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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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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동양식 호그와트가 보고 싶어서 만든 세계관 입니다. 해리포터와 유사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25화가 최신화 입니다.
*25화부터 노래가 있어요




음양학당(陰陽學黨)




밤의 요괴 소동이 있었던 날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나무에 있는 꽃이 다 떨어질 정도로 요괴의 날갯짓은 강력하였는데 날갯짓을 여러 번 해댔으니 '양지의 거리'에 있는 모든 흐들꽃이 나무에 온전하게 붙어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축제를 연지 하루 만에 '양지의 거리'의 가게들은 축제를 끝내야만 했다. 축제 시즌을 노려 돈을 벌려 했던 상인들은 욕지거리를 하며 평소대로 가게를 열었다. 그리고 학생들도 한숨만 푹푹 쉬었다. 모처럼 축제가 열렸는데 놀지도 못하고 막을 내리다니. 등교하는 학생들의 걸음은 며칠 동안 심히 무거워 보였다.



며칠 동안 티비는 떠들썩했다. 그날 사건은 많은 언론사에서 취재했고, 한동안 티비만 틀면 이 사건 이야기밖에 없었다. 그 화제의 사건 속,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은 그 남자였다. 인물이라고 칭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신원 불명에다 사람인지 요괴인지, 존재도 불명인 남자는 바로 공개수배가 내려졌다. 그 남자가 요괴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영상은 인터넷에도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반응은 범죄자를 욕하는 반응 반, 철없는 사람들의 멋있다는 반응 반이었다. 뭐, 후자도 이해는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깔끔하게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주술은 퇴마사들에게도 잘 볼 수 없는 주술이었으니까. 



이 남자에게 위협당한 여주는 자신이 위협당했다는 사실을 순영에게도, 민현에게도 하물며 경찰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공개수배까지 내려진 마당에 굳이 자기가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더 이상의 관심은 사양이었다. 입학식 날, 종현이 말했듯이 여주의 존재는 정부의 고위급 몇 명과 교장, 민현, 종현밖에 몰랐다. 안 그래도 찌라시 기사로 인해 '김여주'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판에 또, 이름을 알려야 한다니. 경찰은 그 남자를 찾고 있고, 학교는 물론이고, 나라에서도 내 존재를 감추고 있는데 자신이 구태여 나서서 존재를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자신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더 숨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여주였다.



그런데 왜 순영과 민현에게는 말 안 했냐고? 단순하다. 걱정 끼치기 싫어서.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제부터 항상 순영을 옆에 끼고 다닐 거라고 다짐하기도 했고. 순영만 곁에 있으면 무서울 게 없는 여주였다. 순영은 신이니까! 단순무식한 생각이었지만 음양 세계 대부분의 음양인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날 이후로, 여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면.


"여주, 괜찮아?"
"헥, 웃으면,서, 물,어보지마, 재수, 털,려"
"우리 여주, 준휘가 걱정할 필요도 없이 괜찮아 보이니까 한 바퀴 더 추가!"
"부장 개새...."
"여주야, 뭐라고? 두 바퀴 더 돌고 싶다고?"
"아, 죄송해요!"


나름 잘 지내고 있다. 아침 연습도 무사히 소화해낼 정도로. .... 음, 무사히는 잘 모르겠으나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 그날의 공포를 떠올릴 틈도 없이 일상이 매우 바쁜 여주여서 그날의 공포에 사로잡히도록 시간은 허락해주지 않았다. 여주는 도대체 뭘 했다고 시험기간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시험기간이라고 아침 연습은 빼줄 줄 알았는데 사악한 부장은 시험기간일수록 몸을 더 단련시켜 공부할 체력을 기르자는 무서운 소리를 해댔다. 그래도, 나름 봐준답시고 저녁 연습은 빼주었다. 빼줄 거면 다 빼주던가, 애매하게 이게 뭐냐고 욕하고 싶은 여주는 이게 말했다간 저녁 연습마저 시킬 것 같아 조용히 입을 다물었었다. 아 참, 그리고 무술부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다.


"아, 내 물 어딨더라"
"여주야, 내 물 마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4, 25 | 인스티즈

"언니, 제 물 마시세요"

"아, 고마워"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4, 25 | 인스티즈

"....."



그건 시연이었다. 다른 동아리들은 들어오려는 신입 부원들이 너무 많아서 면접이 한 시간 넘게 걸린다던데 무술부는.... 생략하겠다. 홍보를 열심히 안 한 탓도 있겠지만 아침 연습에 저녁 연습, 거기다가 방학 때는 더 심하다는 무술부를 들어올 깡 좋은 신입 부언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 한 명은 있었고. 그게 시연이었다. 사방신 언니, 오빠들이 있는 곳에 따라 들어갈까 했지만 여주가 무술부에서 연습하는 걸 우연히 본 시연은 고민도 안 하고, 무술부 지원서를 써내렸다. 시연이 지원서를 건넸을 때, 당황한 홍보 복도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었던 남학생은 적잖이 당황했다. 혀, 현무가 들어온다고? 일신에, 현무에 이게 무슨.... 남학생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지원서를 받았었다.


".... 지원 동기가 김여주 언니?"


남학생은 왜 이번 신입 부원들은 하나같이 지원동기가 이따위일까 하며 한숨 쉬었다. 신입 부원들이라고 해봤자 두 명이지만.





-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4, 25 | 인스티즈

"야, 오늘은 여주 밥 먹는데?"

"아..., 아니"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4, 25 | 인스티즈
"아...."


여주는 저녁식사 때, 은우, 결경, 민규와 함께 먹었다. 어쩌다가 민현이랑도 먹었다.-입학하고 일주일 동안은 같이 먹어줬는데 그다음부턴 안 보인다.- 여주 무리 중,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 애가 태반이라 저녁식사 조합은 점심때와 또 다른 조합을 보였다. 그 색다른 인원은 은우, 결경, 민규였다. 셋 다 같은 2학년이지만 연결고리라곤 여주밖에 없었다. 은우는 당연히 이들과 안 친했고, 민규와 결경은 같은 기숙사-金 기숙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어째서인지 친하다기보단 만나면 작은 다툼이 생겼다. 그러니까 저녁 식사 자리는 오직 '여주'라는 이유로 생긴 자리였다.



식당 앞에서 들어가지 않고 복도만 이리저리 살피던 민규는 은우가 보이자마자 달려가서 앞에서 서더니 바로 여주를 찾았다. 은우에게 여주를 찾는 그 눈빛이 꼭,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와 같았다. 은우가 고개를 젓자, 민규의 눈빛은 차게 식다 못해 얼어버릴 것만 같았다. 여주가 전혀 보지 못한 민규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민규는 은우의 대답을 듣고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는 듯이 몸을 틀었다.


"와, 김민규. 여주 없으니까 표정 썩는 거 봐"
"...."




"하긴 원래 그게 네 표정인데, 여주 앞이라고 연기하기 힘들었겠지"


언제부터 은우 옆에 있던 것인지 결경이 날카로운 말투로 툭 내뱉었다. 민규의 두 얼굴을 지적하는 결경이었다. 민규는 고개를 돌려 결경을 쳐다보았다. 민규와 결경이 서로 눈을 마주하자 무언가 파지직하고 스파크가 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사이에 낀 은우만 둘의 눈치를 볼 뿐이었다. 


"내가 여주 앞에서 연기하든 말든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는데 밥 먹으러 왔으면 조용히 밥이나 먹으러 가"


〈/sup>〈/sub>
민규의 눈이 매섭게 뜨여졌다. 그 모습을 보고 결경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대신 옆에 있는 은우가 움찔했다. 분명, '양지의 거리'에서 흐들꽃 축제를 즐길 때만 해도 민규를 참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했었던 은우는 최근에 민규의 모습을 보고 적응이 되지 않았다. 석민과 친해 보였는데 그것도 연기였던 건지 은우는 헷갈렸다. 아, 그때 석민이 했던 말이 이 의미였나.


"오, 생각보다 컨셉 잘 잡았는데?"
"컨셉 아니거든"
"에? 웃는 입꼬리가 떨리는데?"
"하하, 석민아. 그만하자"


 .... 석민 성격이라면 아무리 민규가 원래 드센 애라지만 친하게 굴 것 같긴 하다. 은우는 혼자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납득하고 있었다. 은우 바로 옆에 있는 결경은 매섭게 쳐다보는 민규가 무섭진 않은지 그 큰 눈으로 똑바로 민규의 시선을 받아냈다. 어떻게 보면 결경의 눈이 민규보다 더 매서워 보였다. 은우는 조용히 결경에 대해 감탄하다 결경의 신수가 해태였다는 걸 떠올렸다. 아, 그러면 민규가 좀 밀릴지도.


"너 같은 놈이 여주한테 가당키나 한다고 생각해? 네 주제를 알아"
"그만해라"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4, 25 | 인스티즈

"아, 네 수준을 알아서 그렇게 가면 쓰는 건가.... 하긴, 네가 봐도 넌 최악이긴 하지?"



결경은 민규를 지나쳐 식당으로 들어갔다. 민규는 결경이 들어간 식당 입구 쪽을 노려보았다. 그러다 민규도 욕을 낮게 읊조리고 식당 쪽을 벗어났고, 은우는 볼을 긁적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걸 여주에게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면서.



한편, 여주는 주술 연습실에 있었다. 주술 연습실 바닥에는 다 먹은 빵 껍질과 우유갑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준비 운동을 하듯 바닥에 누워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한 건지 이미 이마와 얼굴에는 땀으로 범벅이었다. 손에는 작은 악력기를 들고 올라올 때마다 쥐었다, 폈다 했다. 최근 들어서 저녁 식사를 빵으로 대충 때우고 있는 여주였다. 정확한 기점을 말하자면 한밤의 요괴 소동이 있는 후였다. 여주는 빵으로 저녁을 때우면서 저녁 대부분의 시간을 연습실에서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연습실에서 보내는 이유는 바로 '시험'이었다. 음양학당에서의 시험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체육', '음양한국사', '퇴마론', '신수학'이었다. 그중, '퇴마론'과 '신수학'은 필기시험과 실기 시험으로 나눠져있고, '체육'은 오로지 실기 시험으로, 나머지는 필기시험이었다. 



여주의 발목을 잡은 건, 바로 실기 시험들이었다. 석민과 은우가 말하기를, 필기시험이야 무영 세계와 다르게 문제집을 풀어볼 것도 없이 책만 열심히 정리해서 외운다면 문제없다고 했다. 하지만 실기 시험은 달랐다. 아직 여주는 영력을 담는 그릇이 되지 않아-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항상 폭주 상태였다. 폭주를 해버린다면 영력 조절 부분에서 무참하게 'F'를 받을 것이 뻔했다. 그래도 신수가 일신인데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이유보다 더 큰 이유는 그날의 여주, 자신이 분했기 때문이다. 명백히 엄마의 죽음을 조롱하는 말에 반응하지 못하고 겁에 떨고만 있었던 건 다 자신이 약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순영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던 여주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다면. 내가 조금만 더 내 영력에 자신감이 있었더라면. 여주는 입술을 깨물고 몸을 일으켰다. 배에 있는 근육이 곧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멈추지 않는 여주였다.




'똑똑'




들려오는 노크하는 소리에 여주는 문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곧, 문이 끼익하고 열리더니 생각지도 못한 얼굴이 여주와 마주했다.


"연습하는데 제가 방해가 됐나요?"


오늘도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는 규원이었다. 여주는 깜짝 놀라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규원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빵 껍질과 우유갑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규원은 연습실의 문을 닫고 여주 앞에 다가가 섰다. 여기에 교장 선생님이 무슨 일이지. 여주는 쓰레기통까지 갔다 온 후, 규원에 앞 다시 섰다. 


"그나저나 요즘 시험기간이라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아, 네"


다른 이유도 있지만. 여주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날의 자신을 떠올리니 굉장히 씁쓸해졌다. 그리고 규원에게서 느껴지는 차분하면서도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여주를 더 씁쓸하게 했다. 규원의 인품에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또,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규원조차 모르겠지만 같이 음양의 신수를 가지고 있는 규원이 '일신이 신수라는 사람이 그렇게 밖에 하지 못 했던 건가'라고 책망하려 온 것 같은 느낌에 더 작아지는 여주였다.



"음, 그리고 자기 자신한테 분해서이기도 한가"
".... 네?"
"요괴가 거리에 출몰했던 그날, 섬뜩한 남자가 심어준 공포. 움직이지 못한 자신. 그게 굉장히 분했나 봐요?"
"그걸, 어떻게"


규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여주를 당황스럽게 했다. 정확하게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규원의 입에서 나오는 키워드들은 그날 여주에게 일어났던 일, 여주가 느꼈던 감정을 정확하게 서술해주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그 일은 도대체 규원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여주는 말문을 잃은 채, 규원을 쳐다보았다. 규원은 당황한 여주의 모습에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규원은 뒷짐을 지며 여주를 지나쳐 연습실을 느릿하게 둘러보았다. 규원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연습실을 누볐고 여주의 시선은 규원을 쫓았다. 둘 사이에는 아무 말 없었다.


"그 남자는 여주 학생이 느낀 대로 엄청나게 강한 남자가 맞아요"
".... 그러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말씀해주시려는 거예요?"
"네?"
"그 남자는 그렇게 강하니까 네가 겁에 질려 있어 움직이지 못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위로해주시려는 거예요?"


규원은 여주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연습실을 둘러보던 걸 멈추고 여주를 쳐다보았다. 여주의 표정은 '비참함'이라는 글씨가 얼굴에 빼곡히 쓰여 있는 것 같았다. 진짜 비참했으니까. 규원이 정말 여주가 말한 대로 그런 의도로 이야기 한 거라면 네가 약한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에 더 괴로워지는 기분이 드는 여주였다. 몸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에 두 손에 들려있던 악력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아뇨. 저는 위로하려고 온 게 아닌데요"


규원의 말에 여주는 떨구어진 고개를 빠르게 들어 올려 규원을 쳐다보았다. 규원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그게 무슨 소리냐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여주는 두 눈을 꿈뻑거렸다. 규원은 여주에게 다가와 바닥에 떨어진 악력기를 주웠다.


"응원하러 온 거예요"
"응원이요?"
"그 남자가 강한 건 맞고, 여주 학생이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것도 맞아요. 아직 여주양은 이곳에 온 지 한 달 조금 넘었으니까"
"...."
"그런데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요. 그 조급함으로 인해서 오버워크같은 과로로 이어지면 안 되니까"


규원은 악력기의 완력을 좀 더 가볍게 조절했다. 평소 여주가 사용했던 완력이었다. 그러니까, 요 며칠 새 여주는 평소 사용하던 완력보다 더 강한 완력으로 악력기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악력기 뿐만 아니라 윗몸 일으키기의 개수도 현우가 지정해주었던 개수보다 훨씬 더 늘어났으며, 다른 운동들도 그랬다. 평소 여주가 하던 것보다 훨씬 늘어났다. 무술부에 들어간지 이제 겨우 이 주 조금 안 되는데 상당히 무리하고 있던 여주였다.


"무력한 자신에 대한 분노, 그것만큼 좋은 성장 소재가 없죠"
"...."
"그날의 분함을 기억해요.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그날을 떠올리세요"
"...."
"그게 원동력이 될 거예요"


'무력감'이라는 감정은 굉장히 무섭다. 자칫 잘못했다간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모든 의욕을 상실해버리기 쉬운 감정이었다. 모든 걸 다 포기할 수 있는 감정이 '무력감'이라는 놈이었다. 하지만 '무력감'이라는 게 무섭다는 걸 알아버려 피하고 싶어서 발버둥을 치게 된다면? 그 발버둥이 성장이다. 과연 이 음양학당 안에서 '무력감'을 느낀 학생이 몇이나 될까.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그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학생이 전교에 몇 명이나 있을까. 어릴 때부터 밟아온 코스에, 주위의 칭송. 아마 음양학당 학생들에게 가장 부족한 감정이 아닐까. 그렇다면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여주가 다른 학생들보다 하나 앞서 나가는 것은 강력한 '무력감'의 무서움을 느꼈던 것. 이걸 먼저 느낀 여주는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성장할지도 모른다. 규원은 이렇게 생각했다.


"무력감을 느낀 너는 누구보다 성장할 거예요"


규원의 말에 눈물이 고이는 여주였다. 낯선 곳, 다른 세계에 와서, 위협받을 때도 눈만 조금 촉촉해졌을 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여주가 울었다. 안 그런 척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래, 다른 세계 와서 위협을 받은 열여덟이라기엔 너무 의연하게 넘긴 모습이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규원은 조심스레 여주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인자한 규원 답게 그 손길도 온화하였다. 그래서 눈물이 더 났던 걸지도.


"오늘은 빨리 들어왔네?"
".... 이거, 먹을래?"
"웬 밤에 치킨이야?"
"교장쌤이 주셔서"


요 근래보다 훨씬 일찍 기숙사에 들어온 여주의 모습에 은우는 놀란 눈으로 여주를 반겼다. 그리고 여주의 손에는 어디서 가져온 건지 치킨 한 마리가 들려 있었다. 은우가 '음양학당은 외부 음식 출입 금지인데....'라고 말하려던 순간 규원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자 은우는 당황스러운 눈으로 여주를 쳐다보았다. 다시 치킨으로 눈을 돌리니 봉지에 적혀 있는 '10시 10분에 먹어야 하는 치킨'이라고 적혀있어 더욱 놀라는 은우였다. 일단은 빠르게 세팅을 끝내고 사이좋게 앉아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여기 완전 비싼데, 맛있어서 줄 서서 먹어야 돼. 교장 선생님 짱이시다"
"엥, 그 정도야? 고작 닭 하나 튀기는 거 가지고 유난 떠네."


여주가 투덜거리니 은우는 크게 웃었다. 여주도, 은우도 밥을 제대로 먹지 않은지라 치킨은 손쉽게 목구멍 속으로 넘어갔다. 은우는 여주의 눈을 쳐다보았다. 살짝 부은 눈과 눈 밑에 보이는 눈물 자국이 보였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걱정스러웠지만 은우는 조용히 닭 다리를 뜯으며 모른 척했다. 여주의 얼굴이 꽤 홀가분해 보였으니까.






-




".... 누나, 어제 누구랑 몸 싸움한 거 아니죠?"
"아니야"
"일신님, 앞이 안 보일 것 같은...."
"잘 보이니까 닥쳐, 부승관군"


여주의 눈은 다음 날, 아이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 음양학당(陰陽學黨)







시험기간을 맞아서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 아이들도 저녁까지 남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 중이다. 교실이 있는 본 건물 옆에 3층짜리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게 음양학당 도서관이다. 2층에는 공부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고 대부분이 단체로 공부하러 오는 곳이라 약간의 시끄러움도 있는 곳이라 아이들도 이곳으로 왔다. 열람실 구석에 놓인 큰 책상에 앉은 인원은 여주, 승관, 성연, 한솔, 석민, 은우. 거기다가 민규와 결경까지 있었다. 다들 나름 열정에 불타오른 채, 공부하고 있었다. 




"뭐야, 왜 틀린 건데? 분명 책에서...!"
"퇴마에 대해서 서술하라 했더니 '강제적으로 저승에 보내는'이 왜 들어가?"
"성불이 온화적인 거면 퇴마가 강제적인 거 아니야?"
"아니, 퇴마는 강제적으로 저승에 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이승에도 저승에도 없이 소멸시키는 거라니까?"
"그게 강제적인 거지!"
"그게 어떻게 강제적인 거야! 이 멍청아! 그리고 '강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마! 이승, 저승에 상관 없...!"
"아, 좀 조용히 해! 여기 도서관인 거 잊었어?"




당연히 여주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옆에는 석민이 여주의 가상 시험지를 채점해주고 있었다. 석민이 빨간 줄을 긋자 여주는 석민의 손을 멈추게 했다. 석민은 여주가 반박하지 못하게 바로 설명을 하였지만 아직 헷갈리는 게 많은 여주는 석민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말은 싸움이었다. .... 얘들아, 잊지 말자. 이곳은 도서관이다. 그걸 잊지 않은 은우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짜증을 내었고, 둘의 싸움은 일단락했다. 여주는 현재,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안 그래도 주술 연습과 무술 연습에 벅찬데 시험 범위는 왜 이렇게 많은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도대체 뭘 했다고 시험기간인 건지. 



시험이 이주밖에 안 남은 지금, 다행히 국어, 수학, 영어는 무영 세계에서 검정고시 준비하던 게 도움이 돼서 어렵지 않았다. 수준도 그쪽 세계보다 낮은 것 같고. 문제는 퇴마론이라던가, 신수학이였다. 알아야 될 게 너무 많았다. 아니, 수업시간에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자서 그렇다.- 책의 내용을 보니 잠시 어질했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다 어드밴티지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족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워낙 인맥이 좋은 덕택에-본인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그 구하기 어렵다는 음양 학당 족보를 얻어낸 여주였다. 



사실, 여주는 족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 한, 이틀 전에 종현과 승철, 나영 그러니까 삼학년 해태들이 갑자기 족보 안 필요하냐면서 작년은 물론이고, 재작년, 재재작년 그리고 어떻게 구한 건지 그들이 입학하기 전 족보까지 여주에게 주었다. 일단 양손 무겁게 받고 본 여주는 받은 날, 바로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말했고, 다들 갑자기 군침을 꿀꺽하며 뚫어지게 여주의 족보만 쳐다보고 있었다.


"뭐, 왜.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 이 족보가 그렇게 탐나? "
"탐나죠 그럼! 서술형 족본데 그게 탐나지 않고 배겨요?"
"왜?"
".... 아 맞다, 너 편입생이었지?"


꽤 호들갑스러운 분위기에 여주는 약간의 미간을 구기며 짜증을 내었다. 여주의 반응에 석민은 박수를 치며-치고 주위의 눈치를 봐야 했다.- 여주의 입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입학한 지 겨우 한 달이 넘었는데 여주가 그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 '편입생'이었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던 이들이었다. 여주가 편입생이라는 사실을 떠올린 석민은 갑자기 다리를 꼬더니, 팔 한 쪽은 여주의 의자 등받이 걸쳤다. 그리고 그 특유의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최대한 멋있게 내는 석민이었다. 그 모습에 여주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아이들도 질색하는 표정을 지은 건 석민은 모르는 사실이었다.


"아아, 안 되겠는데? 내가 또 선배로써 우리 학교 시험에 대해서 읊어줘야겠는데?"

"선배 같은 소리 하네. 내 노리개 색 안 보이니? 나 2학년이란다, 석민아"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4, 25 | 인스티즈

"넌 음양 학당 다닌 지 이제 겨우 한 달 조금. 난 음양 학당 짬밥만 11년!"


여주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거만한 자세를 풀고 귀여운 목소리로 맞받아치는 석민이었다. 이 또한 여주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주먹을 쥔 사실은 석민만 몰랐다. 여주가 떨떨한 표정을 짓자 석민은 알아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족보를 구해온 여주에 의해서 아이들이 호들갑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음양학당 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체육을 제외한 과목들의 필기시험은 서술형 다섯 문제에 선다형이 한 문제 있을까, 말까 한 시험이었다. 



시험에 대해 처음 고지를 들었을 때, 여주는 의아했다. 시험 문제가 너무 작은 거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만 해도 시험문제는 족히 스무 문제는 넘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하지만 음양학당의 서술형은 기본 에이포 용지 반바닥은 채워야 하는 문제를 출제한다. 여기서 학생들이 미치는 거지. 생각은 안 나고, 적기는 적어야 되겠고. 술술 적는다고 해도 시간이 촉박한 바람에 다 못 적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미쳤네"


석민의 설명을 듣던 여주는 한마디 내뱉었다. 말만 들었는데 벌써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차라리 중학교 시험이 더 나았다. 한 줄로 찍고 자도 십 점은 넘게 나오니까 말이다.-여주는 잊어 먹은 듯했다. 중1 과학 시험 때, 2번으로 한 줄 찍었다가 2번이 답인 문제는 한 문제, 그것도 2.9점 짜리만 맞춘 일을.- 어떻게 에이포 용지 반 장을 다 채우지. 여주는 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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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제 수준도 엿 같아...."

".... 넌 어디서 듣다가 나왔냐. 근데 인정. 그중에 핵은 퇴마론"




갑자기 나타난 민규에 놀란 아이들이었지만 의연하게 넘겼다. 난데없이 어디에서든지 튀어나오는 민규는 이제 거의 적응이 다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우를 제외하고. 아직도 가면을 쓴 민규가 적응이 안 되는 은우였다.- 석민은 민규에 말에 공감했고, 석민의 말에 은우, 민규가 공감했다. 이학년들의 반응에 여주는 석민을 힐긋 흘기며  '왜, 어떤데'라고 새침하게 물어보았다. 현재 2학년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은 갑자기 아련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더니 석민부터 입을 열었다.


"내가 너보다 일 년 먼저 일학년 교육과정을 겪어본 선배로써, 퇴마론은 정말 핵이야"
"서론 필요 없고 본론으로 좀 빨리 들어가 봐"
"음, 예시로 기억나는 문제를 하나 말해줄까?"


은우의 말에 석민을 바라보고 있던 몸을 바로 돌려 은우를 쳐다보는 여주였다. 갑자기 여주의 등을 보게 된 석민은 여주 등을 톡톡 치며 '.... 김여주? 사랑이 변하니...? 어쩜 그렇게 매정하게....'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내가 지금 생각나는 문제는 한 문제 밖에 기억이 안 나기는 하는데. 그러니까 그게 아마 기말고사 문제였을 거야"
"...."
"야, 쟤도 서론 긴데 왜 지적 안 해?"
"아, 좀 조용히 해!"
 "그러니까 문제가 뭐였냐면 어.... , 이러이러한 주술의 이름과 음양진을 그리라고 하더니 이 주술을 사용할 때, 가장 최적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을 서술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이 주술 말고 어느 주술을 사용할 건가. 뭐, 대충 이런 문제였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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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시험 문제 기억나. 요괴의 성질과 정확히 어떤 사건이 발생했으며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뭐 어쩌고 더 있었잖아. 근데 이 문제가 쉬운 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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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 그렇긴 해" 

"헐, 누나 그거 실화예요?"
"시험지도 원고지라서 글씨 크기도 어떻게 못 해. 차라리 아까 말했던 음양진 그리라는 문제가 제일 좋을 수도...."




은우와 민규의 설명에 멘붕이 온 일학년들과 일학년 수업을 듣고 있는 이학년 여주였다. 뒤에 붙인 석민의 말에 꼼수를 부리려고 생각했던 성연은 바로 탄식을 내뱉었다. 어쩐지 실기보다 필기를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여주는 떨떠름한 채로 수긍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도대체 어디서 소문이 난 건지 모르는 아이들이 별안간 친한 척을 해오기 시작했다. 여주 누... 아니, 여주님. 부승관은 이렇게 부르던데. 맞죠? 어쨌든 여주님! 여주님의 가는 길에는 언제나 평화와 축복이 따라오기를 기도하고 바랄게요. 저에게 족보를 복사하는 걸 허용해주신다면 지금보다 더 숭배할 자신 있습니다. 여주님, 혹시 족보.... 여주 누나, 족보.... 여주 언니, 그, 족보.... 



아주 만나는 사람마다 족보 타령을 하는 덕택에 하루 종일 도망치며 다녀야 한 여주였다. 내가 내 주위 애들한테도 안 보여주는데 보여줄 것 같냐. 어림없지. 퉤. 오랜만에 성격 나쁜 걸 그대로 보여주는 여주였다. 그래, 족보를 가지고 있는 건 좋긴 하나 단 하나의 문제점이 있다면 여주에게 족보는 별로 소용이 없었다는 점이랄까. 얻어내면 뭐 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제야 머리에 들어온 아주 기본적인 건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바람에 골머리 썩였다.


"와, 환장하겠네. 이게 낙서야, 그림이야. 이걸 정녕 ' 체여총탄사(體如銃彈射)' 음양진이라고 그린 거야?"
".... 아, 체여총탄사를 그리라는 거였어? 난 또, 총환탄화귀 (銃換彈火劌) 그리라는 줄"
"그걸 그리라고 해도 틀렸어! 같은 '총'이라도 틀렸다고! 그리고 그건 아직 1학년 교육과정에는 없어! 특별 수업에서 배운 거 여기다가 써먹지 마!"
"거, 더럽게 깐깐하네"


*체여총탄사(體如銃彈射) :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뉨. 신수 주술로 사용하였을 때, 신수의 몸을 총과 동기화시켜 신수의 입에서 총알이 난사되는 주술이다. 총알이 목표에 닿았을 때, 신수의 속성에 맞게 작은 폭탄처럼 터진다. 그냥 공격 주술로 사용하였을 때는 사용자가 원하는 물체를 총으로 변환시킬 수 있으며, 총알은 속성과 관련되고, 영력의 크기에 따라 개수가 정해진다. 중급보다는 높고 고급보다는 낮은 수준의 주술.
* 총환탄화귀 (銃換彈火劌) : 총을 다루는 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술이며, 공격 주술 중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주술이다. 총알이 불꽃으로 바뀌며 맞았을 시 화상을 입으며 고통이 크다. 중급 수준의 주술.




내가 족보에 눈이 멀어서 그만.... 삼학년 해태들에게 이학년 시험 족보를 얻는 대신에 여주를 책임지고 가르치겠다는 협상이 성립된 지 하루 만에 석민은 여주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환멸을 느꼈다. 처음에는 아무리 여주가 몰라도 좋게 좋게 가르쳤는데 점점 화를 내기 시작하는 석민이었다. 분명 국어, 수학, 영어는 잘 하는데 왜 퇴마론, 신수학을 못하는 거지. 아니, 그러면 좀 심각한 거 아니야? 국수영보다 이쪽이 더 중요한 거잖아? 국수영 좀 못한다고 해서 퇴마사가 못 되지는 않잖아? 헐, 내 가르침에 김여주 미래가 달렸다. 



석민이 갑자기 엄한 얼굴로 여주의 뒷머리를 여러 번 쓰다듬었다. 나름대로 기를 넣어주려고 한 행동인 것 같았다. 여주에 대해 환멸이 난 나머지 이상한 책임감까지 느끼고 있는 석민이었다. 석민의 발언들에 자존심이 상한 여주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석민을 한 번 째려본 후, 석민이 공부하고 있는 영어책을 슬쩍 내려다보았다. 네, 자존심으로 살았던 여주 아니겠습니까. 누가 자존심을 긁으면 똑같이 되돌려주는 인간이 김여주죠. 그래서 여주도 똑같이 석민이 쓴 답에 태클을 걸었습니다.


"야, 가정법을 쓰려면 'would'가 와야 되지. 누가 원형을 그대로 쓰냐, 바보야?"
".... 바보라니. 말이 심하시네, 이 친구"
"너도 아까 나보고 멍청이라며? 가정법 사용하라고 했는데 'would'를 안 쓰는 인간은 또, 내가 처음 본다"
"야, 'would'가 오든, 뭘 오든 'if'만 쓰면 그게 가정 아냐? 그래서 가정법이고....!"
"그딴 개논리가 어딨어!"
"닥쳐, 좀"


어디선가 '딱'소리가 들리더니 투닥 투닥 싸우던 여주와 석민 앞에 불꽃놀이처럼 작은 불꽃이 입술 근처에 슝하고 지나갔다. 여주를 지나쳐 석민 쪽도 지나치자 옆에 있는 은우에게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서 작게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은 사라졌다. 하마터면 입이 탈 뻔한 둘이었다. 소리가 난 쪽으로 둘이 눈에 불을 켠 채 고개를 휙 돌려보니 중지를 휘감고 있는 노란 부적을 풀고 있는 지훈이 보였다. 여주와 석민은 물론이고 테이블에 있던 다른 아이들도 지훈을 바라보았다. 일학년들은 '헥, 주작이다'라며 쫄았고, 여주 맞은편에 앉아 있는 민규는 이미 여주 입 근처에 불꽃이 지나갈 때부터 지훈을 아주 독기를 품은 채 째려보고 있었다.



여주는 지훈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하필 앉아도 책상 끄트머리에 앉은 지훈과 여주라서 서로의 거리는 가까웠다. 둘 사이에는 사람이 한 명 정도 지나갈 수 있는 작은 통로밖에 없었다. 여주의 눈빛으로 봐서는 지훈에게 달려들 것 같아 주위 아이들이 긴장한 얼굴로 침을 삼켰다. 약간의 소음은 괜찮은 곳이라지만 석민과 여주는 그것보다 더 시끄럽게 해서 민폐를 끼친 건 여주도 인정했다. 



하지만 왠지 지훈에게서 한 소리를 듣는 건 기분이 나빴던 여주는 '그럼 네가 자리를 옮기던가'라고 말을 툭 내뱉었다. 왜, 그런 거 있잖냐. 아무리 맞는 논리라도 싫어하는 사람이 말하면 하나도 맞지 않게 들리는 그런 거. 여주도 그런 상황이다. 여주의 말에 민규를 제외한 나머지가 경악했다. 민규는 지훈을 슬쩍 째려볼 뿐이었다. 석민은 작게 여주에게 속삭였다. 야, 주작 성격 나쁘기로 유명한데 왜 건드리고 난리야. 성격 지랄맞은 거 누가 모르냐. 아마도 내가 더 잘 알 거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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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도서관 전세 낸 것도 아니면서. 너네 때문에 지금 다른 애들 피해보고 있는 거 안 보이나 봐. 아무리 조금의 소음은 허용된다지만 너네는 그 정도를 넘어섰잖아"
"...."
"하하, 그래요. 여주님. 우리가 좀 조용히 해야 돼요....!"
"그, 그래, 김여주. 우리가 잘못한 거지. 하하, 미안, 주작"


원래부터 지훈이 맞는 말을 했는데 여주가 오기로 대꾸 한 거라 당연히 논리적으로 여주가 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원래 여주가 그렸던 지훈의 답은 여주를 똑바로 바라보고 비웃음까지 날려주며 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반박을 해야 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일주일에 오일을, 한 시간씩 마주하는데 그 정도는 파악 가능했다. 그런데 오늘의 지훈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덕에 굳게 입을 다무는 여주였다. 뭐지. 저건 신종 김여주 짜증 나게 하는 스킬인가. 



여주는 입을 꾹 다물고 지훈을 노려보았다. 지훈은 차분하게 말하고 아무렇지 않게 연필을 들어 공부를 했다. 싸해진 분위기에 승관과 석민이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 그에 여주는 지훈을 째려보던 시선을 거둬들이고 연필을 집어 들고 자신의 앞에 놓인 책을 보았다. 분한 마음에 글씨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그었던 밑줄만 위에 덧칠해서 그리고 있었다.  



.... 아, 그러고 보니 축제날에 마주쳤었지. 너무 바쁘게 생활한 탓에 요괴 소동이 벌어졌던 날, 지훈을 마주쳤던 기억을 잊고 산 여주였다. 문득 떠오른 기억에 여주는 밑줄을 긋던 손을 멈추었다. 분명, 누가 봐도 사이좋은 형제는 아니었었지. 이지훈이 누구한테 못 이기는 건 또, 처음 봤던 것 같은데. 그날의 상황과 대화들이 여주는 떠올렸다.


"반쪽짜리 주제에. 동생아, 분명 나는 널 그렇게 양심 없는 사람으로 가르치진 않았던 것 같은데"



.... 반쪽짜리? 그게 무슨 소리지. 뭐, 둘이 이복형제라도 되는 건가. 그래도 주작이 반쪽일 수가 있나? 저번에 본 주작은 사지 멀쩡하던데. .... 새한테도 '사지'란 말을 써도 되나. 아, 몰라. 괜히 떠올렸어. 그때도 들어선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여주는 꼬리를 무는 생각에 한숨을 뱉었다. 그런데 나는 그렇다 치고 쟤는 자기 얘기 들은 애한테 왜 한 마디도 안 해? 원래 쟤 성격이라면 나한테 와서 '왜 엿들었냐', '어디 가서 함부로 입 놀리지 말아라'라고 하면서 경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여주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한 점이 많았다. 점점 엉키고 있는 생각에 짜증이 난 여주는 옆에 있는 지훈을 흘깃 노려봤다.


"...."
".... 뭐, 뭘 봐"


아뿔싸. 몰래 노려보려고 했는데 언제부터 였던건지 지훈과 눈이 마주쳐버린 여주였다. 당황한 여주는 눈을 돌릴 생각도 못 하고 말을 더듬으며 뭘 보냐고 작게 이야기했다. 지훈은 아무런 대답 없이 몇 초 정도 여주와 눈을 더 맞추더니 책을 덮고 주위를 정리한 후, 책을 들고 도서관을 쌩하고 나갔다. 그냥 나갔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하필 여주의 귓속에 들려오게끔 중얼거리며 나간 지훈이었다.


".... 아, 씨발"


느닷없이 지훈의 욕을 들어야 했던 여주는 황당함에 어이가 무영세계까지 탈출하고 있었다. 여주는 코웃음을 터트리고 주먹을 꽉 쥐며 부들부들 거리고 있었다. 아니, 그냥 곱게 나가면 되지. 왜 사람 면전에다 욕질이지? 여주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고민했다. 고민하는 그 순간에도 열은 더 올라갔다. 저 새끼한테 어떻게 복수하지.


"야, 이게 맞게 쓴 거지?"
"멍청아! 'would'를 왜 쓰냐! 이때는 'could'지!"
"아니, 네가 'would'를 써야 된다며!"
"상황 봐가면서 써야지! 바보야!"
"와아, 김여주! 내가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
"저기요. 두 분. 퇴실해주세요"
"...."
"...."
".... 한번만 봐줘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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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아, 꺼져"


너무 화가 나는데 석민의 틀린 문법에 짜증이 확 나버린 여주와 여주의 짜증에 같이 짜증 난 석민은 결국, 도서관 사서이자 수(水) 기숙사 장, 지수에게 퇴실을 당했다. 둘은 나가서 티격태격하더니 석민이 여주에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석민은 여주가 째려보아도 태연히 어깨동무를 유지하며 학교 밖을 나섰고 여주 기숙사 앞까지 데려다주고선 겸둥이를 타고 집으로 갔다. 여주는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학생회가 보면 어쩌려고 저런 데냐. 학교 밖에서 탈 것이지. 쯧.






-






이제부터 시험이 고작 일주일 정도 남게 되었다. 여주와 승관, 성연, 한솔은 실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주술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었다. 실기 시험 내용은 여주가 신수 대결했을 때, 상대 여학생이 사용하였던 '체여총탄사'이다. 시험 시, 주어지는 막대기를 총으로 변환하고 목표물을 맞추면 되는 생각보다 간단한 시험이었다. 문제는 나무 막대기를 어떻게 총으로 변환시키냐이다. 총으로 변환만 시키면 사격은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배워온 학생들이라 간단했지만 그 총으로 변환시킨다는 게 숙제였다. 



뭐, 여주에게는 '재능의 축복'덕에 총으로 변환은 간단했다. 여주가 주술을 외치자 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막대기는 녹이 슨 리볼버로 변했다. 어째 녹이 슨 게 누군가 많이 사용한 것처럼 보였다. 리볼버를 관찰해보니 여섯 방을 날릴 탄창이 있었고, 탄환은 보이지 않았으나 여주가 해머를 내리고, 영력을 담자 적게는 두 개, 많게는 다섯 개까지 생겼다. 두리뭉실한 가르침으로 탄환까지 만들어내는 걸로 봐서는 여주는 상당히 센스가 좋았다.



그러나 여주에게도 문제란 있었다. 그것은 단 한 번도 총을 사용해본 적 없다는 것. 그래, 무영 세계에서 누가 총을 사용해보았겠냐고. 그것도 총기 소지가 불법인 대한민국에서. 사격 선수라던가, 경찰, 뭐.... 특별한 곳에 있지 않는 이상 평범한 사람들은 총을 잡아볼 일도 없었다. 여주라고 뭐 다르겠냐고. 특별한 점이라고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가난했다는 점밖에 없었는데. 



여주의 사격 실력은 당연한 것이지만 무술 실력만큼이나 최악이었다. 승관과 성연이 열심히 가르쳐주었지만 여주의 총알이 나가는 곳은 애먼 벽이라던가, 창문이었다. 초심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목표를 맞추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거기다가 가관인 것은 무술부를 들기 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영력은 아직도 폭주 중이었다. 



분명 과녁을 향해 쐈는데 연습실에 있는 모든 창문이 다 불타오른 적도 있었고, 목표물을 맞추는 데 실패해 총알이 벽을 향해 날아갔는데 벽에서 물이 폭포처럼 뿜어 나와 연습실을 쓰고 있던 학생들은 물론이고 연습실 전체가 물로 젖게 한 적도 있었으며, 총을 쐈는데 총알 대신 나무뿌리들이 총구에서 빠른 속도로 뻗어 나오더니 연습실 벽을 뚫어버리기도 했다. 이러한 피해가 승관과 성연에게도 오는 바람에 승관과 성연은 낌새라도 보이면 순식간에 결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아주 수준급이었다. 이걸 잘 된 일이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는 여주와 승관, 성연의 입속이 씁쓸했다. 



승관과 성연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아, 신이 다 주지는 않는구나. 그 누구보다 뛰어난 영력과 주술 사용 센스를 주셨지만 신체적 능력은....  와장창. 승관은 허탈한 웃음을 내뿜었다. 와, 이번에는 아주, 아주 다행스럽게도 나뭇잎들이 유리창에 칼날처럼 박혀버렸잖아? 그래서 유리창이 와장창하고 깨져버렸고! 나무가 통째로 날라와서 연습실 벽을 안 부순 것만으로도 어디야! 하하하!


".... 진짜 미안"
"아니에요, 여주님! 오히려 감사해요! 이 정도에 그치다니....!"


이쯤 되니 여주도 승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었다. 같이 연습한지 일주일이 넘어가는데 자신이 치는 사고들을 다 정리해주는 건 승관이었으니 말 다 했다. 여주는 미안함이 한껏 섞인 목소리로 사과하였다. 허탈한 승관은 아부 없이 속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고 그걸 제지하는 성연이었다. 아무리 삼십 분 만에 모든 걸 다 부수셨지만 멘탈은 나가지 말자, 승관아...! 



다행히도 가끔씩 큰 피해 없이 적은 확률로 평범하게 돌멩이가 나오거나, 작은 불꽃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뭐, 조준을 잘못해서 이것저것 다 깨버리지만. -그중 최고로 많이 깬 건 유리창.- 작은 사고가 일어나든, 큰 사고가 일어나든 그때마다 처리하는 건 옆에서 같이 연습하던 학생회, 승관의 몫이었다. 승관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드는 여주지만 승관과 친한 관계를 맺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 여주였다. 다른 때에 연습했다가 뭐 하나 부서져서 학생회를 불렀을 경우에 대부분이 민경이 오는 바람에 민경에게 꾸중이란 꾸중은 다 들었었어야 했는데 승관이라면 꾸중을 들을 일도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승관이만 불쌍할 뿐이었다.




주술은 부적을 꺼내 주술명을 외치면 발동된다. 좀 더 노련해지면 부적을 꺼내지 않고 주술명을 외치는 것만으로 발동이 된다. 그리고 완벽하게 주술을 자유자재로 다룰 정도가 되면 손짓 한 번으로 발동이 된다. 당연히 이제 고등학교를 입학한 이들은 부적을 꺼내고 주술명을 외쳐야 한다.-너무 간단한 주술, 초급 주술 제외- 이학년도 주술명만 외치면 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광속환반(光䌵換縏)"
"와아, 이 주 동안 봐도 놀랍다. 네가 부적 없이 중급 주술들을 사용하다니. ..... 다 뭘 치우는 주술이기는 해도. 그래도 뭔가 지는 느낌이야! 분해"


*광촉환반(光䌵換縏) : 주위에 있는 빛으로 바닥에 원형의 띠를 그리게 되고, 무언가 담을 수 있는 주머니로 바꾸는 주술. 원형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많은 걸 담을 수 있는 주머니가 됨. 손짓으로 주술 사용이 가능하며 영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띠의 크기를 크게 만들 수 있음. 중급 주술.




승관이 부적도 꺼내지 않고 주술을 외치자 연습실의 조명들에서 한 가닥이 뿜어져 나왔고 바닥에는 그 빛으로 만들어진 둥그런 띠모양이 생겼다. 승관의 손길을 따라 띠가 바닥에서 천천히 유리창이 깨져있는 곳으로 향했고, 빛으로 된 띠 속 안에 유리 조각들이 다 들어가자 승관은 손을 위로 슥 올렸다. 올리자 흰색의 주머니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승관의 손은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향했고, 주머니도 쓰레기통 속으로 박혔다.



 대충 깨진 유리가 정리가 되자 승관은 '조풍'이라고 외친 후, 다시 손을 휘휘 돌려  바람을 형성했다. 승관의 종아리 길이 정도 되는 아주 작은 토네이도는 승관의 손길 따라 이리저리 누비며 혹시나 다른 곳으로 튀었던 아주 작은 조각들을 모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까와 똑같이 손을 휙 하며 쓰레기통으로 보냈고, 잔해물들을 쓰레기통으로 넣었다. 완벽하고 군더더기 없는 처리였다.


*조풍(造風) - 손짓으로 바람을 만들 수 있음. 초급 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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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보다는 동정을 해주지 않겠니, 친구여?"

"...."
"얼마나 많이 하면 내가 학생회 들어간 지 한 달도 안 돼서 이것만 이렇게 터득했겠냐고"


저건 겸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그 말에 부러워하던 성연이 입을 닫았다. 그 말을 들은 여주는 더더욱 미안해졌다. 그래도 연습을 게을리할 수는 없었다. 여주, '나'는 이번 시험을 잘 봐야 한다. 그래야만 하니까. 여주는 소환이 풀린 막대기를 다시 총으로 변환했다. 

그리고 앞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과녁판을 향해 총을 겨눴다.


'곧, 여주 학생에 대한 정식 기사가 나갈 거예요'
'..... 네?'
'근래에 여주 학생을 세상에 알리지 못한 비밀들을 알게 돼서요. 이제는 알려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서요'
'저를 세상에 알리지 못한 비밀요?'



해머를 내렸다.




'왜 여태껏 영력 봉인을 당하면서 무영세계에 있었어야 했는가'
'....'
'왜 일신이 전 주인의 딸인 여주 학생을 주인으로 택했는가'
'.... 그걸 아셨으면 저한테 얘기해주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당사자인데'





과녁이 사정권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




 '당연히 알려드릴 거예요'
'지금 알려주세요'
'이번 시험에서 일학년 전체 중에 십오 등 안으로 들어가세요. 그럼 알려드릴게요'





과녁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네? 아니, 제 이야기인데 왜 제가 알지 못하는....'
'시험에서 십오 등 안으로 들지 못하면 그에 대한 답은 사실과 조금 다른 기사로 접하게 될 거예요.'
'조금 어이없네요'
'하하, 그렇죠? 그렇지만 일단은 열심히 공부해야 돼요, 여주학생은. 실기는 물론이고, 체육도 물론이죠. 꼭 십오 등 안으로 들어야 해요'





영력을 조심스럽게 담고, 방아쇠를 당긴다.




'..... 이해가 잘 안되네요. 제가 십오 등 안에 들지 못하면 저는 영원히 사실과 다른 사실로 저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어야 하나요? 굳이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아니요. 십오 등 밖으로 나가게 된다면 다른 제안을 또 하겠죠. 자신에 대해서는 알아야 하니까'
'그냥 알려주시면....!'
'수련 과정이에요. 하나의 목표에 도달했을 때,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 것. 그것이 수련이죠. 수련으로 인해 여주 학생은 더욱 강해질 거고요'
'....'
'강함을 원하잖아요?'
'....'
'그럼 이번 시험 십오 등에 드세요'





총알이 날라 가 과녁에 박힌다.



".... 헐, 과녁판에 맞추셨어....!"
"근데.... 진짜 총알만 박혔어. 시험에서 이러면.... 낙제 아니야....?"


성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과녁 판이 금이 생기더니 부서졌다. 그리고 부서진 과녁을 땔감 삼아 불이 붙었다. 불의 크기는 천장을 닿을 듯 말듯할 정도로 컸다. 하지만 번지지는 않았다. 연습실에는 타닥타닥 소리만 들렸다. 혹시, 또 어떤 사고가 일어날까 싶어서 승관과 성연의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열정적으로 타오르고 있는 불은 성연과 승관의 경계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점점 크기가 작아지더니 검은 재만 남았다.


"와, 이거.... 시험이었다면 모든 평가 항목에서 에이(A) 아니야....?"
"저 정도면 주술, 조준, 파괴력, 피해 규모. 다 만 점이네"
"어, 민규 형. 또 갑자기 나타나셨네요"
"여주, 너무 멋있지 않냐. 또 반한 것 같아"




처음으로 폭주 없이 성공한 주술이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빨리 하루가 가기 전에 왔...어...요.... 휴우.... 분량 진짜 많다....

+ 너무 피곤해서 사담은 못 쓸 것... 같.... 노래 삽입도 내일....zzzz....(잠들다....)

+ 다각적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여러 인물들을 다각적으로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네요ㅠㅠㅠ

처음 구성짤 때만 해도 사방신이 이렇게 비중이 없는 캐릭터들은 아니었는데.... 우리 월신 예원이도 이렇게 비중이 없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이것도 보여줘야 되고 저것도 보여줘야 되고... 여튼 열심히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부족한 실력에도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 오십등에서 십오등으로 수정합니다!!


[암호닉]

에밀 롕 3536 젠부 딸기빵 0846 마릴린 요플레 서랑감자 딩동 랭 체리콘 뿌랑둥이 리아 밍 도달도달 뱃살공주 0916

21화부터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던 분들은 다시 신청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ㅠㅠ! (신청하고 찾아.... 오지.... 않으시면 쵸큼... 슬퍼요....)



이젠 글이 사라지는 바람에 볼 수 없지만 지난 화 댓글들을 보고 괜히 마음이 뿌듯해졌답니다! 제 글이 위로가 된다니 ㅠ_ㅠ 앞으로도 열심히 글 쓸게요ㅠ_ㅠ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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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롕입니다💕💕 공부 얼른 끝내고 읽으어 다시 올게요💙💙
5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어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여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뜩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저 한주 어떻게 기다리죠 진자 울어..이거 책우로 나로명 살거에요 그정도야..
5년 전
독자2
엉엉 너무 재밋어요ㅠㅠㅠㅠ 울 여주가 실력이 점점 늘어나는것같아서 너무 좋네요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69.196
헐 대박 .. 너무 재밌어요 항상 감사해요 진짜 인생작 ..
5년 전
비회원87.122
0846이에요 우리 여주 시험때도 잘 핤 ㅜ 있기를 바래여....
5년 전
독자5
밍이에요!ㅜㅠㅜㅠ울 여쥬ㅜㅠㅠㅠㅜㅜ드디어ㅠㅜㅜㅜ성공을..!!!!ㅜㅜㅜㅜ그나저나 비밀이 뭘까요...여주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니...여주가 더 열심히 해서 50등에 턱걸이 해도 좋으니까 50등 안에 들었으몀 좋겠어요ㅠㅜㅜㅜ뭔가 본인의 목표가 있으니까 여주도 더 노력하는 것 같아서 보는 제가 다 기특하네요ㅠㅠㅠㅠ담편도 넘 궁금해요! 기드리겠습니다 작가님💖💙💖💙
5년 전
독자6
딩동입니다 ㅜㅜㅜ 알림이 뜨지 않아 뒤늦게 글을 보았네용 ㅠㅠㅜㅠ 여주가 분명 50등 안에 들어서 비밀을 바로알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뭔가 느낌이 순탄하지 않을 거 같은 느낌도 드네요...! 1학년이 전교생이 몇 명일까요 50명이었음 좋겠네요... (아무말)
5년 전
비회원253.46
작가님 안녕하세요! 도달도달입니다! 혐생에 치여서 작가님 글이 올라오던것도, 필명을 바꾸게 되신 것도 이제야 알았네요..!😭😭 간만에 보게된 음양학당은 역시나 너무 재밋었어요..! 여주의 성장기가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을 받았고.. 과연 50등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한 화였어요! 석민이와 도서관에서 투닥거리는것도 귀여웠어요! 다음화도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닷!! :)
5년 전
비회원133.201
서랑입니다! 재밌게 보고있어요 >_<
5년 전
독자7
작가님 진짜 사랑 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8
요플레입니다!! 아 이거그등여ㅠㅠㅠㅠ 우리 여주 주술쓰는거 너무 멋진데 컨트롤도 점점 느는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네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9
작가님 진짜 재밌어요. 여주 점점 먼치킨에 플러스 알파 되고있는게 눈에 보여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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