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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9 | 인스티즈 

 

험한 탄소년단 

W. 백소 


 


 

- 19 - 


 


 


 


 


 


 


 


 


 


 


 


 


 


 


 


 


 


 


 


 


 


 


 


 


 


 


 


 


 


 


 


 


 


 


 


 


 


 

오늘은 남준이랑 지민이와 함께 시내로 나왔다. 셋이서 점심도 먹고 카페도 갔었다. 

더운 날씨 때문에 우리 셋은 아이스크림을 문 채로 숙소로 향하였다. 

숙소로 향하던 도중 문구점이 보였고 그곳에 잠깐 들리자는 지민의 말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는데 어느 한 곳 앞에서 한참 동안 서 있는 지민을 발견했다. 

그런 지민에게 다가가 뭐 하냐고 물으며 그가 보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남준과 함께 확인했다. 


 

컬러링북이었다. 

나는 그 책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좋은 생각이 나서 뒤돌아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색연필이 들어있는 통과, 지민이가 보고 있던 컬러링북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그렇게 우리 셋은 문구점에서 산 물건을 들고 숙소로 곧장 향했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거실에 있는 탁자 앞에 앉아 열심히 책에 색을 입히는 지민이었다. 

그런 지민이의 뒤에 있던 소파에 앉아 조용히 색칠하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남준이 역시 내 옆자리에 앉아 열심히 색칠하고 있는 지민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정말 열심히 칠하는 지민이의 뒷모습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내 웃음소리를 들은 건지 갑자기 뒤돌아 날 보던 지민은 내게 색연필 한 자루를 건네어 보였다. 


 


 


 


 

" 누나도 같이 해요. " 

" 나도? " 


 


 


 


 

살며시 웃으며 말하는 지민을 보다가 색연필을 받아들고 소파에서 내려와 그의 옆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 제일 먼저 지민이가 색칠하던 페이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어째 지민이가 칠한 색은 세 가지 밖에 보이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세 가지 색도 주황색, 보라색, 검은색뿐이었다. 

많은 색연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그 세 가지 색만 고집해서 그리는 지민이를 엿보았다. 

그림을 그리는 지민이의 얼굴은 많이 진지했다. 


 

그 모습을 보다 예전에 교수님께 배우던 강의가 떠올랐다. 


 


 

' 컬러테라피는 환자의 현재 심경과 과거를 간접적으로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방법이야.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심정을 나타내고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알아낼 수 있지.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치료를 받는 중인 사람이라면 그 그림만으로 심경을 확인할 수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정상 생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가 있어. ' 


 


 


 


 

그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지민이의 현재 심경이 어떤지 궁금해지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주황색은 한 집단 안에서는 자신이 아닌 타인이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오로지 자신만이 인정받고 싶고 주목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심경이 회복되면 나중에 친구 관계도 좋아지고 적응 또한 잘하게 된다. 

또 예의가 바르고 성격도 밝고 명랑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질 것이다. 


 

보라색은 마음의 상처로 인해 예민하고 초조하며 불안함을 나타내고 있다. 

감수성도 풍부하고 우울증도 꽤 앓아오며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와중에 보라색을 선택한다면 조금 다르게 볼 수가 있다. 

슬프고 힘들어할 때에는 기운을 주고,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 마음에 진정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예술적인 기질이 강하고 개성도 뚜렷해진다고 하였다. 


 

검은색은 정서가 불안하고 공포나 압박감을 많이 받는다. 

항상 사랑을 받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점점 더 고독해지거나 공격적인 모습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그 반대는 의외로 반전을 가지고 있었다. 

주로 세련됨을 표현하고자 하며 사람을 움직일 자질을 가지고 있고 균형감각 또한 뛰어남을 보이고 있다. 


 


 

과연 지민이는 둘 중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조금 걱정이 되는 마음에 지민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날 보더니 생긋 웃어 보이는 지민이었다. 


 


 


 


 

" 누나, 제 얼굴 뚫려요. " 

" … " 

" 나 잘생긴 거 아는데 그렇게 계속 쳐다보면 제 얼굴 닳아 없어질지도 몰라요. " 


 


 


 


 

장난 섞인 지민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런 날 보며 따라 웃던 지민이 시선을 내려 자신이 칠한 색들을 둘러봤다. 


 


 


 


 

" 제가 이런 색으로만 칠해서 누나 사실 걱정됐죠? " 

" 어…? " 

" 저도 알아요. 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 

" … " 

" 딱 봐도 보이잖아요. 이 색들이 어딜 봐서 어울려요? " 

" … " 

" 사실 예전 같으면 이런 색들만 고집했을 거예요. " 


 


 


 


 

자신이 색칠한 책을 내려다보던 지민은 색연필을 돌리며 무슨 색을 들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내 파란색 색연필을 들어 보이더니 비어져있는 공간을 살살 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파란색은 사람을 차분하게 해주고 평안을 찾게 해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컬러테라피에서는 치유와 희망의 대표적이 된다고 볼 수 있었다. 

물론 반대의 의미는 우울함과 공포감, 그리고 상실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만 현재 지민이의 표정을 보아하니 좋은 의미로 쓰이는 듯 했다. 


 

그렇게 파란색으로 공간을 채우던 지민은 이내 색연필을 제자리에 놓으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날 마주했다. 


 


 


 


 

" 하지만 지금은 저도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 

" … " 

" 요즘에는 전처럼 우울해하고 두려워하지 않고 있어요. 형들이 달라지니까 저도 따라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 그래? " 

" 이게 다 누구 덕분이게요~? " 

" 음… 석진이…? " 

" 땡. 여기서 석진이형 이름이 왜 나와요… " 

" 그럼… 남준이? " 

" 이번에도 땡! " 

" 그럼 누구야? 호석이? 윤기? " 

" … " 

" 누구야? " 

" 하… 나올 이름 다 나왔는데 왜 한 명은 빼고 물어봐요? " 


 


 


 


 

지민의 말에 눈을 마주하며 생각하다 이내 손가락을 날 가리키며 물었다. 


 


 


 


 

" 설마… 나는 아니겠… " 

" 누나 덕분이죠! " 

" … " 


 


 


 


 

어… 나였구나… 하긴 내가 애들 상담치료해주러 온 심리상담사이긴 하니… 


 


 


 


 

" 누나 덕분에 형들과 정국이 모두가 예전에 비해 변한 거 알고 있어요? " 

" 응, 변한 건 같이 봐왔으니까 알고 있지. " 

" 이젠 우리에 대해 잘 알아요? " 

" 응! 알 수 있게 됐어. " 

" 어떻게요? " 

" 음… " 

" 누나 그럼 우리 과거도 알고 있어요? " 


 


 


 


 

지민의 말에 아무 말도 못했다. 정확한 과거는 몰랐기에… 

석진과 남준의 과거도 본인들이 직접 자세한 얘기를 해주고 나서 알게 되었기 때문에 내가 교수님께 들은 얘기만으로는 확실히 안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아무 말 못하는 날 향해 웃으며 말을 이어나가는 지민이었다. 


 


 


 


 

" 알려줄까요? " 

" 뭘…? " 

" 제가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 " 


 


 


 


 

지민은 날 향하던 시선을 거둬 허공을 응시하며 자신의 과거를 천천히 꺼내었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19 | 인스티즈 

 


 


 


 


 


 


 


 


 


 


 


 


 


 


 


 


 


 


 


 


 


 


 


 


 


 


 


 


 


 


 


 

" 엄마 어디 가? " 


 


 


 


 

달밤에 눈을 비비며 현관 문 앞에 서있는 엄마를 보며 물었다. 

그런 날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엄마. 엄마는 나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손을 들어 천천히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셨다. 


 


 


 


 

" 안 자? " 

" 엄마 잠시 여행 좀 다녀오려고. " 

" 여행? 나도 가면 안 돼? " 


 


 


 


 

나의 물음에 엄마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 엄마가 올 때 맛있는 거 사 올 테니까 지민이는 방에 들어가서 자. " 

" 나도 가고 싶은데… " 

" 지민이가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맛있는 거 사 와서 꼭 줄게. " 

" 정말이지? 약속이야. " 


 


 


 


 

손을 들어 소지만 남기고 손가락을 다 접어 보였다. 엄마를 향해 손을 내밀자 나를 내려다보던 엄마는 이내 손을 들어 손가락을 걸었다. 


 


 


 


 

" 지민이 잘 자. 아프지 말고. " 

" 응, 지민이는 잘 자고 아프지도 않을게. 대신 엄마 빨리 와야 해? " 


 


 


 


 

엄마는 현관 앞에 세워뒀던 트렁크의 손잡이를 잡더니 이내 내가 보지 못하게 뒤돌아 눈물을 흘리며 집을 나섰다. 

그런 엄마를 하염없이 보다가 내일이면 엄마가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며 뒤돌아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고, 그다음날이 와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게 된 이후 나는 매일 밤 울며 엄마를 찾았다. 

그렇게 눈물로 날들을 보낸지 한달이 되던 날, 아빠는 어떤 여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셨다. 

멍하니 소파에 앉아서 엄마가 오길 기다리던 나는 순간 엄마와 함께 들어온 줄 알고 서둘러 현관 앞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집에 들어온 사람은 엄마가 아닌 처음 보는 여자였다. 


 


 


 


 

" 지민아 인사해. 앞으로 네 새엄마가 될 분이야. " 

" 엄마가 아니잖아요… " 


 


 


 


 

그날 우리 집에는 처음 보는 여자와 함께 나보다 어린 남자애가 함께 들어왔다. 

온다고 했던 엄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처음 보는 여자가 내 새엄마라고 얘기하는 아빠의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아 그날 저녁 아빠의 방으로 찾아갔다. 


 


 


 


 

" 아빠, 엄마는 왜 안 와요…? " 

" 오늘 오신 분이 너의 새로운 엄마야. " 

" 아닌데… 나한테 엄마와 아빠는 한 분씩인데… " 


 


 


 


 

아빠의 말씀에 나는 중얼거렸고 그런 내 말을 들으신 아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걸어오시더니 어깨를 잡으며 눈을 맞추셨다. 


 


 


 


 

" 잘 들어 지민아. 앞으로 네 엄마는 이 집에 계신 분이야. 그동안 같이 살아왔던 여자는 더 이상 너의 엄마가 아니야. " 

" 왜 그렇게 돼요…? " 

" 새엄마는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앞으로 아빠라고 부르지 말고 아버지라고 불러. " 

" 왜… " 

" 지민이는 커서 아빠의 회사를 이어받을 후계자잖아. 주변 사람들이 보는데 언제까지 아빠라고 부를 수는 없는 거야. 

아빤 아무리 못해도 네 동생에게만은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 없으니까 지민이 네가 더 열심히 해야 해. 알았지? " 


 


 


 


 

아빠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날 알게 되었다. 엄마는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멀리 도망을 가버렸다는 것을. 

집에 오지 않은 게 아니라 오지 못한 거였다는 것을. 


 

그때 우리의 말을 방문 너머로 몰래 엿듣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새엄마였다. 

새엄마는 사실 아빠의 재산을 목적으로 엄마를 밀어내고 들어온 사람이었다. 

그런데 아빠의 뜻을 알게 된 새엄마는 그날 이후로 변했고, 아빠의 눈을 피해 내게 모진 말을 내뱉고 잦은 폭력을 휘둘렀었다. 

아니, 새엄마는 변한 것이 아니었다. 내게 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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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어느덧 나는 17살이 되었다. 

겉모습은 성장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10년 전에 머물러있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나는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새엄마만 보면 두려웠다. 

이유는 지금까지 받아온 모욕과 잦은 폭력 때문이었다. 

새엄마는 날 학대하면서 늘 이런 말을 하셨다. 


 


 


 


 

' 네 아빠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만든 사람이 누구 덕분이라고 생각해? 다 내 덕분이야. 

그래서 네 아빠는 내게 고마워하고 너보다 날 더 사랑하고 계셔. 내가 너 잘못한 거 조금만 얘기하면 네 아빠는 금방 네게 등을 돌릴걸? ' 


 


 


 


 

그런 말을 하고 나서도 새엄마는 계속해서 날 학대하셨다. 

새엄마의 말에 반박할 수 없고 반항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아빠의 회사는 새엄마를 만나고 난 이후로 점점 성장하게 되었다. 

커진 회사 덕분에 아빠는 집에 있는 횟수가 줄어들어갔고 반대로 새엄마는 날 학대하시는 시간만이 나날이 늘어갔다. 

세뇌 교육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어릴 때부터 독하게 맞아온 나는 18살이 된 지금까지도 새엄마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새엄마한테 화를 낼 수 없던 나는 결국 나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게 되었고 성격도 점점 변하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조금만 받게 된다면 엄한 곳에 분노를 표출시키거나 내 몸에 상처를 내어 자해를 보이기도 했다. 

변한 나의 모습 이후로 더 이상 새엄마는 내게 말을 걸지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으셨다. 


 


 

아버지는 그제야 새엄마의 본성을 알게 되셨고 곧바로 집에서 내보냈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내게 더 신경 쓰고 잘해주셨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불안해지고 우울해져만 갔다. 


 

혹시나 내친 그 여자나 엄마처럼 나도 버릴까 싶어서… 지금이야 이렇게 잘해주지만 언젠간 자신도 그 사람들처럼 내쳐질까 싶어서… 


 


 

내 병은 점점 더 깊어져갔고 그런 내 모습을 걱정하시던 아버지는 병원을 찾게 되셨다. 

병원에서는 현재 나의 상태를 BPD라고 말씀하셨다.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과에 아버지는 병원 원장님이 소개해주신 분을 찾아가셨다. 


 

며칠 후 처음 보는 아저씨가 날 만나러 집으로 오셨다. 

아버지는 그 아저씨를 심리상담 선생님이라고 소개하셨고 나는 1년 동안 상담을 하며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쉽게 나아지지 못하는 날 아버지는 걱정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는 내게 형들의 얘기를 해주셨다. 

자신은 현재 나 말고 아들 같은 사람 4명을 담당하고 있다며 얘기해주셨다. 

그 4명은 모두 나처럼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같은 집에서 살아가며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다.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했던 나는 형들과 아저씨가 만난 계기를 듣게 되었고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해진 나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나는 그 형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아저씨와 함께 가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일까 싶으며 만났던 형들은 먼저 내게 말을 걸어주며 잘해주었다. 

형들의 그런 모습에 나도 여기서 함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아버지와 상의했다. 

나의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아버지는 이내 허락해주셨다. 

대신 그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치료를 잘 받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나는 그 집으로 들어가 형들과 어울리며 함께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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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내가 들어가 살고 있던 집으로 두 명이 더 들어오게 되었다. 

한 명은 김태형이었고, 다른 한 명은 나보다 2살 어린 전정국이였다. 

그 둘까지 합쳐 7명이서 함께 살게 된 나는 조금씩 치료에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저씨 대신 모르는 여자들이 돌아가면서 우리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 안녕? 나는 새로운 심리상담사야. " 

" 우린 새로운 심리상담사가 온다는 얘기 못 들었는데… 한 선생님은요…? " 

" 그분은 다른 일 때문에 바쁘셔. 대신 앞으로 내가 자주 올게. " 

" 누나가 우릴 치료해준다고요…? " 

" 응. " 

" 윤기형이랑 호석이형은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우릴 치료해줄 거예요? " 

" 뭐… 눈을 맞춰서 자주 대화하고, 서로 이해해주고,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써서 낫게 해줄 거야. " 

" 진짜요? " 

" 응~ " 


 


 


 


 

자신을 소개하며 인사를 하는 여자들은 한결같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는 우리 모두를 공평하게 봐주시고 대해주셨다. 

하지만 이곳에 찾아온 여자들은 하나같이 석진이형이나 태형이, 아니면 정국이한테만 말을 걸거나 눈을 맞췄다. 

처음에는 내게도 말을 걸어주거나 잘해주었다. 

그런데 나보다는 그 셋에게만 신경 써주고 잘해주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났고 불안하며 화가 났다. 

그래서 나를 봐달라는 의미로 하루는 내 몸에 상처를 냈다. 

그런 나의 행동에 놀라며 처음에는 내게 신경을 많이 써주었다. 

하지만 그런 여자들에게 점점 마음을 기대게 된 나는 점점 나도 모르게 어느새 집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주 집착되는 나의 행동에 여자들은 결국 진저리가 난다며 내게 상처되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 

한 번은 내가 미안하다며 붙잡았던 적이 있는데 그런 내 손을 뿌리치려다 안돼서 결국 내게 생채기를 냈던 여자도 있었다. 

결국 나 때문에 다 도망가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우울증을 갖게 되었고 병은 더 깊어졌다. 

하지만 그런 날 향해 모두가 오히려 더 신경 써주며 잘해주었고 그 덕에 완전히 심각한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윤기형은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 앞으로 이 집에 오는 여자들은 믿지 마. " 

" 왜요…? " 

"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양의 탈을 쓰고 들어오는 꽃뱀들이니까. " 

" … " 

" 속지 마. 너 생각해서 말해주는 거야. " 


 


 


 


 

윤기형의 말에 나는 그러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집에 한 명의 여자가 또다시 왔다. 

전날 밤에 태형이에게 전해 들었던 얘기에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고, 그다음 날 바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첫날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윤기형한테 찍혀서 그런 경험도 당했었는데도 다음날 멀쩡한 얼굴로 집에 있는 여자의 모습에 관심이 갔다. 


 


 

이 사람도 다른 여자들처럼 똑같을까, 아니면 조금 다를까. 


 


 

걱정 반, 의심 반을 가지면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내게 다가와 코트를 여며주며 챙겨주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엄마와의 기억이 순간 떠오르게 되었다. 

그 모습에 멍해져서 여자를 내려다보는데 그런 내 시선을 느낀 건지 고개를 들다가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순간 당황한 나는 허공을 바라보며 대답했었다. 당황했다. 


 

지금까지 봤던 여자들과는 다르게 묘한 느낌을 받은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져서 다시 올 거냐고 물었다. 

내 물음에 약속까지 하는 여자는 정말 그 이후에도 계속 오게 되었다. 

3개월 이상 이렇게 꾸준히 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기대하게 되었고 바라게 되었다. 


 


 


 


 


 


 


 


 


 


 


 


 


 


 


 


 


 


 


 


 


 


 


 


 


 


 


 


 


 


 


 


 


 

이 사람으로 인해 진짜 내가 달라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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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무거운 과거를 말하던 지민이는 의외로 담담한 모습을 보이며 얘기해나갔다. 

분명 얘기하기 힘들었을 텐데 애써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중간마다 미소를 지었다. 


 


 


 


 

"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었던 제가 너무 잘한 것 같아요. " 


 


 


 


 

그 말을 하며 몸을 돌리더니 날 자신의 품에 안는 지민이었다. 

그런 지민의 품에 안겨 가만히 있다가 손을 들어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 잘했어. " 

" … " 

" 누나가 아주 많이 칭찬해. " 

" … " 

" 칭찬 칭찬. " 


 


 


 


 

마지막 말과 함께 손으로 등을 토닥토닥 거리니 푸흡거리는 지민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나도 따라 미소를 지으니 내 품에서 떨어진 지민은 시선을 마주 해왔다. 

그러더니 자신의 한 손을 들어 내 머리를 토닥거리며 대답하는 지민이었다. 


 


 


 


 

" 칭찬 칭찬. " 

" …난 칭찬 안 해줘도 돼. " 

" 왜 안 해줘도 돼요? " 

" 나는 괜찮으니까. " 

" 거짓말하네. " 

" 응? " 

" 누나도 힘들었던 시절 있었잖아요. " 

" … " 

"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 

" 뭘…? " 

" 저번에 주방에서 석진이형이랑 얘기 나눌 때 저 몰래 다 들었어요. " 


 


 


 


 

지민이의 말에 당황해져 눈을 크게 떴다. 


 


 


 


 

" 일부로 들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물 마시러 가다가 우연히 들은 거였지… " 

" … " 

" 남준이형도 그때 같이 들었는데. " 


 


 


 


 

당황한 나는 표정을 숨길 수 없었고 소파에 앉아 날 보고 있던 남준과 눈이 마주쳤다. 


 


 


 


 

" 다른 애들도… 알고 있어…? " 

" 아뇨. " 

" … " 

" 제가 무슨 권리로 그걸 떠벌리고 다니겠어요. 언젠가는 누나가 얘기해주겠지, 싶으며 조용히 있었어요. " 

" … " 

" 제가 누나 과거 몰래 들었으니까 공평하게 저도 얘기해준 거였어요. " 

" 다… 들었었구나… " 

" 싫어요…? " 

" 아니, 싫다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거에 조금 당황스럽달까… " 

" … " 

" 사실은… 이따 저녁에 모두에게 말해주려고 했었거든… " 

" … " 

" 나만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알고 있는 거 아니라고 보니 내 얘기를 해주자,라고 마음먹고 있었어. " 


 


 


 


 

내 말에 묵묵히 듣고만 있었던 남준이 물었다. 


 


 


 


 

" 괜찮겠어요? 사연이 꽤 무겁던데. " 

" 응. 너희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나도 너희를 만나고 나서 상태가 더 호전된 거야. " 

" 윤기형이랑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요? " 

" 이미 지나간 과거이고, 지금은 그때보다 모두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괜찮아. " 


 


 


 


 

괜찮다는 내 말에 남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지민은 내 얼굴을 보다 이내 생긋 웃어 보였다. 

그날 저녁, 애들과 저녁식사를 가진 후 거실에 모여앉아있었다. 

모두에게 나의 과거사를 얘기해줬고 그 얘기를 처음 들은 사람들은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석진이도 처음에 내 얘기를 듣고 있을 때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었는데… 


 


 

내 얘기가 끝나자 약속이라도 한 듯 호석과 정국, 그리고 태형까지 자신의 과거사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각자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은 애초에 몰랐기에 나는 그들의 얘기를 듣는 중간마다 울컥함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정국과 내가 과거에 인연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들은 왜 그런 얘기를 안 해줬냐며 한마디씩 했다. 

자신도 확실한 건 아니었다며 정국이는 변명을 했고 그런 정국이를 보다가 그의 옆에 앉아있던 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고 보니 윤기의 과거는 아직 제대로 듣지 못해서 잘 모르겠는데, 과연 얘기는 해줄까? 


 


 

그런 생각을 가지며 그의 얼굴을 멍하니 보고 있는데 허공을 보던 시선을 돌려 내 눈을 마주하는 윤기의 모습에 당황한 나는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고개를 돌리는 내 옆에 앉아있던 남준이 날 보다가 이내 윤기를 보며 형의 과거는 어땠냐고 물었다. 

남준의 그 말에 돌렸던 시선을 다시 조심스럽게 굴리며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 나? " 

" 네. 형이요. " 

" …말해줘야 하나 " 


 


 


 


 

윤기의 혼잣말에 옆에 있던 정국과 지민이 얘기해달라며 졸라댔다. 

그러자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윤기였다. 

그가 자신의 과거사를 털어놓는 것 자체가 의외였고 놀라웠다. 

하지만 그 놀라움도 윤기의 사연을 듣게 될수록 점점 잊게 되었다. 


 

각자의 어두운 과거사를 알게 된 거실 분위기는 무겁기 그지없었다. 

이 상황에서 대체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침묵을 깨는 태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분위기 너무 무겁다. 우리 화제 좀 바꿔서 얘기할까요? " 


 


 


 


 

태형이의 말에 뭐냐고 묻는 지민이었고, 큰 눈을 굴리며 생각하는 태형이었다. 


 


 


 


 

"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잖아요. 우리 두 번째 여름 여행 계획 짜는 건 어때요? " 

" 두 번째 여행? 좋은데요? 어디로 가려고요? " 

" 어디 가 좋을까? " 

" 음… " 


 


 


 


 

정국과 함께 고민을 하던 태형이는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바다…? " 


 


 


 


 

태형이의 말에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왜냐하면 태형이는 대인기피증을 갖고 있는데 사람들이 미치게 붐빌 바다를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런 태형이를 향해 호석이 물었다. 


 


 


 


 

" 야, 태형아. 너 괜찮겠어? " 

" 괜찮으니까 얘기했겠죠? 그러는 형이야말로 괜찮겠어요? " 

" 뭐… 다 같이 있는 거면 견딜 수 있겠지… " 

" 저도 다 같이 있으면 괜찮아요. " 


 


 


 


 

두 사람의 대화에 그동안 조용히 있던 석진이 얘기했다. 


 


 


 


 

" 그래서 언제 갈 거야? " 

" 언제가 좋을까요? " 

" 정국이도 이제 곧 있으면 방학인데 마음대로 정해버려. " 

" 그럼 정국이가 정해, 언제 갈래? " 


 


 


 


 

석진의 물음에 태형이 묻고 마지막 물음은 호석이 얘기했다. 

그런 두 사람의 물음에 이번에는 정국이 고민해 보였다. 


 


 


 


 

" 다음 주 어때요? " 

" 왜 다음 주야? " 

" 제가 이번주 금요일에 방학이거든요. 2주 후에는 장마가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다음 주가 딱이라고 보는데요? " 


 


 


 


 

정국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호석과 태형이었고 나는 그들을 보다가 윤기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 윤기씨도… 갈 거예요? " 

" 상관없는데. " 


 


 


 


 

오늘 진짜 민윤기 때문에 여러 번 놀라는 것 같다. 

자신의 과거를 선뜻 얘기해주지를 않나, 지난번 계곡에 이어 바다도 같이 간다고 하지를 않나. 

정말 윤기도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는 석진이었고 그런 그를 쳐다보는 우리였다. 


 


 


 


 

" 그럼 두 번째 여행 일정이 잡혔으니 그때까지 뭘 챙겨갈지 준비해놔. " 


 


 


 


 

석진의 말에 대답을 하는 몇몇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두 번째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 


 


 


 


 


 


 


 


 


 


 


 


 

석진과 함께 저녁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 왔다. 

숙소로 돌아오니 거실에 모여 TV 보기에 열중인 다섯 명이 보였다. 

모두 있는데 윤기만 보이지 않아 제일 가까운 곳에 앉아있던 정국에게 걸어가 그의 행방을 물었다. 


 


 


 


 

" 윤기형은 작업할 게 있다며 방으로 들어갔어요. " 

" 작업? " 


 


 


 


 

정국의 대답에 굳게 닫혀있는 윤기의 방을 올려다봤다. 

무슨 작업을 하는 걸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날 지나쳐 주방으로 들어가는 석진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식탁 위에 마트에서 사온 봉지를 내려놓으며 주방으로 뒤따라들어오는 내게 말을 거는 석진이었다. 


 


 


 


 

" 윤기가 무슨 일하는지 궁금해? " 


 


 


 


 

내가 궁금해하고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챈 석진은 내게 물었고 그런 석진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어. " 

" 네? 프로듀서라고요? " 


 


 


 


 

전혀 예상치 못한 석진의 대답에 멍하니 쳐다봤다. 


 


 

윤기가 프로듀서라고? 항상 책만 읽고 있는 모습만 봐와서 몰랐는데… 


 


 

의외의 모습을 알게 되니 그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석진의 말을 들은 이후로 저녁식사 준비에 전념하였다. 오늘은 태형이가 도와준 덕분에 준비 시간이 단축되어 더 빨리 준비했었다. 

식사 준비는 이미 끝났는데 아직도 싱크대 앞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석진의 모습에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 뭐 해? " 

" 윤기 저녁 만들어 주는 중. " 


 


 


 


 

작업에 열중할 때에는 저녁을 먹지 않는다는 석진의 말에 그가 뭘 만드는지 옆에서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 윤기는 일할 때 번거롭게 먹는 거 싫어하니까 간단하게 만들어줘야 해. " 

" 음, 그렇구나… " 


 


 


 


 

고개를 끄덕이며 정성스럽게 접시 위에 샌드위치를 올려놓고 있는 석진을 보고 있었다. 

그런 날 힐끔 보더니 생일이 언제냐고 물었다. 


 


 


 


 

" 내 생일? " 

" 그럼 내 생일을 너한테 물어보겠어? " 


 


 


 


 

석진의 말에 아… 거리며 12월 10일생이라고 했다. 


 


 


 


 

" 12월 10일? 나보다 늦네? " 

" 너는 언젠데? " 

" 12월 4일. " 

" 거의 일주일 차이네. " 

" 일주일 차이라 해도 어마어마한 건데. " 

" … " 


 


 


 


 

과연 그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싶으며 빤히 보고 있는데 날 보며 씩 웃는 석진이었다. 


 


 


 


 

" 내가 먼저 태어났으니 오빠네? " 

" 오빠는 무슨… " 

" 그러지 말고 오빠라고 불러봐. "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석진에 어이없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 내가 오빠 같은 모습도 없지 않아 있잖아. 석진오빠라고 불러봐. " 

" 소름 돋는 소리 하지 마. " 

" 석진이오빠. " 

" 그만 … 악! " 

" 나도 오빠라고 불러줘요. "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 석진에게 그만하라고 말하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안겨오는 태형이 덕분에 순간 휘청거렸다. 

하지만 내 허리를 꼭 잡고 있는 태형이의 두 팔 덕분에 크게 다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 김태형 다칠뻔했잖아…! " 

" 나도 오빠 할래. 태형이 오빠. "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돌려 다그치려는데 그런 내 어깨 위로 자신의 턱을 걸치며 말하는 태형이 때문에 순간 놀랬다. 


 


 


 


 

" 누나~ "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태형이의 모습에 옆에 있던 석진이 한마디 했다. 


 


 


 


 

" 태형아, 너랑 우리가 몇 살 차이가 나는데 오빠는 무슨 오빠야? " 

" 나도 오빠 소리 들어보고 싶어요 형~ " 


 


 


 


 

고집을 부리는 태형이에 석진은 나와 태형을 번갈아보더니 수도꼭지를 틀어 손을 씻어냈다. 

그러더니 내 어깨에 붙어있는 태형이의 얼굴을 조준해서 물기가 묻어있는 자신의 손을 탁 쳐내는 석진이었다. 

그러자 태형은 으, 차가! 거리며 뒤로 물러나 자신의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냈다. 

그런 태형이를 무시하며 석진은 샌드위치 있는 접시를 들어 몸을 돌려 내게 건네왔다. 


 


 


 


 

" 네가 윤기한테 갖다 주고 와. " 

" 내가? " 

" 왜? 친해진 게 아니었어? " 

" … " 

" 나는 과거도 다 풀어놓을 정도로 편해진 사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 " 


 


 


 


 

석진의 말에 접시를 받아들이면서도 고민했다. 그때 내 옆에 있던 태형이 대신 가준다며 접시에 손을 뻗었다. 


 


 


 


 

" 내가 갖다 줄… " 

" 너는 다른 애들 불러와. 저녁 준비 끝났으니까. " 


 


 


 


 

하지만 태형이는 결국 입술을 삐쭉이며 뒤돌아 거실 쪽에 모여있던 애들에게 터덜터덜 걸어갔다. 

치치 거리며 할 건 다 하는 태형이의 행동이 귀여워 피식 웃으며 용기를 내어 윤기의 방으로 향했다. 


 

2층으로 올라와 윤기의 방에 노크를 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 방에 있었기에 문을 살짝 열었다. 

문을 열자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일에 몰두하고 있는 윤기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방해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침대 옆 서랍장 위에 접시를 올려놓은 후 그대로 조용히 나오려고 몸을 돌렸다. 

그때 마침 쓰고 있던 헤드폰을 목에 걸며 뻐근해진 목을 돌리며 스트레칭을 하는 윤기였다. 

그러다 인기척이 느껴진 건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던 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마치 치즈를 훔치기 위해 몰래 다니다가 고양이한테 들킨 쥐가 된 기분이었다. 

깜짝 놀라서 놀란 자세 그대로 얼어붙어있는데 그런 날 보며 피식 웃는 윤기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 쥐새끼도 아니고 뭐 하는 거야… " 

" 아… 너무 일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방해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제 막 나가던 중이었어요… " 


 


 


 


 

나의 대답에 날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서랍장에 올려놨던 샌드위치를 보는 윤기였다. 


 


 


 


 

" 저기다 놓으면 내가 언제 먹을 줄 알아? 웬만하면 이 자리에서 잘 일어나지도 않는데. " 

" 그래요…? 그럼 저기 있으니까 꼭 먹어요…! " 


 


 


 


 

그 말을 하며 그의 방을 나오려고 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헤드폰을 통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고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추었다. 

과연 윤기가 만드는 게 뭘까, 궁금해진 나는 고개를 돌려 다시 일에 집중하고 있는 그의 뒷모습을 봤다. 

천천히 그의 뒤로 몰래 다가가서 뭘 만드는 건지 보려고 기웃거리다 이내 뭘 만드는 건지 몰라서 보는 걸 포기했다. 

하지만 일에 열중한 윤기의 모습에 그 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이내 이것저것 만들던 윤기는 완성된 듯 헤드폰을 아예 빼면서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엄메… 나가는 타이밍을 놓쳤다… 어떻게 다시 몰래 나가지…? 


 


 

당황하며 제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멀뚱멀뚱 서 있기만 하는데 내가 있는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서랍장 앞으로 걸어가는 윤기였다. 


 


 


 


 

" 뭘 또 이렇게 잔뜩 만들었대… " 

" … " 

" 같이 먹을래? " 


 


 


 


 

석진이 만든 샌드위치를 내려다보던 윤기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같이 먹을 거냐고 물었고 그제야 그는 내가 처음부터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답이 없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눈을 맞추는 윤기. 


 


 


 


 

" 싫어? " 

" 어… 저는 이제 곧 애들이랑 같이 저녁 먹을 거라서요. 그건 석진이가 윤기씨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준 거고. " 

" … " 


 


 


 


 

내 말에 윤기는 대답 없이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책상 위에 접시를 올려놓고 의자에 기대앉던 윤기는 몸을 돌려 날 올려다봤다. 


 


 


 


 

" 저기. " 

" 네? " 

" 계속 존댓말 할 거야? " 

" … " 

" 석진이형은 석진이라고 부르면서 나는 여전히 왜 윤기씨라고 불리고 존댓말을 들어야 해? " 

" 불편해할까 봐… " 

" 내가 석진이형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이제 좀 편하게 말하지? " 


 


 


 


 

윤기의 말에 진심일까?라는 생각을 가져보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그가 작업하고 있던 모니터를 보며 어떤 걸 만들고 있냐며 물었다. 


 


 


 


 

" 들어볼래? " 

" 제, 제가요? " 


 


 


 


 

계속해서 존댓말 하는 내 모습에 한숨을 작게 내쉬는 윤기. 

그런 윤기를 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헤드폰을 받아들었다. 

헤드폰을 쓰자 음악을 틀은 윤기였고 묵묵히 노래를 듣고 있던 나는 감탄하게 됐다. 


 


 


 


 

" 이걸 진짜 윤기씨… 가 만든 거야…? " 


 


 


 


 

급변하는 내 말투에 피식 웃더니 자신이 만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윤기였다. 


 


 


 


 

" 노래는 누가… 부른 거야? " 

" 정국이가. " 

" 정국이? 지금 집에 있는 그 정국이? " 

" 전정국이라고 확실하게 말해줘? " 


 


 


 


 

윤기의 말에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더 집중했다. 그런데 목소리가 정국이 한 명이 아닌 것 같았다. 


 


 


 


 

" 이 노래 정국이 혼자 다 부른 거야? " 

" 아니. " 

" 그럼 누군데…? " 

" 맞춰봐. " 


 


 


 


 

목소리에 귀를 더 집중하고 곰곰이 생각해봐도 여전히 알듯 말듯했다. 


 


 

보컬이 정국이라면 랩은 대체 누가 부른 거지?? 


 


 

그런 내게 들리는 목소리의 한 사람을 알려주는 윤기였다. 


 


 


 


 

" 슈가. " 

" 슈가? 그게 누구야? 신인가수인가. " 

" 있어, 얼굴만 알려지지 않은 유명한 사람. " 

"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그럼 누가 슈가인지 어떻게 알아… " 

" 알 사람은 다 알지. " 

" 여기 애들도 알아? " 

" 당연. " 


 


 


 


 

어우 뭐야. 나만 모르는 거잖아… 그래, 나한테 그 사람에 대해 알려줄 것 같지도 않지. 

그나저나 슈가라는 사람은 랩도 잘하는데 목소리도 좋다.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하던 그때 윤기의 방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바로 호석이었다. 


 


 


 


 

" 누나, 석진이형이 저녁 먹으러 내려오라는데요? " 

" 응? 알았어, 지금 갈게. " 


 


 


 


 

방문을 살짝 열어놓은 상태로 먼저 내려간 호석을 보다 다시 윤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 그럼 열심히 하세… 아니, 열심히 해…! " 


 


 


 


 

그 말을 하며 나는 그의 방에서 나왔다. 

윤기는 내가 나간 방문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접시 위에 올려져 있는 샌드위치를 보다 피식 웃으며 하나를 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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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다시 더워진다니.... 이게 무슨... 

가을아 빨리와라..ㅠ 

아, 그리고 저 내일은 못 올리게 되었어요ㅠㅠ 

뒤늦게 여름여행 가게 되어서.. 

여러분 일요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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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파이팅!!!
5년 전
독자2
@방탄@이에오
민윤기이이이 ㅠㅠ... 민윤기는 맨날 피식거려주라.. 진짜 윤기 피식할때마다 저 완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에 경련일어나는줄알았어요 ㅠㅠㅠ그리고 태형이 여주한테 달라붙는거 왜이렇게 귀여운지.. 다른애들도 달라붙어주라 .. 물론 그러면 안되는거지만 너무 귀엽네요 ㅠㅠ 약간 대형견 같달까..? 오늘 여행 재밌게 다녀오시구 조심하세요 ㅎㅎ 일요일날 보아요 💜💜💜

5년 전
독자3
안녕하세요 작가님 정주행 했어요!
다들이제 편해진거같아요ㅠㅠㅠ
바다가서 또 좋은추억 만들겠죠?
여행 잘 다녀오세요!

5년 전
비회원82.164
유딩

날씨가조금 선선해져서다행이예요. 여행 잘다녀와요 뿅뿅♥♥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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