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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29
BGM :: 이적 - 내가 말한 적 없나요
"우리 애기는 아이돌 시키고 싶다."
"또 종대형한테 보낸다는 그런,"
"그건 종대가 노래를 잘하니까 그렇지."
"..."
"그건 너도 인정하지?"
결국 횟집에서 1인당 2인분 이상을 먹고 나서야 우리는 예약해둔 숙소로 들어올 수 있었다.
짐을 풀 겨를도 없이 먹을 것을 잔뜩 꺼내들고 입으로 우겨넣기 시작하는 고딩즈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이녀석들의 위장은 내것에 비해 몇배나 더 큰 것이 분명하다.
TV가 떡하니 있는데도 TV를 켤 생각은 않은 채로 남정네들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통 여자 셋이 모이면 솥뚜껑이 깨진다고 하지 않나? 그렇지만 얘네는 지들끼리도 솥뚜껑은 무슨, 고철덩어리도 깨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매일같이 만나서 놀고 추억을 공유하는데도 뭐가 그리 재미있고 웃긴지 모르겠다.
변백현이 루한의 콧구멍에 새우깡을 하나씩 꽂는 장면을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숙소를 몰래 빠져나왔다.
예약한 펜션은 2층짜리 꽤나 크기가 있는 펜션이었다. 물론 나 혼자 2층을 쓰고 녀석들은 알아서 떠들다가 잠에 들겠지.
이 여행의 주 목적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진짜 애들은 아무 생각도 없다.
그래도 펜션의 자리는 꽤나 명당이었다. 해변가를 따라 늘어서있는 예쁜 펜션들과 그 옆에 예쁘게 조성되어 있는 숲.
'힐링'받는 다는 말들을 요새 여자들은 많이 쓰던데 오늘 처음으로 그 말에 동감하게 된다.
아까 물에 빠지고 나서 너무 늦게 씻어낸건가? 으슬으슬 감기기운이 몰아쳐온다.
고딩들의 여름방학도 이제 곧 끝나가고, 춘추복을 입은 경수를 볼 수 없는 것은 조금 아쉽긴 하다.
윤중고 춘추복 디자인이 굉장히 뭐랄까.. 요새 교복같지 않게 깔끔하고 멋스러운 맛이 있는데
경수가 입으면 단번에 아동복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라 춘추복을 입은 경수를 상당히 좋아한다.
근데 나의 즐거움을 경수는 싫어한다.
아마 내가 싱가폴에 가서 상황에 적응하고 있을 즈음이면 경수가 춘추복을 입고 영상통화를 걸어오지 않을까?
내 욕심일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앗 차가."
누군가가 내 팔부근을 살짝 잡아왔다. 내가 빠르게 떼어내기 전에 그쪽에서 먼저 반응한다.
바닷바람을 맞고 있었더니 몸이 많이 차가웠나보다.
손을 빠르게 떼어낸 사람의 면상떼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오세훈이다.
저 안에서 놀고 있어야 할 놈이 왜 여기있어.
"안 추워요? 겉옷도 안 걸치고."
"너는 왜 여기 나와있냐."
"누나도 나왔잖아요."
그렇지 뭐. 나는 입을 다무는 쪽을 택한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들려서 오세훈쪽을 쳐다보니 잘 벗겨지지도 않는 남방을 벗는다.
그리고 그 남방은 바로 내 어깨 위에 안착한다. 괜찮다고 다시 돌려주는 것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짓이다.
내가 추운데 그에 대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고마워할 일이지. 그걸 왜 돌려줘? 사서 고생하네.
아니면 돌려주려는 사람과 굳이 호의를 베풀고싶은 사람 사이의 달콤한 사랑싸움을 즐기는 것일까.
그나저나 오세훈에게는 딱 맞아보이고, 버티기 힘들어 보이던 이 남방이 꽤나 크다.
이 느낌이 잘못된 것일까 의심스러워 팔을 끼워넣어보니 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확실히 크다. 오세훈의 떡대가.
흘깃 보니까 그동안은 몰랐는데 어깨가 정말 많이 넓다. 듬직한데?
어깨 끝을 톡톡 치니 고개를 확 돌린다.
"왜, 왜여"
"걍. 듬직해서."
"진짜여?"
또 싱글 벙글.
다시 한 번 생각하는건데 얘는 진짜 종잡을 수가 없다.
정말 다른 고딩즈들처럼 한낱 고딩인 것 같다가도 가끔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나.
생긴 것은 제일 세고 무섭게 생겨서는 애기같은 면모가 있질 않나.
또 칭찬 하나 해주면 제가 고래라도 되는 듯이 분위기로 춤을 춘다.
얘도 김종인처럼 춤 추면 잘 췄을 것 같은데. 기럭지도 괜찮고.
그나저나 얘는 뭐 해먹고 살려나..?
몸 전체에 힘이 없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았던 애가, 스쿼시 이후로는 힘도 세져서 이제는 무거운 짐도 번쩍 들고.
이참에 운동선수로 전향해서 아니. 그건 안 되겠나? 나이를 너무 먹었나.
"너 공부는 잘 해?"
"그냥..뭐."
공부를 잘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그 학생의 성적을 판가름할 수 있다.
못해요. 라고 하면 적당히 잘하는 정도? 중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고.
묻지 마세요. 라던가 공부 이야기 꺼내지 마요. 같은 경우에는 잘하고픈 마음은 있으나 성적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라고 할 수 있고.
그게 뭔데요 헤헤. 라던가 허허흐흐. 라는 실 없는 웃음을 내뱉는 경우에는 공부는 하기 싫은데 성적은 말하기 싫은 경우라고 할까.
그리고 그냥 뭐, 그럭저럭 해요. 라면 꽤 잘하는 편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근데 오세훈이? 아, 오세훈으로 인해 방금 생각들은 신빙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누나."
"왜 임마."
"그건 왜 물어봐요?"
"너 뭐먹고 살아가려나 해서."
그렇구나.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바람이 차다. 아까같았으면 매서운 바람에 살이 숭겅숭겅 썰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세훈이 벗어준 남방이 꽤나 두께가 있는 재질이어서 차가운 바람을 차단해준다.
얇은 긴팔티를 입고 있는데도 하나도 춥지 않은건지. 아니면 무거운 비닐봉지를 들고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던 것 처럼 참고 있는건지.
오세훈은 표정변화 하나도 없이 나와 함께 해변가를 걷고 있다.
"누나."
"왜 또."
"나 돈 많이 벌면,"
"그럴리가 있나."
"나랑 결혼할래요?"
이 말을 듣자마자 나오기 직전의 펜션 풍경을 떠올렸다. 내 기억엔 짐속에 주류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니면 누가 총대를 메고 술을 사왔던가? 김종인정도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도 내가 나오고 오세훈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그렇다는 것은. 오세훈은 지금. 취하지 않았다.
"아흐..이걸 이렇게 말하려고 했던게 아닌데."
내가 요새 복이 터졌나보다. 남정네들의 구애를 이렇게 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냥 이참에 싱가폴으로 떠나지 말고 한국에 눌러살며 나의 추종자들을 모아,
아 너무 멀리 갔다.
"처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닌데, 그냥 신기했어여. 아니. 그러니까. 음 되게 이상한 사람이다.
무서운 사람이다. 기가 쎈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여.
말이 아무리 틱틱대도 속은 좋은 사람이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멋있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자꾸 생각이 나는거에여. 그..그러니까.. 생각했어여."
예쁘..다고."
예쁜건 알아가지고.
"아 그래서 좋다는건 절대 아니고"
뭐라고?
"아니..그러니까, 누나 가기 전에 꼭 말하고 싶었어요.. 그냥, 그..네."
"애새끼가 못하는 말이 없어."
말을 제대로 끝맺지도 못하고 오세훈은 입을 꾹 다문다.
이놈의 인기란. 진짜 내가 마성의 매력이 있나보다. 이 참에..아, 아니. 아까도 이런 생각 했던 것 같은데.
방금 오세훈이 했던 말에는 대담한 고백도, 청혼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마음을 말하는 것에 그쳤던 말들은 결론이 없다. 고로 나는 답해줄 말이 없다.
나는 할 말을 잃은 채로 그저 가만히 해변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오세훈도 딱히 별 대답을 바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었는지 나를 따라 저도 발걸음을 옮긴다.
내일이면 나는 고딩들과 함께 서울에 돌아가게 될 것이고,
그리고 3일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싱가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이다.
지난 몇주. 아니 몇달동안 내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의 시도
새로운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숨기고 있던 비밀의 설로
지난 인생을 통틀어서, 학교에 앉아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경청한 12년, 그리고 대학에서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던 5년.
약 17년동안 들었던 강의, 수업. 그리고 그 외의 모든 활동에서 배웠던 것과 비교한다면 지난 몇달간 배웠던 부분이 훨씬 많았다.
나이와 성별에 무관하고 내게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었던 것 같다.
나는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해서 기뻤고, 행복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좋아하던 종대와 함께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이었다.
나는 공유하는 '추억'이 좋았고, 또 '교감'이 좋았다.
지금 내가 떠올리는 사람들이 나를 가장 성장시켜준 사람들이 아닐까.
싱가폴에 가면 또 다른 문턱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때가 분명히 오겠지.
그러면 나는 그를 이겨내기 위해 즐거웠던, 행복했던 기억을 꾸준히 떠올리며 자견할 것이다.
앞으로 내 기억속에서 자주 등장할 모든 이들에게,
"어떻게 벌건데?"
"네?"
"돈, 어떻게 많이 벌어올건데."
안녕의 인사와 더불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싶다.
근데 막 개구리들이 원하던 남편이 아니라서..저 막 때리고..
지금은 추천 버튼밖에 없지만..비추천 버튼이 있었으면.. 비추천 퀸이 되었으려나..
무슨 글을 써도 추천 누르고 튀던 요정들은 이제 제게서 등을 돌리겠죠..하하..
근데 저는 나름대로 힌트를 다 드렸..
이런분도 계시더라구요ㅠㅠㅠㅠㅠ끄휴ㅠㅠㅠㅠㅠ제 못난 글을 봐주심ㅇ뉴ㅠㅠㅠㅠ는것도 감사한데ㅠㅠ
이렇게 관심가져주시고ㅠㅠ정리까지 해주시고ㅠㅠ진짜 ㅠ유유ㅠㅠㅠ 꼭 맞춰주세요 20분 안에 드셨길 바래요ㅠㅠㅠ
제가 2개월을 ㅠㅠㅠ 헐 근데 진짜 신기하다 글에서도 2개월정도 지나있는데 실제 연재 기간도 2개월쯤 되네요
남편 공개되었다고 완결? 절대 아님니다. 오라이 끝나려면 멀어써여..ㅎㅎ.
어떠케 남편이랑 겨론하는지 알아야할거아님뉘까!ㅘ!!ㅘㅗㄹ!ㅘ!ㅘ!ㅘ!!! 그리고 아직 주요대사도 다 등장 안했지 말입니다!!
오늘도 글 봐주셔서 감사하구, 그..생각하시던 남편 아니라구..나 미오하면..앙..앙..앙~..앙~대여~
고마워요 내 사랑들, 개구리들, 내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