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므파탈, 황팀장. 오늘은 팀장님 아니야.
01, 여느 때와 같은 퇴근 시간. 근데, 이 사람과 같이면 어디든 평범한 건 없어.
옴므파탈, 황팀장. 오늘은 팀장님 아니야.
01, 여느 때와 같은 퇴근 시간. 근데, 이 사람과 같이면 어디든 평범한 건 없어.
옴므파탈, 황팀장. 오늘은 팀장님 아니야.
01, 여느 때와 같은 퇴근 시간. 근데, 이 사람과 같이면 어디든 평범한 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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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귀 엄청 빨개.”
“내가 불어 주고 싶다“
내 말에 그의 온 얼굴이 붉어지자, 그의 손을 제 눈높이에 맞추고, 손가락에 호-,하고 찬바람을 불어 넣고 잔뜩 부끄러워하는 그보다 먼저 옥상 문 앞에 섰다. 그는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더니, 이내 찰랑 거리는 생머리를 저의 손으로 쓸어 넘기며. 성큼성큼 제 앞으로 걸어왔다.
"밥 말고, 우리 집 먼저 갈까?"
"그래야겠는데. 지금은."
그의 말에 푸스스하고 웃자. 그는 내 손을 덥석 잡고 급하게 옥상을 빠져나왔다. 바로 엘리베이터를 잡아 지하 주자창으로 내려가, 그의 부의 맞게 비싼 외제차에 우리 둘의 몸을 실었다. 급해 보이는 이 상황에서도 그는 다정함의 정석이란 타이틀에 맞게 조수석에 앉아 있는 안전벨트를 꼼꼼하게 매주었다.
어제 밤에 그는 워낙 급했던 그인지라, 빠른 속도로 그의 오피스텔에 도착했었다. 차 안에서 그를 건들이고 싶었던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진지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조금 망설이곤 그만두었다. 그 이후에는 아마 둘 다 어떻게 되던 상관없었다는 듯 둘의 와이셔츠와 블라우스를 거칠게 벗어낸 기억밖에는 기억이 없었다.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황민현을 한 번 보고, 또 처음으로 받았던 선물인 귀걸이가 옆 테이블에 흐트러져 있는 것을 보니 문득, 어이없던 첫 만남이 생각난다.
- 부제 1화, 만남은 항상 그래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나더라구요. 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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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지금까지 오리라고 누가 생각했겠어.
게다가 그 남자가 제 남자친구가 되리라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화장대에 올려져 있던 첫만남 때 사준 귀걸이 덕에 괜한 향수병을 일으킨 모양이다.
곤히 자고 있는 황민현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설레는 감정이 몽글몽글 가슴 안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그 감정을 참지 못하고, 황민현의 볼에 슬며시 입을 맞추자,
"뭐 해."
“헙.”
아, 이게 아닌데. 제가 황민현의 볼에 입을 맞추자 바로 눈을 뜬 황민현이 잔뜩 당황에서 바로 몸을 일으키려 하자, 황민현의 손이 제 팔을 잡고, 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에 놀라 딸꾹질이 새어 나왔다. 제 딸꾹질에 푸하하하, 웃는 황민현 때문에 쪽팔림은 모두 제 몫이었다.
쪽팔림에 몸부림치며 서둘러 욕실로 들어갔다. 벽에 걸린 거울로 제 얼굴을 확인하자 잔뜩 붉어져있었다. 이거, 또 황민현이 놀리겠네. 몰라, 씻기나 해야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감싸면서 거실로 나오는데, 식탁에 밥을 차려둔 그에 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그런 내 반응이 쑥스러운지, 헛기침을 하는 황민현이 싱긋 웃어보였다.
“네가 했어?“
"국이랑 계란말이만..."
맛있겠다. 말을 하고 식탁에 앉으려는데, 잠깐만 하는 황민현의 목소리에 그의 얼굴을 바라보니.
"머리 말려야지. 안 말리면 감기 걸려."
"말려줄게."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 그의 손에 이끌려 침실 내에 있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헤어 드라이기를 들어 조심스럽게 제 머리를 휘휘 만지는 투박하면서 서툰 손길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도 집중하는 입을 내놓고, 꼼꼼한 손길로 말려주었다. 금새 말려진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어주는 황민현이다.
”고마워.”
- 오늘 아침 황팀장님 아니고, 소담의 남자친구 황민현 님께서는 -
일어난 지는 한참 됐는데. 소담이가 제 얼굴을 빤히 바라봐 번뜩 눈을 뜰 수가 없다. 그러다 소담이가 놀라 뒤로 자빠질 것 같고, 그냥 계속 자는 척하자니 답답하고, 어떡하지. 그냥 뜰까? 아니야. 놀라면 어떡해. 하며 내적 고민 중이었는데, 고맙게도 친절히 제게 입을 맞추는 소담에 웃음을 꾹 참으며 입을 뗐다.
"뭐 해."
제 말에 화들짝 놀라, 볼이 빨갛게 물드는 소담이를 보자 괜히 놀리고 싶은 맘이 들었다. 밥 먹을 때 또 놀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욕실로 들어가는 소담이를 멍하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