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우, "
담배가 짧아진채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것은 아마 퉁각의 것이리라. 퉁각은 자그마한 발로 담배를 지져끄곤 아무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익인과 눈을 마주친다. 익인이 눈을 피해버렸다. 고개를 푹 숙인채 아래만 보고있는 익인을 보며 퉁각은 피식, 웃어버린다.
" 우, 웃지마. "
" 내가왜. "
" 뭐, 뭐가, 뭐가그렇게 웃긴건데. "
" 큭… "
" 그, 그리고. "
" 왜? "
" 다, 담배 피우지 마. "
우리 아직 사귀는 사이 아니잖아, 근데 니가 무슨 참견? 피식… 이라는 말을 남긴채 퉁각이 담배를 한개 더 꺼내물었다. 그러자 익인이 각의 입에 물려있던 담배를 빼 바닥에 내동댕이쳐버렸다. 어쭈? 야, 뭐하냐? …그러니까 내가 피우지 말랬잖아. 야, 니가 담뱃값 줄꺼냐?
" 아, 아니… "
" 근데 왜버려. "
" …저, 각아. "
" …뭐. "
" …우리 아직 사귀는 사이 아니라고 했지. "
" 응. "
" 미안, 나 주르륵이라는 사람이 좋아졌어. 이제 너랑 썸타는것도 지긋지긋해. 미안, 퉁각아. 미안. 미안!!! "
그러고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공원을 쿵쿵걸어, 아니 뛰어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공원을 빠져나갔다. 퉁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떨어진 담배를 다시 주워 탈탈 털어서 입에 물으려다가, 담배갑과 담배를 쓰레기통에 처박고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검정색 수트를 입은 퉁각은 누가봐도 통통해보였다. - 마치 차에 치이면 퉁하고 치일듯이 -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걷다가 문득 멈춰섰다.
" 큭, 익인…, 감히 내옆에서 빠져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