 어디 갈 생각 말고."







엄마와 아빠는 대예배를 드리러 예배당으로 가고 우리는 소예배당으로 갔다.

중· 고등부 예배는 그곳에서 드렸다. 목사님 설교까지 다 듣고 분과 공부 시간에 선생님이 다음주가 전도 주일 이니 각자 전도 할 친구를 한 명 꼽고, 그 친구를 위해 기도 드리자고 하셨다. 내 머릿속에서 빠르게 같이 노는 윤리라 무리부터 정재현, 이동혁까지 스쳐지나갔다. 분명히 김동영은 저번처럼 이번에도 아침 잠 많은 이민형을 일회성으로 끌고 오겠거니 생각했다.



저번 일을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았다. 서로 이민형을 데리고 가려고 가운데 두고 싸우다가 결국 김동영(이 미친놈)이 잠도 거의 안 자고 먼저 선수를 치는 바람에 나는 급하게 옆 교회 다니는 친구한테 사정사정 해서 데리고 왔었다. 진짜 그 일은 두고두고 빡치네.. 괜히 울컥해져서 옆에 있는 김동영을 째려보니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갸우뚱 거렸다. 관두자, 관 둬. 슬쩍 본 종이에 역시나 김동영은 이민형을 쓰고 있었고, 나는 고민을 하다가 일단 윤리라 이름을 적었다. 내가 종이를 접어 바구니에 넣기 전에 잽싸게 확인한 김동영이 의외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은 애들이 각자 전도 할 친구들 이름을 적고 넣은 바구니를 들고 일어나시며 한 주 동안 열심히 이 친구들과 우리를 위해 기도드리겠다고 말씀하셨다. 거룩한 현장, 아멘.

간식으로 받은 싸이버거와 캔콜라를 들고 교회 카페테리아로 내려가 엄마, 아빠를 기다렸다.







"듣자하니 너 다이어트 한다며. 버거 넘겨."







"동영아, 돌았니. 헛소리 작작 해."







"너 지금 교회에서 그렇게 나쁜 말을 쓰는거야? 못됐다. 회개 기도 해라."







반상회 할 때 동장 아주머니가 입술을 비트며 뫄뫄 엄마 회비 좀 재깍재깍 내자~ 하는 말투로 얄밉게 입을 놀리는 김동영의 면전에 대고 이태용 손 잡고 다음주에 교회 와라 하고 악담을 퍼부어주니 바로 눈썹이 팔자로 처졌다.







"너 그 말은 속으로도 하면 안돼..나 진짜 상처 받았어. 나 밤에 울거야. 악몽 꿀 수도 있어."







진심으로 상처 받은 표정에 금세 마음이 사그라들어서 나는 싸이버거 많이 먹고 살찌라며 토닥여줬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다음 날 학교에서 이민형에게 하는 김동영의 말을 엿들은 도영프(로)사(랑꾼/너무 사랑함이 특징) 이태용은 결국 전도 주일날 신난 얼굴로 우리 교회에 왔다. 김동영 손 잡고. 물론 나는 윤리라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대신 정재현이 왔다. 잔뜩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니 금방 준비해서는 말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이른 아침의 따사로운 볕을 맞으며 서있는 정재현에게 솔직히 설레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아보이는 이태용 옆에 침울하게 앉아있는 김동영에게 나중에 집에 가서 대가리나 박겠다고 사과했고, 엄마는 사자 친구도 있었냐며 우리 아들 대단하다고 대견하게 여겨주시며 이태용에게 저녁까지 사주는 호의를 베풀었다. 엄마, 김동영은 아니래. 우리 엄마, 아빠에게 싹싹하게 굴며 점수를 챙긴(?) 이태용 옆에서 김동영은 침통한 표정으로 닭갈비를 주워먹었다.







그날 밤 학교 가기 싫다를 중얼거리며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는데 정재현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나 모르는 거 있는데 영통으로 물어봐도 돼?





헐..일요일에도 공부해? 너 너무 사기캐야..





ㅎㅎㅎ







나는 그저 말로는 설명이 안돼서 문제를 보여주며 묻겠거니 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방 답장을 하지 않고 화장실로 뛰쳐가 상태를 확인한 후에 그래, 라고 답을 했다. 1이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바로 페이스톡이 걸렸다.







"뭐야~얼굴 보여줘어."







일부러 카메라 전환을 해놨는데 훅 들어오는 정재현의 얼굴에 놀래서 의자와 함께 뒤로 들썩였다.







"나 얼굴..얼굴 지금 완전 별로야."







"괜찮아 무조건 괜찮아 너."







"아 진짜.. 모르는거 있다며."







"어. 뭐해?"







"나 너랑 페톡 하잖아."







"응 그렇지."









나는 장난으로 이태용 저주를 걸었다가 같이 저녁까지 먹고 바래다주기까지 한 김동영 얘길 하며 같이 웃다가 안 자고 누구랑 그렇게 통화하냐는 엄마의 말에 급하게 인사를 하곤 끊었다.





빨리 내일 만나.



그래 그래. 내일 봐.



응. 빨리.







그런다고 이 깜깜한 밤이 후다닥 달려가는 것도 아닌데 정재현은 빨리 빨리 하며 부추겼다.
























































왜 눈이 마를 날이 없느냐, 묻는다면. 자고 일어나면 항상 눈가엔 말라붙은 눈물 줄기가 선명했다. 나는 베갯잎을 분리해서 세탁 바구니에 넣었다. 며칠 새 꿈 속에서 계속 이동혁을 만난다. 둘이 뭘 하는 건 딱히 없다. 장소는 야자가 끝나고 짙은 밤 학교 건물의 가로등 아래인데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주변엔 근처 아파트들의 불빛이나 저 멀리 도시 건물들의 불빛들이 밤하늘 별보다 밝게 떠다녔다. 그저 대화를 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즐거웠다. 딱 한 번 보여주었던 그 미소를 질릴 정도로 지어주며 이동혁은 웃고 나와 얘기를 했다. 기억하는 대사는 몇 줄이다. 하도 반복하다보니 이제 이동혁이 그 말을 내게 하고 있으면 아, 곧 깨겠구나 하고 짐작한다.





-그래도 너는 내 옆에 있어 줄 거잖아.





그게 그렇게 애통했나보다. 일어나면 나는 울고 있으므로.















희미하고 모호한 것들은 더위에 쉽게 먹혀 사그라졌다. 나는 내 기분이 어떤지,

내 상태가 온전한지, 나는 이대로 괜찮은지를 전혀 돌아보지 않고 흘려보냈다. 덜컹 거리며 달리는 전철 바깥으로 보이는 한강 물에 몸을 던지면 얼마나 시원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쾌 지수를 몰고 더위가 찾아왔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심한 가뭄이라고 이어폰도 안 끼고 큰 볼륨으로 뉴스를 보는 아저씨 폰이 떠들어댄다.



가뭄. 이 땅에도 필요하고 나에게도 필요한 것. 그렇지만 간절해도 간절하지 않아도 내리지 않는 한 방울. 그 갈증. 삭막함.





나를 보는 네 눈이 너무 따뜻해서 눈물겹다. 어쩌다가 넌 못된 나를 좋아하게 돼서 고생을 할까. 시를 쓰는 어떤 이가 그랬는데, 너는 내 생각을 먼저 하고 나는 딴 생각을 자주 한다. 정재현과 나는 서로를 향해 몸을 돌리고 있었지만.













"내가 왜 좋아."







"부분으로 따지려 들면 말 못해. 난 네 전체를 보니까."











정재현이 허공에 동그라미를 크게 그리며 비행기 날라다니는 소리를 냈다. 슈슝- 종착 지점은 내 코 끝이었다. 눌러지는 자극에 눈을 감았다 떴다. 내가 사랑스럽게 여기는 정재현의 보조개가 옴폭 패였다.







"도화야!"







나를 다급한 목소리로 부르면 구십구프로는 윤리라였다. 또 시작이네. 나는 약간의 진절머리 남을 느끼며 정재현에게 잡혀 있던 책상 아래 손을 빼내곤 일어났다. 뒷문 밖에 바짝 붙어서서 윤리라가 나에게 냉큼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나 지금 심장 존나 터질 거 같으니까 내 얘기 좀 들어줘."









복도 밖으로 빼낸 스탠딩 책상 위에서 공책을 펼쳐 놓고 윤리라가 누가 들을까 노심초사하며 끼적였다. 포기를 모르고 추파를 던지는 윤리라에 지칠 법도 한데 이동혁 역시 만만치 않게 단호했다고 한다.







-나 진짜 이동혁한테 포기하라는 소리 듣고 너무 서럽고 짜증나서 주말 내내 그 말 생각 날 때마다 울었단 말이야? 그리고 진짜 자존심이고 뭐고 너무 속상해서 울면서 이동혁한테 전화해서 내가 왜 싫은지 말해 달라고, 나 너 아직 포기 못하겠다고, 무조건 포기하라고 하지 말고 이유를 대서 왜 싫은지 말해달라고

막 그러니까 이동혁이 어디냬서, 전화로 하지 말고 만나재서 내가 우리 집 쪽으로 와달랬지. 그니까 잠시 뒤에 진짜 온거야. 그래서 존나 급하게 파데 바르고 립 대충 바르고 나갔어.







듣는데 머리가 다 아팠다. 이게 게임이라면 당장 중단하고 나가고 싶을 정도로 다음 얘기가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심각한 얘길 할 때면 미간에 주름이 지는 윤리라를 따라 버거운 표정을 지으며 꽉 잡은 윤리라와 내 손을 내려다봤다.









-내가 막 훌쩍이면서 왜 포기하라는건지 왜 난 안되는건지 이유 좀 알려달라고 그러면 내가 천천히 접을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했지. 그니까 걔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존나 한숨을 쉬는거야. 그와중에 나는 그게 그렇게 잘생겨보이더라. 노답이지? 하, 여튼 그래서 내가 또 눈물이 나는거야. 그래서 또 울었어. 그니까 막 울지 말래. 자기 우는 거 보는거 안좋아한대. 그래서 내가 막 소리쳤어. 니가 울게 만들 말을 하니까 그렇지 이러면서. 그니까 걔가 그러는 너는 나한테 왜이러는데 묻는거야.

그래서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너 내 이상형적으로 생겨서 좋아서 지켜봤는데, 도화한테 하는 행동도 가끔 보고 그랬는데, 너 되게 다정하고 좋은 애 같아서 거기에 더 빠진 것 같다고 그러니까 이동혁이 그래 그럼 한번 사겨. 이러는거야. 내가 놀래가지고 뭐라고? 하니까 사귀자고. 이래. 그래서 내가 눈물은 계속 나는데 너무 행복한거야.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나? 이 생각 들고. 그래서 울면서 미친년처럼 웃었거든? 아마 존나 추했을거임. 근데 그 뒤에 얘가 뭐랬는지 알아? 사귀는 동안 니가 뭘 착각하고 있는지 보여주겠데. 후회할거래. 그래서 내가 괜찮다고 했어. 아시발 진짜 존나 좋은데 존나 쪽팔려서 나 지금 교실을 못 들어가겠어. 사실 그 이후로 이동혁이랑 연락 한 번 안 했고.







마침내 나는 손을 들었다. 윤리라가 말을 멈추고 뭐냐는 듯이 쌍커풀이 짙게 진 두 눈을 깜빡였다.







"일단..그래도 결과적으로 잘된거 축하해. 나 머리가 좀 아파가지고. "







내 말에 그제야 윤리라는 밝게 웃으며 내게 팔짱을 껴왔다.







"고마워,도화야. 암튼 고마워. 맨날 내 얘기 들어줘서. 원래 너한테 바로 연락하려고 했는데 집에 돌아오니까 정신이 없어가지고."





"그래.."







이동혁을 마주치면 어떡하느냐,너는 정재현이랑 사귀고 그 다음 날 걔 얼굴을 어떻게 봤느냐 하며 윤리라는 옆에서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 쭝얼거리다 내 자리까지 나를 데려다주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쓰러지듯이 자리에 앉으며 내게 가까이 붙는 정재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정재현이 어깨를 좀 더 내리곤 내 머리 위에 자기 머리를 살짝 얹었다







"무슨 얘길 그렇게 길게 하다 와?"







"재현아, 너 알고 있었어?"







"뭘?"





"..이동혁이랑 리라.."



사귀는거.







그 말을 잇지 못하고 혀로 마른 입술을 달싹였다. 나는 머리를 떼고 턱을 굈다.







"..방금 너 때문에 알았네. 말했잖아, 이동혁 자기 얘기 잘 안 한다고. "



그래도 내 옆에서 대놓고 울적해하면 나 마음 아파.







"미안해."







정재현이 그런 말 하지 말라는 뜻으로 손깍지를 껴오곤 단단히 얽었다.









나는 이동혁을 좋아한다.

이동혁은 나를 좋아했고,

나를 좋아하는 정재현은 내가 이동혁을 좋아한다는 걸 안다.


























































"너한테 욕 좀 해도 돼?"











내 말을 묵묵히 다 듣고 난 후에 이민형이 다 마신 초코 우유를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 쓰레기통으로 골인시켰다. 나는 매점 앞 벤치에 앉아 양 뺨을 두들기며 지절댔다.







"제발 그렇게 해 줘. 정재현이랑 이동혁 몫까지 해서 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데 제일 치사한게 뭔 지 알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정재현이랑 사귀고 있는거야. 차라리 둘 다 놔 줘."







말소리가 단호했다. 나는 발끈하며 일어났다.







"나 정재현 좋아해. 다만,"







"도화. 나 이제 너 이해 못 하겠어. 왜 그래? 실망이야.진짜로. 진짜 실망이야."







"너까지 그러지 마. 나 진짜 너무 힘들어.."









방과후를 땡땡이 까지 처음 치면서 이민형과 매점 앞에서 그러고 있었다. 머리카락 안으로 집어넣고 마구 헤집는 손을 못하게 붙들더니 이민형이 그대로 내 두 손을 자기 손 안에 결박했다.









"그래도 난 네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존중은 할게. 그렇지만 난 정재현이 더 상처 받기 전에 도화 네가 걜 보내줬으면 좋겠어. 내 말은 참고 정도로만 해."







도화야, 너도 걔들도 다 힘들어하고 있잖아 지금. 결국 이민형에게 오늘은 밥맛이 없어서 석식은 못먹겠다고 말했다. 이민형은 알겠다고 했다.



한적해진 교실에 혼자 엎드려 있으면서 간간히 어디 아프냐고 묻는 애들에게는 배가 고프지 않아서 그런다고 대답해줬다. 정재현이 밥을 먹고 올라와 내 책상에 바나나 우유와 초코파이를 올려놓았다.







"도화야, 왜 밥맛이 없어. 그러다가 나중에 야자 시간 때 어떡할래."







"네가 이거 사왔잖아."







"그렇지."







웃는둥 마는둥 하다가 정재현을 넋 놓고 바라봤다. 한참을 내가 아무 말 없이 저를 봐도 정재현은 기다려줬다.









"재현아."







"응."







" 나 좀 안아줄래?"









팔을 벌리자 정재현이 의자를 끌고 가까이 와서 세게 안아주었다. 나는 정재현의 어깨에 얼굴을 깊숙이 묻고 웅얼거렸다.







"고마워.."







울컥, 눈물이 터져나왔다. 젖으면 너무 미안한데. 나는 정재현의 너른 등판에 올려놓은 팔을 들어 눈물을 닦아냈다.







"이동혁 때문이지."







"..아니야. 너 때문에 우는거야."







"..그럼 안되는데. 너 우는건 싫은데 나 때문에 운다니까 기쁘려고 하잖아. 난 네가 슬픈건 싫은데."









어딘가 순수하고도 명징한 부분이 보이는 정재현의 말에 나는 그의 셔츠에 주름이 지도록 세게 구겨잡고 울었다.


























































토끼가 달에서 찧는 것이 사실은 내 마음이라지

토끼야, 달 보러가자.



월(月)요일













우연히 이동혁의 책상 옆을 지나가다가 책상 위에 펼쳐 둔 책의 한 페이지를 보았다. 꼭 보란듯이 그 쪽을 펴 둔 것 같아 퉁퉁 부은 심장이 쓰라렸다. 이민형에게 쓴 소리를 듣고 나서 나는 정재현에게 부러 변덕스럽게 굴었다.

그의 면전에 대고 도저히 모진 말을 뱉을 수 없으니 차라리 정이라도 떨어지게, 점점 지치게라도 할 셈이었다. 후회하게 할거라더니 의외로 윤리라는 이동혁과 잘 사귀고 있었다. 자기만 안달 난 것 같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동혁과 사귄다는 걸 과시하고 싶어 도리어 안달 난 것 같아 보였다, 리라는.

자리까지 임시로 바꿔 이동혁 옆에 앉아 학교에서 내내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날 다른 용건으로 부르기만 해도 벌써부터 힘들었다. 정재현은 지친 내 등을 가만히 쓸어주었다. 그런 내 옆에서 위로해주는 이 애의 마음은 얼마나 너덜너덜할까 생각하니 머리가 팽글팽글 돌았다. 이민형이 옳았다.







"민형아. 나한테 한번만 더 전에 했던 얘기 해줘."







왜 어른들이 맨정신으론 못하겠다며 술의 기운을 빌리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알코올 대신 이민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응. 헤어져."







"잔인한 놈..고마워. 진짜 넌 최고야."







"고마우면 나 수박바나 사 줘."







"..진심으로 욕할 뻔 했어."







물론 긴장 풀라고 한 말인 걸 안다.











학교는 너무 긴 시간을 갇혀 있어야 하기에 나는 집에 가는 길에 정재현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날 싣고 학교를 떠나는 버스처럼 정재현을 떠나 보내기로 결심했다.







"재현아."







"벌써 집 들어갔어?"







"아니. 집 들어가려는 길이야."







"그래? 얼른 들어가. 들어가서 전화해. 혼자 걸으면서 전화하면 뒤에 누가 따라 오는지도 못들어, 위험해."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왔다. 문 앞에서 하기엔 복도에 다 울릴거고, 집에서 하자니 소리 내 울면 무슨 일이냐 물어 볼 사람들이 셋이나 있기에, 안 들어가고 근처 애들 놀이터로 갔다.







"재현아, 얼굴 보고 하고 싶지만 용기가 안나서 치사하지만 전화로 할게."







"..응."







"요 며칠 새 계속 고민을 해봤어. 음..





재현아, 미안해. 나보다 훨씬 좋은 애 만나서 잘 사겼으면 좋겠다.

너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문제지만 나 아직도 이동혁이 좋아. 그래서 힘들고 너한테 너무 미안해. 진짜 나쁜년이야 내가. 너 같이 뭐하나 빠지는거 없는 애가 좋다고 해주는데도 나는 다른 애 좋다고 징징대고 그래놓고, 네가 내 옆에 있어주면서 날 이해해주길 바랐어. 미안해 진짜. 그리고 너무 고마웠어."









끊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재현은 말이 없었다. 나는 메아리처럼 미안하단 말만 반복했다.







"도화야, 너 내일 내 얼굴은 어떻게 보려고 자꾸 미안하대."







"으응, 그런데,그렇지만, 어떡해,너무,너무 미안한데에.."







"알긴 아네."









건너편에서 정재현이 실없이 웃는게 들렸다. 나는 히끅거리며 눈을 벅벅 문질렀다.







"속상하다,조금. 그래도 옆에 있으면 내가 네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럴 자신도 있었는데. 많이 아쉽고, 약간 좀 미워지려 한다?"







"..재현아, 나한테 욕해도 돼."







정재현이 조금은 호탕하게 소리내어 웃었다.







"내가 어떻게 그러냐.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만 자책해. 네 잘못이 아니잖아."







"재현아아.."







"자꾸 그렇게 슬픈 목소리로 내 이름 부르면 나 미련 남아서 너랑 못헤어져.

그만 울고, 그만 미안해하고. 어쨌뜬 우리 내일도,내일 모레도, 적어도 12월까지는 봐야하는 지긋지긋한 관계에 있으니까 그만. 이제 그만 해도 돼. "









상처 주는건 나고 찢어지는건 넌데 오히려 내가 아파하고 위로를 받았다. 어른스러운 정재현의 부디 잘 자라는 인사까지 듣고 나는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야. 넌 부족한 사람이 아니고. 나도 고마웠어. "







한참을, 한참을 그네 위에서 애처럼 눈물을 쏟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신나서 질러대는 비명 대신 놀이터에는 볼품없게 새어나가는 내 울음만 울렸다.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9 | 인스티즈 

 

 

 

 

 

 

 

 

 

 

 

 

 

 

 

 

 ♡























여기 있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김동영이 금방 씻고 나온 듯한 얼굴로 달려왔다. 나는 급하게 눈물 콧물로 얼룩진 얼굴을 문대며 어떻게 알고 왔냐고 물었다. 김동영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혀를 차며 옆에 그네에 털썩 앉았다.







"멍청이."







"..맞아."







"뭐가 맞아! 아니라고 해야지!"







"아니야. 멍청이 맞아."







"자책하지 말라했지. 지금 너 자존감 낮다고 자랑해?"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좌우로 저었다. 따가운 김동영의 시선이 느껴졌다. 김동영은 가볍게 왔다갔다 거리다가 방금 한 말은 좀 심했다고 사과했다.









"정재현이 너 집에 좀 데리고 들어가라더라. 분명 안 들어가고 어디선가 울고 있을거라고. 동네 쪽팔리게 다 큰 애가 애들 놀이터에서 질질 짜고 있냐? 먼저 찬 주제에."







"찼지만 차인거나 다름 없는거야."







정재현은 끝까지 날 챙겼다. 김동영에게 연락까지 했을 줄이야. 옛날에 우리 어릴 적에만 해도 놀이터 바닥은 모래였는데. 그네에 앉아서 모래 산을 후벼파는게 그렇게 재미였는데. 나는 폭신한 놀이터의 고무 바닥을 신발 앞 코로 후비적 거렸다.







"왜 그렇게 생각 하는지 내가 맞춰볼까? 너는 네가 정재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못나다고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야. 그래서 먼저 헤어지자 했지만 차인 기분을 느끼는 거고."







"맞아. 역시 내 반쪽이야, 도영."







"김도화 너 나 사랑하지?"







"어."







"그런데 왜 사랑하는 나한테까지 모욕감을 줘? 너 네 자신 그렇게 폄하하는거 너랑 한 배에서 나고 자란 나까지 무시하는거야. 난 내가 잘생기고 멋진 애라고 생각해. 그니까 나랑 똑같이 생긴 너도 예쁘고 멋진 애라고 스스로 좀 여기란 말이야."







실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은 우리 쌍둥이를 잘 헷갈려했다. 특히나 어릴 적에는 더했다. 학교에 다니고 나서부터야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면서 덜 닮아지긴 했지만,그래도 초등학생 때까지는 여자 김동영, 남자 김도화 라는 별명도 있었다. 나는 당당한 김동영이 부러웠다. 나랑 비슷하게 생겼어도, 나와 다르게 몸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기운에 내 쌍둥이 오빠지만 솔직히 매력적일 때가 많았다.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야하나. 지금 김동영이 그렇다. 내 옆에서 나를 혼내고 있는 김동영이 말이다.







"도화야. 그만 아프자. 행복하자 우리."







"도영아. 미안해."







나는 그네에서 일어나 따라서 같이 일어난 김동영에게, 나보다 훨씬 훌쩍 커버린 김동영에게 안겼다. 김동영은 빈틈없이 나를 안아주며 귓가에 속삭였다.









"이동혁이랑 정재현이 너 좋아하는거,그거 당연한거야. 넌 존예니까."







"그럼 넌 존잘이니."







"어,흐흐. 그래서 이태용이 나 좋아하잖아. 잘생겨서."







"유머지?"







내 말에 몸을 들썩이며 웃던 김동영이 날 품에서 떼어내고 정색을 했다. 얘 진심인가 봐.







"야, 진짜거든? 이태용이 나보고 잘생겼다 그랬거든?"







"그래~"







"안 믿는 눈치네 이게? 진짜야아! 이태용이 직접 말했어! 이민형한테 물어봐라. "







김동영이 살이 없어 뼈가 바로 느껴지는 팔로 헤드락을 걸고 방방 뛰었다. 깡말라서는 힘은 엄청 셌다. 그런데 이동혁이 나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냐 물으니 이민형을 찔러서 캐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애 상담을 친오빠도 아니고 생판 남한테 하냐고 퍽 섭섭한 티를 내길래 오구오구 우쭈쭈 거리며 칭찬 몇 번을 해주니 다시 기가 사는게 보였다.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당장 닥쳐올 내일이 무섭지만 그래도 나에겐 아직 가지 않은 오늘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를 다독여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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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문달
내일 또 만나용 ㅎㅎ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145.86
작년 고삼때 보고 올해 다시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몽글몽글하네요 페이스톡 너무 설레는 거 아님니꽈...??언제나 행복하게 글써주세요~~~
6년 전
문달
페이스톡!! 함 넣어봤는데 괜찮슴미까? ㅋㅋㅋㅋ
6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자까님 아침강의 듣고 이제서야 봤는데.... 심장 박살날뻔 했어요.... 진심으로 자까님은 천재...💚💚 이도녁 책상위에 올려진 저 문구가 여주맘을 흔들기에는 매우매우 충분한것같아요 재현이는 서브인것 같은데 짝사랑하는 입장에서 엄청 힘들것같아요ㅠㅠ 우재 행복해야대!!! 도영이는 여주 자존감메이커인듯... 진심 저도 저런 오빠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리라랑 사귀는 동혁이는 리라에게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심 기대만발중이에여💚💚💚 자까님 사랑하고 건강하시고 돈많이 버세용💚💚
6년 전
문달
크..다음 전개들이 살짝 걱정되긴 하는데 ㅎ...기대 조금 덜 하시구~~ㅋㅋㅋㅋ 깜사해용
6년 전
비회원219.17
대사하나하나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전개가 진짜 궁금해지네용 자주와주셔서 감사해용!!!!!!!
6년 전
문달
ㅎㅎㅎㅎ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해뇨~~~
6년 전
독자3
재현이는 정말 끝까지 다정하네요ㅜㅜ 여주가 좋은 사람이라서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가득한거겠죠?
여주가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ㅜㅜ 여주야 충분히 예뻐ㅠㅠㅠ
그나저나 동혁이 책상위에 펼쳐져있던 문구, 그거 너무 여주 저격 아닌가요ㅜㅜ엉엉 근데 보는 제가 다 설레네여,,이동혁 책임져,,(?

6년 전
문달
동혁아 여기 도짜님 책임져라~!~!
6년 전
비회원40.220
엉엉 어떻게 나오는 인물마다 다 다정하고 그냥 다 좋아요ㅠㅠ 너무 설레용...
6년 전
문달
그거슨..문달이가 다정한 사람이라 ㅎㅎㅎㅎㅎㅎ 죄송함다 쿨럭 ㅋㅋㅋㅋ
6년 전
비회원40.189
아 재현이 너무 맴찢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그럼 동혁이라는 어떻게 되는 건지.. 중간중간 나오는 짧은 글이나 시는 직접 쓰시는 건가요 아니면 어디서 따오세요? 너무 좋아요 진짜! 다음편도 기대할게용 ❤
6년 전
문달
네 제가 직접 씁니다 ㅎㅎㅎ 감사해료~~~
6년 전
독자4
99입니다!! 재현인 진짜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네요 어떤면에서도 어른스러움이 물씬 나는 것 같아요 여주에게 보이는 부분만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요^0^ 그나저나 재현이와 헤어진 여주 ..그리고 리라에게 나중에 시달리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마구 생기네요 여주야 해피엔딩이길 바라
6년 전
독자5
작가님 왜 저 이글 처음읽죠 이제야 읽죠... 작가님 저 울어요 진짜 오랜만에 베개안고 서럽게울었어요 아진짜 거의 여주 빙의입니다 미안한데 아 너무 미안한데 진짜 어쩔수없고 재현이는 또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그런데도 가만가만히 여주얘기 듣고 있는걸보니까 미치는줄알았어요 새벽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하는짓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인적으로 있었던 일이랑 아주 살짝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제대로 글에 치였나봐요 히유 내일 아침에 눈엄청 붓겠네요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갑자기 너무 웃기다 이나이먹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아무튼 작가님 글너무 기똥차게 잘쓰셔요 브금도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6년 전
비회원86.42
도영이가 밝고 장난기 많아서 가벼운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여주를 챙기는 부분이나 과거가 드러난 점에서 그버 밝지만은 않구나 하고 느꼈지만 오늘 대사는 너무나도 어른스럽고 듬직한 오빠네요. 자존감이 낮은 여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게 적당히 달래주고 또 적당히 혼을 내면서 담백하게 딱 할 말을 하는게 너무 멋진 것 같아요. 그리고 실은 이 대사를 쓰신 작가님이 그러신 거겠죠? 어쨌든 이번 편 대사가 너무나도 좋네요. 노래와도 잘 어우러지는 분위기여서 이번 편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편이 될 것만 같아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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