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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8 | 인스티즈

 

 

 

 

Paper Tiger, Scissors Rabbit 

w.문달 

  

 

 

 

 

 

 

 

 

 

 

 

 

 

 


























이를 닦고 나오는 길에 집에 가려는 이동혁과 마주쳤다. 이동혁이 내려가자고 했고, 나는 그의 뒤를 따랐다. 행여나 아는 눈이 있을까봐 주변을 경계하며 내려갔다.










"왜?"








"오늘 일어난 일 왜 말 안했어?"










임경선의 일을 아무래도 알게 됐나보다. 모르는게 더 어렵겠지만 알았다면 정말 유감이었다. 하필이면 나 같은 거와 엮여서. 미안한 마음에 어깨가 푹 꺼졌다.










"걔가 그랬다며. 윤리라가 나 좋아한다고. 그건 나도 아는 사실이고. 그런데 그 뒤에 내가 너 좋아한다 그랬다며."








"..미안해."










"뭐가 미안해? 알고서 미리부터 벽치는거야,아님 뭐 다른거야?"










"어?"






정말 이해를 못해서 되묻는 내 반응을 보더니 이동혁이 고개를 돌리며 한숨을 크게 쉬었다. 나는 잠자코 이동혁이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궁금증에 꼼질거리는건 서로를 잡고 노는 내 손가락들이었다.








"내가 너 좋아하는거 너도 알고 이러는거냐고."








불어오는 해질녘 바람의 속살에 훈기가 불었다. 이민형이 해줬던 조언과 집에 간 윤리라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윤리라와 했던 이야기까지. 윤리라랑 남은 학기동안 불편하게 지내는 것과 이동혁과 남은 학기동안 서먹하게 지내는 것. 불가피하게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급하게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느낌이 든다. 안전 장비도 없어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 지, 떨어지면 얼마나 아플지 가늠도 안된다.


나는 겨우 딱 붙은 입술을 뗐다. 바들바들 떨린다.








"이동혁, 정말,




정말 나 좋아해?"










"어.좋아해. 좋아해서 그랬어. 너 좋아해서 그랬어 나는.




나는 그랬어."








첫만남부터 선을 그은 것도, 배구 짝꿍 바꾼 것도, 예쁘다고 말해준 것도, 지리산에서도. 그 밖에 나를 대했던 모든 언행들은 다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왜 사람은 원하는 때에 알람 시계처럼 맞춰서 원하는 걸 할 수 없을까.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을 때 너는 너무 멀리 있었고, 네가 나에게 좋아한다 말하는 지금은 내가 너로부터 멀어져야만 한다. 이동혁이 손목에 찬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울음을 참고 있는 내게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너 야자 하러 들어가야겠다. 울긴 왜 우냐. 울어야 될 사람이 누군데."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아니야. 오히려 잘됐다. 나 너 엄청 좋아할 뻔 했잖아, 바보같이.


그 전에 차여서 다행이야. 너 우니까 기분 이상해진다. 올라 가 빨리, 혼날라."








이동혁이 손을 들었다. 그 다음은 행동은 내가 알았다. 망설이던 손이 내 머리 위로 어색하게 내려앉았다. 고개를 쳐들었다. 눈이건 코건 빨개지고 충혈돼서 추한 모습이겠지만 지금 보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동혁을 제대로 못 쳐다볼 것 같았다.








"울지 마. 차라리 네 까짓 게 감히 날 넘봤냐 식으로 노려봐. 왜 너 나 볼 때 하는 눈 있잖아."








"내가,내가 뭐 어떻게 봤다 그래..그게 뭐야. "










완전하게 한 단어로 묶여서 분류되지 못하고 구겨졌다. 착각이 착각이 아닌 진실이 되는 순간이 이토록 슬플 줄은 몰랐다.












































정재현













나랑 사귈래?














내 말을 들은 후에 눈꼬리가 사랑스럽게 꼬부라졌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털리는 대목이긴 했다. 역시 무리지? 방금 한 말은 잊어달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정재현이 읏차- 소릴 내며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그러자.




우리는 그 뒤로 말이 없었다. 아마 알 것이다. 서로가 어떤 생각으로 제안했고, 받아들였는지.







































































내가 막 등교했을 때는 이미 윤리라가 한바탕 뒤집어 놓은 후였다. 그래놓고 너무 초연하게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어서 남 얘기 하길 좋아하는 애들이 와서 근지러운 입을 마구 놀리기 전까진 낌새조차 느끼지 못했다.






-쟤 정신병 있는거 아닌가 몰라. 아무리 정재현이 좋아도 그렇지.






그렇게 나에게서 숨기고 싶어했던 배경 화면의 주인공은 결국 본인이 몰래 찍은 정재현의 사진이 맞았다. 오늘부터 핸드폰을 걷는답시고 수거함을 가지고 와 반 전체에 훼이크를 놓은 윤리라의 수에 걸려들었고, 그 자리에서 다 까발려졌다. 갤러리에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찍어온 정재현의 사진들이 있었고, 윤리라는 사진마다 제목까지 정성스레 넣어놓은 것에 기함하며 하나하나 제목을 읊어주면서 삭제했다고 한다. 살짝 너무한다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저번에 내게 쏘아댔던 언사들을 떠올리니 동정심이 도로 들어갔다. 임경선은 자기 자리에 앉아서 대단하게도 책을 읽고 있었다. 나 같으면 쪽팔려서 어디로 도망쳤을 텐데 그런 점에서 참 낯이 두꺼운 애라고 느꼈다.




사람을 좋아하는건 잘못된 게 아니다. 임경선은 단지 방법이 옳지 못한 것 뿐이었다. 나는 부디 임경선과 정재현, 둘을 위해서라도 아직 등교하지 않은 정재현이 이 사실을 알지 않았으면 했다. 임경선은 사방에서 자기를 비웃고 조롱하는 애들 틈에서도 당당했다. 오죽하면 윤리라가 쟤는 자존심이라는 단어는 알긴 하는거냐며 씨근댔다. 그건 그렇고 나는 이제 이동혁을 어떤 얼굴로 봐야 한담. 무려 짝꿍인 정재현은 어떻고. 사실 비난은 임경선보다, 정재현과 이동혁 둘 다에게 몹쓸 짓을 한 내가 받아야 옳았다. 고민에 깊게 빠져있는데 윤리라가 팔꿈치로 나를 툭툭 쳤다.






"너 쟤한테 가서 사과 받아. 꼭 받아!"






윤리라는 언제부터 이렇게 털털함을 넘어 거칠어졌을까. 내가 그렇게 만든 것 같아 미안했다. 그냥 세상 모든 잘못은 내가 다 안고 가고 싶었다. 난 그 정도로 쌓여있는 죄책감이 커다랐다.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임경선에게로 다가가긴 했으나 머뭇거리게 되었다. 아이들은 모두 내가 속 시원하게 복수 하길 바라는 눈치들이었다. 내가 감히 무슨 자격으로.


내 탓만 하며 속을 긁어내고 있을 때 임경선이 먼저 나를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미안하단 말 들으려고 온 거면 포기해. 추호도 그럴 생각 없어. 거슬리니까 계속 그러고 서 있을거면 가줄래? 방해 돼."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주워들은 애들이 그런 임경선에게 지독하다며 진저리를 쳤다. 윤리라가 멀리서 얼른 사과 받으라며 으르댔다. 나는 그 신호를 받아먹고 쭈뻣대며 바로 앞 임경선의 눈치를 봤다.








"너 정재현 아직도 좋아해?"








임경선이 책에서 눈을 떼고 째려보더니 읽던 책을 소리나게 덮었다.










"정재현이 너 좋아한다고 지금 유세 떨어? 재수 없네. 멍청하긴 해도 착한 줄 알았는데."






재수 없다에 1연타, 멍청하긴 해도에 2연타.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이상 이 애한테 착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좀 더 단호하게 나가기로 했다.










"어, 마음대로 생각해. 그런데 그러는 넌 고백은 해봤어?"








"고백을 하든말든 네 알 바야?"








꺼칠한 말투에 주먹이 절로 쥐어졌다. 심장이 카페인에 적셔진 듯 빠르게 쿵쾅거렸다.








"어. 이제 내 알 바야. 왜냐하면 정재현 나랑 사귀거든. 그러니까 앞으론 정재현 사진 함부로 찍지 말고, 좋아하는 티도 내지 말았음 좋겠어."








유치하게.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기 그지없었다.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지 임경선이 혀를 차며 탄식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 꼴볼견이겠지. 윤리라가 내 말에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귀에 짧게 이명이 생겼다.




나랑 사귈래? 라고 물었을 때 나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정재현의 갈등을 읽었다. 나는 사악하게도 순수한 정재현의 마음을 이용하기로 결심한 상태였고, 그걸 다 알고서 정재현은 거기에 응해줘야 할지, 거절해야할 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있었다. 정재현이 직접 선택했다.


그러자. 함부로 속아줄게. 다 알지만 놀아나줄게. 그러자.


그리고 나는 임경선 기를 죽이는데에 정재현을 첫번째로 이용했다.


마침표를 찍음과 동시에 후회가 밀려왔다. 딱 죽고싶었다. 임경선에게서 눈을 떼고 시야를 멀리 확장 시켰을 때, 나는 이동혁과 그대로 마주쳐 얼어버렸다.



































































애들은 축하한다는 말을 거칠게 미쳤다 라는 말로 표현하며 내 등을 퍽퍽 내리쳤다. 윤리라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는지 한참을 내 옆에서 어색하게 서 있다가 마구 솟아오른 광대를 감출 생각도 않고 썰을 풀라고 했다.








"얘들아, 쌤 곧 들어오실 것 같으니까 일단 가 있어..이따 얘기해줄게!"










임경선 말이 사실이긴 했네. 뭐야, 아닌 척 하더니 맞긴하네.




지나가는 소리로 그런 수군거림을 들었다. 내색하지 않았다. 지각의 커트라인을 아슬하게 통과하고 정재현이 색색 숨을 몰아쉬며 앉았다.








"아, 뛰었더니 더워."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늦잠 잤어. 히히."










그 말에 나는 실없이 따라 웃었다. 정재현은 사귀기 전 후가 다르지 않았다.


똑같이 다정했고, 그래서 얄밉기도 했다. 모두에게 그러니까. 나만 바뀐 것 같았다. 미묘하게 달라진 아이들의 시선, 따라붙는 구설수라든지... 여러모로 나는 학교에서 꽤 유명세를 날리게 되었다. 정재현과 이동혁을 등에 업고 말이다.












"도화야, 제정신이니."










대뜸 우리 반에 찾아와서 나를 불러 세워놓고 나온 김동영의 첫마디가 저랬다. 나는 뭐가 문제냐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너 어떻게! 와,대단하다 진짜.. 감당 할 수 있겠니? 허우우~ 나는 이태용이랑 눈만 마주쳐도 척추 뼈가 아파요. 털 하나하나 곤두서는데."








"그거는 너 골려먹으려고 일부러 걔가 장난치는 거고. 재현이는 안 그래."








"미친, 재현이래. 정재현도 아니고 재현이래. 좀 있으면 우리 재현이 되겠다, 그지?"










9반 김동영은 그렇게 내 앞에서 깝죽을 떨다가 이과반 애가 이 먼 문과반 까지 어인 행차냐며 유인물로 머리를 내리치는 체육 선생님에-9반 담임이시다- 깨갱 거리며 돌아갔다. 김동영을 보내고 교실 안으로 딱 한발짝 들이면 곳곳에서 주시하는 눈들이 있었다. 아마 내가 정재현과 사귀는게 못마땅하거나 믿기지 않아 하는 부류일 것이다. 나는 뒷문에 서면 바로 보이는 내 자리 쪽만 쳐다보며 걸었다. 앉아 있던 정재현이 내 쪽으로 몸을 틀어 앉은 채 내 걸음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진득한 시선은 내가 옆에 앉아서도 계속 붙어다녔다.








"왜 그렇게 쳐다봐?"








"음~"










새삼 잘생긴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있으려니 민망해서 웃음이 나왔다. 아, 앞니 보이면 못생겼는데. 나는 서둘러 정면을 바라보며 내 할 일을 했다. 그러나 한번 터진 웃음보는 쉽게 그칠 생각을 않았다.










"좋아서 멍 때리고 쳐다봤어."








치사하게 정재현은 그 말을 하고 내가 저를 쳐다보자 바로 나에게서 눈을 뗐다. 나는 자기가 던진 말 때문에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는데. 자기가 해놓고 만족스러웠던지 볼우물이 깊게 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탐스러운 유혹에 넘어가 정재현의 보조개를 찔렀다가 내가 한 행동에 놀래서 바로 손을 뗐는데, 정재현이 다시 내 검지 손가락을 살포시 감싸 쥐더니 자기 보조개를 누르며 말했다.










"계속 관심 가져줘. 나 관종이니까."










"자기가 자기보고 관종이래.."










빙구 같은 그 웃음마저 매력적으로 둔갑시키는 외모였다. 정재현 가까이에 있는다는건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구나를 직감했다. 왜 그렇게 좋다고 앓는 애들이 많은지도. 체육 수업을 하고 왔는지 체육복 차림으로 김동영과 이민형이 우리 반 앞을 어슬렁거렸다. 나는 뒷문으로 보이는 김동영과 이민형을 보며 저리 가라고 입모양으로 벙긋거렸지만, 애타게 그 둘은 내가 끔뻑거릴 때만 딴 곳을 쳐다보았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직 수업이 끝나려면 8분이나 남아 있었다. 나는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책상 아래에서 열심히 김동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김동영 니네 반으ㅗ 가


김동영 빨리 읽어라


야 도여앙 야 ㅠㅠㅠㅠ


저리가 제발 니네 반 가라고








법정 선생님은 깐깐하기로는 어디가서 뒤지지 않는 분이셨다. 50분을 풀로 꽉꽉 채워 법정이 들었다 하면 애들은 하나같이 책상 위로 늘어졌다. 법정이 4교시면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빨리 뛰어내려가서 먹고 점심 시간을 길게 즐기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서 항상 시간을 초과해서 수업을 하시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사도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 성질은 얼마나 불 같으신지 규칙과 예절이 불량인 애들한테는 정말 가차없었다. 사례로는 자연 갈색인데 염색모 아니냐며 여러번 선생님께 불려나간 애가 서럽게 울며 어머니가 학교로 전화하시게 만드신 분이시다. 좋은 일이든지 나쁜 일이든지 간에 법정 선생님께 이름이 불리는 일은 절대 달갑지 않았다. 나는 괜히 어슬렁 거리다가 법정 선생님께 들켜서 수업 시간에 어딜 싸돌아다니냐며 혼날 김동영과 이민형의 모습을 그리며 절망하고 있었다. 내가 쓸데없이 걱정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거라고 해줘.


애간장 녹이는 8분이 지나갔고, 선생님은 역시나 조금 더 시간을 넘겨 오늘 수업 분량을 완벽하게 마무리 짓고서는 반장을 불렀다. 리라는 지친 얼굴로 차렷, 선생님께 인사. 감사합니다. 하고는 작게 욕을 중얼거렸다. 아마 점심과 함께 선생님을 씹을 것이다.




드디어 끝났냐는 듯 지루한 기색이 가득 보이는 김동영과 이민형이 복도에서 나를 맞았다. 김동영이 내 뒤로 지나가는 이동혁과 정재현을 보더니 내 어깨를 두들기며 쟤네 좀 세워보라고 했다. 정재현 혼자면 모를까 옆에 이동혁도 있어 내가 왜 그러냐고만 했더니 김동영 하는 말이 참 가소로웠다.








"내가 형님이잖아! 내 동생 남친 내가 좀 보겠다는데!"








겁을 상실한 김도영의 가오 가득찬 말에 어이가 없어서 뭐라 하려는데 이민형이 김동영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나직이 말했다.








"동영. 그거 오바야. 너 토끼고 쟤넨 너보다 세."








옆에서 이민형이 옳은 소릴 하며 나와 눈이 마주치자 윙크를 했다. 나는 김동영의 마른 가슴팍을 손등으로 치며 가죽 뜯기고 싶으면 네가 직접 부르라고 해줬다. 내 말에 김동영이 손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거절했다.










"김도화."








"아, 다 씹어 삼키고 말해라 진짜. 화낼뻔."










입 안 가득 왕만두를 넣은 채로 날 부르는 김동영에 정색을 하니 인상을 쓰며 (목이 메이는 모양) 꿀떡꿀떡 삼키곤 입을 열었다.










"너 진짜 좋아서 사귀는거 맞지?행복하지?"










김동영의 말버릇 중 하나에 우리는 꼭 행복해야 해. 라는 말이 있다.


첫번째 부모에게 입양이 되었다가 둘씩이 힘들다고 파양이 돼서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갔을 때, 엄마를 찾으며 우는 나를 안으며 주문처럼 중얼거린 말이다. 김동영은 툭하면 그래서 행복하냐고 묻는다. 이젠 저도 지가 그게 말버릇인지 모른다.










"..응. 당연하지! "










"하루라도 안 행복하면 진짜 얄짤없어. 찾아가서 때릴거야.




너 말고 정재현."








"진짜 요란하네. 야, 나 무슨 결혼하냐? 어휴."










이민형이 네가 참으라며 숟가락을 든 나를 말렸다. 그 사이에 김동영이 내 왕만두를 반을 갈라서 입 안에 급하게 쑤셔넣었다.










"그래..너 다 먹어라. 살 좀 쪄라."










"흐흐흐 느 흥븍흐."












행복하다며 볼이 빵빵해진 채로 눈을 째며 웃는 김동영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다 먹은건지 빈 식판을 들고 가던 이태용이 김동영 뒤에 서서 자기를 볼 때까지 쳐다보고 있다가 김동영이 뒤를 돌자 왁 소릴 내며 놀래키곤 싱글벙글하며 갔다. 아무래도 제일 행복한건 이태용이 아닐까 싶다.
















"용케도 안 묻히고 먹었나보네."












과자를 까먹고 있던 정재현이 나를 보자마자 풀어헤쳐진 와이셔츠 소매의 단추를 잠가주며 말했다. 나는 정재현이 먹던 과자를 몇 개 집어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는 애들에게로 쫄래쫄래 다가갔다. 내가 오자마자 애들이 밉지 않게 째려보며 얼굴이 아주 폈다고 궁시렁 거렸다.










"진짜 그거는 동영상으로 찍어놨어야 했다. 난 무슨 드라마 촬영 하는 줄."










옆에서 얄밉게 내가 했던 말을 과장해서 따라하는 친구 때문에 얼굴을 붉히며 손부채질을 했다. 다른 의미로 정신이 혼미했다. 윤리라는 이제 자기 좀 더 팍팍 밀어달라며 내게 팔짱을 껴왔다. 내 못난 미련은 아직까지 그 날 내게 좋아한다 말했던 이동혁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웃으며 고개만 대강 주억거려줬다.










"솔로 서러워서 살겠니? 저리 가라 너네 둘 다. "










우리들의 핫 플레이스가 된 자리 주인인 친구가 손을 나와 윤리라 쪽으로 휘휘 저었다. 거기에 애들이 웃음을 빵 터뜨리며 힘내라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어째 나는 편하지 않았다. 그저 폭풍 전야의 시기라고 밖에는. 여전히 내 눈은 정재현보다도 정재현과 마주보고 책상 위에 반쯤 걸터앉아 같이 과자를 먹고 있는 이동혁에게로 갔다.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8 | 인스티즈

 

 

 

 

 

 

 

 

★☆★☆★☆BONUS★☆★☆★☆ 

 

 

 

 

 

 

 

 

 

 

-여어 유학파 민형쓰~ 동영이 어딨는지 알아?  

 

 

 

 

-똥싸러 화장실 갔어 

 

 

 

 

-앗 크크 그렇군. 고마워  

 

 

 

 

-근데 태용. 너 도영이 챙기는 이유가 도영이 어머니가 너네 회사 다니셔서 그러는건 아니지? 

 

 

 

 

-으음 그건 비밀이야 태용이 빙그레 웃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동영동영 노래를 부르며 화장실로 향했다.  

 

 

 

 

 

[울지 마. 약 바르면 나을거야. 내가 이거도 너 줄게.] 

 

 

 

 

 

 

 

정기적으로 봉사 하러 다니시는 엄마를 따라 간 고아원에서 혼자 나가 놀다가 그만 공이 트럭 밑으로 굴러들어갔다. 꺼내려고 기어들어갔다가 나오는 길에 몸이 낑겨 울고 있는 태용을 발견한 동영이 낑낑 거리며 팔을 붙잡고 겨우 바깥으로 태용을 끌고 나왔다. 흙바닥에 팔이 긁혀 상처가 난 걸 보고 눈물을 짜내는 태용에게 수녀님이 주신 막대 사탕을 건네는 동영이다. 태용은 처음 보는 아이가 베푸는 호의에 감동을 먹으며 코를 훌쩍였다.  

 

 

 

 

 

[고마워. 너는 이름이 뭐야? 나는 이 태용이야.]  

 

 

 

[동영. 울지 마. 안녕.]  

 

 

 

 

또래답지 않게 의젓한 모습을 남기고 멀찍이 떨어져 서 있던 여자애 손을 잡고 가는 동영을 보며, 작고 통통한 아기 사자는 동영동영, 고마운 이름을 되뇌였다. 잊어버리지 않게 엄마한테 동영이 얘기도 하고 일기장에도 써놨다. 그리고 동영이는 어느 날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길거리에서 다시 마주치게 된다. 어릴 때보다 훨씬 커지고 더 말라지긴 했지만 태용은 한눈에 그가 동영임을 알아봤다. 태용은 차를 멈춰 세우고 친구와 둘이 걸어가는 동영의 뒤를 아닌 척 하며 밟았다. 

 

 

 

 

 

[아이씨,어떻게 나를 네오고에 두고 너 혼자 네오과고를 갈 수 있어? 나랑 같이 네오고 가자,응?] 

 

 

 

 

꿈쩍도 않는 친구에게 매달려 네오고 가자며 칭얼거리는 동영을 그렇게 보내고 태용은 집으로 가서 엄마를 졸라댔다.  

 

 

 

 

[엄마,나 네오고 갈래. 나 유학 안 갈래. 나 한국에서 고등학교 다니게 해주면 안돼? 제발요.]  

 

 

 

 

 

힘들게 조르고 졸라 이모부가 이사장으로 있는 네오고로 들어가게 되었다. 동영이는 자라서 김동영이 되어있었다. 토끼 귀를 살랑살랑 달고 멀어지던 작은 동영의 뒷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태용이 자기 앞에 동영이 앉기 무섭게 뒷통수에 대고 속삭였다. 

 

 

 

 

 

 

 

 

" 너 토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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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137
아아 항상 글 너무너무 잘 보고 있어요..! 글 분위기 부터 노래 까지 항상 너무 좋아요. 동영이랑 태용이한테 이런 얘기가 숨어있을 줄 몰랐네요 좋은상 감사합니다 _젤라
6년 전
비회원219.17
와 오늘도 짱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꿀잼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요오!!
6년 전
독자1
안녕하세요 자까님...! 신알신 울리자마자 뛰어온 한 독자입니다... 정말 빠른 업뎃 제가 사랑하구요💚💚💚💚 갠적으로 여주랑 동혁이가 잘되었음 했는데 여주는 결국...☆ 재현이는 정말 여주힐테 속아준거겠죠??? 본인이 여주를 좋아하니까여 글구 도영이가 여주한테 행복하냐고 묻는거 제 눈물버튼....ㅠㅠ 되게 짠하면서도 도영이는 정말 좋은 오빠구나라는 생각이... 툥이도 그런 과거가 있을줄은 몰랐어용 그래서 도영이 좋아했구낳ㅎㅎ 임경선 정말 저를 화나게 만드네여....사실 제 이름이랑 넘 비슷해서 볼때마다 깜짜깜짝 놀라요..! 여튼 저는 여전히 다음화른 기다리며 치얼쓰-☆
6년 전
독자2
자까님ㅜㅜㅠ이틀 연속으로 오시다니 전 정말 축복받은 독쨔에여ㅠㅠㅠ동혁이 고백할때 제 심장이 다 쿵..!동혁이랑 여주랑 행쇼했으면 하는 바람인데ㅜㅜ일단 작가님을 믿고 열심히 읽어가야죠!!ㅎㅎ그리구 보너스신 너무 귀여워요ㅠㅠ도영이 너무 착하고 저도 저런 오빠 있었음 좋겠네요ㅜㅜㅜ(현실은 없음ㅇㅅㅇ)이번편도 잘 읽고 갑니당! 저는 다른 작품들도 기다리며 신알신 대기타고 있을게영!!💚💚💚
6년 전
독자3
으아아 새벽에 브금 들으면서 찬찬히 읽으니까 더 뭔가 가슴 한 켠이 짠해지는 것 같아요ㅠㅠㅠㅠㅠ 여주도, 동혁이도, 재현이도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어느 한 사람도 상처받지 않는다는 건 정말 힘들겠지만 그래도 다들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헝헝ㅠㅠㅠㅠㅜㅜㅜㅜㅜㅠ 태용이랑 동영이가 어릴 때에 그런 일이 있었군요...! 너무 귀여워요...... 다음 화도 기다리겠습니다!!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86.114
작가님 너무 잘ㄹ읽고있어요ㅜㅜㅜㅜㅜ 브금 들으면서보니까 더 좋아요!♡!
6년 전
독자5
여주가 안쓰럽달까요....ㅜㅠㅠㅜㅜㅜㅜㅜ다음편기다랄세요ㅠㅍ
6년 전
독자6
오늘도 재밌게 읽고가요!!! 으아 마지막 너무 귀여워요 ㅠㅠㅠㅠㅠ 어째 여주보다 도영이랑 태용이네가 더 로맨스 같은 기분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6년 전
독자7
아 진짜 넘 재밌어요ㅡㅠㅜㅜㅡㅜㅜㅜㅜ 진짜 제가 오늘 종이호랑이 보려고 감기는 눈 붙들고 일어나써요ㅜㅜㅜㅜㅜ 이기적이지만 연재주기 늘려주셨으면 좋겠어요ㅜㅜㅜㅜ 더 자주보고 싶은 맘이에용!!!!
6년 전
독자8
헐 태용이 ㅠㅠㅠ 그랬었구나 ㅠㅠㅠㅠㅠ 작가님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ㅜㅜ
6년 전
비회원138.155
아기 사자 토끼가 그렇게 좋냐!!!ㅠㅠㅠㅠ 너무 귀여워ㅠㅠ 엉엉ㅠ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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