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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7 | 인스티즈 

 

 

 

 

 

 

 

 

Paper Tiger, Scissors Rabbit 

w.문달 

  

 

 

 

 

 

 

 ♡











누가 명쾌하게 답은 이거다 하고 딱 내놨으면 좋겠다. 그대로 끌려나와 저번에 정재현과 이동혁 얘기를 했던 주차장으로 도망치듯 갔다. 내가 뭘 크게 잘못한건가. 싸늘하고 날선 눈빛들이 자꾸만 어른거렸다.







"나,뭐 잘못한거 있나?"





"..너 잘못한 거 없어."





"그럼 교실 다시 갈래.곧 5교시 시작해."





"좀 이따 들어 가. 혼나더라도 차라리."





"내가 왜?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나 잘못한거 없다며. 그런데 내가 왜 애들 눈치 보면서 그래야 되는데?"







졸지에 엇나가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이동혁 앞에서 결국 울어버렸다.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날 보며 마른 세수를 하다가 한숨을 쉬던 이동혁이 말했다.







"정재현이랑 너랑 사귄대. 애들이 그래."







마지막 흘린 눈물 줄기까지 닦아내고 나서 덤덤하게 말하는 이동혁을 쳐다보았다. 이동혁의 얼굴로 나무 그늘이 어룽거렸다. 나는 내 책상처럼 패여서 울퉁불퉁하고 갈라진 콘크리트 바닥의 균열을 본다.





"난 그거 안 믿어. 그런데 정재현이랑 너랑 무슨 사이기는 한거야?"





"..그건 왜 묻는데?"





"내 눈에도 없지 않아 그래 보여서."





아직까지 나는 이동혁과 정재현 사이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내 속마음을 신이 작정하고 둘에게 까발린다면 분수도 모르고 저울질 하는 나쁜년 취급을 받을 것이다. 응,아니 라는 확실한 대답을 도저히 못하겠어서 나는 묵묵부답으로 응했다.





"애들이 물을 땐 내 앞에서처럼 하지마. 무조건 아니라 그래. 그래야 덜 불리해. "





희미한 종소리가 들렸다. 오늘따라 경쾌하다.





"쫄지 마 김도화. 너 잘못한 거 없으니까."





5분을 더 보내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실로 올라갔다. 굳게 닫힌 뒷문 앞에 서서 이동혁이 문을 열기 전 말했다. 문은 결국엔 열어야만 했다. 나는 이동혁의 어깨 너머로 아이들의 눈총을 다시 받았다. 특히나 바닥만 보고 걷다가 마주쳐버린 반장의 눈에는 경멸 비슷한 것이 섞여 있었다.





"둘이 어디 갔다 이제 와?"





"죄송합니다."





무조건 죄송하다고 말하는 이동혁에 선생님은 입만 씰룩거리다 다시 수업을 재개하셨다. 하필이면 책상 서랍에 교과서가 없었다. 옆에서 똑같이 서랍에 손을 넣고 뒤적이던 이동혁도 마찬가지였다. 뒤에서 교과서가 내밀어지더니 정재현이 같이 보라며 소곤거렸다. 이동혁이 교과서를 받아들어 책상의 딱 중간에, 교과서를 놓았다. 자기가 그어놓은 선이 아닌 원래 책상들의 틈 사이에. 그게 나를 은근히 섭섭하게 만들었다. 너랑 나 둘끼리만 알고 있던 비밀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 혼자만 그걸 소중하게 여기고 정작 너는 그 일에 대해 잊어버린 것처럼. 내가 길들여졌나보다 생각하며 억지로 들어오지도 않는 글자들을 눈에 집어넣었다. 부디 쉬는 시간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했다.



수업이 끝나갈수록 나는 조금 있다 맞이할 지옥같은 10분이 너무 무서웠다. 시야가 뿌얘지면서 눈물이 차올랐다.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치마 자락을 쥐었다. 손등 뼈의 골두 부분들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세게 그러쥐고 부들부들거렸다. 이동혁이 그 중 내 오른손을 단단히 감싸쥐었다. 그 온정에 떨림도 점차 멎어갔다. 이동혁이 필통에서 볼펜을 꺼내더니 볼펜 똥을 교과서 귀퉁이에 굴려 닦고는 맨 뒷장을 펼쳐 필요없어 보이는 장을 조그맣게 잘랐다.



되도록 정재현이랑 둘이 붙어 있지마.



이동혁은 나에게 종이를 보여주고는 마구 구겨 뭉쳐 자기 서랍 안에 던져 넣었다. 시간은 악몽 같은 현실 속으로 질주했다. 종이 치고 반장이 일어나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이동혁은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정재현을 데리고 나갔다. 나는 구김살이 진 치마를 탁탁 펴다가 주위를 둘러보고는 바로 책상에 머리를 짓찧었다. 그리고 나서 후회했다. 날 고깝게 여기는 애들이 보면 성을 내는 걸로 볼 것이다.



책상에 엎드리면 그냥 앉아 있을 때보다 아이들의 말소리가 더 잘 들린다. 시시껄렁한 얘기들부터 듣고 있으려니 미안해지는 작은 속삭임들까지. 설표도 호랑이도 나갔겠다, 기력이 다한 나는 귀가 삐져나오건 꼬리가 튀어나오건 내비뒀다. 예민한 귀는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쟤정재현이랑사귄대아걔가쟤야?너그동안김칫국마셨네니가무슨 정재현이랑썸을타냐닥쳐라진짜기분개같으니까쟤이름이뭐더라야심했다같은반친구이름도모르냐모를수도있지너무조용해서쟤윤리라친구아님?둘이친하던데내알바냐그속담뭐지얌전한고양이가어부뚜막에먼저올라간다고근데이동혁이랑은뭐야그니까나는이동혁이랑사귀는줄나도아까도이동혁이쟤손잡고가던데진심?미친양다리?뭔양다리야일절만해라존나부럽네공주님이네



도대체 누구의 입에서 최초로 근거 없는 살인을 시작했을까 지금 떠오르는 인물은 윤리라 말고는 없었다. 나는 벌겋게 자국이 남은 이마를 문지르며 일어나 윤리라를 찾았다. 윤리라는 나를 빼고 같이 노는 애들 중 한 명 자리에 모여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김미주가 윤리라의 팔을 치며 쟤 좀 보라고 말했다.





"할 말 있어. 얘기 좀 해."





"나 갔다 올게."





윤리라는 순순히 따라주었다.














































기껏 온 곳이 화장실이었다. 창문 앞까지 가서 그 벽에 기대 서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윤리라가 짝다리를 짚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 대놓고 탐탁치 않아 하는 표정이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떨렸다. 강한 상대를 앞에 두고 있을 때와 비슷했다. 들키고 싶지 않았다. 네 눈빛이 무섭다고 네 존재가, 네 입에서 나올 거친 언사들이 벌써 두려워 이런다는 걸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잘됐네. 나도 너한테 할 말 있었는데. 일단 너 먼저 해 봐."





어디 한번 나불대 봐라. 하는 거만한 태도였다. 나는 혀로 입술을 한번 쓸었다.





"네가 애들한테 떠벌리고 다녔어? 나랑 정재현이랑 사귄다고?"





"내가 그런 거라 생각해? 무슨 근거로?"





차마 꺼내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나를 변호하기 위해 이동혁을 팔아야 했다.





"이동혁이 그러던데, 윤리라가 자기한테 김도화랑 정재현이랑 사귀는 것 같다 그랬다고."





예상 못했는지 윤리라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러다 입을 비틀더니 이죽거리며 묻는다.





"내가 떠벌리고 다녔다 치자. 내가 말했다 쳐. 근데 너. 내가 이동혁 좋아하는거 뻔히 알면서 꼬리 치고 다니는건 뭐냐? 내가 계속 참으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니가 정재현한테 앙앙거리든 뭐든 난 상관 안하는데 이동혁한테까지 그러지 마. "





나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억울하거나 화가 나면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줄줄 나왔다. 그 습성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나에게 해가 되어 돌아왔다. 내가 등지고 선 햇빛을 직방으로 맞고 있는 윤리라의 고동색 눈동자와 트인 눈매가 날카로웠다. 나를 궁지로 내모는 붉은 여우가 드러나고 있었다.





"나. 이동혁 안. 좋아해."





"..그래? 믿어줄게. 그럼 너도 믿어. 내가 소문 낸 거 아니야. 꼴사납게 울지 말고 진정 되면 교실로 알아서 기어들어와. 소문 낸 년은 내가 먼저 찾아서 족칠거니까 괜히 어설프게 생사람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나는 어딜가나 최약체였다. 결국 패기롭게 윤리라를 불렀다가 훌쩍이는 꼴이나 보였다. 윤리라가 먼저 밖으로 나가고, 나는 세면대 거울 앞에 섰다. 바싹 구겨진 얼굴에 코 주변은 새빨개져 있었다. 한스러워 맺힌 속울음이 얼굴로 올라왔다. 물을 틀어놓고 삼키는 소릴 내며 울었다. 여름은 멀었는데 햇빛이 들어온 화장실은 꿉꿉했다.



학교 수업은 어쩔 수 없이 들었다. 나는 그 다음에 다시 찾아온 쉬는 시간에 곧장 교무실로 달려갔다. 담임 선생님은 다행히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선생님, 나는 잠긴 목소리로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은 고개를 들어 나를 흘깃 보더니 의자를 내 쪽으로 돌리셨다.





"뭐냐."





나는 우물우물 거리다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선생님, 저..자리를 바꾸고 싶은데요.."





"왜? 짝꿍이 못살게 구냐? 네 짝꿍이 누구더라,어디보자."





"아니요! 못살게 구는건 아닌데요..자리를 .."





선생님이 쓰고 계시던 은테 안경을 벗어 내려놓으시곤 주위를 살피셨다. 2학년 교사실은 이과반 선생님 두 분 말고는 자리가 비어있었다. 선생님은 비어있는 3반 선생님 자리에 앉아보라고 하셨다.





"호랑이가 못살게 굴디, 설표가 괴롭히디?"





"네?"





선생님의 말에 얼이 빠져 눈을 부릅 떴다. 선생님은 다 안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셨다.





"아직 애들이라 조절을 못하는건가. 알았다. 일단 수업 들어가라."





그 다음 시간은 바로 담임 선생님 과목이었다. 정규 수업의 마지막 교시이기도 했다. 산만한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경고한 다음 선생님은 수업에 바로 들어가시지 않고 여러 공지들을 전달해주셨다.





"그리고, 학기 초반에 말했던 자리 정하기에 불만 있는 애들이 많던데, 그래서 한달마다 자리랑 짝꿍을 바꾸는 걸로 하려고 한다. 5월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오늘 정하는 자리는 6월까지 하는 걸로 하자. 제비 뽑기로 정할거니까 반장이랑 부반장 나와서 번호 적어서 접어라."





선생님의 말에 교실 전체가 술렁였다. 곳곳에서 쾌재를 부르는 애들이 꽤 있었다. 나는 부디 이동혁 정재현과 멀리 앉고, 나에 대해 최대한 아무 관심이 없는 애와 짝꿍이 되기를 간절이 염원했다. 2학기 때는 같이 짝꿍하자던 정재현이 못내 걸렸지만. 정재현은 나보다 더 간절했는지 아님 내가 운이 나쁜건지 정재현이랑 딱 짝이 되어버렸다. 지금 같은 시기에 제대로 잘못 걸렸다. 칠판에 자리표를 그려놓고 이름을 적던 윤리라는 내 번호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정재현 이름 옆에 내 이름을 적었다. 아마 윤리라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필이면,재수도 없네. 내 자리는 창가쪽 맨 뒤였다. 봄바람 쐬며 수업 시간에 딴짓하기 좋은 자리였다. 교실은 걸상을 책상 위에 얹고 끄르느라 북새통이었다. 수업 시간을 반이나 갉아먹었다고 아이들은 좋아했다. 새로 바뀐 자리는 아직까지 낯설었다.







"김도화."





정재현이 작게 나를 불렀다. 나는 못들은 체 했다. 그 뒤로도 몇번 나를 부르더니 지쳐서는 내 쪽으로 얼굴을 뉘이고 엎드렸다. 나는 감은 정재현의 촘촘하고 까만 속눈썹을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애가 나랑 사귄다면. 정재현 귀에도 들렸을까, 터무니 없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을까. 한숨이 푹푹 나왔다. 선생님은 늘 수업 시간을 남기고 마치셨다. 선생님이 떠들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나가시기 무섭게 아이들의 입이 풀렸다.





"김도화."





"하..뭐."





"어디 아파? 너 표정이 되게 안좋아."





그 빠른 눈치는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천진하게도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하며 말을 흘렸다.





"요새 계속 저기압 같으네."





"신경 쓰지마."





"어떻게 신경을 안 쓰냐."





"정재현."





"응, 김도화."







정재현의 이름을 부르다 복도 쪽 자리에 앉은 이동혁이 보였다. 아까의 말이 생각나 아니라고 하고는 엎드렸다.





"아니면 내가 뭐 잘못한거 있어?"





나나 정재현이나 피해자일 뿐이다. 그런데 정재현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니 모든 원망을 정재현에게로 돌리고 싶었다. 난 아무 것도 한게 없는데, 윤리라가 이동혁한테 하듯이 정재현한테 치근댄 적도 없는데.





"어."





참극이다.

나지막한 내 대답에 정재현이 아까와는 한층 다른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애들 없는 곳으로 가서 얘기 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어쩌다보니 내 발걸음이 닿는 곳은 주차장이 되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벌 받는 자세로 정재현과 마주보고 섰다.





"김도화, 부탁할게. 솔직하게 말해 줘."







"뭘?







"이동혁이 좋아?"







그 한마디에 가슴이 쩡쩡 갈라진다. 오늘 참 왈칵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많다. 윤리라 앞에서는 안 좋아한다 해놓고 정재현의 솔직해지라는 말에 바로 그렇다 대답했다. 못났다. 진짜 못났다. 스스로에게 분통이 나서 목이 턱턱 막혀왔다.







"내가 싫어서 퉁명스럽게 구는 거라면 친구끼리 흔하게 하는 장난이나 농담도 너한텐 안 할게. 그런데 지금 네가 이러는 이유가 단지 이동혁 때문이라면 작정하고 잘 해줄거니까 각오해."









나,

너 좋아해.

당장 대답은 하지 마.

타이밍 참 거지같다. 그렇지?







정재현이 등을 돌려 가버렸다. 나는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7 | 인스티즈 

 

 

 

 

 

 

 

 

 ♡















윤리라는 발목을 내어주지 않고서는 절대 놓아주지 않는 덫 같았다. 그 근성으로 끝끝내 소문을 퍼뜨린 범인을 찾아냈다. 그 애는 다른 누구도 아닌 정재현의 짝꿍이었던 애였다. 윤리라가 뒷머리를 잡아채려는 제스처를 취하길래 내가 놀래서 그 손을 먼저 쳐냈다.







"너 그러다 학교 폭력으로 징계 먹어."





"얘 때문에 너랑 싸우고 누명 썼는데 머리카락 몇가닥 뜯긴다고 치졸하게 학폭으로 찔러?"







나 역시 마음 같아선 벌써 앞니로 앞머리 뜯어먹고 마구 때려줘야 직성이 풀렸을 것이다. 윤리라가 씩씩 거리며 분에 못이겨 발을 쾅쾅 구르는 걸 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애에게 물었다. 어느새 아이들은 우리 주위로 몰려 구경중이었다.







"왜 그랬어?"







"사실이잖아. 사실을 말한건데 뭐가 문제야?"







뻔뻔하게 나오는 태도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럴수록 나는 침착해야만 했다.







"정재현이 나한테 사귀자고 한거 네가 직접 들었어? 니가 나야? 아니잖아. 왜 보지도 듣지도 못한,못한 걸 갖다가 함부로 지껄여?"







귓불이 화끈거렸다. 임경선 이라고 써 있는 명찰이 한쪽이 내려간 채로 달려 있었다. 나는 그 애 얼굴을 보지 못하고 명찰을 보며 언성을 높였다. 임경선이 내 말꼬리를 잡았다.







"둘이 붙어서 꽁냥대는거 많이 봤는데? 그뿐인가, 저번에 급식실 옆에서 정재현이 고백하는 것도 들었는데."





"미친년이 진짜!"







나를 대신해 윤리라가 임경선의 교복 카라깃을 잡고 올렸다. 이번엔 말리지 않았다. 가슴에 금이 잇대어졌다. 임경선은 그와중에도 벙싯거리며 이번엔 정곡을 찌른게 맞나보네 라고 말하다가 윤리라에게 뺨을 얻어맞았다. 주변 애들이 윤리라를 끌고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나대지 마, 김도화. 네가 뭐라도 된 거 같지? 아니야. 그나저나 윤리라는 아직도 너랑 친하게 지내? 윤리라 이동혁 좋아하잖아. 그런데 어떡해? 이동혁은 너한테 관심 있는 것 같던데."







"쟤 진짜 또라이 아니야? 야, 너 학교 다니기 싫어?"







애들이 내 팔을 붙잡고 싸안으며 임경선에게 한소리 했다. 옆 반 애들까지 무슨 싸움이 났나 싶어 복도 창문으로 몰려와 구경 중이었다. 돌아다니던 학생 주임 선생님이 긴 막대로 벽을 치며 들어가 앉으라고 소리치는 것으로 일은 일단락되었다. 애들이 진정시켜서 돌아온 윤리라는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있는 임경선을 죽일듯이 노려보며 자리에 앉았다. 내 앞에 앉은 친구가 뒤돌아 내 손을 잡고 괜찮냐며 걱정해주었다. 나는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임경선은 어떻게 나와 이동혁,정재현의 관계를 꿰고 있을까.

곰곰히 따져보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재현 바로 옆에 앉아서 관심 없는 척 하며 다 듣고,다 봤던 거겠지. 그동안 이동혁이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곱씹어보면 나도 얘가 날 좋아하나 하고 호감이 생길 정도였으니 보는 3자는 오죽했으랴. 그런데 주차장에서의 일은 어떻게 알고 들었는지가 난관이었다. 다른건 내막을 다 따져서 얼추 이러하다 맞추겠는데 딱 하나,정재현과 둘이서 대화한 내용은 어떻게 들은건지를 알 수가 없었다. 잔뜩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중에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이 들어왔다.







"야, 반 분위기 좀 이상하다."







그 누구도 반응해 줄 수 없었다. 나는 혹시라도 아까처럼 임경선이 폭주하듯이 입을 나불거릴까봐 조마조마하며 있었다. 살면서 누군가의 입이 이렇게 큰 공포로 다가오는건 처음이었다. 처음이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지 해답을 찾는게 어려웠다.

왜? 나는 원하지 않는데 상대 마음을 할퀴어야 해? 대체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거야. 누가 더 소중한지, 덜 상처받아야하는지 차악을 가리는 일은 너무 잔인했다. 선택 하나는 임경선이었다. 나는 윤리라가 또 임경선에게 손찌검하기 전에 방과후 수업을 들으러 이동하는 임경선을 따로 불러내었다.





"난 너랑 할 얘기 없는데? 왜? 너는 윤리라랑 다르게 뒤에서 조용히 밟는 스타일이니?"





벌써부터 나를 그런 애 취급하는거에 기분이 상했으나,지금은 채찍질보단 달콤할 걸 쥐어줘야 하는 때였다.







"한 공간에,그것도 바로 옆에 있으니까 다 보고 들었을거라 생각해. 그런데 한 가지가 도무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가서. 네 말대로 정재현이 나 좋아하는거 맞고 나한테 고백도 했어. 그런데 넌 그걸 어떻게 혼자 들었어?"







"얘기하기 싫은데. 안 할래."







말문이 막혔다. 똑똑하게 대처하려기엔 내가 덜떨어졌다. 임경선은 다른 반 와서 이러지 말고 가보라며 핸드폰을 만졌다. 아쉽게도 물러나야하나보다 하며 가려다가 밝기가 어두운 임경선의 핸드폰 배경화면을 잠깐 보았다.





"야, 너."





핸드폰에 손을 대려 하자 임경선이 거칠게 팔을 휘두르며 내 손을 쳤다.

나는 필사적으로 뺏으려고 했고,임경선은 막았다. 결국 팔에 울긋불긋한 상처만 남긴 채 방과후 교실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내 눈은 정확하다. 다른건 몰라도 내 귀와 눈은 정말 믿을만 하다. 나는 분명히 임경선의 배경 화면이 정재현인 것을 보았다.
































































방과 후가 끝나고 집에 갈 준비를 하는 윤리라에게 넌지시 아까 본 것을 말하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걔 정재현 좋아해서 너 모함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완전 스토킹 수준으로. 그래서 막 정재현 일거수일투족 따라다니고 막, 으~"







"..일리 있다.."







"들으니까 걔 1학년때도 정재현이랑 같은 반이었대. 어우, 배경화면 진짜 잘못 본 거 아니면 그거 도촬이잖아. 존나 소름 돋는다. 내가 내일 기회 봐서 볼게."







부디 조용히 뺏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윤리라에게 잘 가라고 인사해줬다. 그렇게 불같이 싸우고 우리는 화끈하게 화해했다.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이민형에게 미안하다 말하곤 석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이민형에게 조곤조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하니 늘 입가에 빙긋이 몰려있는 웃음기를 싹 지우고 진지한 표정으로 영어로 할 수 있는 욕은 다하며 오바,오바,거렸다.









"근데 도화 대단하다. 동시에 두 명이 도화 좋아하는거잖아."







"아니야.한 명은 확실한데 한 명은..내 예상이야.."







"그래서 도화 넌 누가 좋은데? 둘 다 좋은거 없어."









이민형이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울먹이며 모르겠다고 말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민형이 숟가락에 묻은 밥풀이 머리카락에 붙었다며 친히 떼주었다.







"어떡해.. 나 진짜 어떡하지 민형아?"







"던졌을 때 바로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공을 잡아."







"고맙다 민형아.."









과연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보다 힘이 됐다. 김동영은 보컬 학원을 다니느라 야자를 빠지고 가서 모르지만 이민형은 알고보면 편하고 진지한 고민을 나누기에 좋은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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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잠만 저 지금 학교인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학교 끝나면 다 읽겠습니다 사랑해요 진ㅈ짜진짜 제 최애 작품입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6년 전
비회원219.17
아 역시 너무 좋아용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뜨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떠있어서 넘 놀랐어요 !!! 자까님 아프지마세영 ㅠㅠㅠ!
6년 전
독자4
어... 작가님 사랑해요💚💚💚 여주는 무슨 복이 많아서 재현이와 동혁이 둘다... 임경선 하.... 정말 저를 화나게 만들지만 재현이와 동혁이 생각하면서 가까스로 마음을 안정시켰어용^^ 연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재력을 얻으셨으면^^💚💚💚💚 다음화를 기다리겠어요...☆
6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아아아가 사이다가 필요해욮ㅍㅍ픂ㅍ퓨ㅠㅠㅠ
6년 전
독자6
하 새로운 캐릭터가 나왔는데 왜 이렇게 거슬리니..재현이한테서 떨어졋! 전 여주랑 동혁이가 빨리 햅삐햅삐 해졌으면 좋겠어요>< 작가님도 저랑 비슷한 마음이셔서 진도 빨리 뽑으시려구 이틀 오시는거죠?ㅎㅅㅎ다음편 대기타고 있겠습니당 오늘도 잘 읽고 가용💚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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